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9월 24일 화요일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다

칠순을 3년정도 남기신 장인어른께서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분이십니다. 아직까지도 회사에 다니시고 쉬는날 마다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십니다. 

장인어른이 하는 운동은 자전거 타기입니다. 예전에 방학동에 사실때는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줄기차게 타고 다니셨죠.

하남으로 이사를 오고나서 보니 이 하남은 자전거 매니아들의 천국이더군요.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서울의 한강변 자전거도로와 연결되어 남한강을 따라 주욱 조성되었는데 하남이 이 남한강 자전거도로의 기점인 셈입니다.

장인어른은 그동안 제가 출퇴근용으로 타던 자전거를 가져다가 탔었습니다. 출퇴근용이라 저렴하고 무난한 자전거인데 하남에서 본격적으로 긴 코스를 타려다보니 좀 지치시나 봅니다. 게다가 다른 라이더들이 특히 여성분들이 장인어른을 추월해서 쌩하고 달릴때는 오기가 나시더랍니다. ^^

보통 이럴때 지름신이 강림하시지요. 근검절약의 표상이신 장인어른께서 드디어 아주 비싼 로드 자전거를 지르셨습니다. 그걸 사고 자전거 라이딩에 대한 교육도 일주일 정도 받으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드디어 추석 연휴에 장인어른과 함께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에 나섰습니다. 이날의 코스는 팔당대교 남단에서 출발해서 능내역을 거쳐 북한강철교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왕복 26km의 비교적 무난한 코스입니다. 큰 오르막은 없지만 팔당대교를 올라타는 램프는 꽤나 힘들더군요.


팔당대교를 지나 곧 남한강 자전거 도로의 기점이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자전거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장인어른이 이번에 지르신 콜롬버스 지니어스 (Columbus Genius) 로드 자전거입니다. 이태리제로 알고 있으며 카본 프레임이라 엄청 가볍습니다. 이 카본 프레임의 무게가 900g 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들어보니 이건 제 자전거 절반 정도의 느낌이더군요. 가격은 3백만원 조금 넘게 주셨다고 하네요. 선이 너무 아름답고 간지가 좔좔 흐릅니다.


얍실한 페달이 인상적이네요. 기어는 시마노 울테그라 6800으로 로드에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아주 멋진 산마르코 안장입니다. 브레이크 역시 시마노 울테그라 제품입니다.


거리/속도계도 하나 다셨네요. 제가 선물해 드릴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자 이건 제 자전거이자 장인어른이 몇년을 타고 다니셨던 알톤500 국민 MTB입니다. 약 5년전에 샀던것인데 당시 25만원 정도 줬던 것 같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은 꽤나 괜찮고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을때 거의 매일 출퇴근을 이 자전거로 해서 주행거리도 꽤나 됩니다. 알루미늄 프레임이라 세월이 흘러도 녹이 슬지 않아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이죠.


장인어른이 새 자전거를 사면서 제 자전거 타이어도 바꾸어 주셨네요. 전의 산악용 울퉁불퉁한 자전거 패턴이 다 닳아서 거의 평면이 되었거든요. 이 자전거 타이어가 8만원이었다는데... 이건 머... 중고가격으로 따지면 타이어가 이 자전거 가격을 넘어 서겠네요. ㅡ,,ㅡ 여튼 패턴이 로드용이라 전보다 확실히 잘 나가기는 합디다.

여기가 남한강 자전거길의 시작점입니다. 안쓰는 기찻길을 포장하여 만든 길이라 길이 아주 평탄하고 좋습니다. 중간에 기차가 다니던 터널도 있는데 아주 시원하더군요.


이 기점에서 목적지인 북한강철교까지는 8km 정도입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지도도 있네요. 뭐 다 좋습니다만... 굳이 4대강사업 같은 거창한 일을 벌이지 않더라도 이런 자전거길을 만들 수도 있었고, 험준한 산악지대를 통과해야만 하는 종주 자전거로를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지... 어떻게 유지보수를 한다는 것인지... 좀 의문입니다.

자전거로 국토종주... 멋있는 일이고 도전해 볼만한 일이긴 합니다만... 그럴만한 체력과 시간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도시와 도시를 잇는 자전거길을 만드는 것이 국토종주에 더 부합하고 더 편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본격적으로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렸습니다. 장인어른의 로드자전거는 슬슬 밟는데도 저 앞에 있고... 저는 24단 풀로 올리고도 헥헥거리기만 하고 거리는 점점 멀어집니다. 중간중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경치가 많았지만 쫓아가기에 바빠서 못했네요.

어느덧 능내역에 도착했습니다. 기차가 다니지 않으니 폐쇄된 역이지요. 그런데 화장실도 있고 가게들도 좀 있어서 휴게소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운치도 있구요.


오래된 사진들을 전시해서 볼거리도 제공합니다만... 열심히 달려온 저로서는 지쳐서 사진 볼 여유가 나지는 않네요. 역시 다음 기회에...


저런 클래식한 의자들은 참 정겹습니다. 저도 하나 만들어 볼까요? 특히 각목을 가로로 대지 않고 세로로 댄 의자가 맘에 드네요. 살짝 가운데를 파는 듯한 대패질을 하면 곡선도 만들 수 있을 것 같구요.


참고로 이 능내역에는 자전거 대여소와 주차장이 있어서 좋은데... 차를 가지고 와서 주차하고 자전거를 빌려 남한강 자전거길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두어시간 자전거 여행을 할 만한 풍경이라 추천합니다.

헥헥거리며 쫓아가기 바빴지만 어쨌든 무사히 목적지인 북한강 철교에 도착했습니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록 강물은 녹조의 영향인지 탁한 녹색이었습니다만...


장인어른과 새 자전거를 위한 인증샷입니다. 안전하게 오래오래 타세요. 그리고 저도 한번 타게 해주세요. ^^


북한강 철교 트러스 구조를 배경으로 찍어봤습니다. 아따 복면 좀 벗으시지...


이 북한강 철교 중간중간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같이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좀 섬찟하더군요.


조금 더 진행해서 다리 건너에 있는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휴식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하남으로 돌아왔습니다.


편안하고 멋진 자전거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과 매주 토요일 라이딩을 같이 하자고 덜컥 약속해 버렸습니다. 겨울이 올 때까지는 매주 이 코스를 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자전거도 후지고, 제 체력도 후져서 어떻게 쫓아다닐지 걱정이네요. 마눌님에게 전기자전거를 사달라고 졸라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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