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부터 하루에 만보 이상 걷자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걸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계속해서 체중이 줄었었는데, 설날이 끼어있던 지난 2월, 오히려 2kg이 늘어버린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ㅡ,.ㅡ
날씨가 안좋고 공사가 다망해서 걸음수가 많이 줄었는 데다가, 설날에 생일에 아들 졸업에 외식과 과식이 많았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3월에 들어서면서 단단히 결심했습니다. 적어도 2015년 1월 체중인 82.8kg까지 다시 빼자고요. 하지만 한번 찐 살은 다시 빼기 정말 어렵더군요.
아직 3월이 좀 남았지만, 3월 26일 기준으로 84.6kg에서 83.2kg으로 1.4kg 정도 감량되었습니다. 3월말에 재었으면 아마도 82.8kg까지 뺄 수 있었을 거라고 위안해 봅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면 2kg 정도는 쉽게 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한달만에 갑자기 찐 살이니 쉽게 빠지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더군요. 늘어난 식사량으로 인해 허기와 식욕 센서에 이상이 생긴 듯 했습니다. 그냥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게 아니라, 체중이 늘어나게끔 몸이 셋팅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는 방심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걸어서 살빼기를 시작한 2014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의 일 평균 걸음수와 체중의 상관관계를 차트로 그려 보았습니다. 정확하게 많이 걸을 수록 더 많은 체중이 빠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밥 제대로 먹고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일 평균 만보를 걷지 못하면 체중이 늘어남도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12,000보는 걸어야 체중이 감소합니다.
어쨌거나 다시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데서 위안을 얻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3월 중반이 될 때까지 열심히 걷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아 속을 많이 태웠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은 뻔합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다양한 군것질 거리를 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먹는데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제가 애용하는 안양천 코스를 갈때 지나치게 되는 림버그 와플집은 정말 벗어나기 어려운 유혹이었습니다. 여길 무사히 지나친다 해도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포장마차 오뎅과 붕어빵의 유혹이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죽을 각오로 군것질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차라리 저녁을 든든하게 먹는게 낫습니다. 3월 중순 이후로 군것질을 딱 끊으니 비로소 몸무게가 줄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저 와플은 당분간 못 먹을 것 같습니다. ㅡ,.ㅡ
식구들도 도와줘야 하는데... 주말에 삼겹살 구워먹고 밤에 치킨과 피자 시켜먹고 그러면 자연스레 과식을 하게 됩니다. 아들아... 좀 도와주라...
살빼기는 군것질 유혹과의 전쟁입니다. 이제 걷는거는 체중을 유지하는 정도이고, 실제 체중을 줄이려면 먹는 걸 줄일 수 밖에 없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허리띠 구멍 뚫는 공구
체중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허리 둘레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허리띠에 깔끔한 구멍을 뚫기 위해 급기야 가죽 구멍 뚫는 공구까지 샀습니다.
이렇게 생긴 건데 저렴한 가격이라 잘 될까 의심했지만... 의외로 구멍이 잘 뚫립니다. 이제 구둣방에 가서 부탁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구둣방 할아버지께 부탁하면... "이거 얼마 받아야 하나?" 하면서 난감해 하더군요.
비올 때 걸을 곳을 찾아라
눈이 쌓여 있을 때 야간에 걷기는 매우 위험합니다. 비 올때는 도림천을 걸으면 되겠지 생각했지만, 그곳도 많은 비가 올때는 범람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게다가 황사는 수시로 불어 닥쳐서 눈뜨고 걷는 것 자체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걷기가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쩌다 하루면 괜찮겠지만 장마철이라면요?
이럴 때를 대비해서 실내에서 걸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로 대형 쇼핑몰이나 지하상가 등이 좋은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제 회사 근처에서 실내 걷기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이케아(IKEA) 광명점입니다. 이곳은 3시간까지는 무료주차이기 때문에 비가 와서 걷지 못하는 날이면 아예 차를 가지고 갑니다. 이케아에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평일 저녁은 비교적 한산합니다.
이케아에서 아예 저녁도 먹고, 동선을 따라 아이쇼핑도 하고 아니면 필요한 물품들도 사는 등, 쇼룸들에서 셀프서브까지를 두바퀴 돌면 만보를 훌쩍 넘게 됩니다.
이케아가 식상하다면 신도림에 있는 "디큐브시티"도 괜챃습니다. 여기도 맛있는 식당이 많으니 저녁 먹고 여유롭게 쇼핑몰과 부대 시설을 둘러볼 만 합니다. 이 외에도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여의도의 IFC몰 등도 비올 때 걸을 수 있는 좋은 실내 공간입니다.
그런데 아예 실내에 걷기 길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입니다. 여기에는 디자인 둘레길이 있어서 걷기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DDP는 구조가 복잡해서 잘 모르고 헤매다 보면 만보가 훌쩍 넘어버리기도 합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특이한 의자들이 참 재밌기도 합니다.
DDP의 압권은 바로 디자인 장터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디자인 상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습니다.
걸으면서 만난 동물들
한적한 안양천을 걷다 보면 귀여운 동물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개울이기 때문에 청둥오리나 왜가리는 흔하게 볼 수 있지요. 하지만 귀에 이어폰을 꽂고 걷다가 이 녀석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두꺼비입니다. 겨울잠을 깨고 나온 듯 느릿느릿 자전거길을 걸어가고 있더군요. 그냥 놔두면 자전거에 치여 로드킬을 당하게 생겼더군요. 그래서 손사래치며 길 밖으로 유도했지만 눈치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손으로 집어 길 옆 풀숲에 놓아 주었습니다. 근데 이 녀석 걸을때는 느릿느릿 하더만, 손에 잡히니 아주 발광을 하는군요. ^^ 이 사진을 아들에게 보여주니 너무 좋아했습니다.
얼마전에는 안양천에서 토끼도 발견했습니다. 이 녀석은 한달쯤 전 추울 때 멀리서 보았던 녀석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다니는 둑길 위로 나와 뭐를 계속 먹고 있더군요.
모양을 보아하니 야생종은 아니고, 어떤 사람이 키우다가 버리고 간 것 같습니다. 제가 가까이 다가갔지만 전혀 경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멋진 사진이 찍혔습니다. 그런데 이 놈이 글쎄, 제가 떠나려 하니 제 뒤를 졸졸 따라 오더니만 아예 제 주위를 뱅뱅 돌기 시작합니다. 쫌 무서웠습니다.
먹을 걸 좀 가지고 다니다가 다음 번에 좀 주어야 겠습니다. 애완토끼가 야생에서 잘 견디고 살아갈지 걱정입니다.
어쨌든 걸어서 살빼기 프로젝트는 계속 됩니다. 73kg가 될 때까지 !
걸어서 살빼기 응원 왔어요 저도 27kg을 감량했어요 더 감량해야 하지만 하여간 오래 걸리지만 걸어서 빼고 있어요
답글삭제응원 고맙습니다만... 요즘 회사에 비상이 걸려서 통 걷질 못해요. 다시 살이 쪘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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