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쯤 전부터 마눌님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베란다에 쌓여있는 나무랑 작업대 싹 안치우면 다 버려버린다~"
비싼돈을 들여 폴딩도어 왜 했냐면서... 어질러놓은 베란다 때문에 폴딩을 하지 못한다고 계속 투덜대었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버티고 있었는데... 마침 대전 조카들이 우리집에 놀러온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저의 베란다 공방 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천방지축 여기저기 뛰어다닐 생각하니까 쬐끔 위험한 공구와 나무 먼지들을 치워야 했습니다.
원래는 위 사진처럼 메인 베란다 한쪽에 나무들을 쌓아 놓았고 황변이 올까봐 직사광선을 가리도록 블라인드를 내려 두었습니다. 마루에서 보면 참 답답하기도 했죠. 그리고 아들내미 전기자동차가 저의 자투리 나무 보관대로 변하면서 그 일대가 완전히 먼지와 쓰레기 투성이 였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작업대를 하나 더 사면서 작업대 두개가 이곳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으니... 정말 지저분하기는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속 미뤄온 이유는... 한번 싹 치워놓으면 어질르기 싫어서 목공을 안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청소하는 과정은 뭐 보여드릴건 없고 결과만 보면... 메인 베란다 쪽에 세워두었던 나무들은 창고쪽으로 모두 옮겼습니다. 키 큰 판재들은 세워두었고 작은 판재들은 비닐 가방과 창고 윗쪽에 놓았습니다. 덕분에 창고의 문을 닫을 수는 없게 되었지만 이 창고문이 햇볕을 가려줘서 나무의 보관에는 더 좋을듯 합니다.
그리고 자투리 나무들 버릴건 싹 다버리고 잘 안쓰는 공구들은 창고의 수납박스에 다 넣고 바닥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기로 싹 빨아들인 뒤 물걸레로 닦는데 완전 시커멓더군요. 나무 먼지가 보통이 아닙니다. 게다가 곳곳에 흘렸던 스테인과 바니쉬들이 베란다 타일에 얼룩으로 남았더군요. 끌로 싹싹 긁어냈습니다.
이렇게 청소가 완료된 모습입니다. 완전히 달라보이죠? 폴딩도어를 모처럼 끝까지 열었다면서 마눌님이 좋아합니다.
작업대는 현재 두개를 가지고 있는데 예전 SKILL 작업대는 처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업대가 두개이니 작업할 때 공구 같은 걸 올려놓을 수 있어 편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저런 작업대는 부피만 차지하니 수납을 할 수 있는 아래 사진과 같은 카트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바퀴가 달려있어서 작업대 옆으로 옮겨 편하게 공구나 철물을 꺼내거나 놓을 수 있고, 서랍이 있어 지저분한 것들을 다 감출 수 있을 것 같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돈인데... 집에 있는 나무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SPF 구조목과 미송합판, 삼나무 등을 주재료로 해서 만들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속 구상하고 다른 프로 목수들의 공구 카트(Tool Cart)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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