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구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나무는 넓은 판재이거나 기둥에 사용되는 각재입니다. 특히 판재의 형태는 원목 판재 뿐 아니라 합판이나 MDF등 다양한 형태와 품질의 공학목재(Engineering Wood)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학목재들은 원목의 비싼 가격과 변형되기 쉬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에 의해 개선된 목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공법에 따른 목재의 종류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원목 판재/각재
어떤 종류의 나무든 간에 나무가 가구에 쓰이는 판재가 되기 위해서는 벌목이 된 다음 제재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나무는 긴 원기둥의 모양이기 때문에 원기둥에서 긴 판재를 얻어 내는 방법은 아래 그림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목 판재가 가질 수 있는 최대 폭은 원목의 지름보다 작다는 것인데, 큰 나무라고 해봐야 지름이 1미터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피 부분 제거하고 대패질하고 하다 보면 300mm 정도의 폭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원목 판재는 SPF판재입니다. SPF는 Spruce, Pine, Fir 즉 스프러스, 소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를 수종 구분하지 않고 규격화된 크기로 만들어내는 판재로서 주로 목조주택의 골격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이 중에서 마무리 품질이 좋은 것들은 가구를 만드는데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SPF 19t 판재의 사진인데 38mm(1x2), 89mm(1x4), 140mm, 184mm, 235mm, 286mm 등으로 규격화되어 나옵니다. 이렇게 최대폭이 300mm가 되지 않기 때문에 테이블 상판으로 사용하려면 이 판재들을 본드로 붙이거나 간격을 두고 판넬 식으로 붙이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SPF 구조목의 주종은 38mm 두께의 원목 판재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경량 목조 주택의 골격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며, 수요와 공급이 가장 많은 원목 판재들입니다. 이 중에서 투바이포(2x4)라고 주로 불리는 38mm x 89mm 규격 판재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원목판재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성 판재 (Edge Glued Panel)
원목으로는 넓은 폭의 판재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넓은 판재를 만드는 방법은 좁은 폭의 판재를 옆으로 본드로 붙여 넓은 폭의 판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집성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원목 가구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집성판재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집성판재도 집성 방법에 따라 몇가지 구분이 있습니다. 짧은 나무조각을 핑거조인트(Finger Joint, F/J로 많이 표기함)로 집성하는 방법과 긴 판재를 솔리드로 집성하는 방법입니다. 핑거조인트는 나무조각의 끝은 손가락 모양으로 가공하여 본드의 결합 면적을 넓히는 방법인데 아래 그림과 같이 윗면에 핑거조인트가 보이는 방식을 탑-핑거조인트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은 나무 조각을 집성할 때는 옹이나 구멍 등 품질이 안좋은 부분은 제거하고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절 집성판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핑거조인트 모양이 상판에 보이는 것에 대해 미관상 문제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반응 때문에 아래 그림처럼 사이드-핑거조인트 방법으로 집성하기도 합니다. 사이드-핑거조인트는 핑거모양을 옆 단면에 만들었기 때문에 위에서 바라볼 때는 이질적인 핑거모양이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드우드 집성판은 이런 사이드-핑거조인트로 집성됩니다. 하드우드(활엽수)들은 키가 칩엽수들에 비해 키가 작은데다가 곧게 자라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이런 핑거조인트로 집성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애쉬나 자작나무의 경우 솔리드 집성 제품도 나옵니다.
아주 큰 키로 전봇대처럼 곧게 자라면서 성장속도가 빠른 소프트우드(침엽수)들의 경우에는 2.5미터 정도의 길고 좁은(50~100mm 정도) 판재를 핑거조인트 모양없이 이어 붙이는 솔리드 집성(SEGP = Solid Edge Glued Panel)을 할 수 있습니다.
솔리드 집성의 경우 원목과 가장 유사한 모양새를 가지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긴 판재를 만들기 때문에 옹이가 있는 유절 집성판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히노끼나 라디에타 파인의 경우 무절 솔리드 집성판재 제품도 나옵니다. 라디에타 파인 무절 솔리드 집성은 공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집성 판재 중 하나입니다.
같은 수종으로 만들더라도 집성방법에 따라 구분되어 시장에서 유통됩니다. 예를 들어 삼나무의 경우 톱-핑거조인트 제품도 판매되고 있고, 그보다 약간 더 비싼 솔리드 집성판재도 판매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톱-핑거조인트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고, 사이드 핑거조인트가 솔리드 집성판재가 선호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재를 구매할 때 나무의 종류와 더불어 집성방법 또한 확인을 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집성판재는 일반적으로 4자 x 8자 (1,220mm x 2,440mm)의 크기로 만들어지는게 국제 관례입니다. 원목이 가지는 폭에 대한 제한때문에 나무를 다루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집성기술의 발전으로 일반인들도 나무를 이용하여 가구를 만들게 되었으므로 참으로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집성판재에서 사용하는 본드는 인간에게 무해한 제품만 사용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됩니다. 어느 정도 가격이 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본드도 좋은걸 쓰는 거죠.
전문 공방에서는 하드우드 제재목을 구입하여 대패를 친 후 직접 솔리드 집성하여 넓은 판재를 만듭니다. 이렇게 직접 집성하지 않는다면 공장에서 집성하여 나오는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집성판재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판 (Plywood)
합판은 전통적인 공학목재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합판은 원목을 돌려깍기하여 얇은 버니어(Veneer)를 만들고 이를 결이 직각방향이 되게 접착하여 만듭니다. 나무는 결방향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원목이나 집성판재로 가구를 만들때는 결방향을 항상 신경써야 합니다. 합판은 어느 방향으로도 강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유용합니다. 간혹 스크롤쏘를 이용하여 복잡한 모양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합판을 사용해야 합니다. 원목을 쓸 경우 결방향에 따라 가는 부분이 뚝 부러지기 십상입니다.
합판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판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인 합판은 동일한 수종을 사용하는데 비해 미장합판(Decorative Plywood)는 속부분은 저렴한 나무의 버니어로 만들고 겉 두장만 무늬가 아름다운 비싼 나무로 붙이는 합판입니다. 애쉬나 오크등의 미장합판들이 인테리어나 가구에 많이 사용됩니다. 또 코아합판은 가운데가 버니어가 아니라 나무조각을 집성한 형태인 것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핑거조인트 집성판 앞 뒤로 버니어를 붙인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코아부분은 대부분 가벼운 목재인 라왕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OSB (Oriented Strand Board)
OSB는 나무 조각을 압착하여 만드는 파티클보드의 일종으로 얇은 나무조각인 스트랜드(Strand)를 결이 엇갈리도록 무작위로 배치하여 압착한 공학목재입니다. 합판 이후에 개발된 것으로 합판 보다 생산 공정이 단순해 가격도 저렴하고 강도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은 스트랜드가 무작위로 보이는 형태인데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널리 사용되는 OSB는 방수접착제를 사용하여 목조 건물의 벽체를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포름알데히드 문제 때문에 내장재나 가구로는 특별히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한 OSB를 사용해야 합니다.
PSL (Parallel Strand Lumber)
PSL은 OSB와 유사한데 스트랜드를 무작위 방향으로 놓는게 아니라 한 방향으로 배열하여 압착한 공학목재입니다. OSB와 비슷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수축/팽창/변형이 적고 매우 강도가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재 형태로 만들어서 목조주택의 구조재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독특한 무늬를 보여주기 때문에 요즘은 내장재로도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MDF (Medium Density Fiberboard)
MDF는 어느 집에나 있는 싱크대의 주자재입니다. 그리고 회사 사무실에 있는 가구들은 거의 모두 MDF로 만들어 질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MDF는 나무를 잘게 섬유질(Fiber)레벨까지 분쇄한 뒤에 고온/고압으로 압착하여 만든 공학목재입니다. 나무의 섬유질을 압착한 것이라 종이와 비슷한 물성을 가집니다. 결 자체가 없기 때문에 수축/팽창/변형이 없는 점은 장점인데, 물에 굉장히 약합니다. 종이가 물에 젖으면 부풀어 올라 복구되지 않듯이 MDF도 물에 접촉되면 불어 터져 못쓰게 됩니다. 그래서 MDF는 야외에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내구성도 원목이나 합판류보다 약합니다. (파티클보드보다는 강함) 결이 없기 때문에 나무에 작업하듯이 피스를 박다보면 헛도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MDF는 피스보다는 볼트나 미니픽스 같은 철물을 많이 사용합니다. MDF도 고비중 제품은 강도도 좋고 가격도 비쌉니다. 반면에 저비중 제품은 강도가 약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고비중 제품은 변형이 없는 MDF의 특성 때문에 정밀성이 필요한 부분이나 상판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MDF 자체는 위 사진과 같은 형태인데 가구로 사용될 경우에는 주로 MDF위에 무늬목 버니어를 붙이거나 시트지를 붙여서 미적인 부분을 보완하여 사용됩니다. 싱크대에 주로 사용되는 자재는 MDF의 그라비아(Gravure) 인쇄를 한 모양지를 만들고 이를 멜라민 수지로 함침한 시트지를 붙이는데 이를 LPM 코팅이라고 얘기합니다.
MDF는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접착제 때문에 아토피 유발의 주범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MDF에 대한 불신이 높고, MDF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원목 가구를 직접 만들기 위해 DIY에 입문하는 동호인들도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E2급 MDF제품이 많이 사용되지만, 신경써서 고르면 E0, E1급 MDF도 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MDF는 버려지는 가구나 자잘해서 상품가치가 없는 가지치기된 나무들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다만 싼 제품을 만드려는 의도로 해로운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가구로 유명한 이탈리아도 MDF로 만든 가구가 많으며, 이탈리아 자체가 고급 MDF를 만드는 중요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좋은 품질의 MDF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나무를 온전히 활용하는 것이고, 나무를 한그루라도 덜 베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예전에 환경관련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폐목재와 잔가지를 수거해서 불에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데 비해, 외국은 MDF등의 공학 목재로 재생산하여 벌목을 줄이고 있다며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더군요.
물론 저도 MDF보다는 원목/집성판재를 좋아합니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MDF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필요한 부분에는 사용되어야 무차별적인 벌목이 줄어들고 원목에 대한 경제적 활용도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모든 곳에 원목을 쓴다면 나무가 부족해져, 원목 가구를 만드는 취미는 부자들만의 호사스런 것이 되겠지요.
파티클 보드 (Particle Board, PB)
MDF가 섬유질 레벨까지 분쇄하여 만든 다면, 파티클보드는 그 보다는 좀 더 큰 톱밥 정도의 크기로 나무를 분쇄한 다음 압착하여 만듭니다. 좀 더 큰 입자로 만들기 때문에 빈 공간이 제법 있어 가볍고, 강도는 약합니다. 그래서 가구의 뒷판이나 내구성이 필요없는 부분에 사용됩니다. MDF와 마찬가지로 물에 약합니다.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소재이자 저가 가구의 주 재료이기도 합니다. 낮은 가격을 타켓팅하기 때문에 접착제도 좋을 걸 쓰지 않아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꽤 많습니다. 파티클보드로 만든 가구는 왠만하면 집에 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DIY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집성판재나 합판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실 겁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다른 독특한 외양과 기능성을 가진 공학 목재들이 있으니 시야를 넓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 좋은 소재에 대해서도 알고 계셔야 현명하게 가구를 고를 수 있을 겁니다.
원목 판재/각재
어떤 종류의 나무든 간에 나무가 가구에 쓰이는 판재가 되기 위해서는 벌목이 된 다음 제재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나무는 긴 원기둥의 모양이기 때문에 원기둥에서 긴 판재를 얻어 내는 방법은 아래 그림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목 판재가 가질 수 있는 최대 폭은 원목의 지름보다 작다는 것인데, 큰 나무라고 해봐야 지름이 1미터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피 부분 제거하고 대패질하고 하다 보면 300mm 정도의 폭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원목 판재는 SPF판재입니다. SPF는 Spruce, Pine, Fir 즉 스프러스, 소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를 수종 구분하지 않고 규격화된 크기로 만들어내는 판재로서 주로 목조주택의 골격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이 중에서 마무리 품질이 좋은 것들은 가구를 만드는데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SPF 19t 판재의 사진인데 38mm(1x2), 89mm(1x4), 140mm, 184mm, 235mm, 286mm 등으로 규격화되어 나옵니다. 이렇게 최대폭이 300mm가 되지 않기 때문에 테이블 상판으로 사용하려면 이 판재들을 본드로 붙이거나 간격을 두고 판넬 식으로 붙이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SPF 구조목의 주종은 38mm 두께의 원목 판재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경량 목조 주택의 골격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며, 수요와 공급이 가장 많은 원목 판재들입니다. 이 중에서 투바이포(2x4)라고 주로 불리는 38mm x 89mm 규격 판재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원목판재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300mm이상 넓은 폭의 판재는 구하기 어렵다.
- 접착부분이 없어 판재 자체는 튼튼하고, 본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 나무의 본성인 수축과 팽창, 휘어지는 문제가 항상 생긴다.
- SPF 판재외에 다른 수종은 일반인이 쉽게 구하기 어렵고, 다루기도 어렵다. (수압대패/자동대패 필요)
집성 판재 (Edge Glued Panel)
원목으로는 넓은 폭의 판재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넓은 판재를 만드는 방법은 좁은 폭의 판재를 옆으로 본드로 붙여 넓은 폭의 판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집성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원목 가구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집성판재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집성판재도 집성 방법에 따라 몇가지 구분이 있습니다. 짧은 나무조각을 핑거조인트(Finger Joint, F/J로 많이 표기함)로 집성하는 방법과 긴 판재를 솔리드로 집성하는 방법입니다. 핑거조인트는 나무조각의 끝은 손가락 모양으로 가공하여 본드의 결합 면적을 넓히는 방법인데 아래 그림과 같이 윗면에 핑거조인트가 보이는 방식을 탑-핑거조인트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은 나무 조각을 집성할 때는 옹이나 구멍 등 품질이 안좋은 부분은 제거하고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절 집성판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핑거조인트 모양이 상판에 보이는 것에 대해 미관상 문제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반응 때문에 아래 그림처럼 사이드-핑거조인트 방법으로 집성하기도 합니다. 사이드-핑거조인트는 핑거모양을 옆 단면에 만들었기 때문에 위에서 바라볼 때는 이질적인 핑거모양이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드우드 집성판은 이런 사이드-핑거조인트로 집성됩니다. 하드우드(활엽수)들은 키가 칩엽수들에 비해 키가 작은데다가 곧게 자라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이런 핑거조인트로 집성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애쉬나 자작나무의 경우 솔리드 집성 제품도 나옵니다.
아주 큰 키로 전봇대처럼 곧게 자라면서 성장속도가 빠른 소프트우드(침엽수)들의 경우에는 2.5미터 정도의 길고 좁은(50~100mm 정도) 판재를 핑거조인트 모양없이 이어 붙이는 솔리드 집성(SEGP = Solid Edge Glued Panel)을 할 수 있습니다.
솔리드 집성의 경우 원목과 가장 유사한 모양새를 가지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긴 판재를 만들기 때문에 옹이가 있는 유절 집성판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히노끼나 라디에타 파인의 경우 무절 솔리드 집성판재 제품도 나옵니다. 라디에타 파인 무절 솔리드 집성은 공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집성 판재 중 하나입니다.
같은 수종으로 만들더라도 집성방법에 따라 구분되어 시장에서 유통됩니다. 예를 들어 삼나무의 경우 톱-핑거조인트 제품도 판매되고 있고, 그보다 약간 더 비싼 솔리드 집성판재도 판매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톱-핑거조인트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고, 사이드 핑거조인트가 솔리드 집성판재가 선호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재를 구매할 때 나무의 종류와 더불어 집성방법 또한 확인을 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집성판재는 일반적으로 4자 x 8자 (1,220mm x 2,440mm)의 크기로 만들어지는게 국제 관례입니다. 원목이 가지는 폭에 대한 제한때문에 나무를 다루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집성기술의 발전으로 일반인들도 나무를 이용하여 가구를 만들게 되었으므로 참으로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집성판재에서 사용하는 본드는 인간에게 무해한 제품만 사용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됩니다. 어느 정도 가격이 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본드도 좋은걸 쓰는 거죠.
전문 공방에서는 하드우드 제재목을 구입하여 대패를 친 후 직접 솔리드 집성하여 넓은 판재를 만듭니다. 이렇게 직접 집성하지 않는다면 공장에서 집성하여 나오는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집성판재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목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넓은 폭의 판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기가 규격화되어 있습니다.
- 원목 판재 처럼 수축/팽창은 하지만 휘어지는 경향은 적습니다. 그건 나무는 결의 방향에 따라 휘어지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데, 집성할 때 휘어지는 방향이 서로 엇갈리게 배치를 합니다. 그러면 전반적으로 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 간혹 가다가 본드로 결합된 집성 부분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 살이 아니기 때문에 약한 부분이기 마련인데 강한 힘을 가하거나 충격을 주었을 때 혹은 나무의 수축/팽창을 이기지 못하고 집성 부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원목보다는 강도가 약간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합판 (Plywood)
합판은 전통적인 공학목재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합판은 원목을 돌려깍기하여 얇은 버니어(Veneer)를 만들고 이를 결이 직각방향이 되게 접착하여 만듭니다. 나무는 결방향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원목이나 집성판재로 가구를 만들때는 결방향을 항상 신경써야 합니다. 합판은 어느 방향으로도 강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유용합니다. 간혹 스크롤쏘를 이용하여 복잡한 모양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합판을 사용해야 합니다. 원목을 쓸 경우 결방향에 따라 가는 부분이 뚝 부러지기 십상입니다.
합판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적으로 원목이나 집성판재보다 강도가 좋습니다. 그리고 결방향에 따른 강도 차이도 없습니다.
- 강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 원목보다 얇은 판재가 나옵니다. 원목의 경우 유통되는 가장 얇은 판재는 12t인데 비해, 합판은 4.5t 제품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얇은 판을 가구만들 때 뒷판이나 앞/옆면의 알판으로 사용합니다.
- 원목에 비해 수축/팽창이 적고, 휘어짐도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치수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작업대나 지그(Jig)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원목이나 집성판재에 비해 저렴합니다. 물론 자작나무 합판처럼 집성판보다 비싼 합판도 있지만 소나무나 잡목으로 만든 합판은 매우 저렴합니다.
- 예전에는 합판하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요즘 많이 유통되는 자작나무 합판이나 미송 합판은 품질도 좋고 나무결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합판의 제조 원리상 나올 수 밖에 없는 단면도 아름다움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 저렴한 가격대의 합판들은 싼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제법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내가구에 합판을 사용할 경우에는 E0급이나 E1급을 사용해야 합니다. 건축공사할 때 콘크리트 거푸집으로 합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합판들은 E2 등급이나 등급외 제품입니다. 이런 합판들은 실내 가구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합판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인 합판은 동일한 수종을 사용하는데 비해 미장합판(Decorative Plywood)는 속부분은 저렴한 나무의 버니어로 만들고 겉 두장만 무늬가 아름다운 비싼 나무로 붙이는 합판입니다. 애쉬나 오크등의 미장합판들이 인테리어나 가구에 많이 사용됩니다. 또 코아합판은 가운데가 버니어가 아니라 나무조각을 집성한 형태인 것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핑거조인트 집성판 앞 뒤로 버니어를 붙인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코아부분은 대부분 가벼운 목재인 라왕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OSB (Oriented Strand Board)
OSB는 나무 조각을 압착하여 만드는 파티클보드의 일종으로 얇은 나무조각인 스트랜드(Strand)를 결이 엇갈리도록 무작위로 배치하여 압착한 공학목재입니다. 합판 이후에 개발된 것으로 합판 보다 생산 공정이 단순해 가격도 저렴하고 강도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은 스트랜드가 무작위로 보이는 형태인데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널리 사용되는 OSB는 방수접착제를 사용하여 목조 건물의 벽체를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포름알데히드 문제 때문에 내장재나 가구로는 특별히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한 OSB를 사용해야 합니다.
PSL (Parallel Strand Lumber)
PSL은 OSB와 유사한데 스트랜드를 무작위 방향으로 놓는게 아니라 한 방향으로 배열하여 압착한 공학목재입니다. OSB와 비슷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수축/팽창/변형이 적고 매우 강도가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재 형태로 만들어서 목조주택의 구조재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독특한 무늬를 보여주기 때문에 요즘은 내장재로도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MDF (Medium Density Fiberboard)
MDF는 어느 집에나 있는 싱크대의 주자재입니다. 그리고 회사 사무실에 있는 가구들은 거의 모두 MDF로 만들어 질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MDF는 나무를 잘게 섬유질(Fiber)레벨까지 분쇄한 뒤에 고온/고압으로 압착하여 만든 공학목재입니다. 나무의 섬유질을 압착한 것이라 종이와 비슷한 물성을 가집니다. 결 자체가 없기 때문에 수축/팽창/변형이 없는 점은 장점인데, 물에 굉장히 약합니다. 종이가 물에 젖으면 부풀어 올라 복구되지 않듯이 MDF도 물에 접촉되면 불어 터져 못쓰게 됩니다. 그래서 MDF는 야외에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내구성도 원목이나 합판류보다 약합니다. (파티클보드보다는 강함) 결이 없기 때문에 나무에 작업하듯이 피스를 박다보면 헛도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MDF는 피스보다는 볼트나 미니픽스 같은 철물을 많이 사용합니다. MDF도 고비중 제품은 강도도 좋고 가격도 비쌉니다. 반면에 저비중 제품은 강도가 약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고비중 제품은 변형이 없는 MDF의 특성 때문에 정밀성이 필요한 부분이나 상판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MDF 자체는 위 사진과 같은 형태인데 가구로 사용될 경우에는 주로 MDF위에 무늬목 버니어를 붙이거나 시트지를 붙여서 미적인 부분을 보완하여 사용됩니다. 싱크대에 주로 사용되는 자재는 MDF의 그라비아(Gravure) 인쇄를 한 모양지를 만들고 이를 멜라민 수지로 함침한 시트지를 붙이는데 이를 LPM 코팅이라고 얘기합니다.
MDF는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접착제 때문에 아토피 유발의 주범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MDF에 대한 불신이 높고, MDF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원목 가구를 직접 만들기 위해 DIY에 입문하는 동호인들도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E2급 MDF제품이 많이 사용되지만, 신경써서 고르면 E0, E1급 MDF도 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MDF는 버려지는 가구나 자잘해서 상품가치가 없는 가지치기된 나무들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다만 싼 제품을 만드려는 의도로 해로운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가구로 유명한 이탈리아도 MDF로 만든 가구가 많으며, 이탈리아 자체가 고급 MDF를 만드는 중요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좋은 품질의 MDF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나무를 온전히 활용하는 것이고, 나무를 한그루라도 덜 베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예전에 환경관련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폐목재와 잔가지를 수거해서 불에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데 비해, 외국은 MDF등의 공학 목재로 재생산하여 벌목을 줄이고 있다며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더군요.
물론 저도 MDF보다는 원목/집성판재를 좋아합니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MDF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필요한 부분에는 사용되어야 무차별적인 벌목이 줄어들고 원목에 대한 경제적 활용도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모든 곳에 원목을 쓴다면 나무가 부족해져, 원목 가구를 만드는 취미는 부자들만의 호사스런 것이 되겠지요.
파티클 보드 (Particle Board, PB)
MDF가 섬유질 레벨까지 분쇄하여 만든 다면, 파티클보드는 그 보다는 좀 더 큰 톱밥 정도의 크기로 나무를 분쇄한 다음 압착하여 만듭니다. 좀 더 큰 입자로 만들기 때문에 빈 공간이 제법 있어 가볍고, 강도는 약합니다. 그래서 가구의 뒷판이나 내구성이 필요없는 부분에 사용됩니다. MDF와 마찬가지로 물에 약합니다.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소재이자 저가 가구의 주 재료이기도 합니다. 낮은 가격을 타켓팅하기 때문에 접착제도 좋을 걸 쓰지 않아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꽤 많습니다. 파티클보드로 만든 가구는 왠만하면 집에 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DIY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집성판재나 합판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실 겁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다른 독특한 외양과 기능성을 가진 공학 목재들이 있으니 시야를 넓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 좋은 소재에 대해서도 알고 계셔야 현명하게 가구를 고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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