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슈퍼싱글 평상형 침대 만들기#3 - 보강/상판/마감

슈퍼싱글 평상형 침대 만들기 세번째 글입니다. 이전 글은 관련글에서 링크를 클릭하여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전글에서는 측판과 중간보강대를 만들어 침대를 일으켜세운 프레임까지 만들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상판만 조립하면 되지 않냐고... 마눌님이 옆에서 계속 채근했는데... 현실은 그리 녹녹치가 않죠. 아이들이 가장 많이 치는 장난 중 하나가 침대에서 팡팡 뛰는겁니다. 아파트라 마루에서는 못 뛰게하니 침대에서 뛰는거죠. 비록 매트리스와 상판에 의해 하중이 분산되기는 하지만 순간적으로 받는 충격은 제법 될 겁니다.

가운데 다리 달기

이런 수직 하중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은 다리를 더 다는 겁니다. 공방에서 만들어온 울집의 침대만 보더라도 슈퍼싱글의 경우 여섯개의 다리, 퀸사이즈 침대의 경우 여덟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하자를 미리 방지하고자 이렇게 많은 다리를 달았지만 정작 청소할 때는 거슬리는 존재입니다. 특히 로봇청소기의 경우 들어가면 헤메고 못나올 것 같습니다.

슈퍼싱글의 경우 하나의 다리만 가운데 보강목에 추가하면 될 걸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보강목에 살짝 끼우는 방식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38x89 구조목 자투리를 가운데 두고 19x89 보드를 양쪽에 세워 홈 모양으로 만드는거죠. 그러면 가운데 보강목에 끼워집니다.

아래 사진처럼 간단하게 양쪽에 피스만 박아서 만들었습니다. 본드는 쓰지 않구요.


가운데 보강목에 끼워봤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제가 헤드쪽의 보강목 연결지점이 풋보드쪽보다 5mm 정도 높게 되었네요. 가운데 다리는 끼워져 있는 형태라 아래 사진의 화살표처럼 움직일 수 있는데 풋보드쪽으로 가면 높이가 낮아져 보강목이 들리게 되고 헤드보드 쪽으로 가면 높이가 높아져 보강목과 다리 사이에 유격이 생깁니다. 적당히 중간 즈음이면 딱 맞는 위치가 되더군요. 여하튼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방식인 것 같습니다.


가운데 다리를 보강함으로서 수직하중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견디리라 봅니다.

헤드보드 보강하기

다음으로 침대에서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이 헤드보드에 등을 기댈때 발생하는 하중입니다. 아무런 보강을 하지 않으면 침대철물에만 달랑 의지하는 격인데... 침대철물 자체로는 약간의 유격이 있어 보강이 필수적입니다. 일반적으로 헤드보드의 결합은 짱구너트와 볼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뒷쪽에서 볼트머리가 보이는 문제가 있죠. 헤드보드야 벽에 가릴거라 상관없는데 풋보드 쪽은 볼트 머리가 노출됩니다.

그래서 저는 침대철물을 사용했습니다만... 이 침대철물은 수직하중을 잘 견디는 구조이지 수평하중을 잘 견디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보강을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로 측판을 잡아다가 헤드보드쪽으로 끌어당겨 붙여주는 보강목을 아래 사진처럼 만들었습니다. 측판은 목심 네개로 잡아주고 헤드보드 뒷쪽에서 볼트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측판에 붙일 부분은 8mm 구멍을 네개 만들고, 헤드보드 쪽으로는 8mm 구멍을 두개 뚫습니다.


측판쪽에 구멍을 낼 위치를 잡기 위해 도웰포인트를 사용하여 찍어줍니다. 마찬가지로 헤드보드 쪽도 구멍위치를 잡기 위해 도웰포인트로 찍어줍니다.


목심 네개와 번데기너트를 삽입한 모습입니다. 원래는 짱구너트를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만... 제가 철물 사는 곳에서는 M6 볼트의 길이가 70mm가 최대라 번데기너트로 급히 변경했습니다. 짱구너트를 사용하려면 최소 100mm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M6로 그 길이의 볼트를 찾기는 어렵더군요. (나중에 긴 볼트 파는 곳을 찾기는 했습니다. ㅡ,,ㅡ)


설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과 같이 목심을 측판의 구멍에 끼웁니다. (빨간 화살표) 그리곤 헤드보드 뒷쪽에서 볼트로 죄어주면 됩니다. (파란 화살표)


볼트가 다소 짧아서 조금이라도 더 들어가게 나사머리가 들어갈 부분을 끌로 따냈습니다만... 아름답지는 않네요. 이 보강을 생각지 않고 박은 피스가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습니다. ㅡ,,ㅡ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반대편도 대칭으로 이런 모양입니다. 이런식으로 헤드보드가 뒤로 넘어가는 것을 잡아주기 때문에 튼튼합니다.


가운데 보강목 고정하기

가운데 보강목의 풋보드 쪽은 프로파일 플레이트로 걸쳐져 있고 헤드보드 쪽은 받침대에만 올라가 있는 형태입니다. 이를 헤드보드 쪽에서 볼트를 죄어 고정시켜 줍니다. 역시 보강목에는 짱구너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나... 볼트 긴 것을 당시에 구하지 못해 그냥 번데기 너트로 했습니다.

헤드보드 중간지지대 하단에 볼트머리가 들어가도록 깊게 구멍을 파줍니다. 이쪽은 두께가 무려 80mm에 가깝기 때문에 거의 20mm 정도를 보링했습니다.


그리고 볼트를 죄어줍니다만... 이상하게 한쪽 볼트가 죄는 느낌이 들지 않고 헛돌기 시작합니다. ㅡ,,ㅡ


그래서 다시 풀어보니... 맙소사 번데기너트 하나가 쑥 빠져있습니다. ㅡ,,ㅡ 원래 번데기너트는 마구리면 방향 (섬유질과 같은 방향)에는 쓰지 말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섬유질과 같은 방향이라 뽑히는 방향에 대해 저항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짱구너트를 쓰는게 정석이죠. 하지만 볼트 길이가 짧아 어쩔 수 없이 번데기너트를 쓴 겁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형태의 번데기너트를 써서 다시 꽉 끼워넣었습니다. 다행히 이 놈은 뽑히지는 않네요. 설치를 해주고 온 지금도 여전히 찜찜하기만 한데... 대전에 공구를 들고가서 짱구너트로 바꾸어줘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보강목 자체를 새로 바꿔주기 위해 치수를 실측하여 기록합니다. 1,954mm입니다. 보강목은 실제 가운데 프레임 안쪽 길이보다 2~3mm 작게 해야 조립이 용이합니다. 안 그러면 조립하면서 보강목이 잘 끼워지지 않습니다.


보강이 모두 완료된 모습입니다. 나름 짱짱하게 연결된 것 같습니다. 헤드보드를 잡고 흔들면 아예 흔들리지 않는건 아닙니다만... 불안한 느낌은 아닙니다. 만족스럽습니다.


상판의 배치

다음으로 상판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가운데 보강목을 헤드보드 쪽에서 조인 볼트를 풀어 느슨하게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강목이 실제 프레임 안쪽보다 2~3mm가 짧아서 볼트를 죄면 헤드보드와 풋보드가 휘면서 밀착이 됩니다. 그러면 가운데 보강목의 타공 위치가 약간 틀어집니다. 그래서 가운데 볼트는 상판을 모두 결합한 후에 죄어야 합니다.

상판은 스프러스 구조목 235mm 폭의 19t 판재입니다. 1,100mm로 모두 절단하여 가져왔습니다. 설계상 수치는 1,064mm에서 잘라야 하지만 실측을 해보니 측판이 휘어서 가운데가 살짝 배가 부른 모양이네요. 풋보드/헤드보드 가까이에는 1,064mm가 맞지만 가운데 부분은 1,074mm까지 길어집니다. 여기서 선택은 모두 1,064mm로 잘라서 가운데를 붙일때는 양쪽을 클램프로 조아서 조립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그냥 실측한 대로 가운데 상판은 조금 길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클램프로 정확하게 휜것을 펴는 것도 번거로운 공정이고 약간 배가 부른것이 침대의 내구성이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풋보드 쪽의 상판은 ㄱ자로 모서리를 잘라내야 합니다. 약 42mm 길이로 네모를 잘라냈습니다.


상판은 측판 및 중앙 보강대에 볼트로 연결됩니다. 볼트 연결을 위해 측판과 중앙 보강대에는 M4볼트를 위한 6mm지름의 번데기너트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6mm로 구멍을 모두 냈습니다. 구멍 낸 위치를 연필로 표시해 두고... 상판의 폭 중앙에도 연필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도웰포인트를 이용하여 상판의 하단에 타공할 위치를 표시합니다.


이렇게 폭의 가운데에만 볼트를 죄는 이유는 상판이 습기에 따라 수축/팽창할 때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운데만 고정하면 양쪽으로는 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상판의 마구리면을 보았을 때 나이테 방향이 저런 모양이면 수축할 때 빨간 선 모양으로 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피스는 나이테 모양이 저러할 때 아래에서 윗 방향으로 박아야 양쪽이 밀착이 됩니다.

만일 반대 방향으로 피스를 박으면 양쪽이 측판에서 뜨는 모양이 되어서 삐걱거리는 원인이 됩니다. 이럴때는 상판의 양쪽에 큰 구멍(5mm 정도)을 내고 측판에 박아서 밀착과 수축/팽창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져온 스프러스 구조목들의 한면이 아주 거칠고 상태가 안좋아, 나이테 방향을 무시하고 상판의 윗방향을 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많이 휜 판재는 없어 그냥 가운데만 고정해도 덜컹거리는 경우는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상판에 도웰포인트로 구멍낼 위치를 다 표시했으면 6mm 구멍에 M4용 번데기너트를 삽입합니다. 이때 수직으로 설치하도록 유의합니다. M4 번데기너트는 매우 짧아서 자칫하면 빼딱하게 박히기 십상입니다.


빼닥하게 번데기너트가 박힌 예입니다. 다시 돌려빼어 수직으로 잘 돌려끼우면 됩니다. 결의 직각방향으로 설치하는 거라 웬만하면 튼튼하게 결합됩니다.


만일 집에서 사용하는 거였으면 그냥 3.5mm 피스를 박아서 상판을 고정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경우 분해와 조립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볼트와 번데기너트를 사용한 겁니다. 매우 번거롭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일반 나사못으로 박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침대 분해를 뭐 얼마나 자주 하겠습니까?)

상판의 가공

상판을 가공할 차례입니다. 현재 상판의 하단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도웰포인트로 구멍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판의 윗쪽에는 볼트가 체결되는데 볼트머리는 나무의 윗면 아래로 들어가야 합니다. 안그러면 매트리스와 볼트머리가 접촉하게 되어 매트리스에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판의 윗쪽에서 큰 구멍(10mm)을 먼저 뚫고 작은 구멍(5mm)를 뚫어야 하는데... 상판의 윗쪽에서는 아랫쪽에 찍힌 도웰포인트 표시를 볼 수 없습니다. X-레이가 없는한은요... 참으로 난감한 상황입니다.


몇시간을 궁리한 끝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우선 도웰포인트로 찍은 상판의 하단에서 상판의 두께만큼만 5mm 구멍을 냅니다. 이런 구멍을 24개를 내야 하므로 특별히 드릴스포터 역할을 위한 작은 나무 조각을 준비합니다. 약 10mm 두께의 나무 조각에 5mm 구멍을 내어 드릴에 끼운 후 드릴척에서 드릴을 물리는 깊이를 조절하여 비트의 뾰족한 부분이 상판을 가까스로 관통할 정도까지로 높이를 정합니다.


이어서 이 드릴비트에 스토퍼를 끼운 상태에서 아큐모빌로 수직을 잡으면서 폭풍 드릴질을 합니다. 상판을 뒤집어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가까스로 가운데 뾰족한 부분이 얕은 구멍 하나를 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구멍에 10mm 드릴비트를 꽂은 후 살짝 보링을 3~4mm 해주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또한 쉽지 않았는데... 보링용 비트가 아니다 보니... 10mm 비트로 살짝 파려고 하면 아주 더티하게 구멍이 파집니다. 아래 사진은 양호한 정도이고...


아래 사진처럼 한쪽이 터지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아...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순간접착제를 떠올리면서 해결되었습니다.


순간접착제를 나무에 바르면 나무의 표면이 경화되는 효과가 있어 깨끗하게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흔히 드릴이 관통하는 뒷면은 결이 떨어져 나가곤 해서 골치가 아픈데, 그 뒷쪽에 미리 순간접착제를 발라두면 뜯김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원리로 순간접착제를 마구리면까지 구멍 주위에 발라주면 아래 사진처럼 깨끗하게 드릴링이 됩니다. 순간접착제는 투명이라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빨리 말라 효율적이며 사포 등으로 쉽게 제거도 가능합니다.


상판의 가공이 다 되었으면 상판을 측판과 중간보강대와 연결을 합니다. M4볼트로 순조롭게 조립을 하다가... 어라... 볼트가 모자라네요. 분명 40개를 주문한 것 같은데? 하면서 헤펠레 주문서를 확인해보니... 맙소사 20개만 주문한 거였습니다. ㅡ,,ㅡ


하는 수 없이 두개의 상판은 6mm 구멍을 목심으로 다시 메우고 3mm 구멍을 뚫고 피스 체결을 하였습니다.


피스 체결도 나름 튼튼하네요. 하지만 여러번 반복하면 나사산이 망가질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이때도 이쑤시개로 구멍을 막고 새로 뚫으면 되겠지만요.


조립 완성과 마감

이렇게 해서 침대 조립이 완성되었습니다. 90Kg에 육박하는 제가 올라타서 할수 있는 최대한으로 쿵쾅대어 봤지만 튼튼한 것 같습니다. 불안한 감은 없네요.


레드파인과 스프러스를 섞어쓰다 보니 두 수종의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는데... 스프러스는 가공시에 향이 거의 나지 않지만 레드파인은 송진향이 나고, 스프러스가 레드파인보다 탄성이 적어서 휘어짐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침대같은 하중을 받는 가구의 프레임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한 것 같습니다.

반면에 스프러스 구조재는 싼 자재라 목재상에서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상태가 좋지 않는 것이 많아 좀 아쉽습니다. 보관상태만 좋으면 구조재로 가구를 만들어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마감을 위해 다시 침대를 분리했습니다. 분리하면서 볼트 머리가 들어가는 부분에는 모두 순간접착제를 발라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표면 경도가 강화되어 볼트가 나무를 짓눌러 파고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걸로 봅니다.


마감은 자스민우드 수성 투명스테인을 1회 바르고 러스트올럼사의 바라탄 수성 폴리우레탄 바니쉬를 두번 발랐습니다. 이 바니쉬는 매무새 사이트에서 구매했는데 "나무로 가는 세상" 카페에서 더 싸게 파는 분을 발견했습니다. ㅡ,,ㅡ


이전에는 General Finish사의 엔듀로 프리켓 수성 바니쉬를 사용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끈적이는 느낌이고 더 하얗습니다. 끈적이긴 하지만 붓자국은 남지 않네요. 건조속도는 비슷한 것 같은데 제품 설명에는 재도장 간격이 두시간으로 엔듀로 프리켓보다 기네요. 엔듀로 프리캣이 촉촉한 느낌이라면 바라탄은 매끄러운 느낌이구요. 괜찮은 것 같습니다. 가격도 착하구요.


이렇게 마감까지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포장하고 배송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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