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중간 사 들였던 가구들이 까사미야 제품이었기 때문에 거길 제일 먼저 들러봤습니다. 디자인은 참 예쁘더군요. 근데 대량생산하는 가구회사임에도 마케팅비가 많이 들어서 그런지 가격에 거품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사이즈대로 조절할 수 없는 문제도 있구요. 그래서 마눌님은 나무 좀 만진다고 주장하는 저만 믿고 집근처의 공방들을 투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공방들을 다니면서 공방장님들과 얘기를 나누고 정보를 얻다보니 가구들의 가격대, 어떤 나무로 해야 할지, 마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느낌이 오더군요. 하지만 어떤 공방을 택해야 할지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느낌이 강하게 오는 곳이 없다고 해야 하나요?
그러다 날씨 좋은 어느 날 송파구 방이동의 한적한 곳에 있는 브라운팩토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느낌이 오더군요. 공방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설명, 그리고 진열되어 있는 아름다운 가구들을 보며 마눌님은 여기서 가구를 장만하겠노라 결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치수와 디자인 등을 결정하는 몇번의 회의 후, 공방장님은 몇몇 가구는 한달 걸리고, 나머지는 한달 반이 걸린다는... 주문이 많이 밀리셨대요. 그래서 저희는 이사를 하고도 TV장이 없어 TV를 바닥에 두고 한 달을 봤다는 비극이 있네요.
그럼 브라운팩토리에서 들여온 가구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 부부가 자는 퀸사이즈의 침대입니다. 라디에타파인(뉴송) 무절로 만들어졌습니다. 헤드보드의 나뭇살이 예쁩니다. 그리고 매트리스 받침이 모두 덮여있어 엄청 무겁습니다.
아들내미가 자는 슈퍼싱글 사이즈의 침대입니다. 역시 라디에타 파인입니다. 헤드보드는 꽉 막힌 형태에 홈만 파는 형식으로 했습니다. 이불과 매트리스 커버는 동대문시장에서 저렴하게 업어왔습니다.
역시 라디에타파인으로 만든 장롱과 5단 서랍장입니다. 생각보다 깊이가 깊어서 방이 좀 좁아 보입니다만 깔끔하고 아름다운 나무결을 살린 마감입니다.
마루에 놓을 TV장입니다. 마루 길이에 비해 너무 짧은 TV장을 주문한 것 같습니다. 좀 썰렁하네요. 제가 나중에 비슷한 톤으로 수납장을 더 넣을 예정입니다. 왼쪽의 유리장은 마눌님이 좋아하는 장인데 원하는 사이즈 전달에 착오가 있어 다시 만들어 주셨습니다. 역시나 자기가 만드는게 아니라 이런 저런 의사소통 착오가 있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제일 맘에 들어하는 4인용 식탁입니다.
라디에타파인은 소프트우드라 찍히기가 쉬워 식탁 상판으로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유리를 깔아야 되죠. 그래서 애쉬(물푸레나무)로 하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후덜덜이라 딱 중간 가격인 자작나무 집성판으로 식탁을 주문했습니다. 자작나무 집성판은 사이드핑거 조인트로 되어 있어 상판에 작은 나무조각이 붙어 있는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색깔이 예뻐서 그런지 차분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18t 상판인데 24t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가격은 더 올라갔겠지만) 식탁은 무도색에 바니쉬 마감만 되어 있습니다.
공방에 가서 좋은 나무들을 보다 보면 사실 라디에타파인은 별로 성에 차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애쉬나 자작이나 오크같은 하드우드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이번 처럼 6개의 가구를 살 때는 적잖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소프트우드라고 해서 튼튼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원목가구는 구조를 잘 만들어야 튼튼하지 재질의 튼튼함만 믿고 엉성하게 구조를 만들면 어떤 나무를 써도 문제가 생깁니다.
몇몇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브라운팩토리에서 산 가구들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집에 오는 손님들이 가구가 예쁘다고 꼭 칭찬하시네요. 브라운팩토리 사장님~ 사업 번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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