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목공인이 알아야 할 나무에 대한 지식

목공은 나무를 다루는 작업이기 때문에 훌륭한 목수가 되기 위해서는 나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금속이나 플라스틱과는 달리 나무는 인공적인 소재가 아니고 자연 그대로의 소재이자 살아있는 소재입니다. 베어내고 난 뒤에도 나무는 습기를 품기도 하고 내뿜기도 하면서 수축/팽창을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곤충들의 먹이와 서식처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나무의 특성은 나무의 종류에 따라 나무의 서식처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나무의 본성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것으로부터 나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시작됩니다.


심재와 변재

나무를 잘라 단면을 보면 대부분 아래 사진 처럼 중앙부는 짙은색이고 주변부는 밝은색 조직으로 되어 있습니다. 중앙부를 심재(Heartwood)라고 하는데 심재는 이 나무가 어릴때 활동하던 세포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죽은 세포들이기 때문에 기계적인 지탱의 역할만 하지, 물이나 영양분이 이동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죽은지 오래된 조직들은 색이 짙어지고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유분과 같은 추출물(Extractives)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변재(Sapwood)는 현재 살아서 자라고 있는 세포들로 실제로 물과 영양분이 움직입니다. 색이 옅으며 조직이 심재에 비해 무른 편입니다. 그래서 같은 나무에서 나온 판재라도 색깔이 다 다르고 강도가 다른 겁니다. 적삼목의 경우를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심재가 변재에 비해 색이 더 아름답고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목수들이 선호합니다.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

목재로 쓰이는 나무는 크게 소프트우드(Softwood)와 하드우드(Hardwood)로 나뉩니다.

소프트우드는 겉씨식물(Gymnosperm)이면서 바늘모양의 잎을 가지는 침엽수 그리고 대부분은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들을 지칭합니다. 소나무를 생각하시면 쉽겠습니다. 소프트우드는 현재 목재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지구상에 많이 분포해있고, 성장속도가 빨라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습니다. 주로 추운지방에 분포해 있는데 발틱해 인근(스캔디나비아, 러시아), 북미대륙, 그리고 중국이 대표적인 산지입니다.

하드우드는 쌍떡잎 속씨식물(Dicot Angiosperm)을 통칭하는 말로 활엽수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활엽수들이 침엽수에 비해서 목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프트우드, 하드우드로 나뉘어 불립니다. 그러나 하드우드 중에서도 오리나무(Alder), 오동나무(Paulownia), 참피나무(Basswood), 사시나무(Aspen)등은 더글라스퍼(Douglas-Fir), 왕솔나무(Longleaf Pine), 낙엽송(Larch)등과 같은 일부 소프트우드들 보다 더 가볍고 무릅니다.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는 현미경으로 조직을 들여다 보면 확연히 구분됩니다. 아래 그림처럼 소프트우드의 경우 헛물관(Tracheid)이라는 빨대 모양의 세포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입니다. 물이 지나다니는 이러한 관들이 뭉친 구조여서 목재가 가볍고 무른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하드우드는 비교적 큰 물관(Vessel) 세포가 별도로 있고 나머지는 섬유질(Fiber)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드우드는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물관은 절단 방법에 따라 아름다운 무늬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모든 나무는 봄에는 성장이 빠르고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성장이 느리다가 겨울에는 성장이 멈춤니다. 그래서 봄에 자라는 부분을 춘재(Earlywood)라고 하며 여름과 가을에 자라는 부분을 추재(Latewood)라고 합니다. 춘재는 빨리 자라는 부위라 색깔이 밝고 조직이 성겨 무릅니다. 추재는 느리게 자라는 부위라 색깔이 어둡고 조직이 치밀해 단단합니다. 이것은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추재 부분은 일년 단위로 짙은 색의 동심원을 그리게 되는데 이를 나이테(Growth Ring)라고 하죠.


실제로 소프트우드 중의 하나인 레드파인(Scots Pine)의 종단면을 확대한 사진을 보면 춘재와 추재의 확연한 색깔 구분을 볼 수 있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자잘한 헛물관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대표적인 하드우드인 물푸레나무(White Ash) 종단면을 확대한 사진인데 춘재에 아주 많은 물관들이 발달해 나무결 모양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재는 아주 치밀한 섬유질로 되어 있어 단단합니다. 물관들의 분포는 나무의 종류마다 달라서 나무마다 다른 무늬결을 보여줍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열대성나무들도 있습니다. 흔히 특수목이라 불리우는 흑단, 스네이크우드 등의 아주 단단하고 비싼 나무들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멀바우(Merbau), 나왕(Lauan) 등을 일컫습니다. 이들 나무들은 일년내내 더운 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 춘재와 추재의 구분이 없습니다. 아주 단단하고 치밀하게 일정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나이테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 나무들의 단면 확대 사진은 아주 골고루 퍼진 물관과 섬유질만을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아래 사진은 멀바우(Merbau) 종단면의 확대 사진입니다.


일반적으로 열대성나무들이 가장 단단하고 다음으로 하드우드, 가장 무른 나무가 소프트우드입니다. 시장 가격도 이 순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소프트우드가 무르다는 건 표면강도가 약하다는 뜻이지 구조적인 강도는 가구나 집을 짓는 골조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실제로 목조주택을 지을 때 기둥과 골조로 쓰는 건 다 소프트우드들 입니다.

소프트우드의 주종인 침엽수들은 성장속도도 빠르고 북반구에 광범위하게 자생하고 있어 생산량이 아주 많습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계획에 의해 조림되고 벌목되는 이런 소프트우드들로 가구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구요.  요즘은 경제적 가치가 높은 오크나 애쉬 등의 하드우드들도 계획적으로 심어 키운 뒤 벌목하고 있습니다.

제재법과 나무결

긴 원기둥형인 나무에서 평평한 판재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제재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어떤 방법으로 제재를 하느냐에 따라 판재에 나타나는 나무결이 달라지는데 이에 대해 알아봅니다.

먼저 판목제재(무늬결제재, Plain-Sawn)입니다. 판목제재는 가장 많은 양의 판재를 생산할 수 있는 제재법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판재는 마구리면에 곡선의 나이테가 있고 상판은 나이테와 접선방향이어서 아름답고 독특한 무늬결을 보여줍니다. 이런 판재를 판목 혹은 무늬결이라고 부르고 현장에서는 일본말로 "이다메"라고 불리웁니다. 판재를 만드는 가장 흔한 방법이지만,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판목은 수축되면 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정목제재(곧은결제재, Quater-Sawn)법입니다. 정목제재는 나이테의 직각방향으로 판재를 자르는 방법인데 이렇게 잘라진 판재는 마구리도 상판도 일자의 가지런한 결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제재된 판재를 정목 혹은 곧은결이라고 하며 일본말로는 "마사메"라고 합니다. 약간의 수축은 되지만 휘지 않는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높게 가치를 쳐주는 판재 생산법입니다. 그래서 목수들은 정목 판재를 따로 모아서 휘지 않아야 하는 문을 만들때 주로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일관제재(Live-Sawn, Through and through)인데 가장 넓은 폭의 판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장자리 부분은 판목을 얻지만 가운데 부분은 정목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방향과 수축/팽창

나무는 생명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수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베어져 건조되게 되면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나무의 조직이 수축되게 됩니다. 즉 나무는 수분을 먹게 되면 팽창하고 수분이 빠져 나가면 수축합니다. 그래서 겨울에 딱 맞게 만든 문이 여름이 되면 문이 팽창되어 잘 닫히지 않는 문제가 생기고, 여름에 딱 맞게 고정한 테이블 상판이 겨울에 수축되면서 집성부분이 터지는 현상이 종종 생깁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의 내구성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수축/팽창은 목수라면 반드시 이해해야 할 내용입니다.  나무가 서있다고 가정했을 때 수직방향으로는 거의 수축/팽창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0.1% 정도이므로 무시해도 됩니다. 나무는 주로 종단면을 기준으로 나이테의 접선방향(Tangential)으로 수축/팽창이 가장 많이 일어나고 다음으로 나이테와 직각방향인 방사방향(Radial)으로 수축/팽창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나무가 접선방향의 수축/팽창이 방사방향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많습니다. 그리고 접선방향의 수축/팽창은 바깥쪽 나이테일 수록 더 심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판목의 경우 마구리의 나이테 방향을 보았을 때 바깥쪽 나이테 부분이 더 많이 수축 되어 휘어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휘어있지 않더라도 건조되면서 휘게 되니 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위 그림의 판목 부분을 보십시요) 정목의 경우 접선방향과 원주방향이 조금씩 일정하게 수축되어 전체적으로 휘어짐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판목을 보면 건조될 때 휘는 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호두나무(Walnut)라면 Wood-database.com에 의하면 접선방향(Tangential)방향으로는 최대 7.8% 수축되고, 방사방향(Radial)방향으로는 최대 5.5% 수축된다고 합니다. 길이방향(Longitudinal)은 거의 수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깥쪽 나이테가 있는 판재의 왼쪽부분이 휘어서 위로 올라갈 것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나무가 살아 있을 때와 오븐에서 건조시켰을 때를 비교한 수축률이므로 실제 상황에서는 이렇게까지 수축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많이 수축되는지, 휘는 방향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는게 중요합니다.


결방향과 강도

앞의 그림에서도 보셨듯이 나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수직방향으로 생성이 됩니다. 즉 가늘고 긴 섬유조직의 다발이 땅에서부터 위쪽으로 정렬되어 묶여있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형태이기 때문에 나무는 섬유질을 자르는 방향인 직각방향으로는 강하게 버티지만, 섬유질을 떼낼려고 하는 나란한 방향의 힘에는 쉽게 부러집니다. 이는 하드우드든 소프트우드든 모두 해당되는 중요한 결의 특성입니다.

이 섬유질의 방향이 육안으로는 나뭇결(Grain)의 방향으로 보면 됩니다. 아래 그림처럼 나무결과 나란한 방향으로는 약하기 때문에 처음 두 나무 다리는 가는 부분에서 부러지고 맙니다. 마지막 그림처럼 나뭇결이 긴 방향으로 배치되어야 가장 강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래 그림처럼 나무결이 수평방향으로 있을 때 파란색 네모와 같이 결방향으로 길게 절단하면 그 판재는 아주 튼튼하고, 빨간색 네모처럼 결과 직각방향으로 길게 절단하면 그 판재는 중간 부분이 약해서 뚝 부러질 가능성이 매우 많습니다. 원장을 사서 재단할 때 이런 원칙은 반드시 숙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댓글 4개:

  1. 안녕하세요, 우드워킹에 관련된 블로그 내용을 잘 정리하셨네요. 많은 시간과 정성이 느껴집니다.
    정보 공유감사 드립니다. 유 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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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찬 감사합니다. 그리고 들러주셔서 영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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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꼼꼼하게 잘 정리된 글이네요~ 감사히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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