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무를 주로 구입하는 곳은 목요공방, 나무좋아요, 이솔우드, 그리고 아이베란다입니다.
이 중에서 <나무좋아요>는 규격화된 집성목과 구조목 등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재단비가 합리적이라 최우선으로 구매를 알아보는 곳입니다.
<나무좋아요>에 대한 구매/방문기는 일전에 올린 바 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 읽으셨습니다. 역시 취목들에게 가장 큰 난관이 나무 구입이라는 걸 반영하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좋아요>가 얼마전 확장 이전을 했습니다.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연결된 경춘로 변으로 이사를 해서 이전보다 더 가까워지고 더 찾기 쉽게 되었습니다.
이사한 곳에 가보리라 계속 마음 먹고 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마침 처제의 신발장 주문이 들어와 이사한 나무좋아요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처제의 요청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달라는 거였고, 가장 저렴하게 만드려면 SPF 구조목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무좋아요에서 낙엽송 판재를 아주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더군요. 이왕이면 다루어보지 못한 나무를 써보자는 생각이 있어 망설임 없이 낙엽송을 선택했습니다. 대패 가공이 되어 있지 않다는 함정이 있지만요. ㅡ,.ㅡ
낙엽송(larch)는 아래 사진과 같이 굵고 현란한 무늬결이 특징인데, 소나무와 달리 겨울에는 잎을 떨어뜨리는 특징이 있어 낙엽송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소프트우드 치고는 매우 단단한 편이라 목재로 쓰임새가 많을 법 한데, 의외로 그 용도가 제한적입니다. 이에 대한 얘기는 다음번 낙엽송 신발장 제작기에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어쨌든 낙엽송 판재를 주문하고 재단 요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직접 수령할 것임을 알렸습니다. 며칠 뒤 전화로 재단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이 와서 새로 이사한 <나무좋아요>로 가 보았습니다.
새로 이사한 <나무좋아요>로 가는 길은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를 탄 다음 경춘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입니다. 특별한 간판이 없어 지나칠 뻔 했는데, 아래 사진과 같이 "좋은나무"라는 플랜카드가 있는 곳이 <나무좋아요>의 입구입니다. 저번에도 그러더니 상호에 일관성이 없네요. ㅡ,.ㅡ
들어가는 길에 엄청난 양의 나무들이 쌓여 있습니다. 바닥이 비포장이고 마침 전날 비가 온 터라 질퍽합니다.
조금 올라가면 조금 초라한 "사무실"이 있습니다. 신경 좀 쓰시지... 목조 건축 자재를 주로 파는 곳인데 데모 하우스 식으로 근사하게 지어 놓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사무실은 그리 넓지 않은데, 스테인 등의 도료들도 쌓여 있어 더 좁아 보입니다. 예전보다 다루는 스테인류의 품목도 늘고 재고도 더 많이 늘어난 것 같네요. 나무를 사면서 같이 도료도 구입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갤런 단위의 대용량입니다. 작은 용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몇몇 수입 브랜드 뿐입니다.
한켠에는 본덱스 스테인의 샘플이 있어 도움이 됩니다. 저렇게 예쁘게 바르려면 기술이 좀 필요하지만요.
사무실 직원에게 직접 수령왔다고 얘기하니 출고증을 내어 줍니다. 그리곤 재단실로 가보라고 합니다. 가는 길에 쌓여 있는 나무들을 구경합니다. 이건 적삼목 판재들인 것 같네요.
부지의 한쪽 끝에 "재단실"이 있습니다. 재단실에는 테이블쏘와 각도절단기 등이 있어서 재단만을 전문으로 합니다. 출고증을 보여주니 재단된 낙엽송 판재를 내어 줍니다. 두 뭉치였는데 차로 두번 왔다 갔다할 생각했는데, 친절하게 한 뭉치를 들고 따라와 주시네요. 고마웠습니다.
<나무좋아요>에서 직접 수령할 때는 장갑을 꼭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직접 수령할 경우 스티로폴로 꽁꽁 싸매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접착 테이프만 돌돌 말아 놓습니다. 맨손으로 거친 나무를 옮길 경우 가시에 찔릴 수 있습니다.
<나무좋아요>에서는 얼마전부터 아카시아 집성목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산으로 2,440x1,220x18t 의 경우 부가세 포함 62,700원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이 또한 희소식입니다. 다음에 테이블 만들 일 있으면 이걸로 해봐야 겠습니다.
아카시아는 영어로 Black Locust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아까시" 나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아카시아는 사실 틀린 명칭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임업진흥원의 블로그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 아카시아 집성목은 많이 쓰이는 하드우드인 화이트 애쉬에 비해 더 경도가 높고 비중이 큰 좋은 목재입니다. 게다가 잘 썩지 않고, 물에 강해서 야외에 사용되는 펜스, 갱목, 보트 등에도 사용될 정도입니다.
다만 변재와 심재의 색이 많이 달라서 집성해 놓은 품새가 좀 어색하긴 합니다. 그리고 사이드 핑거 조인트 집성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변재와 심재의 이색은 짙은 스테인으로 커버가 될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아까시 나무들이 곳곳에 분포해 있지만 목재로서의 이용은 미미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어쨌든 <나무좋아요>가 날이 갈수록 번창해 가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다른 목재 도매상과 달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대형 고객 뿐 아니라 취목들의 소규모 주문과 까다로운 재단 요청도 친절히 응해주었던 것이 발전의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업 번창하길 빌고, 취미 목공인들의 지원에도 더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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