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7월 6일 토요일

애쉬 모니터 받침 만들기

조카 책상을 만들려고 산 애쉬 원장... 책상 만들고 조금 남는 걸 가지고 써비스 개념으로 애쉬 모니터 받침을 만들었습니다. 애쉬로 만든 모니터 받침이라... 좀 럭셔리하긴 하죠.

책상 만들고 남은 자투리를 500x240 크기로 재단해 달라고 했고, 70mm 폭의 좁은 판재도 남아서 240mm 길이 두개가 나오더군요. 이를 이용해서 대략 다음과 같이 설계했습니다.

설계

자투리를 이용하는 거라 좀 한계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키보드의 크기는 450mm x 190mm x 40mm 정도입니다. 그런데 자투리 상판의 길이가 500mm이고 양쪽 기둥 20t 두개를 빼면 불과 460mm 밖에 내경이 나오질 않습니다. 손가락도 안들어갈 정도이니 키보드가 들어가 버리면 꺼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럴때는 상판을 측판 옆으로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면 좌우폭을 좀 더 확보할 수 있으나 너무 단순한 모양인 것 같아서 약간 트릭을 부려봤습니다. 측판에 턱을 만들어 상판을 걸치는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구성 면에서도 좋고 좌우폭도 약간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5mm 턱을 양쪽에 남기니 약 10mm 정도의 여유공간이 생겨 내경이 470mm가 됩니다.




측판과 상판의 결합은 기본적으로 턱에 의해서 걸치는 모양이지만 목심을 이용하여 더 튼튼하게 결합될 것입니다.


제작과정

이제 실제 제작과정에 들어갑니다. 먼저 측판으로 사용할 부재의 끝에서 5mm 지점과 8mm 지점에 선을 그려줍니다. 5mm 지점은 턱의 위치를 나타내고 8mm 지점은 목심을 위한 구멍의 중심이 될 위치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턱을 만들기 위한 톱질을 좀 하다가 생각해보니 목심 구멍을 먼저 뚫어야 할 것 같습니다. 턱을 만들고 나면 수직 구멍을 지그없이 감각에 의지해서 뚫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웰마스터를 꺼내어 아래턱을 아까 8mm 지점에 그린 선에 구멍의 중심을 맞춥니다.


그리고 적당한 위치에 세개의 구멍을 뚫습니다. 턱을 깍아낼 것을 고려해서 35mm 깊이로 뚫으면 됩니다.


막상 이렇게 설계는 했지만 막상 턱을 따내려고 하니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길이가 짧으면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240mm를 일정한 깊이로 톱질한다는게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끌로 톱이 시작될 위치를 찍어줍니다.


그리고 등대기톱으로 조심스럽게 최대한 수평으로 톱질을 해줍니다. 한쪽을 어느 정도 했으면 반대쪽도 같은 방식으로 톱질해 줍니다. 그러면 가운데만 약간 덜 톱질되고 양쪽으로는 톱길이 난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눞혀서 다시 톱질을 양쪽으로 해 줍니다.


이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끌을 꾹 눌러서 나무조각을 차근차근 떼어냅니다.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떼어내는게 깨끗하게 떼어내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대략 턱 가공이 완료 되었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나무라 해도 섬유질의 결을 떼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거친 단면은 줄과 사포로 다듬어 줍니다.


상판을 얹어봅니다. 이런식으로 얹히게 될 겁니다.


상판과 측판을 목심으로 연결하기 위해 측판에 아까 뚫었던 구멍에 도웰포인트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상판을 자리에 맞춰 눌러주면 상판에 구멍낼 위치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상판에 구멍을 내기전에 먼저 측판에 목심에 본드를 발라 끼워 넣습니다.


도웰마스터를 이용하여 상판에 표시된 곳에 구멍을 내어 줍니다. 15mm 정도의 깊이면 됩니다.


하드우드는 소프트우드에 비해서 드릴링할 때 옆이 터져나가거나 하는 문제는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목심도 상당히 빡빡하게 들어가구요.


측판과 상판 접합부에 본드를 바른 뒤 클램프를 이용하여 단단히 고정하여 말려둡니다. 직각이 잘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손질과 마감

가장자리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단차가 있는 부분을 대패로 싹 밀어줍니다. 그리고 측판의 턱이 상단까지 나와있는데 이 턱을 둥글게 대패로 쳐줍니다. 각도를 살짝 조절하며 대패질하면 둥글게 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포질을 빡빡 해줍니다.


아무래도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턱 가공이 깔끔하게 되지는 않았네요. 사진과 같이 약간의 빈틈이 생깁니다. 테이블쏘가 있다면 두번 쓱 밀면 깔끔하게 턱가공이 되지만 손 톱으로 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내공을 더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빈틈을 메꾸는 것은 메꾸미를 이용해도 되지만 동일한 색으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이럴때는 빈틈에 목공본드를 조금 바르고 사포질한 고운 나무가루로 본드 위를 덮는 과정을 반복하면 틈을 어느정도 메꿀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본드가 좀 많이 발라졌는데 이쑤시개 같은걸로 세심하게 틈에만 본드가 발라지도록 하면 더 깔끔합니다.



두번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하니 아래 사진과 같이 어느정도 메워졌습니다.



마무리로 400방 사포로 매끄럽게 전체적으로 다듬어 줍니다.


애쉬테이블은 수성마감을 했습니다만... 모니터받침은 간단한 오일마감을 하기로 했습니다. 파커&베일리에서 만든 레몬오일 폴리쉬라는 오일 제품입니다. 이 오일은 오일스테인류와는 달리 향긋한 레몬향이 나서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간단한 소품의 마감에 좋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 설명을 보면 가구의 유지보수를 위해 정기적으로 발라주면 좋다고 하네요. 햇빛에 의한 변색을 방지하고 피부에 바르는 로션처럼 나무가 갈라지거나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너무 많이 바르지는 말고 헝겁에 살짝 묻혀서문지른다는 느낌으로 바르면 됩니다. 헝겊이 없으면 키친타올을 사용해도 됩니다.


레몬오일을 바른 부분과 바르지 않은 부분의 색차이가 보이시죠. 이 오일은 약간의 갈색톤을 나무에 입힌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부분을 더 도드라지게 하고 특히 마구리면은 색이 아주 진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애쉬 테이블 위에 놓일것이므로 폴리우레탄 도막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부직포를 붙여줍니다.


오일을 다 바르고 애쉬테이블 위에 놓아보니 수성마감한 것과 오일마감한 것의 색차이가 미묘하게 나네요. 그리고 역시 오일마감을 하니 결오름이 없어서 편하긴 하네요.


오일마감한 쪽은 결이 더 진해지고 갈색톤으로 변합니다. 어떤 색이 좋은지는 개인 취향이니까요.


이 모니터 받침의 포인트는 상판 끝부분의 곡선으로 트리밍된 부분입니다. 측판과 상판의 결이 직각이라 좀 어색하긴 한데 튼튼한 걸 따지면 이 방향이 맞습니다. 튼튼함을 무시하고 결을 이어서 만들 수도 있는데 불행히도 테이블 상판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로 작업하는 거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판재가 없었네요.


애쉬 20t로 만들어진 모니터 받침이라 아주 묵직합니다. 제가 올라타기도 해 봤는데 약간 휘긴 하지만 튼튼하네요. 두개가 세트로 잘 어울리네요. 약간 다른색 톤이라 더 좋구요.

그런데 쓸데없이 어렵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좀 들긴 하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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