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4월 5일 금요일

The Ting Tings - Hang It Up

The Ting Tings (이하 팅팅스)는 케이티 화이트(Katie White, 여)와 쥴스 드 마르티노(Jules De Martino, 남)가 함께하는 영국의 2인조 밴드입니다. 사실 뭐 따로 소개시켜 드릴 필요도 없을 정도로 이미 성공한 유명한 뮤지션들입니다.

제가 이들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That's Not My Name을 통해서 입니다. 당시 국내에는 아직 팅팅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을때 였는데 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접하고 흠뻑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악기가 많이 쓰인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면 비트가 강하고 보컬이 도드라지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팅팅스는 저의 이런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하는 밴드였습니다.

마르티노는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알고 음악을 쓰고 만들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그의 드럼 실력은 일품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들 음악의 메인 악기는 드럼입니다. 기타나 신디사이저는 아주 최소한으로만 쓰이고 둥~둥~ 하는 드럼소리와 화이트의 앙칼진 보컬이 버무림되는 음악을 합니다. 그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 음악이 That's Not My Name입니다.

That's Not My Name은 그들의 데뷰 앨범인 We Started Nothing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데뷰 앨범에는 That's Not My Name외에도 Great DJ라는 음악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히 Shut Up And Let Me Go는 애플의 아이팟 CF송으로 쓰이면서 팅팅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물론 음악도 아주 좋습니다. 이렇게 데뷰 앨범부터 대박을 내면서 그들은 정말 쉬운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팅팅스의 탄생

팅팅스의 탄생은 사실 우연한 일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케이티 화이트의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의 할아버지가 로또에 당첨되어 우리돈으로 약 100억을 횡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 중 반을 세 아들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케이티 화이트의 아버지였습니다. 화이트의 아버지는 당시 음악에 끼를 보이던 딸을 위해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하고 지원했습니다.

화이트는 고등학교 시절인 14살 때 다른 두명의 친구와 TKO(Total Knock Out)라는 이름의 펑크 걸그룹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아버지가 그들의 노래를 만들기 위해 한때 Wham의 노래를 만들어 주었던 마르티노를 고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화이트와 마르티노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런데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화이트의 가족에게도 일어났습니다. 평범하게 살던 이들에게 거액의 로또 당첨금은 가족간의 불화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화이트의 아버지와 삼촌들은 거액을 할아버지로부터 받았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사치스런 생활을 하게 됩니다. 특히 막내 삼촌은 마약사건에 연류되어 감옥에 갔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등 불행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돈으로 인해 생긴 이런 가정 불화가 화이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음악은 불행으로부터의 탈출구 역할을 했고 마르티노가 그녀의 곁이 있었습니다. TKO 이후 Dear Eskiimo라는 트리오를 잠시 거친 후 이 둘은 의기투합하여 The Ting Tings라는 이름의 2인조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없었던 독특한 음악을 들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2008년 "우린 아직 시작도 안했어(We Started Nothing)"라는 재밌는 제목을 붙인 그들의 첫번째 앨범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습니다. 단순하고 재밌는 가사들, 강렬한 드럼비트 그리고 무엇보다 4차원 소녀같은 이미지의 케이티 화이트의 막춤 등이 버무러져 당시 대중들은 그들에게 열광을 했습니다. 어딜 가나 그들의 음악이 들렸습니다.

많은 팬들이 화이트와 마르티노가 사귀는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만 화이트는 1983년생이고, 마르티노가 1969년생이니 이들의 나이차는 무려 14년이나 납니다. 커플이 되기에는 너무 나이차가 많네요. 그들도 공식적으로 연인 관계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두번째 앨범과 Hang It Up

데뷰앨범이 대박이 나면 후속앨범 내기가 참으로 부담스럽습니다. 이들도 그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는데 그래서 그들의 두번째 앨범은 상당히 뜸을 들여 2010년에 공식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그 중간 Hands와 같은 싱글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들의 두번째 앨범은 The Sounds From Nowhereville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화이트와 마르티노는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영국, 일본, 터키, 인도네시아 등등을 언급하네요. 그래서 everywhere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음악이니 nowhere와 상통하는게 아닌가 하면서 이런 앨범 제목을 붙였다고 하네요. 그들다운 엉뚱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첫번째 앨범이 풋풋한 상큼함이 있었다면 두번째 앨범은 제도권으로 많이 들어온 느낌입니다. 그들만의 독특한 특징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보석같은 곡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Hang It Up입니다. 그들의 초기작처럼 강한 드럼비트와 거친 기타연주, 화이트의 앙칼진 보컬과 막춤 등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ang It Up (그만둬라로 해석 가능합니다)은 포기할 건 포기하고 집착하지 말고 순리대로 되게 놔줘라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Hang It Up의 뮤직비디오가 참으로 엉뚱하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스페인을 여행할 때였는데 거기서 스케이트 보드를 아주 잘 타는 친구를 만났다고 합니다. 마침 날씨도 좋고 해서 그와 함께 스케이트 공원에 갔는데 그곳의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어 Hang It Up의 뮤직비디오를 거기서 찍기로 했답니다. 실제 뮤직비디오를 보면 보드 묘기를 시도하다가 계속 넘어지는 친구가 있는데 그는 결국 팔이 부러졌다고 하네요.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담배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의미인 듯 화이트가 마르티노가 문 담배를 일본도로 두 동강내는 장면이 나와 인상적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25년을 피우던 담배를 끊은지 6개월이 되어 가거든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화이트는 무거운 일본도를 휘두르는 연습을 했는데 연습하는 중 마이크 스탠드가 두동강이 났다고 합니다. 마르티노를 두고 실제로 찍을때 그가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자 이제 팅팅스의 매력에 한번 빠져 보시죠.



Break it, make it, you can make the break
Back and for fuck sake just make it great
Intake, don't fake, gonna let go
(Give up ya mothafucker)
Make all the changes that you need to make
Stand back, give it up, ain't life a bitch
No-one makin' you just you for this
Insane else is failure maintain
Time for you to re-arrange

보너스 : 팅팅스의 Happy Birthday

영어권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요!가바가바(Yo! Gabba Gabba)라는 어린이쇼가 있는데(우리나라로 치면 뽀뽀뽀친구 정도) 여기에 기성 가수들을 불러서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을 부르는 코너가 있습니다.

여기에 팅팅스도 참여해서 녹화를 한 적이 있는데 80년대에 활동했던 Altered Images의 Happy Birthday를 불렀네요. 노래도 재밌고 아이들의 춤도 재밌고 큰북치며 막춤 추는 화이트도 재밌습니다. 짧은 뮤직비디오니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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