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3월 2일 월요일

파이프 클램프, 자석 패드 만들기

제가 가진 클램프 중에서 파이프 클램프는 무거운 것만 빼면 사실 가장 맘에 드는 클램프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길이도 유연하게 늘릴 수 있고, 나사를 돌리는 방식이라 아주 강한 힘으로 죌 수 있지만 반대로 아주 약하게 죌 수도 있는 즉 힘조절이 가능한 클램프입니다.

파이프 클램프는 강하게 죌 수 있기 때문에 간혹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나무를 죄는 조(Jaw)가 쇠로 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 강한 힘으로 죄면 나무에 눌린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판되는 파이프 클램프 장치에는 사진과 같이 플라스틱 재질로 된 패드가 같이 제공되기도 합니다.

제가 애용하는 한신 파이프 클램프의 경우, 3/4인치 파이프 클램프는 플라스틱 패드가 제공되는데, 1/2인치 파이프 클램프의 경우 패드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패드는 약간 헐렁한 치수라 쓰다보면 빠져 없어지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플라스틱 재질의 몰랑몰랑한 패드 보다는 평평한 나무 조각을 패드로 사용하는 걸 선호합니다.  목수들이 파이프 클램프로 집성하는 사진을 보면 거의 다 나무 조각을 덧대어 클램핑합니다.

이렇게 나무조각을 선호하는 이유는 파이프 클램프의 조(Jaw)가 파이프에 대해 완벽하게 직각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넓은 면으로 고르게 압착하기 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래 사진과 같이 단순히 나무조각을 패드로 쓰는 건 클램프의 셋업시에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나무조각이 얌전히 파이프 클램프 조에 붙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죄다가 약간만 풀면 바로 나무 조각이 떨어져 나갑니다.


시중에서 파는 패드 제품 

파이프 클램프 패드에 대한 아쉬움이 많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해외에서만 판매되는 제품들입니다.

아래 사진의 Adjustable Clamp사의 Cushion Clamp Pad는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고무 재질의 패드입니다.  Adjustable Clamp사는 유명한 Pony와 Jorgensen 브랜드의 공구들을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Cushion Clamp Pad는 Pony 브랜드의 파이프 클램프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Jorgensen 파이프 클램프에도 맞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 제품 외에도 몇몇 고무 혹은 플라스틱 재질의 패드가 판매되고 있는데,  호환되는 파이프 클램프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단순한 패드 교체는 여전히 나무조각을 패드로 쓰는 장점을 취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분실의 우려가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약간 더 개선된 형태의 패드 제품도 있습니다.  이 제품들의 특징은 패드를 조에 끼우는 방식이 아니라 파이프에 끼우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패드를 분실한 우려가 없지요.  그리고 높이가 있고, 안정적인 베이스가 있어서 다리의 용도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1/2인치 파이프 클램프가 부실한 다리를 가지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탐나는 아이템입니다.

예를 들어 왼쪽 사진은 Ultimate Clamp Pad라는 제품이고, 오른쪽은 Shop Fox사의 제품입니다.


한편 파이프 클램프 장치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이 Rockler Sure-Foot입니다.  이 Sure-Foot 클램프는 높고 안정적인 베이스가 인상적입니다.  새로 사는 파이프 클램프는 Sure-Foot으로 산다 할지라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파이프 클램프는 어떡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해결해 주는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Sure-Foot Conversion Pad라는 제품입니다.  위와 비슷하게 파이프에 끼우는 방식의 패드인데,  파이프에 끼우면 정확하게 Sure-Foot 파이프 클램프와 같은 높이의 다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파이프 클램프를 혼합해서 쓸 수 있는거죠.   단 3/4인치 제품만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파이프에 끼우는 방식의 패드는 우리나라에서 쓰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미국의 파이프 규격과 우리나라의 파이프 규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파이프 규격이 미국 파이프 규격보다 0.4~0.5mm 더 두껍습니다.  그러니 외국에서 판매하는 이 제품들이 우리나라에서 파는 파이프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이프에 들어가지 않으면 줄이나 추지석으로 갈아내야 하는데,  Sure-Foot Converter처럼 높이를 정밀하게 맞추는 용도라면 이 갈아내는 행위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패드 만들어 쓰기 

어차피 사서 쓰는 패드가 신통치 않다면 만들어 쓰는 수 밖에 없지요.  실제로 많은 목수들이 파이프 클램프 패드를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자석을 이용한 패드입니다.  둥근 네오디뮴 자석(희토류 자석)을 준비하고,  그 직경에 맞게 드릴로 보링을 한 다음 접착제로 붙이면 끝입니다.  자석이 있으니 패드에 쉽게 붙일 수 있고,  클램핑을 위해 판재를 조정하는 동안에도 잘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나무조각의 크기를 늘릴 수도 있고,  분실해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패드로 사용할 나무 조각을 아래 사진처럼 U자 형태로 만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물론 아래 사진의 패드는 자석을 이용한 것이 아닙니다만 자석을 적용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파이프 클램프의 패드로 사용하면 두 군데에서 클램핑하는 효과가 나며,  철로 된 F 클램프의 패드로 사용하면 집성시 단차를 잡아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패드없이 바로 접합부를 클램핑하여 단차를 잡는데 이럴 경우 삐져 나오는 본드 때문에 나중에 좀 번거롭습니다.  이렇게 U자로 공간을 띄워놓으면 본드가 떡지지 않아 좋습니다.


자석 패드가 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파이프에 고정된 형태가 좋다면 아래 두가지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아래와 같이 파이프 직경만큼 구멍을 낸 판재를 사용하는 겁니다.  정밀하게 재단하여 안정적인 다리의 역할도 하면 좋습니다.  패드는 조와 같이 움직이도록 조의 바깥쪽에서 드릴로 구멍을 내어 나사로 고정합니다.  그리고 나무와 접촉하는 패드에 가죽을 덧대면 나무를 더 잘 보호할 수 있습니다.

쇠로 된 조에 구멍을 내는 것이 어렵게 생각되면 아래와 같은 방법도 있습니다.  파이프에 끼울 수 있게 판재에 구멍을 내어 끼우고, 이것이 조와 같이 움직이도록 끼우는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패드를 보다 넓게 만들어서 고른 압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넓은 판재를 파이프에 끼우는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이프 클램프의 조가 힘을 가하는 높이에 판재가 물리도록 턱을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판재가 살짝 공중에 뜨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여러개의 판재를 집성할 때 평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석 패드를 직접 만들어 보다

저는 이 중에서 가장 간단한 자석 패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네오디뮴 자석은 여러 형태로 나오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동그란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는 동그란 모양에 가운데 나사구멍이 있는 형태를 골랐습니다.

나사구멍의 지름은 반드시 4mm이상으로 택해야 일반적으로 쓰는 나사못이 들어갑니다.  제가 산 자석은 지름 15mm, 두께 4mm 그리고 나사구멍이 4.2mm인 제품입니다.  하나에 500원 정도 하네요.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끈한 표면을 가진 자투리 판재를 하나 준비해서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저는 애쉬 자투리를 썼습니다.  그리고 15mm 포스너 비트로 자석의 두께보다 약간 더 깊이 보링합니다.  자석이 튀어나오면 안되니까요.


그리고 나사못을 죄면 끝입니다.  간단하지요?


필요한 만큼 여러개를 만들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쇠로 만들어 진 파이프 클램프 조에 착 달라 붙습니다.  떼어내기도 쉽구요.  원래 한신 1/2인치 파이프 클램프는 아예 패드를 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파이프 클램프를 거꾸로 매다는 경우에 자석 패드의 효용성이 매우 돋보입니다.   자석이 아니라면 중력의 법칙을 이기기 위해 누군가 도와줘야 클램핑할 수 있습니다.


보관도 쉽습니다.  쇠로 된 작업대 다리에 착착 붙여놓으면 됩니다.  아들놈이 가끔 떼어 가지고 논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


클램프 갯수대로 만들 필요는 없고, 동시에 사용하는 파이프 클램프의 갯수를 고려해서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파이프 클램프 뿐 아니라 쇠로 된 F 클램프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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