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8월 15일 목요일

우리집 인테리어 시공기

인테리어라는게 참 힘듭니다. 일하는 사람도 힘들지만 돈을 주고 시키는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자재들이 있고 참 많은 공사 방법이 있습니다. 돈만 있다면 비싼 걸로만 하면 될것도 같지만 그것도 조화라는게 있고 저희처럼 대출받아 이사한 처지에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쏟을 수 없다면 더욱 더 힘듭니다.

작년 겨울 이사를 앞두고 한 인테리어... 마눌님은 하도 신경을 써서 체중이 10kg 가량 줄었습니다. 좀 잘할거라 기대하고 근처에서 가장 비싸고 그럴듯 한 곳에 인테리어를 의뢰했지만... 너무 많은 선택을 내놓기 일쑤여서 어느걸 골라야할 지 몰라 마눌님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벽지, 마루, 문, 타일, 테라스, 싱크대 등을 결정지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저희 집 인테리어를 공개합니다.

이사한 집은 정남향으로 햇볕이 잘 드는 집입니다. 지은지 10년이 넘은 아파트지만 벽지와 장판을 뜯어보니 곰팡이 하나 없이 깨끗하더군요. 사실 전주인이 할아버지셨는데 집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셔서 집 보러올 때 담배냄새 때문에 마눌님이 많이 꺼려했습니다. 그것때문에 집이 안팔리기도 했겠죠. 그래서 더욱 더 도배와 마루 등에 신경을 썼습니다.


마루는 강마루로 화이트톤의 애쉬 무니결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온돌마루로 할 걸 하고 후회되더군요. 강마루가 잔 스크래치에는 강하지만 큰 충격에는 깨지고 멜라민 코팅이 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촉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깨질거라면 온돌마루가 더 나을 뻔 했습니다.

세개의 방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마루는 흰색에 가까운 회색으로 천정은 흰색으로 도배했습니다. 그리고 안방은 붉은톤, 아들 침대방은 초록톤, 아들 공부방은 푸른톤으로 도배지를 택했습니다.

안방 메인 도배는 골드 느낌의 벨벳 벽지로 고급스러운 촉감입니다. 붙박이장은 한샘 제품중 깔끔하고 저렴한 걸로 골랐습니다. 그런데 이 붙방이장도 몇번의 하자보수를 해야만 했습니다. ㅡ,,ㅡ


안방 한쪽에는 붉은 할미꽃 색깔의 스트라이프 포인트 벽지를 썼습니다. 저는 참 마음에 드는데 마눌님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방을 붉은 톤으로 하는게 마음이 편하더군요.


안방에 딸려있는 화장실입니다. 마눌님이 파우더룸으로 쓰고 싶어 했는데 있는 변기를 들어내기 그래서 그냥 두었습니다. 대신 화장품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장을 짜 넣고 그 위에 도자기 세면대를 두었습니다. 세면대가 좀 더 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화장실 장을 제가 만들었으면 했습니다만... 마눌님이 어느 세월에 만드냐며 그냥 MDF로 된 걸 샀습니다. 저는 이게 참 아쉽습니다. 상판을 애쉬로 했으면 참 예쁠텐데요... MDF 가구는 내구성이 약합니다. 벌써 안쪽에 떨어져 나가는 부분이 생기더군요. 나중에 못쓸정도로 부서지면 제가 만들어 넣어야 겠습니다. 나중에 오른쪽 벽면에는 큰 거울을 붙였습니다.


다음으로 아들 침대방입니다. 자식이 하나라 뭔 호강인지 방을 두개나 쓰네요. ㅡ,,ㅡ 침대방의 문은 포인트로 슬라이딩 도어로 만들고 마루재를 붙여서 장식을 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제안한 방식인데 괜찮은 듯 합니다. 마루재로 해도 되고 루바에 각색의 스테인을 칠해서 비슷한 식으로 만들수도 있겠습니다. 슬라이딩 도어는 공간 활용면에서는 좋으나 아무래도 빈틈이 많아 프라이버시 면에서는 취약합니다.


아들 침대방 내부입니다. 연두색 계열의 메인 벽지에 푸른색이 섞인 스트라이프 벽지를 포인트로 두었습니다. 같이 놓여진 원목가구와 잘 어울려서 차분한 느낌이라 잠도 잘 옵니다. 아직까지 아들내미가 엄마랑 안방에서 자기 때문에 현재는 저의 침실입니다. ^^ 아들~ 엄마 좀 돌리도~


아들의 공부방입니다. 하늘색 계열의 벽지를 사용하고 따로 포인트 벽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마눌님은 콘크리트 느낌의 벽지를 하고 싶어 했는데 이 방이 크기가 제일 작은데다가 문과 큰창 때문에 벽 자체가 그리 넓지 않아 단색톤의 벽지를 택했습니다. 현재는 제가 만든 책장과 책상이 놓여져 있습니다.


마루에 딸린 화장실입니다. 원래는 욕조가 있었는데 걷어내고 샤워부스로 만들었습니다. 욕조는 괜히 청소하기만 귀찮더라구요. 최근에 샤워부스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강화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뉴스에 나오던데 코팅지를 바르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젠다이를 시공하기 전인데 나중에 세면대부터 변기까지 주욱 길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 부엌입니다. 이 아파트의 부엌은 좁고 긴 형태입니다. 그래서 냉장고를 부엌에 놓으면 폭이 좁아서 복잡할 것 같아 고민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놓고 적응되다 보니 그리 답답하지는 않더군요. 싱크대는 한샘 제품으로 유로 8000입니다. 보통 많이 하는 ik 제품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저 브라운톤의 하부장이 맘에 들어서 8000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키큰장을 두개할지 하나만 하고 싱크대 상판을 더 길게할지도 고민이었는데 수납이 우선이라고 생각되어 키큰장 두개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문을 열어보면 많이 비어 있습니다. 수납 하나만 따지면 차고 넘칩니다.


부엌의 끝에는 식탁이 놓일 공간이 있는데 식탁등을 LED로 교체했습니다. 용산에 가서 직접 맘에 드는 걸 골라와서 달아달라고 했습니다. 필립스 제품인데 참 맘에 드는 디자인입니다. 식탁등 만은 LED로 하는게 좋은데 소비전력도 적고 무엇보다 뜨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마루입니다. 마루의 창호는 원래 슬라이딩 방식이었는데 폴딩도어로 변경했습니다. 제법 큰 돈이 들어갔는데 예쁘고 실용적일 것 같아 과감하게 달긴 했는데... 겨울에 외풍이 좀 들어오는 단점이 있더군요. 그래서 지난 겨울 대단한 문풍지 공사를 했었죠.


이렇게 문짝이 한쪽으로 접히면 베란다까지 마루가 확장된 느낌입니다. 개방감이 좋고 검은 프레임이 의외로 예쁩니다.


베란다의 타일은 일부러 나무무늬로 해서 마루와 일체감이 들도록 했습니다. 물론 약간 턱을 높여 마루와 평도 맞추었구요. 그런데 이 공간은 저의 목공방으로 변했습니다. 베란다에 있는 저의 작업대 때문에 폴딩도어를 열지 못한다고 마눌님의 불평이 대단하지요. ^^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뷰입니다. 앞으로 아들내미가 다니는 유치원과 응봉산이 빤히 보입니다. 정말 제가 사랑하는 뷰입니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의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만 겨울을 지내보니 낡은 외부 창호에서 엄청난 외풍이 들어오더군요. 돈을 좀 더 들여서 외부 시스템창호를 했어야 했더군요. 

인테리어 공사에서 어떤 색으로 어떤 디자인이냐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고 보온이나 전기배선, 동선 등의 기능적인 면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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