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U는 독일의 유명한 접착제 만드는 회사입니다. 여기서 만든 Patafix 제품은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손으로 주물주물 만질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용도는 가벼운 그림이나 액자 같은 것을 벽에 붙이는 겁니다. 벽에 못을 치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떼어낼 때도 깨끗하게 떨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강력하게 접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거운 액자는 절대 이걸로 벽에 붙이면 안되고, 가볍더라도 바닥에 떨어지면 깨져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경우는 절대 사용하면 안됩니다.
작년 겨울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 갔을 때 가지치기된 편백나무 이파리와 산사춘 열매를 주워 왔는데 버리기가 아까워서 집 벽에다가 붙여두었습니다. 사진의 화살표 잘 보시면 흰색 껌 같은게 붙어있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것들은 티나지 않게 잘 붙들고 있습니다.
베란다 샷시를 통해 외풍이 많이 들어와 엄청 추웠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샷시 아랫부분에 배수를 위한 구멍이 나 있는 겁니다. 이 구멍으로 골바람이 들어오더군요. 이런 구멍 막는데도 Patafix가 짱입니다. 조물조물해서 구멍에 끼워넣으면 잘 붙어있습니다. 지난 겨울 Patafix로 틈새 막고 문풍지 바르고, 창문에 뾱뾱이 붙여서 그나마 잘 지나왔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세탁기가 있는 뒷베란다입니다. 세탁기 배수호스가 배수관에 꽂혀 있었는데, 배수관 직경이 호스 직경보다 많이 커서 덜렁 덜렁한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빨래만 돌리면 물이 역류해서 뒷 베란다가 물바다가 되곤 했습니다. 냄새도 제법 올라오구요. Patafix 스무조각 정도 뜯어내서 조물조물한 다음 호스와 배수관 사이의 틈을 꽉 막아버렸습니다. 이후로는 물이 역류하는 일 없습니다. 냄새도 안 올라오구요. 아직까지 그대로 잘 버티고 있어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는 듯 합니다. 언제든 깨끗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호스를 뺄 일 있으면 그냥 빼면 됩니다.
이외에도 전선을 정리할 때도 유용합니다. 와이파이 외장 안테나를 고정한다든가, 전기선이 바닥에서 뜨는 걸 잡아 준다든가, 차의 블랙박스 배선이 삐져나오는 걸 꽉 막아준다든지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강력한 접착제가 아니라 느슨한 접착제가 더 유용한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잉여의 진수를 보여주는 Patafix 스톱 모션입니다. 진짜 할일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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