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9월 25일 수요일

나무의 수축/팽창에 대비하기

이 글은 Wood Smith에서 발간한 "Managing Wood Movement"라는 5페이지짜리 소책자를 번역하고 저의 의견을 덧붙인 것입니다.  

나무의 수축/팽창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에 대응하여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나무의 수축/팽창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회피할 수 있는 검증되고 바른 방법들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목공을 시작할 때는 나무의 수축/팽창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이해만 있었고 구체적인 경험이 없었습니다. 나무가 함수율(Moisture Content)에 따라 부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저는 단지 단단하게 결합하고 본드를 많이 바르면 잡을 수 있는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 나무의 수축/팽창을 다룬다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방법은 "그들을 이길 수 없다면 그들과 한패가 되어라 (If you can't beat 'em, join 'em)"라는 옛 격언과 일맥상통합니다.

습도(Humidity). 나무의 수축/팽창을 일으키는 범인은 공기중의 습기입니다. 나무의 함수율은 공기중의 습도와 평형을 이루기 위해서 변화합니다. 습도가 높을 때 (주로 더운 여름) 나무는 습기를 흡수하여 팽창합니다. 겨울이 되고 당신이 집에 난방을 할 때는 공기가 건조해져서 나무는 습기를 공기에게 빼앗기고 수축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수축과 팽창은 정교하게 결합된 부품들에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게다가 나무가 휘고 뒤틀리기까지 한다면 문제는 더욱더 복잡해 집니다. 나무는 주로 나무결의 직각방향으로 수축/팽창이 이루어지며 나무결을 따라서는 거의 변화하지 않습니다. 즉 어떤 판재가 있을 때 두께와 폭 방향으로는 변화가 심하지만 길이 방향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부닥치는 문제는 가구를 만들다 보면 결의 방향을 다르게 혹은 직각으로 두 판재를 결합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는 어떤 부분은 수축/팽창하지만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고려하지 않고 결합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새로운 건 아닙니다. 나무의 수축/팽창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들이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제대로 먹히는 여덟가지의 이런 방법들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변죽 (Breadboard Ends)

변죽은 테이블 상판이나 도마같은 판재의 끝에 혀(Tongue)를 내고 홈(Groove)을 낸 긴 레일(쫄대, Rail)를 끼워 붙이는 형식을 의미합니다. 보통 테이블 상판의 마구리면을 감추면서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변죽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변죽의 길이는 결방향이라 거의 변하지 않는데 이 변죽이 감싸고 있는 상판은 결직각 방향이라 움직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건조할 때는 아래 그림의 "a"처럼 상판이 변죽보다 작아져 들어가고, 습할 때는 반대로 "b" 그림처럼 상판이 변죽보다 길게 나오게 됩니다.

만일 테이블 상판의 수축/팽창을 억지로 억누르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만일 본드로 단단하게 상판과 변죽을 붙였다면 상판에 금이 가거나 드물지만 결합부가 부서지고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묘안은 타이트한 결합을 하면서도 상판과 변죽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위 그림은 그 방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판의 혀(Tongue)와 변죽의 홈(Groove)는 꼭 맞는 크기여서 단단히 결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판의 혀는 길게 늘어진 구멍을 내고 변죽에는 원형의 구멍을 내어 이 크기에 맞는 목심(Dowel)을 끼워 넣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판은 자유롭게 수축/팽창하면서도 변죽과는 단단한 결합을 하게 됩니다.

테이블 상판의 수축/팽창 (Tabletop Movement)

아무리 작은 테이블 상판이라도 폭 방향으로 수축하고 팽창합니다. 문제는 상판을 붙이는 프레임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보통 긴 결방향으로 만들어진 에이프런(Apron Rails)이 안정되게 상판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테이블 상판을 프레임과 결합할 때는 상판이 수축/팽창되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어떤 방법이 필요합니다. 아래 그림에 있는 상판 결합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들입니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레일에 홈을 파고 거기에 혀가 있는 나무버튼(Wooden Button)을 끼우고 이것과 상판을 피스로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상판을 단단히 잡으면서도 상판의 수축/팽창시 나무버튼이 레일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Z철물도 같은 원리입니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은 8자철물 (Figure-Eight Fastener)을 레일 상단을 얕게 보링하여 고정시킨 후 이 철물과 상판을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상판이 움직이면 8자철물이 회전하게 되어 상판에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림에는 End-Rail 방향 즉 상판 양끝 부분에만 사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결 직각방향인 앞 뒤 방향에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단 모두 같은 방향으로 약간 틀어주어야 합니다)


아래 두 그림은 아주 오래된 상판 결합 방법입니다. 레일에 나사못 직경보다 큰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나사못으로 상판을 결합하는 방법입니다. 나사못 직경과 구멍 직경의 차이만큼 여유가 있어서 상판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구멍이 커서 나사못 머리가 파고 들어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와셔(Washer)를 사용해야 합니다.)


상자 만들기 (Case Construction)

만일 평생을 써도 끄떡없는 나무 상자를 만들고 싶다면 각 판재에 대한 결방향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결방향이 서로 직각이 되지 않도록 판재들을 서로 결합하는 것이 크랙이나 연결부위가 떨어지는 문제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두개의 좋은 예가 아래 그림에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낮은 옷장(Lowboy)의 경우 다리와 모든 판재의 결이 수직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나아가서 상판의 경우 옆면의 결과 연결되는 형태로 결합되어 옆면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오른쪽의 상자는 모든 판재의 결이 수평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이럴 경우 모든 판재들은 수직방향으로 같이 수축/팽창하게 되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프레임과 알판 문짝 (Frame & Panel Door)

프레임과 알판은 캐비넷의 문을 만들때 나무의 수축/팽창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견고하고 움직이지 않는 프레임의 홈(Groove)에 끼워진 알판은 결 직각방향으로 크기 변화가 일어나지만 프레임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프레임의 경우 결방향으로 좁고 긴 판재들을 연결하여 만들어 집니다. 그래서 통 판재로 만들어진 문과 달리 좁은폭 판재로 만들어진 프레임은 계절이 변해도 거의 수축/팽창하지 않고 안정된 크기를 유지합니다. 수축/팽창이 되는 것은 이 프레임의 홈에 끼워진 알판(Panel)입니다. 그림의 "a" 부분과 같이 알판과 프레임의 홈 사이에는 약간의 여유가 있고 본드로 결합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알판의 크기변화가 프레임의 홈 안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몰딩을 붙일 때 (Attaching Molding)

상자 모양의 가구 옆면에 결 직각방향으로 몰딩을 붙일 경우 신경쓰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몰딩 전체에 본드를 발라서 옆면에 붙일 경우 옆판의 움직임을 억제하게 되어 크랙이 발생하거나 연결부위가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대신에 본드와 타카핀(Nail)을 같이 이용하면 해결됩니다. 몰딩이 직각으로 만나는 앞부분 몇 cm만 본드로 고정해서 직각으로 만나는 부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나머지 부분은 타카로 몇 방 박아주면 됩니다. 타카핀은 나무를 움직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때 타카는 상판이 아닌 옆판으로 박아야 합니다. (타카핀이 가늘어서 휘어질 수도 있고 구멍에 유격이 생길 수도 있고 파고들 수도 있으므로 본드 보다는 나무의 움직임을 더 허용해준다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웹프레임 (Web Frames)

웹프레임은 가구의 부분을 분할하는 가볍고 훌륭한 방법입니다. (서랍칸을 나눌 때 통판을 쓰기보다는 쫄대 네개를 연결해서 프레임(골격)을 만들면 나무도 절약되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프레임을 적용할 때는 측판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그 비밀을 보여줍니다. 옆판에 연결될 프레임의 조립된 길이는 옆판보다 약 3mm (1/8")정도 작게 만듭니다. 프레임은 장부결합 (Mortise and Tenon)으로 만들어지는데 앞쪽은 본드를 사용하여 단단하게 결합하고 뒷쪽은 본드를 바르지 않아 장부가 구멍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프레임의 앞부분은 옆판과 본드로 단단히 결합하지만 옆면과 붙는 프레임은 그림 "a"처럼 길게 파진 구멍에 와샤를 끼운 나사못을 이용하여 옆면과 결합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레일과 옆면은 서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뒷쪽 프레임의 옆면은 상자의 옆판 끝에 맞추어 본드로 단단하게 붙입니다. 그러면 옆판의 수축/팽창에 따라 프레임 옆의 길게 파진 구멍에 의해서 유격이 있으며 뒷쪽 프레임에 덜 끼워진 장부에 의해 유격이 있어 안전하게 됩니다.


움직이는 뒷판 (Floating Back Boards)

저는 한동안 전통적인 상자 만들기에서 뒷판은 통 판재로 딱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통판재로 만들어진 넓은 뒷판은 수축/팽창도 커서 문제를 일으키기 십상입니다.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뒷판을 통판재로 하지 말고 여러개의 독립적인 판재로 만들어 연결하되 본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반턱쪽매이음(Shiplap, 루바 연결시 많이 사용됨)이나 제혀쪽매(혀와 홈, Tongue and Groove) 방법으로 긴 판재들을 서로 연결하되 본드를 바르지 않으면 수축/팽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판재 연결부분의 모서리를 따주면 장식효과도 있습니다.


서랍 피팅하기 (Fitting Drawers)

서랍 앞판의 크기를 결정할 때도 나무의 수축/팽창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결이 수평방향이면 서랍 앞판의 폭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판의 높이는 계절에 따라 변할겁니다. 불행히도 서랍 앞판 간의 간격에 대한 특별한 공식은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헐렁하거나 너무 빽빽한 배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은 제시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서랍이 만들어지는 계절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일 건조한 계절에 만들어진다면 습도가 높은 계절에 만들때 보다 간격을 더 크게 두어야 합니다. 둘째로 서랍 앞판의 높이가 간격을 결정하는데 고려되어야 합니다. 즉 서랍 앞판의 높이가 높다면 더 많이 팽창하므로 더 많은 간격이 필요합니다.

(그림에서 제시한 간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로 방향은 수축/팽창이 없으므로 간격을 1.6mm (1/16")정도 줍니다. 그리고 아래 위가 좁은 서랍의 경우는 아래 위 폭을 각각 1.6mm 정도 줍니다. 아래 위가 넓은 서랍의 경우 2.4mm 정도의 간격을 줍니다. 예시일 뿐이므로 우리나라의 습도 변화와 나무 수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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