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6월 19일 수요일

핸드스크류 만들기와 활용

보통 클램프들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바디에 고무로 된 조(Jaw)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목수들은 나무로 된 클램프를 이용했습니다. 오늘 소개시켜드리는 핸드스크류(Handscrew)가 대표적인 나무로 만들어진 클램프입니다. 핸드스크류는 나무로 된 조를 가지고 있지만 힘을 받는 주요 부분은 금속으로 되어 있어 강한 압착을 할 수 있으며 특히 평행과 평면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목요공방 바로 옆에 있는 툴스토리에서 뭔 건질거 없나 하고 둘러보고 있는데 바로 저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Adjustable Clamp사에서 나온 핸드스크류 키트입니다. 나무 조 부분을 제외하고 전산볼트와 원형너트 그리고 핸들이 들어 있어서 원하는 나무와 형태로 핸드스크류를 만들 수 있는 DIY 키트입니다.

바로 옆에 기성품의 핸드스크류도 있었는데 가격 차이는 얼마나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당연히 기성품을 사야하는데 평소에 핸드스크류를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였기 때문에 이 키트를 사봤습니다. 제법 가격이 됩니다. 키트명은 J-06으로 조의 길이 6인치(약 150mm)급 핸드스크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용물을 뜯어보니 설명서 종이 한장과 핸들 두개, 원형너트 4개, 양쪽 나사선이 반대로 되어 있는 전산볼트, 그리고 리벳이 두개 들어 있습니다. 사진에서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에서 나사선이 반대로 바뀝니다. 이 덕분에 더 빨리 풀거나 죌 수 있고 가운데 고정장치가 없어도 되는거 였습니다. 이런 볼트만 구할 수 있다면 핸드스크류를 저렴하게 만들수도 있을것 같은데... 불행히도 기성품은 없는 것 같고 볼트가게 가서 나사선 방향을 다르게 해서 용접해 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핸드스크류 만들기

설명서를 보니 각 치수별로 나무로 만드는 조의 크기와 구멍의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불행히도 인치단위라 좀 불편합니다. 제가 구입한 J-06의 경우 조의 크기는 6인치 x 1-3/8인치 x 1-1/4인치의 크기입니다. 밀리로 환산해보면 150mm x 35mm x 32mm 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정확한 크기로 할려니 너무 귀찮아서 그냥 집에 굴러다니던 레드파인 40x40각재를 150mm 길이로 잘라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설명서에는 하드우드로 하라는데... 집에 없습니다. ㅡ,,ㅡ


그리고 위의 표에 있는 나머지 치수들도 밀리로 환산해서 레드파인 각재에다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구멍의 경우 측면에 뚫리는 큰 구멍의 지름은 13mm, 아래/윗면에 뚤리는 작은 구멍은 9mm 여야 하는데 집에 있는 비트의 크기은 15mm와 8mm 비트로 구멍을 뚫기로 합니다. 8mm 구멍은 줄로 약간 갈아내면 쉽게 9mm 정도로 만들 수 있습니다.


드릴비트의 지름이 커질수록 구멍 뚫기가 힘이 듭니다. 수직으로 구멍을 뚫기 위해 드릴스탠드를 이용합니다만... 스프링이 자꾸 드릴을 밀어내서 관통시키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힘을 너무 주었는지... 뒷쪽 나무결이 왕창 뜯겨져 나갔습니다. 본드로 붙일라다가 제가 쓸거라 그냥 둡니다.


그리고 아래/위를 관통하는 8mm 구멍을 뚫어줍니다. 전산볼트가 M8 규격이라 8mm 구멍에는 빡빡하게 들어갑니다. 핸드스크류는 유격이 좀 있어야 하므로 줄로 구멍을 조금 넓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원래 이 구멍은 V자 모양으로 뚫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핸드스크류의 조가 앞/뒤로 틀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만... V자로 뚫기 위해서는 각도조절되는 드릴프레스가 있어야 하므로 그냥 포기합니다. 약간의 유격만 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핸드스크류의 역할은 합니다.


조의 앞부분을 사선으로 자르고 사포질을 해서 다듬습니다.


원형너트를 15mm 구멍에 넣고 전산볼트를 가운데서 양쪽으로 8mm 구멍에 넣고 돌려 볼트가 너트 안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그리고 손잡이를 돌려끼우면 얼추 완성됩니다.



손잡이는 원래 리벳을 이용하여 고정하라고 설명서에 되어 있습니다만... 리벳기계가 없으므로 그냥 에폭시 접착제로 붙이기로 했습니다. 위넥스툴에서 싼 가격에 가져온 고릴라 이액형 에폭시 접착제입니다.


주사기처럼 짜서 두 액체를 섞으면 10분 정도 있다가 굳어집니다. 접착력은 아주 강합니다만 냄새가 너무 구려서 괴롭습니다. 환기 필수입니다.


전에 만든 홀드다운 클램프와 같이 놓아보았습니다. 두 클램프 모두 잘 쓰고 있습니다. 반제품이라 더 싸면 좋을텐데 완제품과 비슷한 가격이라 아쉽습니다만... 핸드스크류의 원리를 알게 되어 만족합니다.


핸드스크류의 활용

핸드스크류는 벌림폭이 큰 편이 아니어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트리거 바클램프와는 용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핸드스크류는 외형이 반듯한 네모여서 바닥에 놓고 부재를 세로로 세워서 클램핑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작업대의 한쪽 끝에 고정시켜두면 프론트 바이스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봉재를 수직으로 드릴링해야 할때 이 핸드스크류를 개조하면 안정적으로 클램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리상 부재를 평행으로 압착할 수 있기 때문에 뒤틀어지면 안되는 작은 소품을 클램핑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리고 책장등을 조립할 때 선반을 수직으로 잡아 놓을때도 유용합니다.


어떤 목공잡지에서 본건데... 아래 그림과 같이 옷장 문을 달때 문을 잡고 미세 조정하는 역할로도 핸드스크류를 이용할 수도 있더군요. 핸드스크류가 네모 반듯하게 생겨서 가능한 팁입니다.


핸드스크류의 활용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니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네요.

아래 사진은 핸드스크류를 이용하여 미니 선반을 만든 예입니다. 기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확인하세요.


혹은 조의 길이를 연장해서 깊은 곳의 부재를 클램핑할 수 있게 개조할 수도 있습니다. 핸드스크류에 구멍을 내야 한다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요...


작은 부재를 잡고 라우팅하거나 테이블쏘로 자를 때 안전하고 유용합니다. 바닥이 평평한 핸드스크류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핸드스크류는 이런식으로 걸어놓으면 보관도 편리합니다.


제 생각에는 핸드스크류는 하나 혹은 두개 정도만 필요하기 때문에 굳이 키트를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완제품을 사는 것이 편하고 좋으리라 봅니다. 저는 그냥 호기심에서 사본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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