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드릴프레스 없이 수직으로 구멍 뚫는 법

베란다에서 취미로 목공하는 분들은 수공구와 충전드릴로 모든 작업을 다 합니다. 이런 취목들이 항상 갈망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수직으로 구멍을 뚫을 수 있나?"와 "어떻게 하면 직선과 직각을 유지하며 톱질을 하나?" 일 것입니다. 이 중에서 첫번째 갈망에 대해서 구글님을 통해 전세계의 목수님들께 물어 해답을 찾아 보았습니다.

물론 드릴프레스는 동작 중에도 조용하기 때문에 집에서 사용할만 합니다만... 드릴프레스가 베란다에 놓이는 순간 집이 아니라 공장으로 바뀌는 느낌입니다. 덩치도 크고 집에 놓을만한 외모도 아닙니다. 그래서 검색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drill perpendicular hole without drill press
(드릴 프레스없이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 방법)



그게 뭐 어려워? 난 그냥 뚫으면 수직이여~

드릴의 달인들은 그냥 자세잡고 뚫으면 동서남북 모두 수직입니다. 그리고 드릴에 스토퍼같은거 안끼워도 깊이마저 일정합니다. 저도 가끔씩은 자세만 잡고 뚫었는데 완벽한 수직이 될때가 있어 깜짝 놀라곤 합니다. 오 신이시여~

부싱이 달린 드릴 가이드를 이용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부싱(Bushing)이 달린 드릴가이드를 이용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드릴가이드는 울프크래프트에서 파는 아큐모빌이나 도웰마스터 등이 있습니다. 모두 2~3만원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좋습니다. 보통 이런 가이드들은 4, 5, 6, 8, 10mm 직경의 부싱이 달려 있어 해당 직경에 맞는 드릴비트를 끼우면 수직으로 타공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것만 믿으면 낭패를 봅니다. 부싱과 드릴비트 사이는 약간의 유격이 있기도 하고, 드릴가이드를 단단히 잡지 않으면 틀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드릴가이드를 사용할 때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장치일 뿐이다... 라고만 생각하고 스스로 수직을 잘 유지하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진은 Gladstone사에서 나온 드릴가이드인데 깜찍하고 예쁘네요. 우리나라에 안들어오나...

직각으로 된 지그를 만든다.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두개의 짧은 부재를 직각으로 연결한 뒤 드릴비트를 이 코너에 기대어 드릴링하는 방법입니다. 예쁜 끈을 달아 어디 걸어놓기도 좋게 만들었네요. 드릴비트가 짧을 경우 타공 깊이에 제약을 받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좀 개선해서 ㄱ자 모양이 아닌 ㄷ자 모양으로 지그를 만들어서 좀 더 안정적으로 드릴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합판의 적층면을 이용

The DIY Geek에서 발견한 내용입니다. 직각으로 잘 잘려진 합판 조각 18t 정도 되는 놈을 구합니다. 그리고 드릴링할 때 옆에 세워두고 적층면의 수직선을 보면서 드릴의 수직을 판단합니다.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두개의 거울로 보면서

수직드릴링이 어려운 이유는 드릴 위 수직으로는 가려서 보이지 않고 옆에서 봐야 하는데... 한 면만 보면 다른 면에서 기울어진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두개의 판재를 직각으로 붙인 뒤 그 앞에 거울을 붙여 양쪽에서 드릴의 기울기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그럴듯 해보입니다만... 저도 해보질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오래전부터 거울로 드릴비트의 수직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목공잡지에서 깨진 유리를 드릴날 앞에 두고 여유롭게 손으로 드릴링하는 그림을 본 적 있습니다. 달관한 듯한 미소지은 표정이 고수의 풍미를 보여줍니다. ^^

두개의 직각자를 이용

혹은 두개의 직각자를 세워두고 이를 기준으로 수직을 판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눈이 기계보다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절정고수의 매서운 눈초리와 안정적인 드릴 파지법을 보세요. ^^


똑같은 예는 아니지만 저도 전에 45도 드릴링을 위해 직각자를 사선이 앞으로 되게 세워 눈으로 보면서 드릴링해 본적이 있습니다. 제법 정확합니다.


드릴에 수평계를 단다

건축현장에서 많이 쓰는 거품수평계 (Bubble Level)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예 뒷 꽁무니에 이 수평계가 달려있는 제품도 있습니다만 아닌 경우는 드릴에서 수평면을 찾아 조그만 수평계를 붙입니다. 물론 요즘 드릴들의 인체공학적 디자인 때문에 반듯한 수평면이 없어 붙일데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수평계는 지표면에 대한 수평이지 부재에 대한 수평이 아닙니다. 작업대가 완벽한 수평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모바일 드릴스탠드를 구입한다

이제부터 조금씩 솔루션이 비싸집니다. 드릴 프레스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부피가 작고 간단한 드릴스탠드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5~10만원 선이면 구입이 가능합니다. 저도 울프크래프트에서 나온 테크모빌이라는 드릴스탠드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거기에 드릴을 장착하는 수고를 할만큼 편안하지는 않더라구요. 가끔씩 라픽스를 위한 보링을 할 때 사용합니다.



플런지가 가능한 라우터를 사용

마지막으로 염장 솔루션입니다. 플런지(Plunge) 기능이란 레일이 달려있어 공구가 슬라이딩이 가능한 것을 의미합니다. 플런지쏘는 원형톱날을 위에서 아래로 슬라이딩하여 자를 수 있는 톱을 의미합니다. 라우터에도 플런지 기능이 있는 기종이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드릴프레스처럼 정교하게 수직으로 타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쌉니다. 드릴 프레스보다 더 비쌉니다. ㅡ,,ㅡ


가장 편한 방법은?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편한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부싱이 달린 드릴가이드가 가장 편하고 수직 타공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드릴가이드를 사용하되 이게 없다고 생각하고, 손으로 수직 타공을 하려고 신중하게 드릴링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Human Drill Press 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오늘도 정진입니다.

댓글 2개:

  1. 침대하나 만들어 볼까하고 이것 저것 검색하는데 이곳이 계속 검색되네요.
    여러글 읽고 많이 배웠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글들에 댓글이 없어 하나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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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로 검색하시나 봐요. 구글에는 제 블로그가 잘 노출된 답니다. 네이버에서는 전혀 안잡히지만요. 어쨌든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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