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4월 24일 수요일

황도 바지락 칼국수 - 싱싱한 바지락으로 칼국수계를 평정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주제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음식점에 대한 소개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맛있었다고 느낀 집은 손님이 으레 많은 집이고 그러다보니 서비스에 불만인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 조심스럽습니다만... 이 블로그가 저의 개인적인 기록이고 제가 좋아했던 음식점들을 정리한다는 의미이지 그리 대단한 의도를 가진게 아니라서 그냥 계속 진행할까 합니다. 

그냥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집도 으레 그렇듯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결혼 초기에는 전세살이로 이리저리 이사도 많이 다녔습니다. 

강남에 직장이 있어서 송파구의 빌라 밀집지역인 삼전동에 전세 살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알게된 칼국수집이 오늘 소개시켜 드리는 "황도 바지락 칼국수" 석촌점입니다. 저희 가족이 삼전동에 살았던게 아마도 2000년에서 2006년까지 약 7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집에서 인접한 석촌호수로 간혹 산책을 나가곤 했었는데, 맛있게 보이는 바지락 칼국수집을 발견하고 먹어 보았더랬습니다. 아마도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별 생각없이 들어가서 먹었는데 그 맛이 장난이 아닌겁니다. 그전까지 먹어보았던 바지락 칼국수들은 바지락이 핵심인 음식인데 이 바지락이 다 형편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황도 바지락 칼국수집의 바지락은 씨알도 굵고 싱싱하고 탱탱해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바지락의 양도 남달랐구요.

그래서 이 집을 뻔질나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성동구로 이사간 뒤에도 종종 석촌동까지 차를 몰고 가서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손님이 많아지더군요. 인터넷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는지 식사 시간대에는 기다리는 줄이 밖에까지 나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 집에 가려면 식사시간을 피해가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

황도바지락 칼국수집은 원래 둔촌동에 있는 것이 본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석촌점이 직영점이구요. 같은 사장님이 두 곳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으레 그렇듯 황도바지락 칼국수가 유명해지면서 분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제 사무실이 있던 삼성동에도 분점이 생겼더랬습니다. 참 반가웠죠. 그래서 직원들을 끌고 가서 먹어 봤는데... 이건 뭐... 아니더군요. 바지락이 다릅니다. 부실한 바지락을 쓰니 칼국수 자체가 맛이 살지 않더군요. 결국 이 황도바지락 칼국수 삼성점은 얼마 안가 문을 닫더군요.

최근에 국산 바지락 파동이 났을 무렵에도 이 석촌점에 간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바지락이 부실하더군요. 씨알도 가늘고 싱싱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소 실망을 했었지만 뉴스에서 국산 바지락이 씨가 말랐다는 보도를 본 터라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저번 주말에 다시 가족들과 가서 먹어봤는데 예전처럼 바지락의 씨알도 굵어지고 맛도 좋더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이집의 메뉴는 칼국수, 냉국수, 물만두 밖에 없는데 물만두는 그냥 평범한 정도여서 출출할 때 시켜먹으면 될 듯 합니다. 칼국수는 다소 비싼 가격입니다. 8천원이나 합니다. 많이 올랐네요. 냉국수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가격이 오른 대신 서비스가 생겼는데 보리밥과 열무김치를 셀프로 가져다 먹게 준비되어 있고, 막걸리도 셀프로 가져다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네요. 막걸리 좀 하시는 분들은 좋겠지만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별 감흥이 없네요. 대신 보리밥과 열무김치로 비빔밥을 만들어 칼국수와 곁들이는 것은 나름 별미더군요. 그래서 출출해도 굳이 물만두를 시킬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집에서 맘에 드는 것 중의 하나가 아래 사진의 고추 장아찌를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좁 맵긴 하지만 칼국수와 곁들여서 먹으면 그 맛이 아주 별미입니다. 다른 바지락 칼국수집에서는 이 고추 장아찌를 볼 수 없습니다.


위치는 8호선 석촌역 6번 출구로 나와 100m 정도 걸으면 큰 길가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차를 가져갈 경우 가게 입구에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부탁드리면 됩니다. 단 식사시간에는 매우 붐비니 바쁜 시간은 피하는게 좋고, 그렇다 할지라도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는 별로 기대 않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뭐 바지락이 맛있어서 다 용서가 됩니다.

인근에 백제고분과 석촌호수가 있어 가족들과 식사 후 그곳에서 산책하는것도 좋습니다. 다음 번에는 둔촌동에 있는 본점에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둔춘동 일자산 바로 앞이라 아이와 함께 일자산에 갈 때 들러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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