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무를 주로 아이베란다에서 구입합니다. 그런데 최근 처제가 주문한 4인용 식탁은 상판을 멀바우(Merbau)로 해야 합니다. 상판이 찍히는 걸 싫어해서 단단한 하드우드를 원하네요. 애쉬와 멀바우를 보여주었더니 멀바우를 택하네요. 멀바우가 가격도 싸고 차분한 느낌이라 좋은 선택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베란다에서는 멀바우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다른 인터넷 목재 판매상과는 달리 작은 조각단위로 팔기 때문에 수종이 다양해지면서 재고관리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멀바우를 사기 위해 목재 도매상을 알아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목재 도매상들이 인천에 위치하는데 인천은 가본적도 별로 없고 막힐것 같아서 경기남부권이나 동부권으로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 걸린 것이 남양주 화도에 위치한 "나무좋아요"입니다.
<나무좋아요>에 주문을 넣다
나무좋아요는 온라인 쇼핑몰(http://www.woodnice.com)도 운영합니다. 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 재고도 확인 가능하고 가격과 규격도 모두 조회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가구를 설계할 때 그리고 목재 구입계획을 세울때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정보가 없다면 전화로 일일이 요청하고 설명듣고... 아주 피곤한 일입니다.
오프라인 목재상들이야 곳곳에 널려있지만 제가 그곳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점에서 목재도매상이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나무좋아요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곳은 목재를 직수입하는 곳이라 가격도 인천 목재상들에 비해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것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겠죠.
그런데 나무좋아요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지마켓같은 완전한 쇼핑몰은 아니고 물품 리스트를 조회한 뒤 어떤 걸 사겠다고 입력하고 대금을 통장입금하는 형태입니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뭐 나쁘진 않습니다.
이곳은 다른 목재상들과 마찬가지로 원장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가구의 크기에 맞는 최소한의 크기의 원장을 찾아서 장바구니에 넣고 구매를 하면 됩니다. 그러면 구매대금을 통장으로 입금하라는 안내를 합니다.
그런데 저같은 취미목공인들은 재단장비가 없고 트럭도 없으므로 승용차에 실으려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야 합니다. 그래서 재단을 요청해야 하는데 나무좋아요는 소정의 재단비를 받고 재단을 해줍니다. 재단을 어떻게 하느냐는 그림으로 그려서 홈페이지의 "온라인 견적문의" 게시판에 올려주면 곧바로 회신을 줍니다.
아마도 재단없이 재고가 있는 목재를 구입할 경우 사전 통보없이 바로 가서 구매가 가능하겠지만 재고가 없거나 재단이 필요한 경우는 미리 일정을 협의하여야 합니다. 게시판을 이용해도 좋고 전화(031-559-2123)로 문의해도 됩니다.
재단은 찾아가서 즉석으로 해달라는 건 안해준다고 합니다. 직접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사장님도 여자분이시고 직원도 여자 한명 밖에 없더군요. 재단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주초에 주문을 하면 그 주 목/금에 재단이 되고 금요일이나 토요일날 찾으러 가면 됩니다. 토요일도 오후 1시까지는 오픈하므로 저같은 직장인들에게는 편리합니다.
여기도 배송을 해주기는 합니다만 택배의 경우 묶음 단위로 만원 정도를 받고 재단된 경우만 택배가 가능합니다. 이번에 나무좋아요에 주문한 경우는 세묶음이나 되던데 택배비만 3만원이 나오더군요. 나무값은 8만원인데 너무 배송비 부담이 크죠. 화물로도 배달해주는데 이 경우 서울지역은 3~5만원 정도입니다. 대량으로 주문하는 공방은 화물을 이용하는것이 편하겠죠.
재단비의 경우 각재나 구조재는 컷당 500원인데
(2013.11.19 업데이트) 판재의 재단비가 인하되었네요. 반가운 소식입니다. 18t 미만 판재는 개당 1,000원, 18t 이상에서 30t 미만은 개당 2,000원, 30t 이상은 개당 3,000원입니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18t 판재의 재단비가 천원 할인된 격이라 저로서는 매우 만족스럽니다. 부가세 별도 금액입니다.
그런데 모든 목재 가격과 재단비는 부가세 별도입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나오는 가격에 10%를 가산해서 예산을 잡으셔야 합니다.
<나무좋아요>에 나무를 가지러 가다
지난주 월요일 저녁에 나무좋아요에 나무 주문과 재단 주문을 넣었습니다. 재단 주문은 그림으로 그려서 온라인 견적문의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서로 오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전화를 걸어서 얼마를 입금해야 하는지 확인했습니다. 나무값과 재단비 그리고 부가세 포함해서 약 94,000원 정도를 입금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수령하러 갈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목요일 오전에 재단이 완료되었다고 메시지가 오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시 전화를 걸어 토요일 오전에 찾으러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혼자 갈까 하다가 날씨도 좋고 드라이브도 할 겸 마눌님과 아이도 함께 데리고 갔습니다.
가는 길은 올림픽대로 -> 서울 춘천 고속도로 -> 화도IC -> 387도로 운수리 경로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좋아서일까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불과 17km 정도의 고속도로 구간인데 평균속도가 10km가 안되더군요. 마눌님과 아이가 막힌 도로를 보고 짜증을 내길래 괜히 데리고 왔나하며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좋은 공기도 마시고 드라이브하자고 꼬드겼는데 매연에 더위에 교통체증에... 짜증이 날만도 하죠.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30~40분 거리를 1시간 30분이나 걸려 나무좋아요에 도착했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네비게이션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주소인 "남양주시 수동면 운수리 155"를 찍었습니다. 나무좋아요의 전경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이 목재상 사장님... 귀차니즘이 있으신건지 사이트명도 "나무좋아요", 오프라인 매장의 간판도 "나무파는곳" ㅋㅋ 귀차니즘과 직설의 극치입니다.
차를 대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여자 두 분이 계시더군요. 나무를 찾으러 왔다고 하니 차를 가지고 뒤로 들어오랍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목재상의 창고들이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나무는 파란색 비닐테이프로 돌돌 감겨서 세뭉치였습니다. 필요하면 포장용 스티로폴을 주기도 하더군요.
묶어진 나무들을 차에 실었습니다. 원래는 트렁크에 실을 계획이었는데 트렁크 입구가 좁아 만만치가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뒷자리에 넣었습니다. 멀파우 판재는 1,300mm 폭이고, 각재는 1,500 길이이니 이 정도가 쏘나타 뒷자리에 실을 수 있는 한계인 것 같습니다. 차 내부가 다치지 않도록 가져간 스티로폼을 활용했습니다. 가져가길 잘했죠.
그런데 이 멀바우... 캬~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멀바우의 비중이 0.83입니다. 레드파인이 0.55 정도이니 같은 크기라면 멀바우가 1.5배가 더 무거운 겁니다. 그런데 체감 무게는 그 이상인 듯합니다. 특히 상판 자르고 남은 자투리 저 묶음은 혼자 들기 버거울 정도더군요. 멀바우는 만져보면 돌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했습니다. 왠만하면 하드우드는 안해야겠다. 이것도 젊고 힘있을때나 하는거다...
마눌님을 데리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는 건 저혼자 들더라도 무게와 크기 때문에 컨트롤이 되지 않아 혼자서 실었으면 차 내부에 찍힌 자국이 몇개 났을 겁니다. 마눌님이 반대쪽을 잡아주니 한결 편하더군요. 나무좋아요에도 여자분들 밖에 없으니 도와달라기도 좀 그렇고...
다음에 올때는 스티로폼을 더 준비해야할 것 같고, 줄자도 반드시 가져와야 할 것 같습니다. 재단이 제대로 되었는지 육안으로는 가늠하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목장갑도 필수입니다. 테이블쏘로만 작업된 거라 가시랭이가 제법 있습니다. 목장갑을 끼는게 훨씬 더 안전할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은 네비게이션이 좀 다른길을 안내하더군요. 이런 경로입니다. 387도로 -> 마석가구공단 입구 -> 동호평IC ->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 -> 수석IC -> 강변북로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길로는 불과 30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가면서 반대편으로 오는 차량의 흐름을 보니 비교적 원할합니다. 즉 올때도 이길로 왔으면 1시간내에 도착했을 걸로 예상이 됩니다.
반대편 차량의 흐름이 원할한 것을 마눌님이 보더니 더 짜증을 내더군요. ㅡ,,ㅡ 올때도 이길로 왔으면 안막혔을거 아니냐며... 어쨌든 저는 이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를 처음 타보는거였습니다. 요즘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덕소에서 서종까지 많이 막힌다는데 이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와 약간의 국도를 이용하면 서울춘천고속도로의 막히는 구간을 우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눌님한테 핀잔들어가며 좋은 팁을 하나 얻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갈때의 경로(빨간색)와 올때의 경로(초록색)입니다. 빨간색 경로로는 1시간 30분이 걸렸고, 초록색 경로는 30분이 걸렸습니다.
에코니스(마강우드) 발견
근데 돌아오는길 387도로에서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로 가는 중 눈길을 끄는 목재상을 발견했습니다. 에코니스(Econess)라는 간판과 목재상점이라는 간판이 크게 보입니다. 반대편에 있어 내려서 보지는 못했지만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흥미로운 곳이더군요.
원래 마강우드라는 목재상이었는데 옆에 에코니스라고 인테리어샵을 열었다고 합니다. 여기 사장님이 나무도 팔고 가구도 만들고 하신다네요. 그리고 그 옆에는 피자가게와 커피집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볼때는 이 에코니스라는 인테리어샵이 하남의 중아트 갤러리와도 비슷한 분위기여서 마눌님을 같이 데리고 와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쉬운점은 현재 이곳의 온라인 쇼핑몰(http://www.econess.co.kr)이 운영이 중단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목재 가격대가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취급하는지, 재단과 배송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조만간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방문도 해보구요.
집에 도착해서 멀바우 구경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 집에 올리는 것도 멀바우의 무게 때문에 끙끙 대었네요. 나중에 다 만들고나서 배달은 어떻게 할지 걱정입니다. 세 묶음이라 세차례에 걸쳐서 주차장에서 집으로 날랐더니 허리가 나갑니다. 아 이 저질체력~
비슷한 크기인 듯 보이지만 위의 멀바우 쪼가리가 다섯배는 무거운 것 같습니다. 아래 레드파인 각재는 가벼워서 한손으로도 들겠더군요. 이제 왠만하면 소프트우드로 하렵니다. 하드우드하려면 운동 좀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드우드는 프로 공방들의 영역으로 남겨둬야죠.
마침 아이베란다에서 주문한 레드파인 에이프런들과 철물들도 경비실에 맡겨져 있더군요. 가져와서 비교해보니 아이베란다가 보관과 건조를 잘하는지 비교적 표면이 깨끗한 상태입니다. 나무좋아요에서 사온 레드파인은 좀 거친감이 있네요. 그런데 사포질을 해보니 둘 다 비슷해집니다. 역시 사포질은 힘들긴해도 완성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베란다에서 온 것들은 배송 과정에서 생긴 찍힌 흔적이 꽤나 있다는 겁니다. 택배로 받을 경우 항상 감안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나무좋아요에서 직접 가져올 경우 나무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어 좋습니다.
아래 사진은 상판으로 쓸 멀바우 판재인데 모서리에 떡하니 "MADE IN INDONESIA"라고 도장이 찍혀있네요. 저거 못지우면 제가 만든 식탁이 인도네시아 수입산이 될 판입니다. 샌딩으로 지워질지 걱정입니다1. 어쨌든 마눌님도 저 멀바우의 견고함과 색깔, 재질 등을 맘에 들어하네요. 다음에 뭐 만들려면 멀바우로 만들라고 합니다. ㅡ,,ㅡ 무거워서 힘든데 어쩌죠.
오늘 레드파인 각재 톱질하고 사포질하느라 진이 다 빠졌는데 멀바우는 또 얼마나 저를 힘들게할 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하지만 나무를 다루면서 하나 배운점은 쉬엄쉬엄 나누어서 하면 오래 걸리더라도 어쨌든 다 하더라는 겁니다. 언젠가는 다 해결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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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무좋아요"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재단까지 해주면서 거리도 가까운 저에게 아주 고마운 존재입니다. 집성판재를 기준으로 아이베란다가 나무좋아요의 두배 가격입니다. 물론 아이베란다는 필요한 크기만큼 구입할 수 있어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이베란다를 계속 이용하긴 할테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나무좋아요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 거의 원장크기의 판재가 필요하고 재단양이 많지 않을때 (왜냐하면 아이베란다의 재단비가 훨씬 저렴합니다)
- 아이베란다에서 팔지 않는 수종(멀바우, PSL, 탄화목, 옐로우 파인 등)이 필요할 때
- SPF 구조재나 각재(이 경우 나무좋아요는 가격도 싸고 재단비도 저렴합니다)를 좀 많이 살 때
- 배송과정에서 찍히면 안되는 경우 (직접 가지러 가면 이 문제는 제가 하기 나름입니다)
어제 나무를 직접 나르면서 택배기사님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체감을 했습니다. 택배기사님들 항상 고맙습니다.
>>> 나무좋아요 위치 보기
(2013.11.19 업데이트)
"나무좋아요"의 사업이 번창하나 봅니다. 근처에 또 하나의 매장을 내고 기존 매장은 수동매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네요. 본사 및 제1매장은 서울에서 약간 더 가까운 마석4거리 인근 큰 길가로 이전했습니다. 이 또한 반가운 소식입니다. 관련글에 이사한 곳에 다녀온 후기를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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