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스는 작정하고 길게 걷기 위해 개발한 코스로서 거리가 무려 10Km에 이릅니다. 대략적인 코스는 독서당공원 - 아기씨당 - 포스코더샵 - 살곶이다리 - 송정동 둑길 - 군자교 - 전농천 - 용답역 - 마장역 순입니다.
긴 코스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고 시간이 충분할 때 걷는 코스입니다. 그냥 송정동 둑길 위주로 걸을 때는 군자역에서 돌아오는 방법으로 코스를 단축합니다.
코스의 대략적인 그림은 아래 지도에서 갈색 선으로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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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6일 걸으면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잘게 잘라 이 코스의 풍경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독서당 공원 - 아기씨당까지
아기씨당이 있는 행당동까지 걸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지만, 이날은 독서당 공원에서 행당동 성당으로 이어진 한적한 길을 이용합니다. 독서당 공원은 응봉산과 대현산 사이에 있는 좁은 지역을 공원화한 곳입니다.
늦가을이라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벚나무는 꽃이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저는 단풍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당 공원은 대현산 공원과 연결됩니다. 대현산 공원에는 은행나무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길에 카펫을 깐 듯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였습니다. 대현산 공원을 스쳐 지나가도 되지만 일부러 이렇게 올라서 갑니다.
대현산 한켠에 있는 단풍나무 군락지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찍어 보았습니다. 도심에도 이렇게 단풍 구경할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어린이집이 있는 삼거리에서 행당동 성당쪽인 오른쪽으로 틀어 갑니다.
이 길은 동네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길입니다. 쭉 가면 행당동 성당이 나옵니다. 경사진 길이고 잡을 곳이 마땅히 없어 겨울에 눈이 쌓여 있을 때는 꽤 위험한 길이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이 길을 조심하기 바랍니다.
행당동 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섭니다.
언덕에서 내려서는 길이 나오며, 무학여고 뒷편이기도 합니다.
큰 길로 나가면 응봉교로 연결되는 고산자로를 건너는 육교가 나옵니다. 육교를 올라서 건넙니다.
육교를 건너 행당 초등학교를 끼고 주택가로 들어섭니다.
여기부터는 골목길을 다녀야 해서 길이 좀 복잡합니다. 말로 설명이 어려우니 확대 지도를 활용하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렇게 오래된 주택가들이 있는 나트막한 언덕을 오릅니다. 이 일대가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가 원래 행당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잘 찾아 올라갔다면 언덕 마루에 이런 큰 놀이터가 나옵니다. 주변에 나무들도 많고 이 마을의 중심에 있어 사랑방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놀이터 아래에 이런 사당이 있는데, 여기가 "아기씨당"입니다. 설명을 보면 다섯 공주가 나라가 망하여 이곳 왕십리에 피난와 살다 죽었는데, 이들의 영정을 모셔 제를 지내고 굿을 했다고 합니다. 현재 향토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평소에는 이렇게 문이 닫혀있고, 아기씨당굿을 할 때 잠깐 개방한다고 합니다.
행당동이라는 이름도 은행나무와 사당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기씨당은 원래 이곳은 아니었는데, 원래 있던 곳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도 있어서 행당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하네요.
사유물이라고는 하지만 유적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곳이라면 평시에도 개방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이곳까지 재개발 구역으로 포함되어 버려서 계속 보존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살곶이 다리까지
아기씨당에서 내려와 오른쪽으로 틀어 이 같은 길을 오르면 한양대 방향으로 나오게 됩니다.
한양대 방향으로 쭉 가면 철길 위를 지나게 되고, 최근에 완공한 포스코 더샵이 보입니다. 이 건물 지하층에 큰 쇼핑몰이 들어섰죠. 포스코 더샵까지 계속 갑니다.
포스코 더샵 앞에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습니다. 배롱나무로 추정됩니다만 여름이 되어 꽃이 피면 알게 되겠지요.
포스코 더샵 앞에 있는 명물인 하트입니다. 많은 연인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밤에는 조명까지 들어와 더 멋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LOVE라는 글자로 만들어 진 겁니다.
포스코 더샵에 잘 꾸며질, 그러나 아직은 자리잡지 못한 정원을 감상하며 지나갑니다.
포스코 더샵에서 한양대 방향이 아니라 남쪽 방향으로 틀어 중랑천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포스코 더샵을 지나면 이렇게 한적한 길이 나옵니다. 서울 그 중에서도 중심부에 해당하는 이곳에 이런 공터가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이 너른 공터는 현재 도시 텃밭으로 사용됩니다. 이름은 "성동 무지개 텃밭"으로 성동구민이면 신청하여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1두둑당 년 6만원 선인데, 가격이 저렴해서 경쟁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구청에 문의하면 되겠지요? 도심 가까운 곳 텃밭에서 아이와 함께 상추나 토마토를 키워 먹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중랑천과 맞닿는 부분에 이렇게 로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통행하는 차량은 거의 없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새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양대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이렇게 "살곶이정" 정자가 나옵니다. 계단으로 내려섭니다.
살곶이정은 국궁장입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중랑천을 만나면 살곶이 다리가 있는 북쪽으로 틀어 올라갑니다.
살곶이 다리입니다. 동부간선도로를 많이 타는 분이라면 지나가면서 보았을 겁니다. 이곳은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이고 많은 토사들이 쌓인 평탄한 지역이었습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아래 "살곶이 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기도 한 너른 곳입니다.
조선시대는 여기에 군부대가 있었고, 군마를 키우던 곳이었다고도 하지요. 이 살곶이 다리는 세종대에 처음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호방한 태종이 중랑천을 건너 광나루 일대에서 매사냥을 자주 했는데, 그때마다 중랑천을 배로 건너 불편했다고 합니다. 효심이 지극한 세종은 아버지를 위해 이 곳에 돌다리를 놓게 하는데 그게 바로 살곶이 다리입니다. 그런데 정작 태종은 이 다리가 완공되기 전에 눈을 감았다고 하지요.
태종이 죽자 다리를 완공할 필요가 없어, 한동안 어정쩡하게 방치되다가, 강을 건너 광나루로 왕래하는 백성들의 수요가 많아지자, 성종대에 다시 짓기 시작해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조그만 다리를 놓는데 오래도 걸렸다고 생각되겠지만, 당시 도구도 기계도 변변치 않은 상황을 생각하면 이렇게 넓은 길이의 다리가 대단한 역사였을 겁니다.
다리 위의 돌을 보면 새로 가져다 놓은 돌과 원래 있던 돌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왜 오래된 돌에 구멍이 점점이 파여져 있을까요? ^^
송정동 둑길
송정동 둑길은 성동교 남단에서 군자교까지 중랑천 제방에 조성된 길로 길이가 3Km에 이릅니다. 둑 아래 중랑천 변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긴 합니다만, 높은 둑 위에서 바라다 보면 중랑천의 풍경과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일대 주민들이 사랑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살곶이 다리가 끝나는 지점의 지하도를 통해 송정동 둑길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지하도에 제법 솜씨있는 그라피티(낙서)가 되어 있네요. "인생은 한방!"이라네요.
둑 위로 올라서면 왼쪽에 바로 도로가 있어 정신이 없습니다. 군자교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지하도에서 얼마되지 않는 곳에 깨끗한 화장실이 있습니다.
둑길에는 제법 수령이 되는 나무들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높이 솟아있는 길의 시원함도 좋지만 오래된 나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좋습니다. 둑길의 초반부는 은행나무와 버드나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곳이 보입니다. 아들이 저기를 가보고 싶다고 해서 청계천 쪽에서 가 본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가까워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둑길에서 높은 시선으로 보니 물길이 합쳐지는 것이 잘 보입니다.
둑길이라 오히려 단조로울 수 있습니다. 잘 포장된 길 주변의 나무... 계속 이런 풍경입니다. 중간에 가다보면 둑 아랫쪽 민가쪽으로 작은 길이 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루하면 아래쪽으로 가봐도 됩니다.
노랗게 물든 낙엽들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서는 어디서 찍어도 다 작품같은 사진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잎모양이 특이한 튤립나무도 발견됩니다. 우리 아파트에도 어린 튤립나무를 많이 심었던데 잘 자라야 할텐데요. 튤립나무는 굉장히 빨리 자라는 무른 나무입니다.
중랑천이 휘어지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플라터너스(양버즘나무)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립주택 담벼락에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좋네요. 그냥 시멘트 블록이었다고 생각해보면... 이런 사소한 벽화도 분위기를 확 바꿔줍니다.
군자교 아래의 회전 램프가 보입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둑길의 끝부분에는 "새말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한글로 쓰여진 정자 이름이 편안하고 좋네요.
군자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꽤나 높네요.
군자교 중간에서 바라보면 풍경이 좋네요. 잔잔한 중랑천이 거울처럼 주변을 비추고, 하얀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춥니다.
전농천 길
군자교를 건너면 성동구의 상징물이 보입니다. 천호대로 건너편에는 동대문구의 상징물도 있구요.
이곳은 장안평 중고자동차 매장이 밀집되어 있는 곳입니다. 중랑 하수종말처리장이 있기도 하구요. 천호대로에서 한 블럭 들어간 골목을 통해 서쪽으로 진행합니다.
중고자동차 매매하는 곳이라 자동차 관련된 매장이 많습니다. 그리고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솔솔 풍겨오는 냄새가 조금 힘듭니다.
중간에 조그만 "용답 어린이공원"을 거치게 됩니다.
도시철도공사 건물 앞에 이런 "용답 토속공원"이 있습니다. 별 건 없습니다. 그냥 오래된 집 모양이 있을 뿐...
토속공원 옆의 주차장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만 내려가면 이렇게 "전농천" 안내 표지가 나옵니다.
전농천은 답십리 배봉산 자락에서 시작되어 중랑천으로 흐르는 짧은 하천입니다. 대부분이 복개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바로 이곳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농천 주위에는 군자차량기지와 도시철도공사가 있어 이렇게 정비를 위한 차량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 흉물스런 구조물은 왜 만들었는지...
전농천 위로 이렇게 은행나무 길이 있습니다. 짧지만 고즈넉한 길입니다.
포스코 더샵에도 하트가 있었는데, 여기서도 보이네요. 은행나무 가지를 친 곳이 절묘한 하트 모양입니다.
원래 이곳은 악취가 심하고 모기가 많아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랍니다. 그나마 몇년전에 정비를 해서 좀 나아졌다고 하네요. 왜가리가 한가로이 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직진하는 길은 차량기지로 출입이 통제됩니다. 오른쪽 샛길로 빠집니다.
용답초등학교과 인조잔디 축구장이 보입니다. 학교 담장이 없어 좋네요.
축구장 한켠에 이런 놀이터가 있는데, 이 뒤에 출구가 있습니다.
요렇게 생긴 조그만 출구로 나갑니다.
그러면 이렇게 조용한 주택가가 나옵니다. 왼쪽 담장은 철도 차량기지입니다.
조금만 가면 "용답역"이 나옵니다.
마장역까지
용답역은 청계천을 끼고 있는데, 역을 통해 청계천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청계천을 따라 도심방향으로 약간 진행합니다.
징검다리로 강을 건넙니다.
내부순화로 기둥에 붙은 담쟁이 덩굴마저 단풍으로 아름답네요.
곧 마장역으로 빠져야 하므로, 출구로 나가 청계천 윗쪽 살곶이길로 걷습니다.
살곶이길은 차량이 별로 많지 않아 의외로 한적한 분위기입니다.
사근램프앞 교차로에서 길은 건너 앞에 보이는 샛길로 들어섭니다.
곧 동마장공원이라는 놀이터가 나옵니다. "마장"이라는 동네 이름도 말을 키우던 곳이라는데서 유래했다는 군요. 그래서 놀이터에도 말이...
인근에 "마주보고"라는 마장동 주민의 보물 창고가 나옵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커피도 팔고, 책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도 판다네요. 시골에 가면 있는 마을회관의 도시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민들이 애용하는 곳으로 반응이 좋다네요. 우리동네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네요.
낡은 연립주택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공공미술이 삭막한 동네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주는 것 같습니다.
물고기는 모양을 붙인거네요. 귀엽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마장역에 도착했습니다.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긴 코스라 힘이 들었지만 이것저것 볼것도 많고 처음가는 길이라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늦가을의 단풍도 멋졌구요.
비슷한 코스를 추운 겨울날 아들과 함께 간 적도 있는데, 그것도 곧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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