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9월 10일 화요일

목공인들의 바이블 - 우드 핸드북

나무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다루어 온 중요한 소재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나무로 농기구를 만들고, 나무 그릇에 밥을 담아 먹었고 나무로 집을 지어 살았습니다. 지금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로 가구를 만들고 나무로 집을 짓고 나무로 종이를 만듭니다. 이렇게 중요한 나무이지만 IT나 금융 서비스업 같은 첨단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천대하고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례로 IT와 관련된 책과 연구논문은 엄청난 수이지만 나무와 관련된 것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무를 다루는 직업은 3D 업종이라 치부되면서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나무와 그것을 다루는 이들 없이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요? 모든 생활공간이 시멘트와 쇠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일까요? 왜 아직도 사람들은 원목가구와 목조주택을 찾을까요?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나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있는 책과 연구논문에 대해 찾아보려 애썼지만... 국내에서는 만족할 만한 것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반면 미국 쪽에서는 꽤나 괜찮은 자료들이 눈에 띄더군요. 그 중에서 우드 핸드북이 발군입니다.

미국 농무부 산하 Forest Product Laboratory에서 발간하는 Wood Handbook - Wood as Engineering Material은 목재와 그것의 가공 및 생산품에 대한 신뢰성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발간물입니다. 정부에서 예산을 투자하여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 집필을 맡겨 만들어진 이 책자는 내용이 방대하고 정확해서 거의 모든 나무 관련 논문들과 웹사이트들이 레퍼런스로 삼고 있기도 합니다.

다운로드는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으며 무료입니다. 하드카피 책자는 $60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PDF 다운로드는 여기에서 하면 되고 하드카피 책자는 여기서 구매하시면 됩니다.

최근판은 2010년에 발간된 것으로 책자의 주요 내용을 챕터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에 소개된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는 챕터별로도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만 작은 크기로 소장할 수 있습니다. 


우드핸드북의 전체적인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Chapter 1 : 지속가능한 건축재로서의 나무 (Wood as a Sustainable Building Material) 
  • Chapter 2 : 상업적으로 중요한 수종들에 대한 특성과 수급 현황 (Characteristics and Availability of Commercially Important Woods) 
  • Chapter 3 : 나무의 구조와 기능 (Structure and Function of Wood) 
  • Chapter 4 : 나무와 수분의 연관성과 물리적 특성 (Moisture Relations and Physical Properties of Wood) 
  • Chapter 5 : 나무의 기계적 특성 (Mechanical Properties of Wood) 
  • Chapter 6 : Commercial Lumber, Round Timber and Ties 
  • Chapter 7 : Stress Grades and Design Properties for Lumber, Round Timber and Ties 
  • Chapter 8 : 나무의 연결 (Fastenings) 
  • Chapter 9 : 구조 해석 (Structural Analysis Equations) 
  • Chapter 10 : 나무를 위한 접착제 (Adhesives with Wood Materials-Bond Formation and Performance) 
  • Chapter 11 : 공학목재 (Wood-Based Composite Materials-Panel Products- Glued-Laminated Timber, Structural Composite Lumber and Wood-Nonwood Composite Materials) 
  • Chapter 12 : 공학목재의 기계적 특성 (Mechanical Properties of Wood-Based Composite Materials) 
  • Chapter 13 : 목재 건조 (Drying and Control of Moisture Content) 
  • Chapter 14 : 나무의 부패 및 해충 (Biodeterioration of Wood) 
  • Chapter 15 : 목재의 보존 (Wood Preservation) 
  • Chapter 16 : 목재의 마감 (Finishing of Wood) 
  • Chapter 17 : 건물과 교량에 목재 사용법 (Use of Wood in Buildings and Bridges) 
  • Chapter 18 : 목조 건축물의 화재 방지 (Fire Safety of Wood Construction) 
  • Chapter 19 : 벤딩 등의 특수 처리 (Specialty Treatments) 
  • Chapter 20 : 가열 살균 (Heat Sterilization of Wood)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봐야 하는 책이지만 떡밥으로 몇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뽑아 보았습니다.

함수율과 습도와 온도의 관계

서울의 습도는 4월이 가장 낮은 56%, 7월이 가장 높아 78% 정도 됩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가 높아질 수록 그리고 온도가 낮아질 수록 함수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나무는 함수율 30% 정도가 포화상태입니다. (나무가 물에 빠지지 않는 대기에 의한 최대 함수율)

구체적으로 보면 7월 습도가 78%에 온도가 30도라면 함수율은 대략 15%가 되고, 4월 습도가 56%이고 온도가 20도 정도라면 함수율은 대략 10%가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서울의 경우 목재의 함수율은 10~15% 정도의 범위라고 보면 됩니다.


아래 도표는 전형적인 나무의 함수율에 따른 수축/팽창률 도표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 차트대로 따지면 수축률의 범위는 3% ~ 5%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2% 정도의 변이가 있는 것이죠.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냐면 상판의 폭이 700mm인 경우 2% 정도의 수축/팽창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습할 때 700mm 상판을 켜서 만들었다면 가장 건조할 때는 14mm가 줄어 686mm 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그냥 이론이고 실제로는 나무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물론 가구는 실내에 두고 실내의 경우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80% 습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중간 즈음의 함수율에서 작업할 경우 7mm 늘어나거나 7mm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죠.

나무의 구조적 강도

전에 소개드린 Wood-Database는 나무의 절단면 사진과 특성 및 구조적 강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훌륭한 웹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에서 구조적 강도에 관련된 데이타는 모두 이 우드핸드북에서 인용된 것들입니다. 우드핸드북은 Wood-database에 비해서 더 많은 항목의 구조적 강도를 시험하고 데이타를 뽑아 놓았습니다. 그러므로 목조주택이나 목조교량의 구조해석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책 만들어야...

아주 다양한 나무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유통되며 우리나라 목수들이 사용하는 나무들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느티나무, 은행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측백나무, 소태나무, 잣나무 등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이들 나무들은 우리 정부에서 예산을 할당하여 조사하고 연구하여 책자로 만들어 발간해야 합니다. 부디 분발을 바랍니다.

우드 핸드북은 나무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정확한 백데이타가 필요할 때 뒤져볼 수 있는 좋은 바이블이므로 항상 곁에 두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 핸드북에서 조금씩 내용을 꺼내어 글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