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7월 10일 금요일

목재가 휘는 양상과 원인

이 글은 woodworking.com의 "Understanding Wood Distortion"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목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목재가 휘어진 것(distortion)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무는 생명체이고 고유의 물리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휘는 것입니다.  심지어 베어져 생명이 다한 목재도 수분 함량에 따라 모양이 변합니다.

목수들은 이런 변덕스런 목재들을 잘 달래고 추스려서 네모 반듯한 판재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아름다운 가구를 만듭니다.

우리는 목재가 휘었다고 모호하게 얘기하지만, 목재가 휘는 양상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목재가 휘는 양상을 경우에 따라 구분해보고 그에 대한 정확한 용어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목재가 휘는 네가지 양상은 오목한 것(cupped), 구부러지는 것(crooked/sprung), 활모양으로 휘는 것(bowed), 비틀어지는 것(twist)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목하게 휜 것(cupped)는 주로 무늬결 제재(flat-sawn)를 해서 산모양(cathedral figure)의 무늬가 윗면에 나오는 판재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판재들이 무늬결 제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장 흔한 양상입니다.  나무는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이 수축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말리는 모양이 되고, 나이테는 일직선으로 되려는 경향이 됩니다.


곧은결 제재(quarter-sawn)로 만들어진 판재의 마구리면(end-grain)을 보면 나이테 무늬가 윗면에 대해 거의 수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테 접선 방향으로의 수축이 판재 전체로 동일하기 때문에 이 경우 휘지 않고 안정적입니다.


구부러진(sprung, crooked) 판재는 윗면은 평평하지만 옆면이 마치 강물이 산을 감고 지나듯 곡선으로 휘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구부러진 판재는 그래도 평평하기 때문에 옆면만 일직선으로 잘라내면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활처럼 휘어진(bowed) 판재는 마치 언덕을 오르는 길처럼 길이 방향으로 휘어져 있습니다.


뒤틀어진 (twisted) 판재는 프로펠러처럼 뒤틀어져 있는데, 심하게 뒤틀린 것은 거의 못쓸 정도로 살리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휘는 현상들은 주로 비정상적인 나무 줄기의 성장이나 잘못된 건조 방식에서 기인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이런 현상들은 넓고 긴 판재일 수록 더 두드러집니다.  넓고 긴 판재가 휘어졌다고 해서 너무 쉽게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가구의 부재로 사용되기 위해 잘게 자르고 나면 이런 왜곡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혹시 왜곡이 보인다 할지라도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를 통해 쉽게 평을 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목재는 대기중의 수분 즉 습도에 의해 수축하기도 하고 팽창하기도 합니다.  습도가 높을 때는 목재가 수분을 흡수하여 팽창하게 되고, 반대로 대기의 습도가 낮을 때는 목재의 수분을 뱉어내서 수축하게 됩니다.  이 수축과 팽창은 결의 직각 방향으로만 발생합니다.  즉 나무가 원래대로 서있다고 보았을 때 둘레와 방사방향으로만 팽창하지 길이 방향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런 성질의 재질을 흡습(hygroscopic) 재질이라고 보통 얘기합니다. 


목재 내부의 수분은 대기의 수분과 평형을 이루려고 합니다.  그래서 대기의 습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목재의 치수도 안정화됩니다.  하지만 대기의 습도는 날마다 더 심하게는 계절별로 바뀝니다.  보통 여름은 습도가 높고 겨울에는 습도가 낮은 식입니다.  그래서 목재는 계절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합니다.

이런 이유로 나무로 만든 문과 서랍이 겨울에는 잘 열리지만, 여름에는 빡빡해서 잘 열리지 않는 겁니다.  이는 치수 변화는 매우 느리게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실감하지는 못합니다만,  계절 변화에 따라 많게는 7%까지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우리의 선배 목수들은 목재 치수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견딜 수 있도록 가구를 만들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구조가 프레임-패널(frame-panel) 구조입니다.  단단하게 결합되는 프레임은 폭이 좁기 때문에 치수 변화가 미미합니다.  대신 프레임 사이에 끼워지는 패널(혹은 알판)은 폭이 넓기 때문에 제법 큰 치수 변동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프레임의 안쪽에 홈(groove)을 파고 패널을 끼워 넣습니다.  물론 패널과 홈 바닥과는 약간의 여유가 있어야 하고, 패널과 프레임은 본드로 고정하면 안됩니다.


문제가 복잡해지는 이유는 목재의 수축/팽창 정도가 방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목재가 건조될 때 나이테 접선 방향(tangential)이 방사 방향(radial)에 비해 두배 정도 더 수축됩니다.  실로 기이한 목재의 특성이고,  목재가 휘는 것도 이런 방향에 따른 수축 정도가 달라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거나 취미 활동으로 서로 교류 할 때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재가 휘었다고 단순히 이야기 하기 보다는 위의 네가지 휘는 양상을 구분하여 의사소통하는 것이 좋겠지요.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초보 목공인입니다. 목공과 관련된 정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도움 많이 얻고 갑니다. 자주 들러 구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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