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6년 5월 6일 금요일

형광등을 LED로 바꾸기

요즘 형광등을 LED로 바꾸는 것이 유행입니다. 저도 집에서 LED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습니다.

전기회사 다니는 사람이 그것도 못하냐며 핀잔입니다. 못하는거 아닙니다. 귀찮을 뿐이죠.

처음에는 형광등 안정기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형태의 LED등을 사서 교체했습니다. 기구가 호환되기 때문에 설치는 엄청 쉽습니다.

그런데 형광등 안정기에서 한번, LED컨버터(AC를 DC로 변경하고 전류를 제어)에서 한번 해서 두번이나 컨버팅 과정을 거치니 효율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형광등 모양의 LED는 확산유리로 이미 싸여져 있기 때문에 등기구의 확산 유리까지 거치면 의외로 밝기가 많이 줄어듭니다.

형광등 등기구에 바로 끼울 수 있는 LED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가격! 55W FPL 형광등을 대체할 수 있는 LED등의 경우 두개를 교체할 때 5만원 이상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LED 모듈과 LED 컨버터로 대체할 경우 3만원 안쪽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체해야 할 형광등이 많다면 이번 기회에 LED 모듈로 설치하는 법을 연습하는게 좋을 것 같아, 이번에는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판매하는 곳은 오픈마켓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신뢰가 가고 가격도 저렴한 곳을 골랐습니다.

LED 조명 수령과 테스트

먼저 교체하고자 하는 FPL 형광등의 와트수를 알아야 합니다. 형광등의 소켓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 와트수에 맞게 LED 모듈을 선택해야 합니다. 제 경우는 55W 형광등이 두개 달린 등기구가 대상입니다. 주문하고 다음날 물건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구성품은 55W 대응 LED 모듈 2개, LED 컨버터 1개가 핵심 물건들이고 그 밖에 연결선, 커넥터, 케이블 타이, 직결나사 등이 딸려 왔습니다. 이 LED 컨버터는 50W 용량으로 LED 모듈 2개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LED 모듈과 LED 컨버터는 궁합이 맞다고 검증된 걸 사는게 좋습니다. (한 판매업자에게서 사는 것이 안전)

메이커를 보니 LED 소자는 LG이노텍 제품이고, 컨버터는 비스코LED라는 회사의 제품이군요. 국산입니다. 컨버터를 보면 전선 색깔별로 극성이 적혀 있습니다. 이를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컨버터의 입력은 AC인데 녹색이 접지(ground)입니다. 출력쪽은 흰색이 +, 회색이 -입니다. LED는 극성을 잘못 연결하면 켜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설명으로 보고 숙지합니다.


LED를 실제로 설치하기 전에 먼저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껏 달았더니 안 켜지면 난감하니까요. 안쓰는 전기선 하나를 아래 사진과 같이 깝니다. 보통 녹색은 접지선입니다. 이 경우 흰색과 회색이 전기선입니다. AC는 극성이 따로 없습니다.

같이 딸려온 커넥터 한 쪽에는 아까 까놓은 전기선을 끼우고, 다른쪽에는 컨버터로 들어가는 AC선을 끼웁니다. 커넥터는 윗쪽의 버튼을 누르면 선이 들어가고 놓으면 고정됩니다. 커넥터를 이용하면 전기테이프 없이도 깔끔하고 안전하게 전선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분리하기도 쉽구요.


LED 모듈 두개를 연결선으로 연결하고 전원을 연결해 봅니다. 정상이라면 이렇게 불이 환하게 들어올 겁니다. 이때 카메라로 여러번 찍어보세요. 플리커링(깜박임)이 심한 LED의 경우 사진을 찍어보면 밝기가 일정하지 않게 찍힙니다. 이렇게 모든 소자가 동일한 밝기로 찍혀야 깜박임이 없는 겁니다.  만일 깜박인다면, 그리고 판매자가 깜박임이 없는 제품이라고 광고했다면 환불 대상입니다.


테스트가 끝났으면 다시 연결선을 분리합니다. 어차피 설치할 때는 다 분리해야 걸리적 거리지 않습니다. DC 연결선은 잘 빠지지 않는데 선을 잡고 억지로 빼면 부서집니다. 작은 뻰치로 단자 부분을 잡고 살살 빼세요.

LED 달기

교체할 주방등의 기구입니다. 55W FPL 형광등 2개가 일렬로 달려있던 등기구입니다. 보통 다른 LED 설치기를 보면 이 등기구를 분해해서 내린 다음 작업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귀찮아서 등기구를 위에 놓은 채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목이 좀 아프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차단기를 내리는 겁니다. 그리고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형광등에 필요했던 소켓 등의 기구들을 떼어 냅니다. 선들도 제거하구요. 안정기도 떼어내야 합니다. LED를 달려면 등기구 바닥이 평평해야 하고 걸리적거리는게 없어야 합니다.


이 등기구에는 다행히도 커넥터가 달려있어 선의 연결이 쉽겠습니다. 그냥 전기줄을 꼬아 테이프로 감은 경우도 있습니다. 저 커넥터에 LED 컨버터의 AC선을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LED 기판에 뚫린 구멍과 등기구 바닥에 있는 구멍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등기구 철판에 구멍을 내야 합니다. 급하게 공구함을 뒤졌지만 목공을 하는 저에게는 목공용 드릴비트만 있고 철공용은 없더군요. ㅡ,.ㅡ

다행히 LED에 같이 딸려온 나사가 직결나사(self-drilling screw)입니다. 직결나사는 아래 사진처럼 앞부분이 드릴 모양으로 되어 있어나 나무나 얇은 철판에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철판은 미끄럽기 때문에 그냥 직결나사를 돌려서는 구멍을 뚫기 어렵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자동센터펀치"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구멍 뚫을 위치에 살짝 홈을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홈을 내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멍을 낼 수 있습니다. 자동센터펀치가 없다면 못을 대고 망치고 살짝 때려도 됩니다.

직결나사로 철판에 구멍을 낼 때는 반드시 드릴을 사용합니다. 손으로 돌려서는 답이 없습니다. 구멍을 모두 내었다면 제공된 나사를 이용하여 LED 기판을 등기구 바닥에 고정하면 됩니다. 너무 단단하게 죌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LED 컨버터를 고정해야 합니다. 이 등기구는 폭이 좁아서 LED 기판 옆에 나란히 놓을수 없더군요. 하는 수 없이 등기구 옆벽에 고정해야 합니다. 동일한 방법으로 구멍을 내려고 했지만 각도가 안나와서 실패했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양면테이프를 활용하는게 깔끔합니다. 양면테이프를 이용하여 최대한 윗쪽에 붙여 고정합니다.



LED 컨버터의 AC선을 아래 사진처럼 등기구에 있던 커넥터에 연결합니다. 이렇게 하면 메인 전원과 연결된 겁니다.


LED 컨버터에서 나오는 초록색 접지선은 등기구 바닥의 구멍에 나사로 고정합니다.


이제 남아도는 선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LED 소자가 등기구 바닥에 붙어 있기 때문에 그 윗쪽을 선이 가리게 되면 보기 흉합니다. 이렇게 느슨하게 된 선들은 케이블 타이, 배선용 클립, 아니면 그냥 테이프 같은 걸로 바닥에 쫙 붙입니다.


대략 이런식으로 선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이제 메인 차단기를 올리고 전등을 켜 봅니다. 환하게 불이 들어오면 마나님께 한번 으쓱 대세요. ^^


이제 등기구의 확산유리를 끼웁니다. LED 조명의 경우 빛이 바닥에서 나오기 때문에 중간에 걸리는게 있으면 이렇게 그림자가 질 수 있습니다. 이 그림자는 LED 컨버터의 것입니다.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네요. 이런 그림자가 최대한 안생기게 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완성 샷입니다. FPL 형광등으로 된 오른쪽의 등은 끝 부분이 어두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바닥을 꽉 메운 LED는 전체적으로 밝습니다. 그리고 형광등에 비해 30% 정도 더 밝은 느낌이고, 반면 전기 사용량은 50~60% 정도 밖에 안됩니다.


좀더 쉽게 달려면

LED 판매업자들의 사이트를 보면 나사를 끼울 수 있는 자석도 같이 판매합니다. LED 기판에 자석을 나사와 너트로 고정하고 이를 쇠로 된 등기구에 철썩하고 그냥 붙이는 겁니다. 등기구 바닥에 구멍을 낼 필요가 없으니 초보자들도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자석 볼트/너트는 세트당 500원 정도 합니다. 설치의 편의성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 자석 고정의 또 다른 장점은 LED 기판이 자석이 높이만큼 바닥에서 떨어지게 되어 LED에서 발생하는 열이 발산되는데 도움을 주고, 그 만큼 확산유리에 가까워지니 그림자도 덜 지고 더 밝아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전기선도 기판 뒷쪽으로 밀어넣을 수 있으니 선 정리에도 좋습니다.

마나님이 매우 흡족한 모양입니다. 이제 형광등이 나가면 나가는대로 모두 LED로 바꾸라고 하네요. 다음 과제는 화장실의 간접 조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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