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4월 22일 수요일

[마감론] 외부용 투명 마감제 테스트

이 글은 FWW#205 "Torture Test for Outdoor Finishes"를 요약 번역한 것입니다. 

야외는 나무들에게 그리 좋지 못한 환경입니다.  쓰러진 단풍나무나 뒷마당에 있는 애디론댁 체어(Adirondack Chair)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은 모든 죽은 나무를 거름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햇빛과 습기가 이 과정을 주도합니다. 햇빛 특히 자외선(UV)은 나무를 화학적으로 분해하여 약하게 만듭니다.  수분은 나무의 섬유질을 팽창시켰다가 건조해지면 섬유질을 쪼그라들게 합니다. 이 때문에 나무가 갈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추운 지방인 경우 습기가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이 풍화과정(weathering)을 더욱 더 가속시킵니다.

마감을 하지 않은 경우, 새로 만든 가구라 할 지라도 몇 주 뒤면 오래된 것으로 보이기 시작하며,  1년이 지나면 고대 유물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아웃도어 가구인 경우 보호 작용을 하는 마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긴다면 페인트를 칠하기 보다는 투명 마감을 하길 원할 겁니다.

아웃도어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몇몇 마감제가 시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1년간의 장기 테스트를 통해 모두 성능이 좋은 건 아닌 걸 확인했습니다.  어떤 제품들은 전혀 장기적인 보호 기능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어떤 제품들은 성능이 괜찮았습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보호기능이 우수한 마감제를 찾아내기도 했지만,  수종별로 풍화를 견디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 기후가 마감과 나무 자체에 주는 영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습니다.

테스트 방법

테스트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네 종류의 마감제를 조합하여 진행 했습니다.  침투성 오일, 수성 폴리우레탄,  마린 바니쉬,  강력 UV차단 마린 바니쉬, 그리고 지난 FWW#179 "Durable Exterior Finish"를 통해 극찬을 받았던 에폭시와 강력 UV차단 마린 바니쉬 조합 등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수종별로 다른 경향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마감법을 다섯개의 다른 수종에 적용했습니다.  이 나무들은 시더(ceder), 이페(ipe), 마호가니(mahogany), 파인(pine), 화이트오크(white oak) 들입니다.   여기서 파인을 제외한 네가지는 아웃도어에서 잘 견딘다고 알려진 나무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적인 차이를 고려하기 위해 이 시료들을 완전히 다른 기후 패턴을 보이는 네개의 다른 지역에 놓았습니다.   이들은 북동부(코네티컷), 북서부(오레곤), 남서부(뉴멕시코), 남동부(루지애나) 지역들입니다.


각 나무 샘플들은 20mm 두께에 200mm x 150mm 크기로 준비했습니다.  일관성을 위해 각 나무 샘플들은 같은 판재에서 잘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각 마감은 앞뒷면 그리고 옆면과 마구리까지 모두 꼼꼼하게 칠했습니다.  마감 방법과 횟수는 마감제 캔에 쓰여져 있는 제조사의 추천 방법대로 수행했습니다.

우리는 25개의 샘플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네개의 랙을 준비했습니다. 하나의 랙은 코네티컷의 사무실 빌딩 옥상에 올려두었고, 나머지는 각 지역의 테스트 담담자들에게 보내졌습니다.  모든 랙은 최대한의 햇빛을 받도록 남쪽을 바라보게 놓여졌으며, 샘플들을 45도로 기울여 놓아 배수가 잘 되도록 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이렇게 테스트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난 후, 모든 샘플들이 저희 사무실로 돌아 왔습니다.  지면이 부족해서 화이트오크와 이페에 대해서만 샘플 사진을 실었습니다.

즉각 알 수 있었던 분명한 사실은 침투성 오일 마감을 한 샘플들이 가장 많이 손상되었다는 겁니다.  침투성 오일은 바르기 쉬워 많이들 애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수종 그리고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표면이 매우 거칠어 졌습니다.  예외적으로 (온난 건조한) 뉴멕시코 지역에서만 상태가 괜찮았습니다.  나머지 샘플들은 모두 밝은 색상이 회색톤으로 변했습니다.

게다가 마구리면과 윗면에 미세한 갈라짐 현상이 많았습니다.  특히 파인의 경우는 마구리면의 갈라짐이 두께 전체로까지 번져 가장 심했습니다.

사실 오일 마감된 나무는 같이 테스트한 아무 마감도 하지 않은 나무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로 매달 오일을 발라줄 것이 아니라면, 굳이 오일을 바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제품명 : WATCO Exterior Wood Finish
바르기 : 두번을 자유롭게 문질러 바름



침투성 오일보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외부용 수성 폴리우레탄과 스파 바니쉬 였습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른 모든 샘플들은 평균적으로 20% 정도의 마감 도막에 손상이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도막이 벗겨진 부분에만 심하게 회색톤으로 풍화가 발생했습니다.  도막이 남아 있는 부분도 들뜨거나 갈라진 곳이 많습니다.   회색 부분과 원래 나무색이 얼룩처럼 보기 흉하게 섞여 있는 것이 영 맘에 들지 않습니다.

제품명 : ZAR Exterior Water-based Polyurethane
바르기 : 3번 바름


스파 바니쉬는 마호가니, 이페, 파인에 대해서는 잘 보호했습니다.  시더의 경우 (온난건조한)뉴멕시코를 제외하고는 도막의 손상이 발생했습니다.  화이트오크의 경우 매우 좋지 않았는데, 40%의 도막이 손상되었습니다.

제품명 : McCloskey MAN O'WAR Marine Spar Varnish
바르기 : 4번 바름




강력 UV필터 마린 바니쉬의 경우는 도막의 손상이나 갈라짐, 들뜸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샘플들은 미세한 색 변화만 있을 뿐입니다.   나무가 갈라지는 현상도 없습니다.

화이트오크와 이페는 약간 색이 밝아졌지만, 파인, 시더는 약간 색이 어두워 졌습니다.  마호가니는 다른 지역에서는 약간 어두워졌지만, 뉴멕시코에서만 약간 밝아 졌습니다.

그리고 이 바니쉬는 7번을 발랐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제품명 : Epifanes Extra UV-Filter High Gloss Marine Varnish
바르기 : 7번, 사용법에 따른 희석


에폭시로 실링한 뒤, 강력 UV필터 마린 바니쉬로 바른 경우가 최고로 보호가 잘 되었습니다.  도막은 전혀 손상이 없었으며,  나무의 색 변화만 약간 생겼습니다.

제품명 : Smith & Co. Penetrating Expoxy Sealer + Epifanes Extra UV-Filter High Gloss Marine Varnish
바르기 : 세번의 에폭시 실러 + 다섯번의 마린 바니쉬 (희석 없음)


흥미롭게도 (온난건조한) 뉴멕시코의 샘플들이 가장 변화가 적었습니다.  다음으로 오레곤이 코네티컷이나 루이지애나보다 좀 나았습니다.  코네티컷은 가장 최악의 조건인 것 같습니다.  이 테스트 결과 자외선(햇빛) 보다는 습기가 더 나무의 풍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추운 지방의 습기가 나무 속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나무에 큰 손상을 주게 됩니다.

나무의 종류별로 구분해 보면 시더와 이페가 좀 더 풍화에 잘 견디는 걸로 판단됩니다.  마호가니와 화이트오크는 중간 정도이고, 파인의 경우 가장 심하게 손상이 되었습니다.


저의 선택은?

Epifanes 마린 바니쉬만 바른 경우와 에폭시 실러 후 Epifanes 바니쉬를 바른 경우가 비슷하게 외부에서 목재를 잘 보호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당연히 Epifanes 마린 바니쉬 하나만 바르는 걸 선택할 겁니다.  두 제품을 사는 것 보다는 경제적이고 번거롭지 않으니까요.  (에폭시는 2액형이라 정확하게 배합하고 바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Epifanes 마린 바니쉬를 발라서 항상 새것 같은 느낌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마감을 전혀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풍화되는 느낌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회색톤을 원하면 아예 오일도 바르지 마세요.  발라봐야 소용 없습니다.  나무들 중에는 이페, 시더, 마호가니가 비교적 자연스러운 색 변화가 일어납니다.


(국내에서는 이 글에서 언급한 Epifane 마린 바니쉬를 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pifane 마린 바니쉬는 텅오일을 베이스로 Phenolic-modified Alkyd Resin을 사용하고,  많은 양의 UV 흡수제를 넣은 제품입니다.  비슷한 설명이 된 다른 마린 바니쉬를 사용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마린 바니쉬는 내부용 바니쉬에 비해 도막의 신축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습기와 결빙에 의한 수축/팽창에 대해 대응을 잘하여 도막이 들뜨거나 깨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도막이 잘 견뎌주고 UV 흡수제로 자외선을 막을 수 있으니 속에 있는 나무가 온전하게 보존되는 겁니다.

저자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이 샘플들의 뒷면을 보았더니 상태가 괜찮았다면서, 햇빛을 받지 않으니 보호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자외선은 도막을 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며, 일단 도막이 약해져 갈라지거나 들뜨기 시작하면 수분이 침투하게 되어서 나무가 급속도로 풍화된다는 메카니즘이 설명됩니다.   

그러므로 야외용 가구에 바를 마감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UV필터 기능과 도막의 신축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신축성있는 도막은 실내용 가구에는 그리 좋은 특성이 아닙니다.  그래서 도막이 더 딱딱한 실내용 바니쉬와 도막이 부드러운 실외용 바니쉬를 구분하는 겁니다.)


댓글 7개:

  1. 마감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초짜지만 상세하고 편하게 써주신 덕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최근에는 실내외용으로 옻스테인이라는게 조금씩 유행이던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voc등 유해물질이 일절 포함되지 않은데다가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하던데, 오히려 voc처럼 유해하지만 널리 알려져 제재가 되는 물질이 아니라 또 다른(또는 잘 안알려진) 문제점들이 있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해서요,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냄새 빼고는 굉장히 좋은거로만 보여서 전문가께 여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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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써보지 않고, 정확한 자료가 없어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옻스테인의 생산자인 그린우르의 자료를 보면... http://blog.daum.net/kgc_/3 옻나무에서 추출한 것이 아니라 같은 옻나무과에 속하는 캐슈의 열매 껍질 (cashew nut shell oil)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한다고 하며, 이를 우르시욜(Urushiol)이라하며, 이는 옻과 같은 성분입니다. 오래전부터 카슈칠이라는게 있었는데, 옻과 유사하지만 옻이 오르지 않고 건조에 습기가 필요하지 않고 저렴해 많이 사용되어 왔던 겁니다. 외관이 비슷해서 잘 구분되지 않지요.
      그래서 옻칠을 전문으로 하는 장인들은 카슈칠을 배척합니다.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Bw3w&fldid=NO6o&contentval=00003zzzzzzzzzzzzzzzzzzzzzzzzz&nenc=&fenc=&q=%B5%CE%B2%B2%B4%DC%C0%A7&nil_profile=cafetop&nil_menu=sch_up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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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결론적으로 옻칠과 카슈칠을 엄연히 구분하는 현실을 볼 때, 이 제품의 설명에는 카슈넛 쉘 오일이라고 해놓고 "옻"칠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과대광고로 보입니다. 다만 예전에는 카슈칠의 공정상 포름알데히드나 납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 부분의 개선이 있어 해로운 물질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설명대로라면 품질은 좋은 것 같으나, 카슈칠의 부정적인 인식때문에 카슈 대신 옻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헬게라커라는 제품이 있는데 처음에 광고할 때는 옻 성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자, 옻칠의 성능과 비슷하다라는 걸로 문구가 바뀌었죠.
      실제로 많이 쓰이고 효과가 있다면 그리고 유해물질이 정말로 없다면 써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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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조사에서 직접 카슈칠과의 부분을 해 놓은 문서도 있네요. 참고 바랍니다.
      http://www.greenuru.com/default/m5/s1.php?com_board_basic=read_form&com_board_idx=1&m=5&sm=50&&com_board_search_code=&com_board_search_value1=&com_board_search_value2=&com_board_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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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도 그 부분이 의아했었는데(옻스테인이라는 이름인데 옻과 '같은 성분'을 쓴다는) 이렇게 꼭 찝어 설명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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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혹시나해서 질문드려요.
    실외용마감재로 자동차용 도료인 아크릴우레탄을 목재에 사용하면 어떠할지요.
    경화제를 섞어서 사용하는 자동차용 우레탄은 실외에 가장 강점을 가진 도료로 알고 있습니다.
    폴리우레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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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도료의 가장 큰 시장은 자동차와 건물 외벽입니다. 목재용 도료의 시장은 매우 작습니다. 특히 투명 도료는 자동차용 도료에서 거의 다 기술 개발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기술을 이용하여 목재용 도료를 만듭니다.
      차이점은 목재는 금속에 비해 수축/팽창의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좀 더 신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무 단단한 도막일 경우에 갈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유의점은 자동차용은 대부분 공장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전문 시설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자동차용 도료에 사용하는 2액형 경화제와 솔벤트 등은 건강에 치명적이고 안전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스프레이에 적합하도록 맞춰진 도료들입니다.
      목재용 DIY용으로 붓으로 바르게 나온 도료들은 비교적 안전한 도료들입니다.
      그러므로 전문 지식과 설비가 없다면 자동차용 도료를 목재에 바르는 걸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물성은 더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폴리우레탄이 우레탄에 비해 더 단단하고 독성이 더 적습니다. 자동차용 도료가 강력한 내마모성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마루바닥이나 상판에 바르는 폴리우레탄에 비해 물성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군요.
      뭐든 필요한 용도에 맞게 만들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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