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7월 16일 화요일

조카방 만들어주기 프로젝트를 끝내다


지난 글에서 책장을 가조립까지 해 두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책장을 분해하여 조카방에 설치하는 과정까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조립은 여닫이문과 서랍과 관련된 설치를 하기 위해 했던 것입니다. 다시 분해를 해야 하므로 본드를 사용하지 않았고 피스도 필요한 최소한의 곳에만 박았습니다. 분해를 하기에 앞서서 더 추가할 피스 구멍을 내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원래 있던 구멍은 사진의 아래쪽에 있는 두개의 구멍입니다. 이 구멍들은 선반의 측면을 고정하는 피스구멍입니다. 추가로 뚫어준 구멍은 빨간 동그라미를 친 부분으로 선반의 뒷쪽 보강대를 고정하는 피스 구멍입니다.

선반을 연결하는 일직선으로만 피스를 체결하면 책장이 좌우로 흔드는 힘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래서 직선에서 벗어난 곳에 보강목을 대어야 하는데 저의 경우는 보강목에 피스를 체결함으로서 좌우로 흔드는 경우에 대비를 합니다. 총 5개의 선반 모두에 양쪽으로 추가 피스 구멍을 내었습니다.


추가 피스구멍을 낸 뒤 책장을 모두 분해 했습니다. 침대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양이 많습니다.


차에 실어갈 때 흠집이 나지 않도록 주요 부품에 대해서 포장을 했습니다. 나무를 살때 딸려온 이런 스티로폴 포장지를 잘 보관해두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습니다.


이번에 처제가 생일선물로 사준 아임삭 AD414R 드릴입니다. 이 드릴의 케이스는 쓸데없는 비트 보관대가 없어 수납공간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충전기를 빼고 나면 제법 넓직합니다. 여기에 줄자, 목공본드, 38mm피스, M4볼트, M6볼트, 목심 마개, 드라이버 등을 담았습니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드디어 대전 처제네로 내려가는 날 제 차 스파크에 애쉬 테이블과 책장을 분해한 것들을 싣습니다. 침대 실을때보다 조금 더 힘들었지만... 이제 스파크에 짐싣는게 이력이 나서 뭐 그럭저럭 잘 실었습니다. 가장 긴 2미터 짜리 책장 기둥을 먼저 넣은 다음 앞좌석을 올려서 공간을 확보하면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책상 상판을 트렁크 쪽에서 밀어넣은 뒤 그 공간에 책장 선반들을 넣었습니다.


두시간을 달려 처제네에 도착했고 짐들을 여러차례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책장을 조립할 준비를 합니다. 책장의 조립은 이미 타공이 되어 있는 구멍에 피스를 잘 끼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기둥을 세워두고 상판을 모두 연결한 뒤에 왼쪽 기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이렇게 해야 뚫었던 구멍에 피스를 끼울 수 있습니다.


정식 조립에서는 목공본드를 사용합니다. 선반의 마구리에 본드를 얇게 펴 바릅니다. 이렇게 해야 잘 접착이 되는데다가 피스를 체결하여 압력이 가해져도 본드가 많이 흘러나오지 않아 깔끔합니다. 얇게 펴바르기 위해 다이소에서 고무주걱을 이천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아주 잘 발라지는데다가 목공본드는 플라스틱에는 반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본드가 마르고 난 뒤 쉽게 본드 굳은 것들을 떼어낼 수 있어 편합니다.


전에도 설명했듯이 기둥에는 4mm 구멍이 뚫려있기 때문에 피스를 손으로 쑥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상판 측면의 뚫힌 구멍에 피스끝을 맞춘 뒤 손 드라이버로 살짝 조여줍니다. 그러고 나서 충전드릴로 꽉 조여주면 됩니다.


오른쪽 기둥에 상판을 붙여 나가면서 수직 보강대도 차례로 연결합니다. 수직보강대는 본드 바르기가 까다로우므로 그냥 피스로만 결합합니다. 이런식으로 오른쪽 기둥과 상판과 수직 보강대는 모두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제 왼쪽 기둥을 붙여야 하는데 위와 같이 피스를 구멍에 쑥 넣고 상판 측면에 본드를 바른 다음 구멍에 맞추어 드릴로 피스를 죄어주면 됩니다. 이미 오른쪽 기둥과 상판/수직보강대로 위치가 다 잡혔으므로 왼쪽 기둥은 끝만 잘 맞추면 쉽게 위치를 잡을 수 있습니다.


보강목을 연결하는 세번째 피스구멍에까지 모두 피스체결을 하고 나면 책장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튼튼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피스를 박은 구멍은 본드를 바른 목심을 끼운 다음 목심제거톱으로 잘라내어 막습니다. 아주 번거로운 과정이죠. 그리고 목심제거톱으로 목심을 자르는게 그리 깔끔하게 마무리되지도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미리 잘려진 목심의 형태인 미니목심을 애용합니다. 미니목심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긴 짧은 8mm 직경의 목심입니다. 사용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이쑤시개에 본드를 묻혀서 피스 구멍 벽쪽에 얇게 바릅니다.


그리고 피스구멍에 미니목심을 살짝 끼운 후 나무 동가리 깨끗한 걸로 싹싹 눌러주면 끝입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처럼 깔끔하게 구멍이 막힙니다. 목심을 톱으로 잘라내는 과정이 필요없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됩니다. 주의할 점은 미니목심에만 힘을 가하면 안으로 쑥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반드시 나무 동가리를 준비해서 평탕하게 힘을 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포가 있으면 사포로 다듬으면 더 깔끔한데 제가 사포를 깜빡하고 가져가지 않았네요.


전에 침대를 설치하러 갔을 때 방바닥의 평이 맞지 않아서 가운데 다리를 설치하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이 가운데 다리를 5mm 정도 잘라냈습니다. 물론 다리가 짧아질 수도 있지만 짧은 다리는 두꺼운 종이로 괴면 되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습니다. 침대의 상판을 하나 뜯어내고 가운데 다리를 집어 넣었습니다. 약간 다리가 뜨길래 두꺼운 종이를 끼워넣어 맞추었습니다. 한결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자 이제 멋있게 변신한 조카 방을 볼까요? 조카방의 벽은 연두색으로 도배를 깔끔하게 했습니다. 원목의 색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애쉬 테이블과 책장을 설치하고 컴퓨터를 설치했습니다.


애쉬로 만든 모니터 받침도 크기가 딱 맞네요. 이 모니터 받침으로 테이블 위의 공간이 많이 확보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어느정도 꽂고 난 뒤의 모습입니다. 책장의 아랫쪽에는 컴퓨터를 수납했고 그 옆에는 잘 안보는 책들을 꽂을 수 있습니다. 서랍과 여닫이문에는 자잘한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어 깔끔하게 정리가 됩니다.


침대까지 모두 화면에 담아 보았습니다. 작은 방이지만 침대/책상/책장이 효율적으로 배치된 것 같습니다.



옥의 티라면 여닫이문을 통판으로 했는데 장마철 습기 때문인지 좀 휘었네요. 알판으로 만들려다 귀찮아서 그냥 통판으로 했는데... 나중에 더 많이 휘면 알판으로 만들어주던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로서 조카방 만들기 프로젝트가 끝난줄 알았는데... 몇가지 요청사항이 더 있네요.

먼저 당장 필요한 것이 조카의 방문교사가 앉을 수 있는 스툴겸 협탁이 필요하다네요. 이 스툴은 집에 남아있는 멀바우와 40x40각재 그리고 구조재를 써서 저렴하게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프린터가 지금 위태롭게 좁은 협탁위에 놓여있는데 프린터 선반이 하나 필요한 듯 하고... 마지막으로 책상위에 함석으로 된 메모판을 하나 세웠으면 하네요. 스툴은 다음주 한가해지면 바로 만들고 나머지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작업할까 합니다.

아무쪼록 제가 만든 가구들이 조카에게 푸근한 느낌을 주는 편안한 휴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하고... 뭐든 열심히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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