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은 경우는 몇년 전에 벽에 액자를 걸겠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마트에서 BOSCH라는 메이커만 믿고 충전드릴을 샀었습니다. BOSCH GSR 12-2 라는 제품입니다. 12볼트에 2단기어가 적용된 제품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드릴로는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뚫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포장박스에 콘크리트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어 샀는데 아무리 벽에 대고 돌려봐도 먼지만 두두둑 떨어지지 구멍이 뚫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내려면 햄머드릴이라는 걸 써야 한다는 군요. 햄머드릴은 회전운동을 하면서 진동을 주기 때문에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 그때 마나님이 등 뒤에서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비싼 돈 들여 드릴 사주면 뭘해. 벽에 구멍도 못 뚫으면서..." (드릴을 잘 못 산건데...)
어쨌든 이렇게 한번 벽에 구멍내려고 꺼내서 써보았다가 몇년을 창고에 쳐박혀 있던게 목공을 시작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됩니다. 목공에서는 이 드릴이 꽤나 괜찮은 물건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보고 충전드릴을 사라 그러면 이걸 사지는 않을 겁니다.
충전드릴을 살 때 고려해야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터리 전압 : 배터리 전압은 드릴의 회전력과 관계가 있습니다. DIY 용으로는 보통 12V 이상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오로지 나사못 체결만을 한다면 7V 급도 괜찮습니다. 구멍도 뚫길 원한다면 12V 이상이 좋습니다. 14V, 18V 급도 있지만 가격이 팍팍 올라갑니다. 좀 여유있다면 14V급도 노려볼만 하지요.
- 배터리 방식과 용량 : 예전의 충전드릴은 거의 모두 Ni-Cd (니켈-카드뮴) 배터리를 사용했습니다. 제것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Ni-Cd 배터리는 메모리효과라는게 있어서 완전 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게 되면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충전드릴에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은 좀 더 나가지만 지금 산다면 리튬이온 배터리로 동작하는 드릴을 사는게 좋겠죠. 또 기본적으로 배터리를 두개 주는 제품이 좋습니다. 그래야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될 때까지 멍하니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리고 배터리의 용량은 1.5Ah 급이면 무난합니다.
- 척 클램핑 범위 : 이건 드릴일 물 수 있는 샹크 (드릴의 머리부분)의 지름을 의미합니다. 적어도 10mm 정도는 되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13mm 급을 선택하는게 좋습니다만... 충전드릴에서는 10mm 정도만 되어도 충분합니다.
- 기본 기능 : 그외에 정/역회전 가능 여부, 기어 유무, 속도 조절 가능 여부, 토크 조절 가능 여부 등을 체크해야 하는데, 요즘은 메이커가 달라도 충전드릴의 기능은 거의 평준화되어 있어 다 지원한다고 보면 됩니다.
- 임팩트 기능 : 충전드릴에도 진동기능을 제공하는게 있는데 잘 사용하면 꽤나 작업효율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임팩트드릴은 다소 비싸기 때문에 DIY를 하는 입장에서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사용을 못해봐서... 쿨럭~
저는 SKIL 6513 이라는 전기드릴을 샀는데요, 가격도 아주 착하고 기능과 힘 모두 빠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충전드릴에 비해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DIY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비싼 걸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기드릴을 구매할 때 참고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출력 (Watt 수) : 와트수가 클 수록 큰 힘을 쓸 수 있다는 건데 400 W급 이상이면 충분할 겁니다.
- 척 클램프 크기 : 10mm 급 제품과 13mm 급 제품, 그리고 그 이상의 제품이 있는데 13mm 급 제품이면 충분할 겁니다.
- 햄머드릴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사는게 나중에 도움이 될 겁니다.
- 충전드릴은 전기선이 필요없기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고,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충전드릴은 배터리의 방전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 전기드릴은 충전드릴에 비해 힘이 좋기 때문에 큰 크기의 구멍을 뚫을 때나 햄머드릴 기능을 이용하여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 충전드릴은 키레스척으로 비트를 고정하여 꽉 죄기가 힘들지만, 전기드릴은 척키를 이용하여 매우 단단하게 비트를 고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중기리 작업을 하는 경우 충전드릴은 이중기리 비트가 헛도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전기드릴은 꽤나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습니다.
- 충전드릴은 토크조절을 할 수 있지만, 전기드릴은 할 수 없습니다. 대신 무지 토크가 강합니다. 충전드릴의 토크조절 기능은 꽤나 유용한데 피스를 조을때는 낮은 토크로 설정하면 나사못이 나무를 파고 들어 나무가 갈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멍을 낼때는 무조건 큰 토크가 좋겠죠. 그래서 전기드릴로 피스를 체결하는 것은 자칫하면 나무가 깨지는 불상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 전기드릴은 드릴을 고정할 수 있는 네크(목)이 있어서 드릴스탠드 사용이 가능합니다. 충전드릴은 네크부분에 토크조절 핸들이 달려있어 드릴스탠드에 장착하질 못하죠. (물론 충전드릴을 스탠드에 장착하는 어댑터가 있긴 합니다만... 불편합니다) 드릴스탠드는 부재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데 매우 유용한 장비입니다.
요즈음 지름신이 강림하고 있습니다. 보쉬 12-2 충전드릴의 배터리가 Ni-Cd 방식이라 완전 방전시켜야 하는데... 한참 작업 중에 방전이 되어버리면 넋놓고 두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리튬이온 충전드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골라놓은 드릴은 Aimsak AD414R인데... 마나님 기분 좋을 때 사달라고 조를 예정입니다. 쿨럭 ....
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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