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7월 11일 목요일

조카를 위한 책장을 만들다

조카방 꾸미기 프로젝트로 침대, 책상, 책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침대는 이미 만들어서 납품했고, 책상도 일주일 전에 완성했습니다. 이제 남은건 책장입니다.
책장이라는 가구가 참 오묘한 것이 나무가 그리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나무 소요량이 많은 가구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마구리면만 보이는 것이 책장이죠. 하지만 상판과 측판에 300mm 폭의 긴 판재가 소요되기 때문에 나무 소요량은 많은 편입니다. 이번에 만들 책장은 가로 900mm에 높이 2,000mm 정도 되는 큰 책장입니다. 전에 만든 침대와 어울리도록 동일한 레드파인 솔리드 집성을 사용했구요. 대략 산정해보니 거의 레드파인 원장 두개가 소모되는 엄청난 양이더군요.

원장을 가재단하여 구입하고 집에서 정재단을 하느냐 아니면 아이베란다에서 정재단을 하여 구매하느냐를 고민했습니다. 근데 둘의 가격차가 5만원 정도이고 집에서 정재단 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고 복잡하며... 결정적으로 장마철이라 베란다에서 작업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아이베란다에서 정재단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고 삼일 후에 아이베란다에서 두개의 큰 포장으로 나무들과 철물들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이걸 뜯어서 주문내역과 비교하는 것도 한참 걸리더군요. 다행히 1mm 내의 오차로 정확하게 재단되었고 착오없이 잘 배송해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책장을 완성한 지금... 되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습기와의 싸움이었던 같습니다. 바깥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마루는 습기 때문에 에어컨을 돌리느라 베란다의 양쪽 문을 모두 닫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거의 밀폐된 습한 공간에서 목공을 한 셈이죠. 정말 사우나가 따로 없더군요. 습기때문에 레드파인의 결들이 일어난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만들 책장의 설계도는 대충 이렇습니다.


서랍 조립하기

이번 책장 프로젝트에서 제가 처음으로 해보는 것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서랍 만들기와 다른 하나는 싱크경첩 다는 거였습니다. 아이베란다에서 제공하는 비디오를 통해서 서랍 만드는 법과 레일 다는 법을 미리 공부를 해 둔것이 많이 도움되었습니다.

3단레일을 사용할 서랍인 경우에는 서랍이 들어갈 곳의 내경보다 26mm 작은 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3단레일의 높이가 13mm이기 때문에 양쪽을 빼면 26mm입니다. 이 서랍이 들어갈 곳의 내경이 400mm이기 때문에 374mm 폭의 서랍이 되도록 재단 주문을 넣었습니다.

서랍재는 삼나무 집성판재 12t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무난합니다. 가볍고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서랍재의 아랫쪽에는 폭 5mm 깊이 5mm의 홈을 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이베란다의 이런 주문 가공 서비스는 수공구만 사용해서 홈파기가 어려운 저같은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물론 가격은 좀 비싸지만요. 이 홈에 4.5t 자작합판을 끼워 넣으면 간단하게 서랍이 만들어 집니다. 아래 사진처럼 홈파진 삼나무 서랍재와 자작합판을 조립하는 겁니다.


만일 집성판재를 피스로 박아 서랍 밑판을 연결할 경우 수축/팽창시 서랍이 비틀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알판을 끼우는 식으로 서랍을 만들면 수축/팽창시에도 서랍에 변형이 없어 좋습니다. 조립하기도 편하구요.

서랍의 조립은 피스와 본드로 합니다. 삼나무 12t라 얇고 물러서 조심해서 결합해야 합니다. 서랍을 만들때 코너클램프 4개가 있으면 아주 편리합니다. 사진과 같이 각 코너를 잡아주면 혼자서도 쉽게 서랍을 조립할 수 있습니다.


끝부분에 구멍낼 곳을 자동센터펀치를 이용하여 표시합니다. 최근에 만원주고 새로 산 놈인데 아주 편리하네요. 스프링방식으로 동작하는데 꾸욱 눌러주면 딱~하고 깊은 구멍을 내줍니다. 이 구멍에 드릴비트의 중심을 꽂고 타공을 하면 엇나감 없이 정확하게 드릴링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끝부분을 이중기리로 타공하면 저렇게 결이 터지기 일쑤입니다. 결이 터지지 않게 하려면 순간접착제를 끝부분에 좀 발라주면 되긴 한데... 안보이는 부분이라 그냥 타공합니다. 울프크래프트의 이 코너클램프는 스프링방식이라 힘을 주면 이렇게 판재를 밀어낼 수 있습니다. 마구리 면이 보이게 밀어 본드를 바르고 다시 밀어 밀착시켜 피스를 박으면 작업이 편합니다. 스프링 방식의 코너클램프가 압착력이 약해 불만이긴 한데... 이렇게 본드를 바를 때는 편하네요.


완성된 모습입니다. 튼튼하게 잘 결합되었고 삼나무의 향과 자작합판의 아름다운 무늬가 좋네요. 근데 이 서랍 하나의 원가가 솔찬히 듭니다. 그래서 주문가구 만들때 서랍 하나 들어갈 때마다 가격이 팍팍 오르죠.


선반 만들기

책을 올려둘 선반을 만들 차례입니다. 선반은 긴 판재 하나만으로 만들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책을 올려두면 가운데가 쳐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 뒷쪽에 보강목을 대어서 휘어짐을 방지합니다. 동시에 책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의 역할도 하구요. 보강목은 선반과 같은 길이로 자릅니다. 사진과 같이 선반과 끝을 맞춘 뒤에 선반의 길이에 맞게 톱질하면 됩니다.


선반이 될 집성판재와 보강목이 될 SPF 구조목 38mm x 19t 판재를 깨끗하게 대패질 합니다. 면 자체는 대패가 되어 있지만 원형톱에 의해 잘려나간 마구리 부분은 모서리가 날카롭고 톱날 자국이 마구리면에 남아 있어 보기가 좀 그렇습니다. 대패로 깨끗하게 날려주면 좋습니다만... 습기가 많아서 대패질마저도 잘 안되네요.


선반과 보강목은 피스와 본드로 결합합니다. 보강목의 두께가 19t이니 선반 끝에서 9.5mm 지점에 구멍을 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콤비자센터펀치를 이용하여 타공할 위치를 찍어줍니다.


이중기리로 구멍을 내고 피스를 결합하기 전에 판재를 약간 밀어서 본드를 잘 발라줍니다.


피스를 박을 때는 사진과 같이 코너클램프 외에 수직을 잡아주는 클램프를 두세개 더 사용해야 합니다. 3.5mm 피스를 3mm 구멍에 박을 때 클램프를 사용하지 않으면 두 나무가 밀착되지 못하고 떠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밀착시켜 피스를 박으려면 클램핑을 하던지 아니면 나사머리쪽 부재에 3mm가 아니라 4mm 구멍을 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선반입니다. 길고 짧은 것 해서 모두 9개의 선반입니다.


책장 조립 과정

책장은 제일 아래 선반을 다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책장이 너무 커서 베란다에서 작업하기 어려워 마눌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마루로 작업 공간을 옮겼습니다. 드릴링을 해야 하므로 아랫집에 진동이 울리지 않도록 매트를 두장 깔았습니다.

이 매트는 한 조각이 1m x 1m 크기인데 원하는 형태로 조립할 수 있어 매우 편합니다. 두개를 연결하니 책장 크기입니다. 매트의 윗면은 딱딱한 편이라 수평을 잡기에도 좋고 아이들이 위에서 뛰어놀아도 아랫집에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매트라 진동이 있는 드릴 작업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조립은 책장을 눕힌 상태에서 아랫 선반부터 조립을 합니다. 코너클램프로 대략 직각을 잡고 직각자로 직각여부를 줄자로 수평여부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책장의 측판에서 구멍을 내어 피스로 연결하는데 공정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센터펀치로 타공위치 표시
  2. 4mm 드릴비트로 18mm 깊이 타공. 이러면 측판은 관통되고 상판에는 표시만 남게 됩니다.
  3. 이중기리 비트로 보링. 측판에 피스머리 들어갈 공간 만들면서 상판의 측면에 예비구멍을 냅니다.
  4. 피스 결합.

4mm 구멍을 18mm 깊이로 타공하기 위해서 적당한 나무 동가리 하나를 골라서 4mm 구멍을 내고 딱 18mm만큼 나오도록 동가리를 잘라서 스토퍼로 이용합니다.


4mm 구멍을 내면 나사못이 헛돌게 됩니다. 즉 측판은 나사못이 헛돌게 하고 상판에 나사못이 박히게 함으로서 나사못 머리가 측판을 눌러 상판의 옆면과 밀착시키게 됩니다. 지금은 가조립 상태라 본드를 바르지 않지만 대전에서 제대로 조립할 때는 본드를 바릅니다. 본드 바른 후 클램프로 밀착시켜서 고정시켜야 하는데 1미터 폭의 클램프도 없고 번거롭기도 하니 나사못 머리로 클램프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세로 보강대는 상판의 보강대와 충돌이 생기므로 아래 사진처럼 그 부분만큼 모서리를 따주어야 합니다.


상판을 연결하고 나면 그 다음 상판을 같은 방법으로 연결합니다. 이때 세로 보강대를 간격재로 사용하면 됩니다. 오른쪽 측판에 연결할 때는 세로 보강대를 오른쪽에 붙여서 고정하고 왼쪽 측판을 연결할 때는 왼쪽으로 옮겨서 고정합니다. 그러면 수평이 유지됩니다. 이이서 세로 보강대를 아래/위 상판에서 연결하면 됩니다.


이런식으로 제일 위 상판까지 연결하면 됩니다.


마루에서 에어콘 바람을 쐬면서 작업하니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그래서 이후로 계속 마루에서 작업을 합니다. ^^ 단점이 있다면 아들내미가 책장이 놀이터인 줄 안다는 거죠. 허들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온갖 훼방을 다 놓습니다.


어느덧 제일 위 상판까지 모두 연결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서랍과 여닫이문을 달 차례입니다.


댐퍼 싱크경첩 달기

싱크대에 주로 달린다고 해서 싱크경첩이라고 많이 불리는 경첩입니다. 싱크경첩은 외부에서 경첩이 보이지 않아서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이 싱크경첩을 달려면 문쪽에 35mm 지름의 구멍을 보링해야 합니다. 35mm 화스너비트가 있어야 하고 드릴스탠드나 드릴프레스 그리고 전기드릴이 있어야 합니다. 충전드릴은 힘이 약해서 어렵습니다. 이 보링작업이 어려워서 무보링경첩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아이베란다의 경우 싱크경첩을 사면 무료로 35mm 보링서비스를 해줍니다. 우후~ 그러니 굳이 무보링경첩을 살 필요가 없지요. 무보링경첩이 비싼 건 아니지만 유격을 조정하는 나사가 없어서 오히려 설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싱크경첩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먼저 문이 문틀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우 IN-DOOR 방식, 문이 문틀 밖에 놓이는 경우 OUT-DOOR 방식의 경첩을 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반 싱크경첩의 경우 문을 닫을 때 쾅하고 닫히는데 유압식이나 댐퍼가 있는 경첩의 경우 부드럽게 닫혀서 편리합니다. 일반 싱크경첩은 문이 90도 정도 열리지만 어떤 경첩은 문이 180도 열리기도 합니다. 저는 IN-DOOR 방식의 댐퍼경첩을 두개 구매했습니다.

설치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싱크경첩의 문쪽 부분을 35mm 보링된 쪽에 끼우고 피스를 죕니다. 이때 수평이 유지되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그리고 문틀 쪽에서 55mm 지점에 수평선을 긋고 경첩의 피스 구멍에 이 선을 맞춘 다음 타공 위치를 표시하면 됩니다. 몇 mm 지점에 경첩을 박을 건지는 IN-DOOR냐 OUT-DOOR냐와 싱크경첩의 종류에 따라 다르니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경첩을 달고 나면 x,y,z 3축 방향으로 경첩의 위치를 미세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빨간색 화살표가 있는 나사를 풀면 경첩을 위/아래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고, 노란색 화살표의 나사를 풀면 좌/우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파란색 화살표의 나사를 풀면 문틀의 수직방향으로 유격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나사 조정을 통해 문의 아래 위 간격이나 좌우 간격 그리고 문의 튀어나옴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미세조정을 끝내고 나무손잡이 까지 달아서 완성된 여닫이 문입니다. 여닫이 문의 경우 설치할 문틀의 내경보다 결방향으로는 2mm씩, 결 직각방향으로는 3mm 이상씩 유격을 두어야 수축/팽창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저는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 만들어서 2mm씩 유격을 주었지만 겨울철에 만들 경우 유격을 더 주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장마철에 문이 문틀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손잡이는 원목손잡이로 M4볼트로 연결됩니다. 문 안쪽에서 5mm 비트로 구멍을 내어서 볼트 연결하면 간단하게 달립니다. 자세한 싱크경첩 다는 방법을 원하시면 아이베란다에서 제공하는 이 동영상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서랍 레일 달기

서랍의 레일은 보통 3단레일을 많이 사용합니다. 3단레일은 서랍이 끝까지 나오는데다가 끝에서 더이상 빠지지 않게 잡아주기 때문에 편하고 안전합니다. 이외에도 하얀색으로 된 저렴한 일반 철레일이 있고 그냥 나무로 만드는 레일도 있습니다. 나무로 만드는 레일의 경우 멋도 있고 간편하긴 하지만 마찰이 다소 강하고 수축/팽창에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 하얀레일의 경우 베어링이 아니라 바퀴 방식이라 다소 뻑뻑하고 끝까지 빼면 서랍이 기울어집니다.

3단레일은 세개의 조각이 슬라이딩 되는 방식인데 제일 위의 작은 레일은 분리할 수 있습니다. 레일을 분리할 때는 사진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레버를 누르면 됩니다. 분리된 레일을 방향을 잘 고려하여 서랍 옆면에 부착합니다. 되도록 아래쪽에 다는 것이 좋고 서랍이 12t로 만들어 졌으므로 관통되지 않도록 짧은 나사못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저의 서랍 윗쪽으로부터 75mm 되는 지점에 수평선을 그리고 그 수평선이 레일의 구멍 중앙에 위치하도록 위치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서랍이 달릴 곳에 나머지 두개의 레일을 피스로 고정하는데... 윗쪽에서 85mm 지점에 선을 긋고 그 선에 구멍의 중심이 들어가도록 해서 달았습니다.


그러면 서랍과 달릴 곳에 공간 10mm가 남는데 이 공간은 앞판을 붙여서 커버를 합니다. 앞판은 보통 양면테이프로 위치를 대충 고정한 다음 안쪽에서 피스를 박는데... 저의 경우 서랍 하나를 다는 거라 앞판을 잘 잡은 다음 클램프로 고정하여 그냥 안쪽에서 나사를 박았습니다.


비고정 선반 달기

비고정선반을 달려면 다보라는 걸 같은 높이에 네개를 달아주면 됩니다. 나무로 레일을 다는 경우도 있고 다보를 고정할 구멍을 미리 여러개 파두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비고정선반의 경우 아래 사진과 같은 피스에 고무를 감싼 형태의 고무다보가 가장 편하더군요. 그냥 피스 박듯이 박으면 되고 고무로 감싸져 있어 미끄러지지도 않고 나무에 흠집도 나지 않습니다.



높이조절좌 달기

일룸이나 한샘등의 시스템 가구회사의 책장을 보면 높이조절좌가 달려 있습니다. 책장의 바닥에 부착되어 책장의 평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철물이죠. 이 책장이 설치될 처제네 집이 장판으로 되어 있어 평이 잘 안맞는 편입니다. 그래서 높이조절좌를 바닥에 달기로 했습니다.

높이조절좌 비싼 건 굉장히 비싸던데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이베란다에서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이 높이조절좌는 10mm의 구멍을 약 30mm 깊이로 바닥에 뚫어주어야 합니다. 이 구멍으로 높이조절 볼트가 들어가게 되니까요.


구멍을 뚫고 피스 구멍으로 피스만 죄면 끝입니다. 높이조절좌 바닥이 딱딱한 플라스틱인데 좀 더 넓고 부드러운 형태면 좋을 뻔 했네요. 마루바닥에 쓰기에는 상처가 좀 우려됩니다.


마감과 완성

이 작업을 할 때 밖에 비가 엄청 내리고 있었습니다. 습도가 높은 날 수성스테인을 바르면 마르질 않습니다. 자칫하면 덜 말라서 꾸리꾸리한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더 걱정인 것은 수성스테인을 바른 후 생길 결오름이었습니다. 작은 가구나 모양이 단순한 가구는 오른 결을 사포질해서 다듬으면 되지만 이런 복잡한 모양의 책장은 사포질하다가 진이 빠질 겁니다. 게다가 베란다는 습하고 더워서 작업 불가이고 마루에서 사포질을 해야 하는데 그 먼지가 감당이 안됩니다.

그래서 그냥 오일 마감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일은 파커&베일리사의 레몬오일 폴리쉬입니다. 원래 마감제가 아니라 유지보수용 오일입니다만... 책장이라는게 손때를 많이 타는 가구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마감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집 책장도 마감을 안하고도 잘 쓰고 있습니다. 특히 북향의 방에 놓일거라... 직사광선도 없구요.

마감은 마눌님께서 손수 해주셨습니다. 빨간 바지만 보이네요. ^^ 레몬오일 폴리쉬를 바르니 결은 약간 브라운 톤으로 짙어지고 하얀 부분도 약간 노란색이 더해집니다. 향기도 괜찮아서 다른 오일 마감과는 달리 실내에서도 할만 합니다. 건조도 빠른 편입니다. 이렇게 습한 날도 몇시간이면 다 마릅니다.


이렇게 해서 책장이 가조립 상태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정재단한 목재를 받아서 하다보니 이틀만에 만들어졌네요. 오일마감은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백골상태보다는 많이 차분해진 모습이고 애쉬책상과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파인류는 유분이 많아서 오일이 잘 침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애쉬보다는 색이 덜 먹네요. 근데 오히려 그게 낫습니다.


처음 달아본 싱크경첩과 3단레일입니다. 사전에 공부를 좀 한 덕인지 별 어려움없이 달 수 있었습니다. 철물의 품질도 마음에 들구요. 책장에 이런 서랍과 문이 있으니 특이하긴 하네요. 아기자기한 맛도 있구요. 같이 놓일 애쉬 책상에 서랍이 없어서 책장에 서랍과 여닫이문을 달았습니다. 아무래도 수납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책장의 뒷면에 분해 후 식별할 수 있도록 부품번호를 다 썼습니다. 금요일에 배송 예정이니 목요일에 모두 분해하여 포장할 계획입니다.


여하튼 장마철에 가구 만드는 건 왠만하면 피해야 할 듯 합니다. 나무도 불어있고 작업자도 힘들고...

이렇게 올해 베란다공방 마지막 작업이 끝이 나네요. 제 베란다 공방은 선선한 바람이 불때까지 장기간 휴업입니다. ^^ 휴업 기간 동안에는 목공 이론 공부를 좀 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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