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동네 빵집의 팥빙수는 그냥 더위 식히는 정도이지 맛을 논할 정도는 아니더군요.
제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맛있는 팥빙수집은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있는 밀탑, 파주 프로방스마을에 있는 피크닉 그리고 동부이촌동에 있던 에디아르 정도입니다.
밀탑은 집에서 막히는 다리를 건너야 하고 사람도 많아서 가기가 좀 그래서 동부이촌동에 있는 에디아르에서 팥빙수 참 많이도 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2~3년전에 이 빵집이 없어졌더군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고 저는 맛없는 팥빙수 맛에 지쳐만 갔습니다.
그러다가 기적같이 우리동네에서 팥빙수를 잘하는 집을 찾아냈습니다. 몇달 전에 아들내미와 둘이서 옥수역 다이소에 뭘 사러 갔는데 아들이 쉬마렵다고 해서 옆에 있는 아파트 상가 화장실을 찾았더랬죠. 그런데 거기에 있는 "예당연"이라는 떡집에서 팥빙수를 팔길래 여기 맛을 한번 볼까하는 생각에 들어가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제대로 된 팥빙수 맛이었습니다. 예당연의 팥빙수에는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넣지 않습니다. 대신 잘 다듬어진 팥과 우유 그리고 맛있는 견과류와 떡만 들어갑니다. 그리고 중요한 얼음도 눈꽃처럼 잘 갈아져 있구요. 아이스크림과 과일이 없으니 오히려 팥과 견과류 맛만 온전히 느낄 수 있어 깔끔합니다. 무엇보다 좋은건 가격이 오천원으로 다른 유명한 곳보다 저렴하다는 거... 맛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요.
(2013.7.30 업데이트) 얼마전부터 팥빙수 가격이 좀 올랐네요. 전보다 양이 작아진 미디움 사이즈가 오천원이고 전과 같은 크기의 라지 사이즈가 칠천원으로 올랐습니다.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으니까... ㅡ,,ㅡ
예당연은 3호선 옥수역 1번출구 앞에 있는 옥수 어울림 더리버 아파트(아파트 이름도 참 기네요) 상가 1층에 있습니다. 바깥 매대에는 이렇게 각종 떡을 팔구요.
예당연은 원래 2000년부터 이촌동에서 정성스런 떡을 만들어오던 역사가 있는 곳인데 최근 옥수동에 분점을 내었다고 하더군요. 체인이 아니라 같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분점이라 하니 떡의 맛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떡까진 먹어보진 못했습니다만...
떡만 파는 동네 방앗간 같은 개념이 아니라 테이블들도 있어서 떡카페 같은 분위기입니다.
팥빙수와 녹차빙수를 시켜봤습니다. 왼쪽이 녹차빙수이고 오른쪽이 팥빙수입니다. 예당연이 떡집이니 다른 팥빙수집과 달리 진짜 떡이 고명으로 올라옵니다. 떡의 종류는 먹을때마다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팥과 견과류, 우유가 다입니다. 깔끔하죠.
저랑 아들이 가서 먹어보고 난 뒤 마눌님도 데리고 가서 몇번 먹고... 마눌님은 또 마눌님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또 먹고 해서 우리가 예당연 팥빙수 맛을 동네에 좀 소문냈습니다. 이촌동 예당연은 유명한 집이지만 옥수동 분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주차는 아파트의 상가 주차장에 무료로 할 수 있는데 이 주차장이 혼잡할 경우 옥수역 아래에 있는 유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해도 됩니다.
인근의 팥빙수 매니아들께 자신있게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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