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팍 새더군요. 제가 설겆이한 그릇을 엎어 놓을 수 있는 히노끼 그릇 선반을 만들어 준대도 싫다 하고, 화장품 정리박스 만들어 준대로 싫다 하더니... 고작 만들어 달라는게 키친타올 스탠드라뇨.
얘기를 들어보니 아래 사진과 비슷한 모양의 스탠드를 쓰고 있었는데, 가운데 봉이 키친타올보다 짧아서 꼭 한손으로 키친타올을 잡고 뜯어야 한다는 겁니다. 손에 물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아 젖은 손으로 키친타올을 잡아야 해 짜증난다는게... 민원의 요지였습니다. 고로 봉의 길이를 더 길게 같은 형태로 만들면 되는 거였습니다.
인터넷으로 조사를 좀 더 해보니 더 예쁜 모양의 키친타올 홀더도 많더군요. 대부분 위 사진 처럼 스탠드형이고 아래 사진처럼 벽걸이형도 꽤나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만들어 싱크대 상부장 아래에 달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결국 손으로 키친타올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 하면서 싫답니다. 그러고 나무 사줄 돈도 없으니 베란다에 쌓여있는 나무로 만들어라는 겁니다. ㅡ,,ㅡ
베란다에 나무가 좀 있긴 하지만 다 다른거 만들려고 예약된 나무이고, 있다 해도 판재 형태라 봉으로 만들수는 없는 거였습니다. 뒤적뒤적 베란다에 있는 나무들을 툴툴 거리며 찾다보니... 적당한 게 하나 보였습니다. 그건 삼나무 30mm x 30mm 로 길이가 1미터 정도되는 각재였습니다. 제가 산건 아니고 제가 다른 걸 만들려고 19mm x 19mm 쫄대 긴 거를 샀는데, 판매자가 배송 중 쫄대가 부러질까봐 이 각재에 쫄대를 꽁꽁 묶어 보내줬던 겁니다. 즉 공짜로 딸려온 나무라는 거죠.
이걸로 봉 비슷하게 만들면 될거고, 바닥은 뭘로 하나... 하고 찾아봤더니 전에 사둔 19t로 89mm 폭의 120mm 정도되는 자투리 SPF 구조재가 있네요. 이 자투리 10개를 1,000원에 샀으니 자투리 하나는 100원 꼴입니다. 그리고 30원짜리 목심으로 연결할 거니 결국 원가는 130원인겁니다. 원목 키친타올 스탠드가 인터넷에서 못해도 5,000원은 하니까 살림에 보탬이 되긴 하네요.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키친타올의 폭이 300mm이므로 손으로 잡는 50mm 정도 여유를 더 주어 350mm 정도의 봉 길이가 필요합니다. 30mm x 30mm 삼나무 각재를 350mm 길이로 톱질합니다.
그리고 SPF 구조재의 중앙점을 찾은 다음 표시를 해둡니다. 받침과 봉은 8mm 목심으로 연결할 겁니다. 그래서 받침의 중앙에 먼저 지름 8mm 깊이 15mm의 구멍을 뚫습니다. 수직 타공을 위해 도웰마스터를 이용할 것이므로 도웰마스터1에 드릴비트를 끼운 후에 드릴비트를 15mm 앞으로 냅니다. 이 때 작업대에 표시된 자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그리곤 도웰마스터 왼쪽편에 나온 비트쪽에 마스킹 테이프를 감아 타공 깊이를 표시합니다. 그리고 도웰마스터를 이용하여 받침에 수직타공을 합니다.
8mm 목심에 구멍 깊이만큼 목공용 본드를 바른 후 구멍에 넣고 고무망치로 때려 넣습니다. 그리고 수직이 맞는지 직각자로 사방 모두를 체크합니다. 만일 직각이 맞지 않으면 긴 봉이 피사의 사탑처럼 비스듬하게 누울 것이므로 다른 부재를 찾아 다시 작업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한번에 성공했네요.
이제 삼나무 각재를 연결할 차례인데, 연결하고 나면 사포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없으므로 미리 사포질을 열심히 합니다. 마눌님 손에 가시라도 박히면 적어도 삼일은 쫄쫄 굶길 것이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 네 모서리와 손잡이 부분을 둥글게 둥글게 사포질 합니다. 무른 삼나무라 사포질 시간이 그래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나무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사포질하는 시간입니다. 사포질할 때 강하게 올라오는 나무향이 힘든 사포질의 즐거움이 되어 주지요. 여러 나무들을 사포질해 보았는데, 적삼목(Western Red Cedar), 히노끼(편백나무), 오비스기(일본 오비지방의 삼나무), 레드파인(Scots Pine)은 제 취향에 맞는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런데 중국산 삼나무의 향은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너무 자극적인 것 같아요. 스프러스나 라디에타 파인은 아주 약한 송진향이 나는 정도입니다.
삼나무 각재의 중앙에 8mm 타공을 해야 합니다. 타공할 중앙을 송곳으로 꾸욱~ 눌러줍니다. 그래야 브래드 포인트 비트2의 침을 그 위치에 딱 맞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직을 최대한 맞추어 작업대 바이스로 고정합니다.
각재인 경우 드릴프레스로도 수직 타공이 어렵습니다. 그만큼 수직으로 잡고 있기 힘들어서 인데요. 위 사진처럼 작업대 바이스에 수직으로 잘 고정시켰다면 도웰마스터로 쉽게 수직타공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도웰 마스터의 다리 부분을 바닥에 밀착시킨 후 타공하면 됩니다.
수직 타공은 잘 되었습니다만 타공하는 중 무른 삼나무의 결이 뜯어져서 표면부분의 구멍이 헐거워 졌습니다. 실제로 바닥에 고정된 목심에 끼워봤더니 헐렁헐렁합니다. 이럴때 필요한 건 바로 쐐기입니다. 그리고 쐐기로 가장 좋은게 바로 "이쑤시개"입니다. 이쑤시개는 단단한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쐐기로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강도를 필요로 하는 목심도 대부분 자작나무로 만들어집니다.
구멍의 뜯어진 부분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이쑤시개를 본드를 바른 다음 붙여 구멍의 크기를 좁혀 줍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른 후 목심과 구멍에 본드를 바른 후 끼워 넣으면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이쑤시개 덕분에 제법 힘을 주어야 들어가더군요. 이렇게 해서 간단하게 130원짜리 키친타올 스탠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실제로 키친타올을 꽂아본 모습입니다. 저렇게 손을 잡을 수 있는 여유분의 길이가 확보되어 키친타올 뜯어내기가 편리합니다. 즉흥적으로 재료가 선택되긴 했습니다만 봉을 삼나무로 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삼나무는 무게가 아주 가볍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받침으로 사용된 스프러스는 제법 무거운 편입니다. 봉이 무거우면 서있는 자세가 좀 불안할 터인데, 봉보다 아래가 더 무거우니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르지만 가벼운 삼나무는 나름의 장점이 있어 아이들을 위한 소품이나 서랍재, 뒷판 등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마감은 내츄럴 오일 폴리쉬로만 했습니다. 이 오일은 특히 삼나무에 잘 어울리는 마감입니다. 아무런 마감을 하지 않으면 삼나무의 결이 약간 흐린 편인데 오일로 마감하면 삼나무의 결이 진하게 살아나 한결 아름다워집니다. 반면 스프러스는 원래 유분이 많은 나무라 그런지 결이 진해지는 정도가 적습니다.
키친타올 스탠드는 자투리 나무로 별 기술없이 쉽게 만들 수 있어 초보에게 아주 좋은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 나무가 좀 있긴 하지만 다 다른거 만들려고 예약된 나무이고, 있다 해도 판재 형태라 봉으로 만들수는 없는 거였습니다. 뒤적뒤적 베란다에 있는 나무들을 툴툴 거리며 찾다보니... 적당한 게 하나 보였습니다. 그건 삼나무 30mm x 30mm 로 길이가 1미터 정도되는 각재였습니다. 제가 산건 아니고 제가 다른 걸 만들려고 19mm x 19mm 쫄대 긴 거를 샀는데, 판매자가 배송 중 쫄대가 부러질까봐 이 각재에 쫄대를 꽁꽁 묶어 보내줬던 겁니다. 즉 공짜로 딸려온 나무라는 거죠.
이걸로 봉 비슷하게 만들면 될거고, 바닥은 뭘로 하나... 하고 찾아봤더니 전에 사둔 19t로 89mm 폭의 120mm 정도되는 자투리 SPF 구조재가 있네요. 이 자투리 10개를 1,000원에 샀으니 자투리 하나는 100원 꼴입니다. 그리고 30원짜리 목심으로 연결할 거니 결국 원가는 130원인겁니다. 원목 키친타올 스탠드가 인터넷에서 못해도 5,000원은 하니까 살림에 보탬이 되긴 하네요.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키친타올의 폭이 300mm이므로 손으로 잡는 50mm 정도 여유를 더 주어 350mm 정도의 봉 길이가 필요합니다. 30mm x 30mm 삼나무 각재를 350mm 길이로 톱질합니다.
그리고 SPF 구조재의 중앙점을 찾은 다음 표시를 해둡니다. 받침과 봉은 8mm 목심으로 연결할 겁니다. 그래서 받침의 중앙에 먼저 지름 8mm 깊이 15mm의 구멍을 뚫습니다. 수직 타공을 위해 도웰마스터를 이용할 것이므로 도웰마스터1에 드릴비트를 끼운 후에 드릴비트를 15mm 앞으로 냅니다. 이 때 작업대에 표시된 자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그리곤 도웰마스터 왼쪽편에 나온 비트쪽에 마스킹 테이프를 감아 타공 깊이를 표시합니다. 그리고 도웰마스터를 이용하여 받침에 수직타공을 합니다.
8mm 목심에 구멍 깊이만큼 목공용 본드를 바른 후 구멍에 넣고 고무망치로 때려 넣습니다. 그리고 수직이 맞는지 직각자로 사방 모두를 체크합니다. 만일 직각이 맞지 않으면 긴 봉이 피사의 사탑처럼 비스듬하게 누울 것이므로 다른 부재를 찾아 다시 작업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한번에 성공했네요.
이제 삼나무 각재를 연결할 차례인데, 연결하고 나면 사포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없으므로 미리 사포질을 열심히 합니다. 마눌님 손에 가시라도 박히면 적어도 삼일은 쫄쫄 굶길 것이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 네 모서리와 손잡이 부분을 둥글게 둥글게 사포질 합니다. 무른 삼나무라 사포질 시간이 그래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나무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사포질하는 시간입니다. 사포질할 때 강하게 올라오는 나무향이 힘든 사포질의 즐거움이 되어 주지요. 여러 나무들을 사포질해 보았는데, 적삼목(Western Red Cedar), 히노끼(편백나무), 오비스기(일본 오비지방의 삼나무), 레드파인(Scots Pine)은 제 취향에 맞는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런데 중국산 삼나무의 향은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너무 자극적인 것 같아요. 스프러스나 라디에타 파인은 아주 약한 송진향이 나는 정도입니다.
삼나무 각재의 중앙에 8mm 타공을 해야 합니다. 타공할 중앙을 송곳으로 꾸욱~ 눌러줍니다. 그래야 브래드 포인트 비트2의 침을 그 위치에 딱 맞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직을 최대한 맞추어 작업대 바이스로 고정합니다.
각재인 경우 드릴프레스로도 수직 타공이 어렵습니다. 그만큼 수직으로 잡고 있기 힘들어서 인데요. 위 사진처럼 작업대 바이스에 수직으로 잘 고정시켰다면 도웰마스터로 쉽게 수직타공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도웰 마스터의 다리 부분을 바닥에 밀착시킨 후 타공하면 됩니다.
수직 타공은 잘 되었습니다만 타공하는 중 무른 삼나무의 결이 뜯어져서 표면부분의 구멍이 헐거워 졌습니다. 실제로 바닥에 고정된 목심에 끼워봤더니 헐렁헐렁합니다. 이럴때 필요한 건 바로 쐐기입니다. 그리고 쐐기로 가장 좋은게 바로 "이쑤시개"입니다. 이쑤시개는 단단한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쐐기로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강도를 필요로 하는 목심도 대부분 자작나무로 만들어집니다.
구멍의 뜯어진 부분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이쑤시개를 본드를 바른 다음 붙여 구멍의 크기를 좁혀 줍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른 후 목심과 구멍에 본드를 바른 후 끼워 넣으면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이쑤시개 덕분에 제법 힘을 주어야 들어가더군요. 이렇게 해서 간단하게 130원짜리 키친타올 스탠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실제로 키친타올을 꽂아본 모습입니다. 저렇게 손을 잡을 수 있는 여유분의 길이가 확보되어 키친타올 뜯어내기가 편리합니다. 즉흥적으로 재료가 선택되긴 했습니다만 봉을 삼나무로 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삼나무는 무게가 아주 가볍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받침으로 사용된 스프러스는 제법 무거운 편입니다. 봉이 무거우면 서있는 자세가 좀 불안할 터인데, 봉보다 아래가 더 무거우니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르지만 가벼운 삼나무는 나름의 장점이 있어 아이들을 위한 소품이나 서랍재, 뒷판 등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마감은 내츄럴 오일 폴리쉬로만 했습니다. 이 오일은 특히 삼나무에 잘 어울리는 마감입니다. 아무런 마감을 하지 않으면 삼나무의 결이 약간 흐린 편인데 오일로 마감하면 삼나무의 결이 진하게 살아나 한결 아름다워집니다. 반면 스프러스는 원래 유분이 많은 나무라 그런지 결이 진해지는 정도가 적습니다.
키친타올 스탠드는 자투리 나무로 별 기술없이 쉽게 만들 수 있어 초보에게 아주 좋은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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