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인도인인 Velji씨가 직접 인도로 가서 셀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취재한 것입니다. 셀락이 아직도 전통적인 수공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놀랍습니다.
2세기가 넘도록 서양의 목수들은 셀락의 독보적인 품질에 대해 경탄해 왔습니다. 셀락은 생나무를 감싸는 실러(sealer)로도 쓰이고, 나무에 따뜻한 느낌이나 오래된 느낌을 주는 착색제로도 쓰입니다. 혹은 독보적인 광빨을 보여주는 플렌치 폴리싱(French Polishing)과 같은 도막(top-coat) 마감제로도 쓰입니다.
하지만 셀락의 역사는 200년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나무에만 쓰인 것이 아닙니다. 인도에서는 수천년 전부터 약으로 쓰여져 왔고, 1590년에 발간된 책에서는 셀락으로 광을 내는 방법에 대해 언급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후로도 레코드판을 만드는데 쓰이기도 하고, 알약의 코팅제로도 쓰였습니다.
최근에 다녀온 인도 여행에서 저는 셀락을 키우고, 수확하고, 정제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 보았습니다. 비록 사람의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긴 하지만, 셀락의 다재다능함, 아름다움,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매력은 변치 않습니다.
셀락은 나무에서 자란다
셀락은 작은 벌레의 분비물에 있는 레진으로부터 만들어 집니다. 그 벌레는 Laccifer Lacca라는 것으로 이 문장의 끝에 있는 마침표보다 더 작으며, 1년에 두번씩 분비물을 만듭니다. 이 벌레들은 주로 인도와 태국에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왼쪽이 수컷, 오른쪽이 암컷 벌레)
0.5m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백만의 붉은 색 유충이 부화하면 특정한 나무의 부드럽고 어린 가지에 정착하게 됩니다. 유충들은 주둥이를 나무 가지에 박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검붉은 색의 딱지와 노란색에서 붉은색 사이의 레진(resin, 수지)으로 구성됩니다. 이 레진은 Lac 레진이라고 합니다.
유충은 단단한 보호막 안에서 자라게 되고, 8주 정도 지나면 번식 가능한 개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수컷은 보호막을 뚫고 기어나와 몇몇 암컷과 짝짓기를 한 다음 곧 죽습니다. 그래서 수컷이 셀락의 생산에 기여하는 바는 적습니다.
하지만 암컷은 많은 수의 알을 품을 수 있을 정도로 커지게 되며, 더불어 Lac 레진과 왁스를 많이 생산하게 됩니다. 14주가 되면 새로운 유충이 부화하게 되며, 이렇게 라이프 사이클이 다시 시작됩니다. 이렇게 벌레는 1년에 두번의 라이프 사이클을 돌게 되고, Lac의 수확도 1년에 두 번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수확은 보통 4월~6월에 하고, 두번째 수확은 10월~11월에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두번째 수확된 셀락의 품질이 좀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1Kg의 셀락을 만들려면 30만 마리의 벌레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수확하나? - 셀락은 종종 Baisacky, Kusumi, Rangini 등으로도 불립니다. Baisacky는 봄철에 수확되는 것이고, Kusumi는 Kusum 나무(무환자나무과, Ceylon Oak)에서 채집되는 것을 뜻합니다. Kusumi는 가장 비싼 편인데, 붉은색 염료가 매우 적어서 황금색을 띄기 때문입니다. Rangini는 Palas와 Plum(자두) 나무에서 채집된 것을 뜻합니다. 이 Rangini는 붉은 염료가 많고, 왁스 성분도 더 많아 Kusumi에 비해 싸게 거래됩니다. (아래 사진의 하얀 부분이 왁스 성분입니다)
Lac의 수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나무를 가지치기 하고 나서 새로 자라는 부드러운 가지들에 암컷 벌레와 그 알들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Broodlac이라고 합니다. 새 가지에 정착한 유충들은 Lac을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수확할 때는 잔가지를 쳐내고 Broodlac이 있는 부분만을 잘라 냅니다. 이것은 막대기 모양이기 때문에 Sticklac으로 불립니다. 이 Sticklac은 Lac 덩어리와 나무의 잔해물들이 섞여져 있습니다.
이 원재료의 색상은 기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마다 다르고, 벌레가 먹이로 삼는 나무 수액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Sticklac을 Seedlac으로 가공하기 - 가내수공업 형태의 수작업으로 할 때는 Sticklac을 잘게 부순 뒤에 체로 걸러서 불순물(주로 나무 조각)들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큰 통에서 물로 여러번 세척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서진 덩어리들을 큰 통의 벽에 계속 문질러 벌레들을 분해합니다. 이때 추출되는 붉은색 염료(dye)는 코치닐(cochineal) 색소(붉은색 식용 색소)의 대용품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여러번 반복하여 세척한 후 잘 말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체에 거르면 Seedlac이 만들어 집니다. 여기에는 Lac 레진 뿐 아니라 왁스, 염료 그리고 기타 불순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셀락은 수작업으로도 기계로도 만들어진다
나머지 공정 또한 예전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요즘에는 주로 기계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핸드메이드 셀락이라는 틈새 시장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수작업으로 좋은 품질의 셀락을 만들기 위해서는 Seedlac을 좁고 긴 캔바스 천에 넣고 쌉니다. 한쪽은 회전축에 물리고 다른 쪽은 뜨거운 불(oven) 앞에 두고 손으로 잡습니다.
뜨거운 열에 의해 Seedlac은 녹기 시작하며, 다른 쪽에서 회전축을 돌리면 불순물은 천 안에 남고 순수한 셀락만 천의 미세한 구멍으로 삐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한약 다리는 걸 연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천 밖으로 삐져나온 녹은 셀락을 긁어내어서 양철판 위에 조금씩 덜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눌러 동전 모양으로 만드는데 이것을 Buttonlac이라고 합니다.
셀락 플레이크(shellac flake)를 만들기 위해서는 녹은 셀락 덩어리를 뜨거운 물이 들어있는 원통형의 도기 위에 올려 놓은 뒤 야자수 잎을 이용하여 펴 줍니다.
뜨겁고 몰랑한 셀락을 원통형 도기에서 떼어낸 뒤, 노련한 기술로 손과 발 그리고 이빨까지 동원하여 최대한 넓게 펴 종이와 같이 얇게 만듭니다.
이렇게 얇게 편 셀락을 식힌 뒤 부수면 아래와 같은 친숙한 셀락 플레이크가 만들어 집니다.
기계로 셀락을 생산하는 것은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핸드메이드 셀락을 만드는 것과 유사합니다. Seedlac을 녹인 뒤 이것을 증기로 가열되는 철 드럼에 통과 시킵니다. 이때 드럼에 압력을 가하면 얇은 셀락 시트(sheet)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얇은 셀락 시트는 작업자의 손에 의해 바닥으로 당겨집니다. 이 시트는 매우 얇기 때문에 기계로부터 7~8미터 정도 당기면 충분히 식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부수면 셀락 플레이크가 만들어 집니다.
두번째 방법은 Seedlac으로 부터 순수한 셀락을 추출할 수 있는 솔벤트(solvent, 아마도 알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모든 디왁스드 셀락은 액체의 형태든 플레이크의 형태든 간에 모두 이 솔벤트 방법을 사용하여 만들어 집니다.
아래 비디오를 보시면 셀락 제조과정에 대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셀락의 유통기한은?
셀락 플레이크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2년이 지나면 시원하고 어둡고 건조하게 보관된 디왁스드 셀락 플레이크라 할지라도, 예전에 비해 알콜에 잘 녹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병 아래에 젤형태로 뭉쳐져서 아예 녹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셀락을 플렌치 폴리싱(French Polishing)에 사용하다면 윤활을 위한 오일을 더 많이 써야 하고, 마르는 시간도 더 걸립니다.
(어떤 전문가는 오래된 셀락 플레이크라도 기계적으로 부수고 잘 저어준다면 알콜에 녹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셀락 플레이크를 많이 사용한다면 교반기를 하나 장만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셀락 플레이크를 오래 보관하려면 온도와 습기 차단이 매우 중요하므로 실리카겔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에탄올은 되도록 새로 산 것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알콜은 친수성이라 개봉 후에는 수증기와 결합하여 물 성분이 많이 생깁니다. 셀락과 물(습기)은 서로 상극임을 잊지 마세요)
알콜에 녹인 셀락은 6개월이 지나면 못쓰게 됩니다. 셀락 용액은 되도록 어둡고 건조한 곳에 그리고 온도는 -17도 정도의 냉동실에 보관하세요. (알콜의 어는 점은 -100도 이하입니다) 하지만 Zinsser사에서 나오는 캔에 담겨진 셀락은 잘 보관한다면 3년 동안 쓸 수 있습니다.
셀락이 유통되는 형태
셀락은 알콜로 녹인 액체가 담긴 캔의 형태로 판매되기도 하며, 당신이 직접 녹여야 하는 건조된 형태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건조된 형태의 셀락은 인터넷에서 구매해야 하지만 다양한 선택 사항이 있습니다. 셀락의 등급은 Seedlac, Buttonlac, 핸드메이드 왁스 플레이크, 핸드메이드 디왁스드 플레이크 등이 있습니다. 셀락은 마르고 나면 독성이 없으며, 아이들의 장난감에 사용해도 안전합니다. 그리고 음식과 약제의 코팅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Seedlac은 독특한 색상이 강점 - Seedlac은 많은 양의 왁스와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어서, 알콜로 녹이고 난 뒤에 체에 거르거나 디캔팅(decanting)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고가구를 재현하거나 복원하는 전문가들은 Seedlac이 체리와 마호가니와 만났을 때 보여주는 색상을 너무 좋아합니다. 왁스가 포함된 셀락은 접착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타입의 코팅 위에 칠하거나, 다른 타입의 코팅을 바로 입히면 안됩니다.
Buttonlac은 앤틱에 강점 - Buttonlac은 대부분의 불순물이 제거된 상태입니다. 고가구를 복원하는 이들은 Buttonlac의 색상과 왁스의 뿌연 느낌을 좋아합니다. 색깔을 잘 맞추면 마치 옛날에 만든 가구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Buttonlac은 알콜에 녹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디왁스드 셀락 플레이크는 만능 - 디왁스드 셀락은 마감을 하는데 최고입니다. 물순물이 없으며 왁스가 거의 다 제거된 상태입니다. 어떤 셀락으로도 프렌치 폴리싱을 할 수 있지만, 디왁스드 셀락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또한 생나무를 실링(sealing)하는 데 최고입니다. (실링은 생나무에 입히는 첫번째 도막으로 주로 송진이 삐져나오지 못하게 막거나, 스테인을 바를 때 생길 수 있는 얼룩(blotching)을 방지하는 목적입니다)
혹은 서로 잘 접착이 되지 않는 마감 사이에 장벽(barrier)을 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일 스테인 위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는 동일한 솔벤트를 쓰는 두 마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성 염료로 채색한 뒤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면 물에 의해 염료가 얼룩지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수성 염료 채색 후 디왁스드 셀락으로 장벽을 치고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면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게다가 디왁스드 셀락은 왁스가 포함된 셀락보다 물에 더 강합니다.
셀락 플레이크의 색상은 가넷, 오렌지, 베이지, 슈퍼 블론드 등으로 구분됩니다. 때문에 셀락은 나무에 옅은 색을 입힐 수 있습니다. 혹은 슈퍼 블론드 셀락에 알콜성 염료를 섞어서 더 진한 색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액상 캔은 편리함 - 만일 플레이크를 녹이는 번거로움이 싫다면 Zinsser가 만드는 액상 셀락을 구입하세요. Zinsser의 SealCoat는 디왁스드 셀락이고, Bulls Eye는 왁스가 포함된 셀락입니다. Bulls Eye는 왁스 때문에 뿌옇게 보이고, 다른 마감 방법과의 호환성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여러가지를 고려하면 SealCoat를 사는게 더 좋습니다. 유통기한도 셀락 플레이크를 직접 녹인 것보다 더 깁니다. 하지만 SealCoat의 긴 유통기한을 위해 포함된 보존제 성분 때문에 프렌치 폴리싱을 할 때는 셀락 플레이크를 직접 녹인 것이 더 좋습니다.
셀락의 컷이란?
컷(Cut)이란 1갤런(3.8리터)의 알콜에 녹인 셀락의 양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파운드컷은 1갤런의 알콜에 1파운드(450그램)의 셀락을 녹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2파운드컷(1갤런의 알콜에 2파운드의 셀락)의 농도가 붓질, 스프레이, 패드로 바르는 데 적당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코팅시 붓자국이 남지 않길 원한다면 1파운드컷이 더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1갤런이나 되는 많은 양의 셀락 용액이 필요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다음의 비율을 외워두면 편리할 겁니다. 1온스(28그램)의 셀락 플레이크를 1컵(240cc)의 알콜에 녹이면 1파운드컷이 됩니다. 만일 2파운드컷이 필요하면 단순히 2온스(56그램)의 셀락 플레이크를 한컵의 알콜에 녹이면 됩니다.
Zinsser의 왁스가 포함된 셀락 용액은 3파운드컷으로 제조되며, SealCoat는 2파운드컷입니다. 2파운드컷 용액을 1파운드컷으로 희석하려면, 셀락 용액과 알콜을 3대2의 비율로 섞으면 됩니다.
잘읽었습니다. 셀락이 알수록 신기하네요. 옻칠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답글삭제옻칠은 알러지 때문에 무서워요. ㅎㅎ
삭제감사합니다. 그동안 궁금했었는데 아주 명쾌한 답변을 보았습니다.
답글삭제도움이 되셨나니 저도 기쁘네요~ ^^
삭제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답글삭제zinsser 의 sealcoat 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제품이 실링코트 이면서 샌딩실러라고 보면 될까요?
아니면 샌딩실러 기능이 있는 모든 제품에서 실링코트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면 되는 건가요?
여기서 또 물음이...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원목(특히 소프트우드)에 이 제품을 바르고 난 다음에 결오름이 발생하면 샌딩을 해야 하는 건가요?
페인트 접착제로써의 실링코트 기능을 볼 때 샌딩을 하면 셀락코팅이 다 깎여 기능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헤깔립니다. @.@
실러(sealer)의 개념은 생목 위에 첫번째 코팅할 수 있는 도막성 도료를 뜻합니다. 생목은 여러가지 유기물질(송진, 유분 등)이 있기 때문에 접착력이 좋은 도막을 올려야 합니다. 셀락은 친수성이면서도 친유성이 있어서 실러로 매우 뛰어난 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삭제샌딩실러라는 말은 공장에서나 통용되는 말이지 일반 DIY에서는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샌딩실러는 라커를 개량한 것으로 실러로 역할을 하지만, 첫 도막을 샌딩할 때 사포에 들러붙지 않는 윤활성분(zinc stearate)가 포함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윤활성분이 상위 도막의 접착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스프레이로 뿌리는 가구공장이 아니라면 쓸 필요가 없습니다.
DIY하는 분들은 그냥 실러를 쓰면 됩니다. 그리고 실러 중 최고는 셀락입니다. 결오름을 방지하려면 실러를 올리기 전에 물을 뿌린 뒤 말려 결을 일으키고, 마른 뒤 살살 샌딩하여 거스러미를 날리는 것 만으로도 많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실러를 바른 뒤에 결이 일어난다면 다시 가볍게 샌딩해 주면 되고, 도막이 날아갔다고 생각되면 한번 더 실러를 바르면 됩니다.
정리하면 실러는 도막성 마감이고 특별히 접착력이 좋은 마감제라고 보면 됩니다. 경도나 내마모성 같은 물리적 특성보다면 접착력에 방점을 둔 마감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