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멀바우 4인용 식탁 제작기 - 상편

그저께 처제에게서 주문받은 멀바우 4인용 식탁을 완성했습니다. 멀바우가 무거워서 만들다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고 우드워커 게시판에 올렸었는데 의외로 멀바우를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해서 식탁 제작기를 상세히 정리해 봅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상편은 다리와 에이프런의 제작 및 결합, 하편은 상판 연결과 마감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쉽게 읽으시려면 멀바우 4인용 식탁 설계편을 먼저 읽으시는게 좋습니다.

(이 글은 번데기너트를 이용하여 다리를 만듭니다. 하지만 총알볼트를 사용하면 더 쉽고 튼튼합니다. 여기를 참조하세요)

다리 절단과 모서리 따기 가공

식탁의 다리는 60x60 레드파인 각재를 730mm의 길이로 자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730mm로 해야 상판 두께 18mm, 바닥 부직포 1mm까지 더해서 약 750mm 높이의 식탁이 됩니다. 먼저 하나의 각재를 730mm로 자른 뒤 다른 각재들도 먼저 자른 각재와 같은 길이가 되도록 잘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자른 각재를 기준으로 다른 각재에 절단할 선을 그려줍니다.


절단선을 기준으로 직선으로 자를때 가이드가 될 부재를 하나 위에 대고 클램핑을 합니다. 이 부재에 기대어 톱질을 하면 직선과 직각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네 개의 각재를 모두 길이에 맞추어 잘랐습니다. 벽에 끝을 맞추어 가지런히 두면 각재의 길이가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오차 (1mm 이내)는 사포질이나 부직포로 커버가 되므로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모서리따기 가공을 할 차례입니다. 모서리따기는 코너브라켓이 밀착될 45도의 평면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먼저 잘라놓은 각재에서 어느 면을 위로 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모서리를 딸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늬가 예쁘지 않거나 흠집이 있는 부분을 아래로 하고 모서리따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모서리따기할 부분을 연필로 선을 그려줍니다. 높이는 코너브라켓의 높이인 70mm로 하고, 모서리에서 20mm의 위치에 세로 선을 그으면 대각선이 약 30mm가 됩니다. 코너브라켓의 대각부분이 30mm이므로 딱 맞습니다. 그리고 외날톱을 이용해 수직방향으로 톱질을 합니다. 이때 등대기톱으로는 톱길만 살짝 내주고 이후는 외날톱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대기톱으로는 50mm 이상의 깊이를 톱질할 수 없으므로 외날톱을 이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각으로 따는 부분은 등대기톱을 이용하여 사선으로 따냅니다. 이런 세밀한 가공에는 등대기톱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약간 거칠지만 모서리따기 가공이 완료되었습니다. 모서리따기한 면은 코너브라켓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되므로 굳이 사포질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레드파인 각재의 무늬나 색감은 좋은데 표면이 좀 거치네요. 레드파인 집성판재는 대패 가공이 되어있어 매우 깔끔한데 집성각재는 대패 가공이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결이 좀 도드라져 보입니다. 이런 걸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매끈한 느낌을 좋아해서 폭풍 사포질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정도 결이면 차라리 대패질을 하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사포질할 각재를 고정시킬 바이스와 핸드사포대 그리고 거친 사포와 고운 사포가 준비되어 있으면 그나마 편하게 사포질할 수 있습니다만 전체 식탁 제작과정에서 이 사포질이 가장 힘들고 땀을 많이 흘렸던 공정입니다. 이제 대패가 절실해진 시점입니다. 마눌님에게 졸라서 대패 사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포질하고 난 뒤의 각재 표면입니다. 매끈하죠? 사포질을 하고 난 뒤의 레드파인은 최고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표면도 스테인을 바르고 나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ㅡ,,ㅡ 이 내용은 하편에서 알려드리죠.


이렇게 해서 네 개의 다리가 1차 완성되었습니다. 아직 모서리따기 한 면에 번데기너트를 넣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에이프런이 완성된 뒤 할 수 있습니다. 뽀사시하게 하얀것이 참 예쁩니다.


에이프런 가공

코너브라켓이 장착되려면 에이프런의 양 끝에 홈이 파져야 합니다. 이 홈의 위치는 설계를 할 때 결정된 위치는 에이프런의 양 끝에서 45~47mm 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너브라켓을 실측해보니 43~45mm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홈파기 선을 그렸는데, 나중에 조립하고 보니 45~47mm가 맞는거였습니다. ㅡ,,ㅡ

어쨌든 홈파기 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아래 사진과 같은 콤비각자를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한번 자를 고정한 뒤 해당 위치의 선을 다 그리는 것이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래와 같이 43~45mm 위치에 선을 그렸으나 이 선은 45~47mm에 그려졌어야 합니다.


라우터 테이블이 없는 경우 홈파기 가공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톱으로 홈파기 가공하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그건 등대기톱으로 홈의 양쪽에 가는 홈을 파낸 다음 가운데 부분을 외날톱으로 긁어내는 방법입니다. 의외로 깔끔하고 간단하게 홈을 팔 수 있습니다.

먼저 외날톱으로 선을 그려놓은 위로 원하는 깊이의 가는 홈을 파줍니다. 아래 사진처럼 가이드 부재를 대 주면 직선으로 자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두개의 가는 톱길이 보일 것입니다. 이 가운데 부분을 외날톱으로 긁어냅니다.


톱질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톱을 가볍게 쥐고 긁어낸다고 생각하십시요. 잘라진 부분은 결때문에 쉽게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굳이 힘 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처럼 깔끔하게 홈이 파집니다. 코너브라켓이 들어가려면 2mm 정도의 두께이면 됩니다. 코너브라켓을 끼운 뒤에 피스가 들어갈 자리를 연필로 그려줍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처럼 3개의 원이 그려집니다.


43~45mm 위치에 홈을 파면서 불안했던 마음은 역시나 적중했습니다. 에이프런과 각재를 가조립해보니 빨간색 화살표 부분처럼 에이프런과 각재가 밀착을 하지 못하고 약 1mm 정도 뜨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리의 볼트를 죄더라도 튼튼하게 결합되지 않고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45~47mm 위치에 홈을 파는 것이 맞았던 겁니다. ㅡ,,ㅡ 튼튼하게 결합되려면 초록색 화살표 부분인 다리와 코너브라켓 부분이 약 1~2mm 정도 뜨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모서리따기 가공한 각재에 더 깊이 모서리를 딸 수 밖에요. 20mm 위치에 그렸던 선을 다시25mm 위치에 선을 그린 뒤 얇게 다시 한번 더 잘라냈습니다. 정말 바보같은 제가 원망스럽더군요. 한번에 끝날 작업을 삽질을 해서 오점을 남겼습니다. 어쨌든 모서리를 더 파내고 나니 에이프런과 다리가 딱 밀착되더군요. 그나마 복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에이프런을 다시 살 뻔 했습니다.


가로가 긴 테이블이므로 가운데 보강목이 필요한데 목심으로 간단하게 결합합니다. 이 과정은 몇번 보여드렸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이제 피스를 박기 위해 예비구멍을 내주어야 합니다. 아까 그렸던 피스자리의 원 중앙에 송곳으로 꼼꼼하게 표시를 한 뒤에 타공할 깊이를 마스킹 테이프로 표시한 뒤 조십스럽게 타공합니다. 관통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 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나무가 갈라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스결합도 되도록이면 충전드릴을 이용하지 말고 손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무가 갈라지기 시작할 때에는 "쩌억~"하는 소리가 나서 느낄 수 있는데 충전드릴을 이용할 경우 이 소리를 듣고 멈추기에는 너무 늦기 때문입니다. 피스 박을 것이 몇개 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렇게 손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무게감있고 길이도 좀 되고 자석 기능이 있는 드라이버 하나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얇은 부재에 피스를 체결할 때는 짧은 피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나사가 헛도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히 얇은 부재에 철물을 고정할 경우 아연도금된 3.5mm 일반 피스가 아닌 4mm 풀림방지 피스를 이용합니다. 4mm라서 빡빡하게 체결되어 튼튼하고 헛돌지 않으며, 길이도 16mm로 딱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베란다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피스를 체결하여 에이프런이 모두 결합되면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이 됩니다. 이 에이프런은 상판과 다리와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만들고 보니 18t로 만든 에이프런은 탄성이 있어서 좀 낭창낭창한 느낌이 있네요. 이렇게 큰 테이블은 24t로 하는 것이 더 좋을듯 합니다만 가격이 좀 비싸서... 18t로도 큰 문제는 없지만 안정감을 원하면 24t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리와 에이프런의 결합

이제 다리와 에이프런을 결합할 차례입니다. 모서리따기한 다리를 에이프런의 코너에 딱 붙여서 타공할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바닥이 딱딱하고 평평한 곳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작업물을 마루로 들고 들어왔습니다. 혹은 상판과 에이프런을 먼저 결합할 경우 상판이 딱딱한 바닥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코너브라켓과 다리가 연결되는 볼트 구멍은 지름이 8mm입니다. 그러므로 8mm 드릴비트를 이 구멍에 끼우고 수평과 대각을 유지한 다음 꾸욱 눌러 찍어주면 타공할 위치가 표시되게 됩니다. 실제로는 6mm 볼트를 체결할 예정이므로 약 2mm의 유격이 있습니다. 따라서 너무 신경쓰면서 위치를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모서리따기한 면에 45도의 8mm 타공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이 단계에서 저는 좀 막막했는데 어떻게 45도와 평행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드릴링하는 옆에 직각자를 세워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드릴을 들고 눈으로 직각자의 45도 부분과 평행하는지 그리고 수직으로 보았을 때 직각자와 평행하는지를 점검하여 손을 고정시킨 다음 부드럽게 타공을 했습니다. 타공깊이는 번데기너트의 길이인 18mm보다 여유있게 25mm 정도 뚫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좀 더 생각을 해보니 모서리를 따기 전에 아큐모빌같은 툴을 이용해서 45도로 타공한 다음 모서리따기를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울프크래프트의 아큐모빌은 가격이 2만원으로 저렴하고 여러가지 크기의 구멍을 수직 및 45도 타공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하나 구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8mm로 타공한 구멍에 번데기너트를 끼울 차례입니다. 번데기너트는 육각렌치로 돌려 끼우는 방식인데, 이 번데기너트의 나사산이 매우 높기 때문에 쉽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좀 빡빡한 느낌이 들지만 꾸욱 눌러가면서 돌리면 들어갑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번데기너트가 돌출되지 않도록 돌려넣으면 됩니다. 이 번데기너트와는 6mm 커넥팅 볼트가 호환이 됩니다. 이렇게 번데기너트를 넣게 되면 그냥 나무에 피스를 반복해서 넣고 풀고할 때 생기는 나사산 뭉개짐이 없고 훨씬 튼튼하게 결합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다리를 코너브라켓에 연결해 봅니다. 역시 손으로 조심스럽게 수직이 유지되고 에이프런과 밀착되도록 신경써서 돌려 죕니다. 다 죄고나서 다리를 흔들어보면 튼튼하게 결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구조물을 세워봅니다. 레드파인 자체의 탄성과 각재에 비해 얇은 에이프런 때문에 좀 휘청하기는 합니다만 큰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에이프런이 단단한 상판과 결합될 것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집니다.


상판 사포질과 라운딩 가공

이제 본격적으로 상판을 손 볼 차레입니다. 멀바우 판재를 잘 보면 한 면은 거칠고 한 면은 그나마 부드러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면을 윗면으로 하는 것이 여러모로 힘이 덜 듭니다. 거친면 사포질하다가는 하세월입니다. 멀바우 상판을 구조물 위에 올려두기만 했는데도 어찌나 무거운지 폭풍 사포질을 해도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이거 하나는 정말 편하네요.

멀바우가 단단한 나무라 사포질한 나무 먼지도 파인류에 비해서 훨씬 미세합니다. 따라서 샌딩을 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멀바우는 가공할 때 특별한 냄새는 나지는 않더군요. 고무나무와 같은 몇몇 열대 수종들은 가공할 때 안좋은 냄새가 나는데 멀바우는 냄새에 대해서는 걱정을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넓은 판재이므로 거친사포로 빡빡 민 뒤에 고운사포로 마무리하면 비교적 쉽게 매끄러운 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처제의 집에는 어린 아이들이 있으므로 식탁 모서리가 날카로워서는 안됩니다. 처음에는 크게 라운딩을 하기 위해 톱으로 따낼까도 생각했지만 마눌님의 지시로 조그맣게 샌딩으로 날카로운 모서리만 날리기로 했습니다. 단단한 나무라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아래 사진과 같이 부드러운 라운딩을 사포로 만들어 냈습니다.


일차적으로 완성된 모양입니다. 아직 에이프런과 상판 연결이 안되어 있고 스테인이나 바니쉬도 바르지 않은 상태이지만 먼지를 닦아내보니 멀바우의 갈색과 레드파인의 하얀색이 잘 어울립니다. 마감을 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기대가 됩니다. 이 상태의 사진을 처제에게 보여주니 좋아하더군요.

상판이 좀 히끄무레해 보이지만 마감을 하면 확 진해집니다. 다음편을 기대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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