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1월 19일 월요일

얍실한 애쉬 테이블 만들기

이 글은 "얍실한 애쉬 테이블"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과정은 제법 긴데 최대한 축약해서 기록합니다.  어떤 테이블을 만드는 것인지 알려면 이 테이블의 설계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 테이블의 제작 과정이 길고 복잡한 이유는 상판과 다리를 직접 집성을 하였고, 코너브라켓을 쓰지 않고 장부 결합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제법 높습니다.

쉬운 테이블 만들기 과정을 보려면 아래 관련글의 다른 애쉬 테이블 만들기 과정을 보시는 것이 낫습니다.

상판 집성

가장 먼저 할 작업은 상판의 집성입니다.  상판에 사용할 판재의 상태 (갈라짐, 흠집 등의 하자요소)나 집성의 결과에 따라 일정 부분을 잘라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경우도 애초 설계상 상판 길이는 1,200mm 였으나 끝에 걸린 옹이가 갈라져서 1,180mm로 잘라야 했습니다.

이렇게 상판이 계획보다 줄게 되면 아래 프레임의 크기도 같이 줄어야 하니, 상판을 먼저 해 보는 겁니다.

보통 집성할 판재는 심재(heartwood) 부분이 위로 향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심재가 변재보다 더 단단하고 치밀하며, 더 아름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원칙에 따라 판재를 배열해 보았습니다.


개별 판재의 심재부는 아름다운데, 변재와 심재의 색 차이가 심하고 심재가 드러난 부분이 일률적이지 않아 뭐가 묻은 것처럼 어색합니다.  그래서 심재/변재 가리지 않고 가장 어울리고 아름답도록 배치해 보았습니다.  마나님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대부분 변재의 밝은 부분이 위로 향하게 되었고, 심재의 노출이 최소화 되었습니다.  이렇게 특정 부위만 짙게 되었을 경우에는 심재와 비슷한 색의 염료(dye)를 발라서 색 차이를 완화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약간의 심재가 나름 심심하지 않고 좋아 그냥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옆면을 보니 모두 변재부가 위로 향하게 되었네요.  이럴 경우 습기에 따라 양끝이 휘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상판 체결시 양쪽 끝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이렇게 이론과는 달리 실제로는 심재 변재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예쁜 면을 위로 올리게 됩니다.


분필을 이용하여 집성할 판재의 순서를 작대기로 표시하고 결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합니다.  연필보다는 분필을 쓰는게 식별이 잘 되고, 지우기도 쉽습니다.  이 표시 방법은 관련글의 "테이블 상판 집성하는 방법"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집성할 판재 중 하나의 끝에 갈라진 옹이가 있어서 거의 40mm 가량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집성을 완료한 다음에 자르는 것이 더 좋지만,  톱으로 480mm 폭을 자르는게 만만치 않아서 미리 잘랐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집성 후 자르는게 더 낫습니다.


이제 접착면이 될 옆면을 다듬어야 합니다.  거의 손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직진성이 좋아서 약간만 대패로 다듬었습니다.  접착면을 다듬을 때는 집성할 두 판재의 접착면이 위로 오도록 배열한 다음 작업대의 클램프로 고정시키면 편합니다.


집성할 때는 접합면의 단차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본드가 굳는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본드 바르고 클램핑 하는데까지 5분 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도웰링으로 집성 기준점을 잡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도웰마스터의 아래 턱을 조절하여 8mm 구멍이 판재 두께의 중심이 되도록 하고 고정합니다.  그리고 양쪽에서 이런식으로 대며 구멍을 뚫으면 같은 높이의 곳에 구멍이 나서 단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한쪽 판재에 대고 3개의 구멍을 냅니다.  이 도웰링은 견고한 결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끄러운 본드 때문에 집성 과정에서 단차가 나는 것을 줄이기 위한 것이므로 많이 뚫을 필요가 없습니다.  최대한 양끝으로 붙여 두개,  그리고 가운데 부분에 하나를 냅니다.


다른 쪽 판재에 구멍을 낼때는 앞서 뚫은 판재의 도웰 구멍에 도웰을 끼운 다음,  도웰마스터의 홈을 그 도웰에 끼우면 옆 판재와 동일한 위치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도웰마스터 사용법은 관련글을 참조하세요.


시험삼아 살짝 끼워 봅니다.  도웰이 빡빡한데 끝까지 결합시켰다가는 다시 분리하기 어려우므로 주의합니다.  그리고 도웰의 길이가 양쪽 도웰 구멍의 깊이보다 짧은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본드 다 바르고 집성하는 과정에서 구멍의 깊이가 얕은 상황이 발생하면 멘붕이 옵니다.


집성을 위한 최고의 클램프는 패러랠 클램프인데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파이프 클램프를 사용합니다.  파이프 클램프는 가성비와 길이의 유연성 면에서는 최고입니다.  그런데 파이프 클램프를 양쪽 끝에 놓고 그 위에 나무를 포장했던 포장지 잘라서 깝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용하는 파이프가 흑관이기 때문입니다.  흑관은 오일이 발라져 있어서 나무에 검정 오일이 묻어납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렇게 뭔가를 깔아야 합니다.


접합하는 양면 모두에 본드를 바릅니다.  본드를 바를때 부터는 본드가 경화되기 전에 집성과정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놓고 신속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접착제를 모두 바르고 윗쪽에 추가의 클램프를 댑니다.  바클램프와 조임쇠까지 동원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다는 파이프 클램프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후 파이프 클램프를 3개 더 주문했습니다.  아래에 3개를 깔고 윗쪽에 두개를 놓는 것이 딱 좋겠다 싶습니다.


클램핑을 하면 접합면 위로 본드가 삐져나오게 됩니다.  본드가 삐져나오자 마자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분들도 있는데, 완벽하게 닦아내지 못할 경우 마감할 때 표시가 납니다.  삐져나온 본드는 클램핑하고 15~30분 정도 뒤에 몰랑몰랑 젤리 상태가 되면 끌이나 스크래퍼로 살살 긁어내면 흔적없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나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신경써서 도웰링을 했는데도 이렇게 약간의 단차가 발생합니다.  0.3mm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수들은 중간에 도웰이나 비스켓을 넣지 않고, 망치로 두들겨 단차를 잡습니다.  제 경우 아파트 베란다에서 망치를 사용할 수 없고, 좁은 베란다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체크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차를 감수하고 도웰링을 했습니다.


몰랑 몰랑한 상태의 삐져나온 본드를 모두 제거한 모습입니다.  비교적 큰 단차없이 잘 집성된 것 같습니다.  뒷면도 이런식으로 본드를 제거해야 하는데 뒤집기도 어렵고 포장지가 깔려 있어 나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흑관의 오염에 대한 뭔가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날입니다.  집성을 한 경우는 하루 밤새 말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클램프를 조심해서 풀고 상판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벤치플레인을 꺼내어 단차를 날리고 다듬기 위한 대패질을 시작합니다.  작업대가 가벼워 자꾸 움직이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날을 조금만 내밀고 날입폭도 최소로 해서 조심스럽고 가벼운 동작으로 대패질 합니다.


울 아들 대패를 보고 신기한 듯 자기가 해보겠다고 합니다.  몇번 안되는 대패질에 바로 뜯겨 나갑니다. ㅡ,.ㅡ


대패질이 마무리되면 스크래퍼를 이용하여 전체적으로 다듬습니다.  이것도 쉬워보이는지 아들이 직접 해보겠다고 합니다.  지켜보는 저는 조마조마 합니다. ㅡ,.ㅡ



대패질은 전체적으로 잘 되었습니다만 두군데서 뜯겨 나갔습니다. ㅡ,.ㅡ  이렇게 심재가 드러났다가 내려가는 부분은 결 방향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반대 방향입니다.  이런 부분을 한 방향으로 대패질하면 이렇게 반대쪽이 뜯겨 나갑니다.  중심부에서 나누어 양방향으로 대패질을 했어야 했는데 경솔했습니다.   뭐 이러면서 배우는거죠. ^^  스크래퍼로 최대한 커버했는데 그래도 좀 표시가 나네요.


이렇게 상판의 준비는 끝났습니다. 

짧은 에이프런과 보강목 가공 

애초 설계대로 하면 짧은 에이프런은 두개의 장부로 가공되고, 보강목 쪽은 하나의 장부로 되어 다리의 암장부 안에서 교차되는 모양입니다.  구멍의 위치와 대칭이 복잡하므로 이부분만 따로 인쇄하여 창문에 붙여 놓습니다. 


숫장부를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등대기 톱으로 자릅니다.  소나무와 달리 하드우드는 절단면이 매우 깨끗합니다. 


그리고 다른 면도 톱으로 잘라냅니다.  장부의 높이는 다리의 높이보다 1mm 정도 낮게 해야 합니다.  좀 높게 되었다면 대패로 마구리를 조금 날려줍니다.


장부의 가운데 부분은 끌로 날려줍니다.  앞 뒤로 조금씩 뿌리 부분을 날린 뒤에 뚝 부러뜨리면 됩니다.


남은 뿌리 부분은 끌로 깨끗하게 제거합니다.  약간의 단차라도 있으면 다리와 에이프런이 밀착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평면보다 더 파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짧은 에이프런 가공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설계가 변경되어 이렇게 쌍장부로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냥 하나의 장부로 해도 되는데... 쩝.


이렇게 보강목도 가공을 했습니다만,  설계편에서 언급했던 이유로 이 과정은 하지 않아도 될 뻔 했습니다.


다리에 암장부 구멍 가공 

암장부 가공시 망치로 타격하지 못한다면 드릴로 구멍의 살을 좀 덜어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손으로 드릴링하는 경우에는 장부 구멍의 폭보다 여유있게 작은 드릴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윗쪽의 터진 구멍은 안쪽 하나만 내도 되고,  아랫쪽의 장부는 되도록 많은 구멍을 뚫습니다.  구멍은 관통시키는 것 보다는 앞쪽에서 절반, 뒷쪽에서 절반 이렇게 뚫으면, 끝부분의 터짐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윗쪽의 터진 장부는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따낼 수 있습니다.  먼저 등대기톱으로 장부의 양쪽에 톱길을 내 줍니다.  그러고 나면 마구리면에 끌을 대고 살짝 비틀어 밀기만 해도 쉽게 떨어집니다.


반면 아랫쪽 암장부 구멍은 굉장히 힘이 듭니다.  최대한 결을 떼어내는 방향을 끌질 후 마구리면을 잘라야 하는데, 끌 연마가 잘 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간혹 옹이같이 단단한 부분이 걸리면 아래 사진처럼 옆으로 망치를 때려야 합니다.  바닥에 대고 망치를 때리면 아랫집으로 진동이 전달되지만 옆으로 때리는 것은 요령만 있으면 큰 진동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 장부구멍을 팠으면 숫장부를 끼워 보면서 피팅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암장부 구멍을 넓히지만, 필요하다면 숄더플레인(shoulder plane)으로 숫장부의 살을 덜어냅니다.  나중에 뽑지 못할 정도로 빡빡하게 망치로 때려 박지는 말기 바랍니다.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장부의 턱은 등대기톱으로 잘랐기 때문에 직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턱은 테이블 다리와 밀착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직각이 아니면 보기에 흉합니다.  보이는 쪽의 턱은 직각 선을 그려 숄더플레인으로 다듬어 줍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쪽의 턱은 더 깍아주는 것이 보이는 쪽의 턱을 다리에 밀착시키는 사소한 팁이 되겠습니다.


보강목 가공하기

보강목은 다리를 만드는데 사용한 40x26t 각재를 에이프런 높이보다 약간 작은 59mm 길이로 잘라 만듭니다.  사진과 같이 윗쪽은 피스로 다리와 짧은 에이프런을 보강 결합할 것이므로,  보강목의 아랫쪽만 두개의 목심으로 결합합니다.


이렇게 4개의 보강목을 준비합니다.


도웰핀을 이용하여 타공할 위치를 표시하고, 목심이 들어갈 구멍을 팝니다.


이렇게 4개의 보강목이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긴 에이프런 가공하기

긴 에이프런은 마구리면에 목심을 박아 다리에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이것만으로는 약하기 때문에 나중에 보강목을 통해 안쪽에서 피스로 연결할 겁니다.  마구리면에 이렇게 3개의 8mm 목심 구멍을 냅니다.


그리고 도웰핀을 이용하여 다리에 목심 위치를 표시합니다.


그리고 목심을 꽂고 절반 정도 밀어 넣어보아 제대로 구멍이 뚫렸는지 확인합니다.  이 목심은 구조적 강도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8mm 목심 중 40mm 길이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목심의 지름이 조금씩 다른데 헐렁하지 않고 최대한 빡빡한 걸로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거의 모든 부재들이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다리의 집성

다리는 40x26t 두개를 면대면 집성하여 40x52 각재로 만듭니다.  시간 관계상 네개의 각재를 동시에 본딩하여 집성할 것이라 작업의 효율을 위해 접합할 두개의 다리를 목심을 사용하여 정렬합니다.  그리고 다리로 사용할 각재가 조금씩 휘어져 있는데,  가운데 부분이 배가 부르도록 집성하는 것이 빈틈없이 집성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가지 실수한 것은 두개의 목심을 사용한 것입니다.  정렬을 위해서 한쪽 끝만 목심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두개의 목심을 사용하다 보니 나중에 본딩하여 가운데 부분을 쎄게 클램핑해도 목심에 걸려서 가운데 부분이 밀착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보니 다리 하나는 가운데 틈이 보이더군요.  목심은 끝쪽 하나만 사용하여 클램프로 단단히 죌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접합할 각재의 접착면 양쪽에 모두 본드를 펴 바릅니다.


네개를 동시에 클램핑 합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둡니다.


삐져나와 굳은 본드는 끌을 눕혀서 떼어 냅니다.  이 작업을 소홀히 하면 나중에 대패칠 때 딱딱한 본드가 대패의 날입부에 끼어서 나무에 큰 상처를 내게 됩니다.  마른 본드의 큰 덩어리는 반드시 끌로 제거해야 합니다.


휜 모양을 기준으로 집성을 했더니 집성한 양쪽의 결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때는 뜯김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날을 아주 조금만 내밀고 대패질을 합니다.  그래서 대패밥도 아주 곱습니다.


이렇게 4개의 다리가 모두 매끈하게 가공되었습니다.  감촉이 아주 좋습니다.


조립

먼저 보강목에 나사못이 들어갈 세개의 구멍을 냅니다.  머리가 들어갈 카운터싱크 외에도 타이트한 결합을 위해 나사못이 헐렁하게 4mm 구멍(clearance hole)을 추가로 냅니다.


에이프런에서 아랫쪽 손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은 대패로 모서리를 날려줍니다.  상판이 닿는 부분은 대패를 하지 않고 각을 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짧은 에이프런을 본드를 바른 뒤 결합하고 클램프로 단단히 조여줍니다.



본드가 마르고 나면 나사못 하나를 박아서 혹시나 장부가 빠지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나서 보강목을 본드와 목심으로 단단히 결합하고, 클램핑합니다. 


이제 긴 에이프런을 결합합니다.  빡빡해서 잘 들어가지 않지만 대충 끼워 넣은 후에 파이프 클램프로 죄어 줍니다.  나중에 분해할 수 있도록 긴 에이프런은 본드를 바르지 않았습니다.  목심이 빡빡해서 한번 죄고 나니 풀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보강목 쪽에서 세개의 나사못을 긴 에이프런 쪽으로 조여 고정합니다.


이렇게 해서 프레임과 다리가 얼추 모양을 잡았습니다.


가운데 보강목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가운데 보강목은 숨은 주먹장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가운데 보강목의 양 끝에 주먹장 모양을 만들고, 그 모양을 긴 에이프런에 그린 후 끌로 파냅니다.


그리고 끼워 넣으면 됩니다. 본드는 현장에서 조립할 때 바를겁니다.


프레임과 상판의 연결은 지금까지 8자철물을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는 "ㄱ자 수직/수평 브라켓"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상판의 가운데 부분은 그냥 ㄱ자 브라켓으로 고정하고,  상판이 수축/팽창하는 긴 에이프런 쪽은 세로로 긴 모양의 홈을 가진 브라켓을 사용하여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원리입니다.  지금은 건조한 겨울이므로 앞으로 장마철에 상판이 팽창할 것을 염두에 두고 약간 안쪽에 나사못을 죄어 연결하면 됩니다.


마감

원래은 월넛오일 -> 셀락 -> 수성 폴리우레탄으로 마감 순서를 잡았습니다만,  납기가 촉박해서 오일은 뺐습니다.  저는 용액 형태의 셀락을 쓰지 않고, 셀락 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셀락은 보통 1~2 파운드컷 정도로 희석하여 사용하는데, 1 파운드컷은 1갤런의 알콜에 1파운드의 셀락 플레이크를 섞은 것입니다.

이번에는 200ml 정도의 셀락 용액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1파운드 컷을 만드려면, 갤런과 파운드를 ml와 g으로 환산하고 비례식을 풀어 (454*200)/3785 = 24g 이 나옵니다.  저는 1.5 파운드컷 정도를 선호하므로 200ml의 알콜에 32g의 셀락 플레이크를 섞었습니다.


그런데 이 셀락이 기온이 낮아서 그런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잘 녹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나님이 한시간 만에 이렇게 다 녹여 왔습니다.  어떻게 했냐 물으니 살짝 끓인 물을 담은 대야에 이 셀락통을 넣었다고 하네요.  셀락을 빨리 녹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마감은 마나님이 전적으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셀락을 바르는 과정인데 윗쪽 끝부분은 아직 셀락이 발라지기 전입니다.  허옇죠.  슈퍼블론드급 셀락인데도 약간의 호박색이 있습니다.   셀락은 매우 빨리 마르기 때문에 15분 정도 지나면 재도장을 할 수 있어 시간 절약에 큰 도움이 됩니다.  상판과 프레임에 모두 세번의 셀락을 발랐습니다.  셀락은 헝겊으로 발랐습니다.


셀락이 완전히 마르고 난 뒤 바라탄 수성 폴리우레탄 반광을 세번 발랐습니다.  폴리우레탄은 오염과 마찰이 심한 상판에만 발랐습니다.  기온이 차가워서 실내에서 발랐는데 셀락의 알콜 냄새보다 수성 폴리우레탄의 냄새가 더 나쁘더군요.  셀락이 이모저모 집에서 쓰기 좋은 마감제인 것 같습니다.


완성

늦은 밤에서야 완성되었습니다.  다음날 가족모임할 때 전해줘야 하니 겨우겨우 납기를 맞춘 셈입니다.  완전 유광인 셀락 위에 반광인 폴리우레탄을 올리니 그 느낌이 오묘하네요.  뭐랄까 반짝반짝 광이 유리 안에서 비치는 모습이랄까요?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셀락만 바른 다리와 프레임은 매끈함 그 자체입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슈퍼블론드급은 옅은 노란색이 드는데,  화이트애쉬와 같은 밝은 나무에는 차라리 좀 더 짙은 색의 오렌지급 셀락을 쓰는게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리와 프레임은 심재쪽이라 짙습니다.  그런데 결이 참 아름답네요.  프레임에는 약간의 커리(curly) 무늬까지 있습니다.


에이프런의 폭을 줄이고, 에이프런과 다리의 단차를 5mm 정도로 낮게 주었으며, 가는 다리를 사용했더니 상당히 날렵해 보입니다.  상판과 프레임의 다른 색톤이 오히려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셀락과 수성 폴리우레탄의 조화도 마음에 듭니다.  과하지 않은 은은한 광이 매력적입니다.  바로 수성 폴리우레탄을 발랐다면 결오름(grain raising)이 많아서 샌딩하느라 번거로웠을텐데,  셀락으로 실링하니 결오름이 거의 없습니다.


셀락은 문질러 얇게 바르기 때문에 도막이 고르게 올라갑니다.  그리고 셀락으로 인해 매끄러워진 표면에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건 생목에 대고 바로 바르는 것에 비해 훨씬 매끄럽고 평도 잘 잡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2014년을 마감하는 만들기 프로젝트가 끝이 났습니다.  2015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몇가지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8개:

  1. 안녕하세요
    다음블로그때 글썻던 잠자는곰입니다
    셀락을 1.5파운드컷으고 직접 만들어사용하셨는데
    디왁스드로 만들어 바르신건가요?
    천으로 바르셨다는데 바르는방법좀 자세히 알수있을까요?
    에번에 식탁마감에 진저 실코트를쓰는데
    너무 바르기 어렵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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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셀락 플레이크에도 디왁스드가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 따로 디왁스드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진저 실코트가 제가 알기로 2파운드컷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무수알콜을 적당량 섞으면 원하는 농도로 맞출 수 있습니다.
      천으로 발랐다는 건, 천을 둥글게 뭉쳐서 알콜에 적시고, 다음에 셀락 용액을 찍어서 가벼운 터치로 쓱~싹~쓱~싹~ 발랐다는 겁니다. 담포라고 하지요. 셀락을 바를때 주의할 점은 방금 바른 곳에 덧칠을 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앞에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다음번 바를때 보완한다 생각해야 합니다.
      셀락은 마른 뒤에서 알콜에 반응하여 녹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이상 도포할 때는 아래 셀락이 녹아서 끈적인다는 느낌이 들겁니다. 이럴수록 알콜을 더 묻히고 농도를 줄이고 가벼운 터치감으로 망설임없이 한번에 쭉 나가야 합니다. 말로 설명이 어렵네요. ^^ 아래 글 참고하세요.
      http://btsweet.blogspot.kr/2013/11/finishing-in-a-da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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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알려주신대로 해보겠습니다
    담포의 경우 쓰고 알콜에 담가 보관하면 오래 쓸수있을까요?
    그리고 진저 실코트 1쿼터짜리가 2만원 조금 넘는데 미국에서 셀락 4파운드 직구 비용이 대략 200불이면
    국내에서 실코트 쿼터짜리 8개 사는게 금액적으로 세이브되지 않나요?
    분리해서보자면 셀락 4파운드와 변성알콜 2갤런을 구입하는격이니 더 저렴한게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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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에 계산해 볼 때 셀락플레이크+알콜과 진저 셀락의 가격은 배송비를 포함해서 비슷한 걸로 기억됩니다. 저같은 취목은 셀락 사용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오히려 유통기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셀락을 많이 사용한다면 당연히 미리 녹여놓은 진저 셀락이 유리하겠지요. 하지만 일년에 몇번 쓸 거라면 플레이크로 보관하는게 더 유리합니다. 셀락플레이크의 다른 장점은 색깔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저 셀락이 아마 오렌지나 앰버급 셀락일 겁니다. 셀락 플레이크는 가넷부터 슈퍼블론드, 플래니나급까지 짙은 색에서 무색까지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플레이크를 씁니다. 녹이는게 불편하긴 해도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색을 고를 수 있으니까요. 셀락 사용량에 따라 선택하시면 될 겁니다.
      담포는 그냥 1회용으로 쓰시는게... 그냥 오래된 면손수건을 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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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안녕하세요.
    요즘 셀락에 관심을 있어서, 초면이지만 질문을 드립니다.
    플레이크 형태의 셀락이 유효기간 (보관기간)이 길다고 알고 있는데, 디왁스드 셀락 플레이크도 보관기간이 긴것인지요? 어디선가에서는 디왁스드 셀락의 경우 왁스 성분을 제거하고 탈색을 했기 때문에 보관기간이 6개월 이내라고 한것을 본것 같아서요...
    그리고, 디왁스드 셀락 플레이크는 어디에서 구하셨는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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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님의 말씀을 듣고 조사를 해보니 그런 의견이 있군요. 여러 자료들을 검토해보니 결국 문제는 수분인 것 같습니다. 셀락은 물에 굉장히 격렬한 반응을 보여 검(gum) 상태로 변성이 되거든요. 왁스는 발수성이 있기 때문에 왁스 성분이 포함된 플레이크는 아무래도 수분에 더 강하여 더 잘 견디겠지요. 혹자는 무수 알콜을 오랫동안 보관하다 보면, 알콜이 친수성이기 때문에 수분이 자꾸 증가하여 이 알콜로 셀락을 녹이니 잘 안녹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알콜을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네요.
      디왁스드 셀락은 발수성 왁스가 없으니 더욱더 수분의 침투를 막아야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겁니다. 깨끗한 실리카겔을 넣고 밀봉하여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2년 정도는 무난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할 만한 URL 알려드릴게요.
      https://www.toolsforworkingwood.com/store/blog/235/How%20to%20Dissolve%20Shellac%20and%20Improve%20The%20Shelf%20Life%20of%20Dewaxed%20Shellac%20Fl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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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셀락 플레이크는 shellac.net에서 구입했습니다. 다 좋은데 배송비가 좀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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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원인이 수분이었군요.
      그리고 실리카겔과 밀봉.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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