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3월 11일 수요일

수공구로 관통 주먹장(도브테일) 만들기

이 글은 P. Michael Henderson님이 작성한 "Hand Cut Dovetails" 시리즈 중 관통 주먹장(Through Dovetails)에 대한 포스팅을 번역하고 첨언한 것입니다.

주먹장은 연습을 통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목공 기술입니다.

당신의 첫 주먹장은 아마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똑같은 경험을 합니다.

당신의 두번째 주먹장은 아마도 처음보다는 더 나을 겁니다.  그리고 열번째 주먹장은 첫번째 것에 비하면 훨씬 더 멋질 겁니다.  물론 더 빠르게 수준높은 주먹장에 도달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문 목수라는 사람들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꾸준한 연습이 훌륭한 주먹장으로 이끄는 길임은 틀림 없습니다.

주먹장에 대하여

주먹장은 오래된 전통의 결구법(joinery)입니다.  심지어 기원전 3천년 경의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유적에서도 주먹장 결구가 보입니다.  아주 옛날에는 가구를 만들때 본드를 널리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먹장이나 핀을 끼우는 장부결합이 유력한 결구법이었습니다.

요즘은 충분한 결합력을 제공하는 여러 기계를 이용한 결구법들과 현대적인 목공본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랍용 라우터 비트(drawer lock router bit)와 PVA 목공본드를 같이 사용하면 서랍을 매우 튼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한번 셋업만 제대로 해 놓으면 매우 빠르게 작업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 주먹장도 특별한 라우터 비트와 도브테일 지그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수공구로 주먹장을 만들어야 할까요?


먼저 이렇게 물어 봅시다.  "왜 주먹장이어야 하죠? 다른 결구법도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주먹장 결구법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짙은 색의 서랍 앞판과 밝은 색의 서랍 옆판이 주먹장으로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강렬한 색 대비와 기하적인 모양은 다른 결구법에서는 볼 수 없는 독보적인 아름다움입니다.


그렇다면 왜 수공구로 주먹장을 해야 할까요?  주먹장 중에서 특히 숨은 주먹장(half-blind dovetail)은 상자 모양을 만들때 매우 훌륭합니다.  만들어야 하는 대부분의 상자 구조는 도브테일 지그의 크기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이런 큰 상자를 만들 때는 도브테일 지그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서랍장의 서랍을 보더라도 각각 다른 높이를 가질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경우 도브테일 지그를 사용한다면 높이가 다른 서랍마다 매번 세팅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세팅 작업은 시간을 많이 잡아 먹습니다.  차라리 수공구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빠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주먹장의 경우 기계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가구 장인들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주먹장 모양을 일부러 택하여 핸드 메이드라는 걸 강조하기도 합니다.  이런 특이한 모양의 주먹장은 정밀한 피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자의 높은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론적인 설명은 그만하고 실제로 수공구를 이용하여 주먹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합시다.

이 글에서 볼 주먹장은 "관통 주먹장"(through dovetail)이라는 것으로 테일과 핀이 서로 관통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숨은 주먹장"(half-blind dovetail)은 테일이 핀 보드를 관통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일의 마구리면이 전면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옆면에서는 핀의 마구리면이 보이기 때문에 half-blind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주먹장 가공에 필요한 수공구들

주먹장을 위해 필요한 수공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무개 (marking guage) : 저는 주로 둥근칼이 달린 그무개(wheel marking guage)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칼이나 핀모양의 그무개를 사용해도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두개의 그무개가 있으면 좋습니다.

도브테일쏘 (dovetail saw) : 저는 일본식의 당기는 등대기톱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수업을 할 때는 미는 방식의 서양식 도브테일쏘를 사용합니다.  Lee Valley와 Lie Nielsen의 도브테일쏘가 훌륭한 품질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Lee Valley것이 약간 더 비쌉니다.  Lee Valley것은 톱니가 14 TPI(teeth per inch)이고, Lie Nielson dms 15 TPI입니다.  Lee Valley에서는 20 TPI 도브테일쏘도 나옵니다만 너무 작업이 느리더군요.  도브테일쏘의 톱니는 자르기용 톱니가 아니라 켜는 톱니입니다.  왜냐하면 주먹장의 톱질은 주로 결방향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도브테일 마커 (dovetail marking guage) : 도브테일 마커는 주먹장 선을 그리기 위한 것입니다.  Lee Valley에서 사도 되고, 직접 만들어도 됩니다.  보통 하드우드의 경우 1:8 (약 7도) 각도를 씁니다.  어떤 사람들은 테일의 선을 눈대중으로 그리는데 잘못하면 불규칙하게 보입니다.  혹은 자유 각도자(sliding bevel guage)를 7도로 설정하여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도 설정할 때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안정적으로 밀착되기 어려워 선을 잘못 그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모로 턱(saddle)이 있는 전용 도브테일 마커가 좋습니다.

작은 직각자 (small square) : 핀과 테일의 선을 수직으로 연장하여 그릴 때 필요합니다.

디바이더 (divider) : 콤파스 모양으로 생긴 이것은 테일의 간격을 그릴 때 필요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지만 디바이더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입니다.  디바이더를 이용하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같은 크기의 테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크기의 테일을 원한다면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150mm 정도의 디바이더면 주먹장 그리는데 충분합니다.  더 작거나 더 큰 디바이더도 사용 가능합니다.

연필과 작은 쇠자 : 레이아웃을 그리는데 필요합니다.

마킹 나이프 (marking knives) : 저는 왼쪽 날, 오른쪽 날이 따로 있는 일본식의 마킹 나이프 세트를 사용합니다. 대신하여 조그만 주먹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테일 간의 간격이 좁다면 핀을 그리기 위해서 아주 얇은 칼이 필요할 겁니다.

끌 (chisel) : 핀과 테일에서 제거할 부분을 따내기 위해 사용합니다.  그리 많은 끌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보통 두개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좋은 끌을 가지고 있어야 작업하다 말고 끌 날을 다시 갈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10mm (3/8인치)와 6mm (1/4인치) 끌만 있으면 왠만한 주먹장 작업은 다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아주 작은 핀을 구상한다면 3mm (1/8인치) 끌도 필요합니다.

나무 망치 (mallet) : 저는 원통형의 조각용 망치를 씁니다만 당신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떤 형태의 망치도 상관 없습니다.

클램프 (clamp) : 끌 작업을 할 때 판재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부드러운 망치 (soft faced mallet) : 테일 보드와 핀 보드를 결합할 때 부드러운 망치로 때려야 나무에 상처를 입히지 않습니다.  보통 우레탄이나 고무 헤드를 가진 것을 사용하면 됩니다.  이게 없다면 나무 조각을 대고 일반 망치로 때려 결합해도 됩니다.

주먹장 만들기 과정

주먹장을 가공하기에 앞서 작업할 부재를 잘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재는 평탄해야 하며 두께가 일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나는 양끝의 직각이 잘 맞아야 합니다.  사실 이건 가구를 만들기 위한 부재를 가공할 때 항상 염두에 두는 내용입니다.  만일 부재의 준비가 부실하다면 결과적으로 당신의 주먹장도 부실해 집니다.

이 글에서는 같은 두께의 핀 보드와 테일 보드를 사용할 겁니다.  하지만 핀 보드와 테일 보드의 두께가 꼭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서랍에서는 두께를 다르게 많이 합니다.  두께가 다른 두 보드를 쓸 경우 그무개를 두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각 보드의 두께를 따로 세팅해 둘 수 있습니다.

제일 먼저 어느 것을 테일 보드로 하고 핀 보드로 할 것인지, 그리고 각 보드에서 바깥쪽이 될 면을 정해 표시를 합니다.


왜 바깥면을 표시해야 할까요?  당신은 테일을 먼저 자른 다음 테일 보드의 테일 위치를 핀 보드로 옮겨 표시할 겁니다.  만일 테일 보드와 핀 보드의 바깥면을 잘 맞추지 않고 엉키게 되면,  말할 것도 없이 나중에 정확하게 맞지 않게 됩니다.

다음 단계는 그무개로 보드의 두께를 표시하는 겁니다.  만일 두 보드의 두께가 다르다면 두개의 그무개를 써야 합니다.  핀 보드의 두께를 셋팅한 그무개로는 테일 보드를 마킹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킹은 보드의 앞면 그리고 뒷면을 모두 합니다.  그리고 테일 보드의 경우 양 옆면을 자르게 되므로 양 옆면도 마킹합니다.


이제 테일을 그립니다. 먼저 테일 보드의 양쪽 끝에서 6mm (1/4인치) 지점에 선을 그립니다.


이 경우 저는 네개의 테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더 많게 혹은 더 작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 두께의 보드인 경우 4개의 테일이 딱 보기 좋습니다.  3개만 하면 테일이 너무 커집니다.  4개 이상의 테일은 톱질할 양이 많아져 번거롭습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로 옆면 끝에서 시작해서 다른쪽 6mm로 그어놓은 선까지 4번의 스텝이 되도록 디바이더의 간격을 조정합니다.  조정이 끝나면 디바이더를 꾹꾹 누르면서 점들을 찍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6mm로 그어놓은 선에서 시작해서 같은 방식으로 디바이더를 꾹꾹 눌러 점들을 찍습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간격으로 같은 폭으로 네개의 테일 위치를 찍을 수 있습니다.


이제 조그만 직각자를 이용하여 디바이더로 찍은 점을 지나는 짧은 선을 긋습니다.


이제 도브테일 마커를 이용하여 보드의 앞 뒷면에 사선을 그려줍니다.


양면에 모두 선을 그리고 나면 이 선은 톱이 지나갈 길이 됩니다.  완료되면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같이 잘라서 버려질 부분은 별도로 표시를 해두면 좋습니다.  어디가 버려질 부분인지 표시 안해도 잘 기억할 것 같지만, 엉뚱한 곳을 따내는 실수는 경험이 많은 목수도 종종 합니다.


이제 그려진 선을 따라 톱질하면 됩니다.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계로 하는 법, 다른 하나는 손으로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기계로 한다면 밴드쏘(band saw)로 가서 선을 따라 빠르게 절단하는 겁니다. 톱이 지나간 절단면은 어차피 주먹장 결합이 되고 나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절단면의 품질 자체는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만일 손으로 한다면 도브테일쏘(혹은 등대기톱)가 필요합니다.  톱질이 정확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시작부분에 V자 모양으로 먼저 톱길을 내주면 좋습니다.  이때 이 톱길이 선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톱질은 결구 후 보이는 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이는 쪽은 선을 따라 정확하게 톱질할 수 있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뒷쪽 면은 정확하게 톱질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면만 정확하게 톱질된다면 보기에 큰 문제되지 않습니다.


도브테일쏘로 선을 따라 톱질합니다.  테일을 톱질할 때는 그게 아주 정확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들어진 테일의 모양을 핀 보드로 복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테일은 약간 크게 되었고, 어떤 테일은 약간 작게 되었다 할지라도,  그 모양을 복사한 핀을 거기에 맞추어 가공하면 됩니다.  오히려 테일의 톱질에 중요한 것은 테일의 윗면을 기준으로 직각이 유지되어야 하고, 직선으로 톱질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만일 톱질한 선이 약간 굽었거나 직각에서 틀어졌다면 끌을 이용하여 최대한 이를 보정해 주어야 합니다.


테일의 톱질이 끝나면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이 됩니다.


다음으로 테일의 잘라낼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끌로 첫번 타격을 줄 때는 그무개로 그어놓은 두께선 약간 바깥쪽에 대고 해야 합니다.  끌날이 나무로 파고 들때는 앞 뒤로 약간씩 파고 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따낼 선에 맞추어 첫번 끌 타격을 하면 끌이 선을 넘어 안쪽으로 더 파고들게 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그무개 선에서 약간 여유를 둔 상태에서 바깥쪽 나무들을 따내어야 합니다.


적당량의 나무를 따내었다면 이제 그무개 선에 정확히 맞추어 따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깥쪽은 이미 파여져 공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끌날이 선 안으로 파고들지 않고  정확하게 수직으로 따낼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두께의 절반을 따내었다면 이제 판재를 뒤집어 같은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을 따내면 됩니다.   만일 한쪽에서만 전체 두께를 다 따내려 한다면 힘도 들고, 뒷면 선에 정확하게 맞추기도 어렵고, 가공 품질도 좋지 못합니다.  앞 뒤로 다 따내고 나면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저처럼 베란다에서 작업해서 망치로 타격끌을 할 수 없다면 코핑쏘(copping saw)를 사용해도 됩니다.  실톱(fret saw)보다 톱날이 굵어서 한번에 자를 수는 없지만 아래 사진처럼 두 단계로 나누어 따낼 수 있습니다.  코핑쏘는 실톱에 비해 톱날 모양이 커서 빠르게 자를 수 있고, 톱날이 잘 부러지지 않습니다.  2단계 톱질 후 남은 부분은 밀끌이나 옆타격 끌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제 테일 보드의 양끝을 톱으로 잘라내면 됩니다.  끌로 해도 되지만 톱이 훨씬 쉽습니다.


작업이 끝난 테일 보드의 모양은 이렇습니다.


이제 핀 보드 작업을 할 차례입니다.  핀 보드를 바이스의 윗부분에 맞추어 물려두고 테일 보드의 양쪽 옆면을 핀 보드의 그것과 맞추고,  테일 보드의 어깨(shoulder)를 핀 보드의 면에 정확히 맞춥니다.   할 수 있다면 이 상태에서 테일 보드를 클램핑 하세요.  클램핑할 수 없다면 마킹을 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도록 잘 잡아야 합니다.


(혹은 코너클램프를 가지고 있다면 아래와 같이 해도 됩니다)


마킹 나이프를 이용하여 테일 모양의 끝을 따라 밀착시켜 정확히 칼금을 그어 줍니다.  꼭 마킹 나이프가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면 됩니다.


핀 보드에 칼금을 모두 넣은 뒤의 모습입니다.  일부 칼금은 잘 보이질 않네요.


확대한 사진을 보면 보이실 겁니다.


이제 조그만 직각자를 칼금에 정확히 대고 수직선을 그립니다.  수직선은 판재의 두께를 나타내는 그무개 선까지 그리면 됩니다.  이 작업을 뒷쪽에도 해야 합니다.


수직선을 다 그리고 나면 이런 모양입니다.


따내어 버릴 부분을 표시해 두면 헷갈리지 않겠죠.


도브테일쏘를 이용하여 선을 따라 톱질 합니다.  이때 선의 중심을 가른다는 생각으로 톱질하지 말고,  톱이 따낼 부분에 약간 치우치도록 선을 남기면서 톱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빈틈없이 결합될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남겨서 들어가지 않는다면 끌로 미세하게 덜어내면 됩니다.


이제 끌로 필요없는 부분을 따내면 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될 겁니다. 


이제 부드러운 망치로 때리면서 두 보드를 결합시켜 봅니다.  아직 본드를 바르면 안됩니다.


이렇게 해서 주먹장 가공하는 법을 다 살펴 보았습니다.  얼마나 완벽한 주먹장을 만드느냐는 연습에 달려 있습니다.  하면 할 수록 실력이 느는 걸 느낄 겁니다.  실전에 적용하기 전에 먼저 자투리 나무로 여러번 연습해 보는게 좋습니다.

주먹장 본딩과 클램핑

주먹장의 본딩과 클램핑에 대해서 좀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합된 주먹장의 모양을 보면 결방향으로 만나는 부분은 테일의 양 옆면과 그와 접촉하는 핀의 양 옆면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접합 부분은 모두 결방향과 마구리면이 만납니다.   아시다시피 마구리면은 본드로 잘 붙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드가 무용지물이라는 건 아닙니다.  본드는 테일과 핀간에 보이는 미세한 틈을 메꿀 수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본드를 써야 할까요?  여러가지 본드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초산비닐수지(PVA) 목공 본드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바로 수용성 본드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물을 만나면 약간 부푸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틈을 메꾸어주는 좋은 점도 있지만,  본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잘 끼워져 들어가던게, 본드를 바른 후 테일과 핀이 팽창되면서 잘 끼워지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또한 서랍장 같이 많은 판재의 주먹장을 동시에 본딩하고 클램핑해야 한다면 느리게 경화되는 본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PVA 본드의 경화시간은 빠른 편입니다.  (PVA 중에서도 노란색 PVA가 흰색보다 더 경화시간이 빠릅니다)

그래서 저는 덩치 큰 프로젝트를 할 때는 에폭시(epoxy)를 사용합니다.  West Systems사의 에폭시는 별도로 느린 경화제(slow hardener)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경우 본드를 바르고, 조립하고, 클램핑하는 시간을 다소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에폭시는 테일과 핀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더라도, 틈을 잘 메우고 튼튼하게 결합됩니다.


만일 보석상자 같이 조그만 걸 만든다면 타이트본드와 같은 PVA 목공 본드도 무방합니다.

본드를 펴 바르기 위해서 저는 "나무 커피 스틱(coffee stirring stick)"을 애용합니다.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몇개씩 챙겨 오세요^^)  아래 사진은 숨은 주먹장에 PVA 본드를 바르는 사진인데,  관통 주먹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테일에도 본드를 바릅니다.


클램핑을 할 때는 테일과 핀의 끝 부분이 판재 윗 부분에서 약간 튀어나오게 됨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일 부분만 눌러 클램핑 할 수 있도록 이빨 모양의 지그를 만들어 사용해야 합니다.  이 지그는 밴드쏘로 간단하게 따내어 만들면 됩니다.   이 지그도 나무기 때문에 본드가 묻은채로 굳어버리면 작품에 붙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포장 테이프 등으로 감싸거나,  바니쉬를 칠해 본드가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간단하게 아래 그림처럼 나무 커피 스틱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커피 스틱이 유용하네요.^^)


유명한 논쟁 중의 하나는 테일이나 핀이 판재를 약간 뚫고 나와야 하느냐, 딱 맞아야 하느냐, 아니면 심지어 더 낮아야 하느냐 입니다.  어떤 경우든 간에 테일/핀와 교차한 판재 간에 단차가 생기면 샌더나 대패로 평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클램핑 하기 까다롭고, 삐져나온 본드 처리하기 번거롭다고 주먹장 결합된 곳이 아닌 더 안쪽에 클램핑하면 절대 안됩니다.  이렇게 하면 판재가 약깐 안쪽으로 휜 상태로 고정되어 낭패를 봅니다.

한가지 설명드리지 않은 건 주먹장 가공시 종종 있는 실수를 어떻게 숨기느냐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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