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램프는 가공할 부재를 죄어서 고정하는 역할로 주로 사용됩니다. 즉 힘이 죄는 방향으로 가해진다는 의미죠. 그런데 대부분의 퀵그립 바 클램프들은 손잡이 없는 쪽의 패드를 분리해서 거꾸로 끼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거꾸로 끼우게 되면 벌리는 방향으로 힘을 가할 수 있죠. 그런데 어떤 경우에 벌리는 힘이 필요할까요?
Wolfcraft의 원핸드 클램프 제품 설명에는 옆 사진과 같이 문틀을 고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예시하고 있습니다.
과연 문틀을 고정할 때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외에 더 좋은 용도는 없을까요?
어느날 마눌님이 캔바스와 곶감상자를 저한테 주면서 이것도 나무로 만들어진 거니까 분해해서 써랍니다. 나무 살 돈은 안주고 이렇게 재활용하라며 남들이 버린 걸 주워 와서 저한테 안깁니다. ㅡ,,ㅡ
그런데 이 캔버스는 적삼목(Western Red Cedar)으로 만들어져 있네요. 분해하면 쓸만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분해할까 하며 남아있는 그림을 제거했습니다. 스테이플러와 신주못으로 박혀 있어서 장도리와 못쓰는 재활용 끌 등을 이용하여 어렵지 않게 그림을 떼어 냈습니다. 보니 거칠긴 하지만 연귀촉 짜임으로 만들어진 캔바스네요.
연귀촉 짜임은 액자를 만들때 보이는 앞부분은 대각선으로 연결된 것 처럼 보이게 하고 안쪽은 장부를 파서 연결한 형태를 말합니다. 그냥 45도로 잘라서 본딩한 것 보다는 강도면에서 우수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분해하나 하고 손 힘으로 어떻게 해볼려고 했는데 꿈쩍도 안합니다. 그러나 클램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클램프로 벌리기 기능도 되니까 액자의 두 기둥을 벌리면 접합 부위가 떨어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클램프의 패드를 떼려면 아래 사진과 같이 패드 아랫 부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바에서 쉽게 분리됩니다. 이것을 반대쪽 바의 끝에 벌리는 방향으로 버튼을 누른 상태로 밀어넣고 버튼을 떼면 딱~ 소리가 나면서 고정됩니다. 여러분이 가진 클램프로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클램프를 벌리는 방향으로 한 뒤에 두 기둥 사이에 끼워넣고 클램프 레버를 당기면 쩌억~ 하고 본드 접합 부위가 떨어집니다. 혹시 강력 접착제를 썼을 경우 본딩된 부분이 아닌 나무 부분이 쪼개질 수도 있습니다.
캔바스의 경우 쉽게 접합 부위가 떨어지더군요. 강력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듯 합니다.
연귀촉 짜임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분해가 되었네요. 적삼목이라 깔끔하게 가공되지 않아 거칠긴 하지만 적삼목 자체가 쓰임새가 좋기 때문에 충분히 재활용 가능합니다.
다음은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곶감 상자입니다. 대부분의 곶감 상자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오동나무를 사용하네요. 오동나무는 나무가 약하기 때문에 강력한 본드를 사용했을 경우 접합부위가 아닌 다른 곳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이 세팅한 다음 클램프 레버를 당기니 아래 사진 처럼 접합부위가 딱 떨어졌습니다. 다행이네요.
이처럼 클램프의 벌림 기능을 활용하여 단단하게 결합되어 분해하기 힘든 폐가구나 소품들을 비교적 쉽게 분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재활용 수거장에 버려진 나무로 된 가구나 소품을 보면 본드로 결합되어 있어 못 쓸거야 생각치 마시고 이런 방법으로 분해해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재활용이 나무를 한 그루라도 덜 베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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