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2월 28일 목요일

중앙난방 온도조절기 교체하기

이사를 하게 되면 으레 도배, 마루, 화장실, 싱크대 등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됩니다. 큰 돈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간혹 빼먹는 것이 바로 인터폰(비디오폰)온도조절기입니다. 새 벽지로 멋지게 도배를 한 뒤 남아있는 누리끼리한 인터폰을 보면 볼일을 미처 다 보지 못한 듯한 찝찝한 마음이 들겁니다.

저희가 이사를 들어간 집도 지은지 10년이 넘은데다가 원 주인이 계속 살던 집이라 많이 낡은 상태였습니다. 원래는 흰색이었을 온도조절기와 비디오폰이 누리끼리하게 변색이 되고 때가 낀데다가 비디오폰은 플라스틱이 깨지기까지 했더군요. 그래서 이 둘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비디오폰 교체 과정은 다른 포스트로 준비하고 이 포스트에서는 온도조절기 교체 방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저희 아파트 단지는 중앙난방식입니다. 집 안에 보일러가 없죠. 대신 중앙 보일러실에서 공급하는 온수를 세대내에 있는 밸브를 조절함으로서 난방 온도를 조절합니다. 이 밸브는 보통 싱크대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밸브는 자동 온도조절기에 의해 전기신호로 제어가 됩니다. 목표 온도에 도달하지 못했으면 난방 밸브를 열고, 목표온도에 도달했으면 난방 밸브를 잠그는 식입니다.


위 사진에서 주황색 네모 안쪽이 예전에 있던 온도조절기입니다. LG에서 나온 제품인데 모델명은 모르겠습니다. 누리끼리 한 것이 옆에 있는 흰색 스위치와 너무 대조됩니다. (인테리어 공사중에 찍은 거라 비닐이 덮여져 있습니다) LG에서 아직도 똑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 새로 사다가 갈면 간단한 일이겠지만 인테리어 업자를 통해서 알아보니 LG에서 더 이상 이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의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이리 저리 전화를 돌린 끝에 보일러실 기사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그 분에게서 업체의 전화번호를 하나 받게 되었습니다. 그 업체에 전화를 시도해 보았는데 몇날 며칠 통화중입니다. 며칠 뒤 마침내 통화가 되었고 그 내용은 "대체할 수 있는 온도조절기가 있는데 장치 자체는 4만원인데 출장/설치비가 5만원"이라더군요. 이건 뭐 배보다 배꼽이 더 큰격이라... 근데 그 분 말이 혼자서 간단히 할 수 있다며 장치만 사서 직접 해보랍니다. 그래서 4만원을 송금하고 택배로 물건을 받았습니다.

하니웰(Honeywell)에서 나온 DT-100R 이라는 모델이더군요. 간단한 포장에 한장짜리 매뉴얼이 다였습니다. SPST 릴레이 방식의 단순한 모델입니다. 매뉴얼은 온라인에 있어서 첨부해두었습니다.  (SPST는 Single Pole Single Throw Relay의 약자로 두 선을 전자석 제어를 통해 연결하거나 끊는 장치입니다.  이 경우는 난방 밸브를 여느냐 닫느냐를 제어하는 거죠)

>>> DT100 매뉴얼 다운받기

이제 제가 작업했던 순서를 정리해봅니다. 사진을 열심히 찍지 앉아서 말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반드시 댁내 차단기를 내려야 한다는 겁니다. 온도조절기의 결선도를 보니 220V가 바로 물리게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서 면장갑이나 라텍스 장갑을 끼고 할 것을 권유드립니다.


그리고 위 사진과 같이 기존 온도조절기의 뚜껑을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따냅니다.  (사진에는 전원이 들어와 있는 상태지만,  실제로 작업할 때는 차단기를 반드시 내리고 뚜껑을 따야 합니다)  그리고 전선이 연결된 세개의 접점 나사와 온도조절기를 잡고 있는 나사들을 모두 풀어줍니다. 그리고 기존의 온도조절기를 벽에서 떼어내면 분리가 다 된겁니다. 네모의 구멍과 전선 세개만 달랑 남아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제 새로 산 온도조절기를 달면 됩니다.


매뉴얼에 있는 설치 방법대로 십자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새로 산 온도조절기의 베이스와 본체를 분리합니다. 그리고 벽에서 나온 세개의 선을 베이스의 큰 구멍 사이로 뺀 상태에서 베이스를 나사로 벽에 고정시킵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과 같이 됩니다.


이제 본체의 전기선과 벽에서 나온 전기선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본체의 전기선은 흰색, 검은색, 녹색 세개의 선이 나와 있더군요. 근데 벽에서 나온 것은 흰색, 검은색, 빨간색 선입니다. 물론 빨간색과 녹색 선을 연결하면 될 거라고 예측은 되지만, 혹시 몰라서 판매 업자에게 전화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연결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세 개의 선을 색을 맞추어 꼬아 연결한 뒤에 전기테이프를 돌돌 감아 안전하게 절연시키고, 혹시 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생길까봐 세개의 선 모두를 또 전기테이프로 돌돌 감았습니다. 그리고 뚜껑을 씌우면 끝입니다.  가능하다면 전기테이프 보다는 배선을 위한 전용 부속인 <접속자>나 <수축튜브>를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합니다.


조심스럽게 차단기를 올려보니 다행히 잘 동작합니다. 예전 온도조절기는 디스플레이가 없었는데, 새 온도조절기는 액정에 현재 실내 온도가 표시되니 편리하더군요. 색깔도 집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요즘 짓는 아파트들은 열병합이 아닌한 중앙난방 아파트가 거의 없습니다만, 중앙난방 아파트에 살아보니 개별난방보다 난방비는 적게 나오는 것 같더군요. 난방 효율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난방을 더 하고 싶어도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뭐 생활에는 큰 불편없고,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서 그런지 다른 애들에 비해 아들래미가 감기도 덜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끔씩은 지글지글 끓는 온돌방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몇 주 전에 지방에 놀러가서 펜션에서 하루 묵은 적이 있는데 그 펜션의 지글지글 끓는 온돌방이 아주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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