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2월 4일 수요일

빠르고 효율적인 날 연마 방법

FWW #213의 "Get Sharp-Fast"를 번역하고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글쓴이 Deneb Puchalski는 Lie-Nielsen에서 일하는 날연마 전문가입니다. 

많은 목수들이 대패날이나 끌을 연마하는 걸 두려워하거나 귀찮아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똑바른 모양으로 날카롭게 날을 연마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목수들을 만나 왔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날 연마 기술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았고 더 나은 방법을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날 연마는 힘들거나 난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소개드리는 날 연마법은 저의 2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수도 없이 시연하고 검증받았던 것입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이 간단합니다.  $15정도 하는 저렴한 호닝가이드, 방수 별로 방수 종이사포(wet-and-dry sandpaper)들, 1000방 그리고 8000방 물숫돌 (이 둘이 앞뒤로 붙은 숫돌도 있습니다),  얇은 쇠자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날 스톱 지그가 있으면 항상 똑같은 각도로 연마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간단한 도구들만 있으면 날 연마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날 세우기(honing), 날 모양잡기(grinding), 그리고 날 수리(repairing) 등을 거의 모든 종류의 날에 대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통해 아주 날카로운 날을 세울 수 있으며, 목공 작업은 더 쉬워질 것이고 결과물은 더 깔끔해질 겁니다.

얇은 쇠자 트릭으로 시간을 아끼자

많은 목수들이 비싼 대패를 사면 그들의 작품이 훨씬 더 빛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도구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산 대패라 할 지라도, 포장 박스에서 꺼내어 바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제 아무리 리닐슨 대패라 할지라도 사용하기 전에 날을 세워줘야 합니다.

고품질의 새 대패에 끼워져 있는 대패날의 뒷면은 아마도 완벽하게 평면으로 처리되어 있을 겁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혹은 오래 사용한 대팻날을 연마해야 한다면 대팻날 뒷면의 평을 잡는게 우선입니다.  이 작업은 나중에 설명할 사포를 이용한 방법을 사용하면, 최악의 상황이라 할 지라도 5~10분을 넘지 않습니다.

뒷날의 평을 잡는 목표는 반짝반짝 광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날끝 부분에 영향을 주는 거친 기계 자국을 없애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거칠게라도 평을 잡고 나서, 얇은 쇠자 트릭을 이용하여 뒷날에 미세한 경사각을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트릭을 이용하면 날끝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매끄럽게 광을 낼 수 있어, 뒷면 전체를 다듬고 광내는 지루한 작업을 피할 수 있습니다.


얇은 줄자 트릭을 자세히 설명 드리죠.  0.5mm 정도의 얇은 쇠자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8000방 숫돌의 한쪽 끝에 놓습니다.  대팻날의 뒷면을 숫돌을 향하게 하여 놓는데 대팻날의 끝부분이 숫돌 끝부분에 닿도록 놓습니다.  이 상태에서 아래 위로 움직이며 연마를 하면,  날끝 8mm 정도의 영역에만 거울같은 광이 나게 될 겁니다. 이 매끄러운 광은 날의 양쪽 끝까지 죽 이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간단하게 뒷날내기가 끝납니다.


이제 날 세우기(honing)를 할 차례입니다.

일반적인 베벨-다운 스무딩 플레인(bevel-down smoothing plane)은 일차 경사각(primary bevel)이 25도 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차 경사각 전체를 날카롭게 연마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날의 끝부분에만 약간 더 큰 각도로 이차 경사각(secondary bevel)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일차 경사각이 25도 였다면 이차 경사각은 30도 정도면 됩니다.

스크래퍼 플레인이나 결이 복잡한 나무를 위한 베벨-업 대패의 경우에는 이 보다 더 큰 경사각을 잡습니다.  일반적으로 더 단단한 나무일 수록 더 높은 경사각을 써야 합니다.

어떻게 각을 찾고 맞출 것인가?

이차 경사각을 세우기(honing) 위해서, 호닝 가이드(honing guide)를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어떤 목수들은 이걸 반칙이라고도 합니다.  오래된 목수들은 스승으로부터 손으로만 연마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변했습니다.  호닝 가이드는 숫돌을 옮겨 가더라도 일정한 경사각을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이 호닝 가이드를 사용하면 이차 경사각이 똑바르고 일률적으로 형성됩니다.  그래서 날카로운 각을 세울 수 있습니다.


저는 저렴하고 간단한 위 사진과 같은 대패날의 옆면을 잡아주는 호닝 가이드를 추천합니다.  경사각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스톱 보드 지그를 만들면 됩니다.  자투리 합판을 준비해서 합판 모서리로부터 정해진 간격을 띄워 스톱 블록을 고정시키면 됩니다.   간격이 짧을 수록 경사각은 커집니다.


저는 25도, 30도, 35도, 40도, 45도 등으로 다섯 개의 경사각을 사용합니다.  또한 3mm 두께의 단판(shim)도 준비해서 약간 더 경사각을 높이기 위한 용도로 사용합니다.  25도나 30도 처럼 낮은 각인 경우 3mm 단판을 끼우면 2도 정도 경사각이 높아집니다.  반면 45도 같이 높은 각이라면 3mm를 끼우면 5도 높아집니다.


만일 제시한 각도가 아니라 당신이 추구하는 고유의 경사각으로 세팅하려면 분도기(protractor)로 원하는 각도를 설정하고 대팻날을 호닝 가이드에 살짝 끼운 상태로 각을 맞춥니다.  그리고 나사를 죄어 대팻날을 고정한 후 그 튀어나온 길이만큼 스톱 블록을 맞추어 고정하면 됩니다.


날 세우기는 1분 안에 할 수 있다

대팻날을 정확한 각도로 셋팅하고 호닝 가이드를 단단히 죄어 움직이지 않도록 합니다.  일차 경사각이 25도 였다면, 이차 경사각을 위해 30도로 설정하여야 합니다.

먼저 1000방 숫돌부터 시작합니다.  균일한 힘을 주면서 앞 뒤로 움직입니다.  너댓번 정도 왕복하면 대팻날 뒤로 넘어간 버(burr)를 손으로 만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버는 대팻날의 끝 각도가 날카롭게 세워졌음을 의미하고,  다음 숫돌로 넘어갈 차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8000방 숫돌로 넘어가기 전에 호닝 가이드의 바퀴를 깨끗이 닦습니다.  자칫하면 1000방 숫돌의 굵은 연마재 가루가 8000방 숫돌로 넘어가 오염시킬 수도 있습니다.  앞의 과정에서 생긴 버를 없애기 위해서 대팻날의 뒷면을 숫돌에 대고 자기 몸쪽으로 한번만 당깁니다.

이제 다시 경사각을 연마할 차례입니다. 8000방 숫돌에서 다시 균형을 유지한 채로 네댓번 왕복합니다.  제대로 연마했다면 광이 반짝이는 부분이 동일한 두께로 보여야 합니다.  만일 광이 나는 부분이 한쪽은 넓고 다른쪽은 좁다면,  그 좁은 쪽에 약간 더 힘을 주고 몇번만 더 왕복하여 수정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팻날을 호닝 가이드에서 떼어내고, 앞서 언급한 얇은 쇠자 트릭을 이용하여 뒷날 내기를 합니다.   뒷날의 날 끝 부분이 반짝 반짝 광이 나야 합니다.


이제 대패날을 대패에 끼웁니다. 날을 조금만 내밀고 좌우를 맞춘 다음 자투리 나무에 대패질을 해 봅니다.  속이 비칠 정도로 얇은 대팻밥이 나온다면 제대로 날이 연마된 것입니다.

그라인더 없이 날 모양 잡기

이차 경사각으로 계속 날 세우기를 하다 보면,  이차각 부분이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날 세우기를 위해서 8000방 숫돌에서 20~30번이나 왕복해야 해서 비효율적입니다.  이때가 바로 일차 경사각으로 다시 날 모양을 잡을 때입니다.



대부분의 목수들은 날 모양을 잡기 위해서 그라인더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포를 깔아 놓고 손으로 날 모양 잡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라인더로 날 모양을 잡을 경우 끝 부분이 탈 수도 있고, 높은 열로 대팻날의 내구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포로 모양을 잡는 것이 훨씬 제어하기 쉽고 날의 내구성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합니다.  (Tormek 같은 고급 수냉식 저속 그라인더는 열을 발생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쌉니다)


롤 형태로 된 접착식 사포를 방수별로 준비해서 정반에 길게 붙입니다.  저는 석정반(granite, 화강암)을 사용합니다만 유리를 사용해도 됩니다.

먼저 스톱 보드 지그에서 일차각인 25도로 설정하여 호닝 가이드에 날을 고정합니다.  거친 방수의 사포부터 시작해서 각 단계마다 10~15번 정도 왕복합니다.   사포는 P80, P220, P400 정도로 준비하면 됩니다.


한 방수의 사포에서 너무 많이 왕복하면 동일한 스크래치 패턴이 깊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일차각 잡기는 이차각 부분이 없어지기 바로 직전까지 하면 됩니다.  즉 이 단계에서는 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차각의 반짝이는 부분이 0.2~0.5mm 정도가 남을 때 그만하면 됩니다.


이때 조그만 돋보기가 있으면 연마 정도의 확인에 도움이 됩니다.  만일 이 확인이 여의치 않다면 조금 더 진행해서 약간의 버가 생길 정도까지만 모양을 잡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쇠자 트릭을 이용해서 뒷날을 잡는 과정부터 반복하면 됩니다.

왜 물숫돌이 좋은가?

소개한 빠른 연마법은 어떤 타입의 연마재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물숫돌(waterstone) 1000방과 8000방을 추천합니다.

특히 새로 나온 Sapton사의 Glass Stone 시리즈의 숫돌을 추천합니다.  이 숫돌은 베이스가 유리로 되어 있고, 연마재를 세라믹 바인더(Ceramic Binder)로 붙잡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 숫돌처럼 사용하기 전에 물에 담궈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물에 담구면 숫돌의 수명이 짧아져서 그렇게 하지마라고 합니다.  그냥 숫돌 표면에 분무기로 살짝 물을 뿌려주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4000방 숫돌도 하나 더 준비하면 좋습니다.  종종 대팻날이나 끌날의 뒷날내기를 할 때 쓰입니다.

숫돌은 항상 평을 유지하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가끔씩 P150~P220 정도의 방수 사포를 정반 위에 두고 숫돌을 문질러 주거나,  45~55 micron의 다이아몬드 숫돌로 문질러주면 됩니다.


그리고 호닝 가이드를 사용할 때 숫돌간 이동 시 바퀴를 잘 닦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끌 연마도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패와 마찬가지로 새로 산 끌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날이 서 있지 않습니다.  좋은 소식은 대패날을 연마할 때 썼던 방법을 끌 날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얇은 쇠자 트릭을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끌은 대패와 달리 끌 뒷면의 평면에 기대어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뒷면에 약간의 경사각이라도 있으면 정교한 작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끌 뒷면을 바닥에 대고 도웰을 따내는 작업을 한다든지,  수직 블록에 기대어 수직으로 장부 구멍 다듬는 다든지 하는 작업은 뒷면이 완벽한 평면이 되도록 요구합니다.

그래서 끌 뒷면은 전체를 매끈하게 평을 잡고 광을 내어야 합니다.


뒷날내기가 끝나면 끌을 호닝가이드에 끼웁니다.  끌은 대패날과 달리 호닝가이드의 아랫쪽에 물리기 때문에 각도 계산이 조금 틀립니다.  대략적으로 스톱 블록 지그에 대패날을 위해 표시한 각도에서 5도 정도 더 작게 물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끌 날을 25도로 잡고 싶다면, 대패날 30도에 해당하는 스톱블록을 기준으로 셋팅하면 됩니다.



저는 끌의 경우 날 폭이 좁아 연마할 양이 적으므로, 정반에 붙인 사포 보다는 1000방 숫돌을 이용하여 일차각 날모양 잡기를 합니다.  일차 경사각 전체가 연마되었다면, 다음으로 약간 더 높은 이차 경사각을 셋팅한 다음 날을 세워(honing)주면 됩니다.  약간 더 높은 각의 셋팅을 위해서는 3mm 정도 두께의 단판을 사용하면 됩니다.



만일 대패날이든 끌날이든 아래 사진과 같이 날의 모양이 뜯겨 나갔다면 통상적인 방법으로 날 연마를 하는게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뜯겨나간 모양은 완전히 갈아 없애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손상된 날을 수리하기 위해서 끌을 수직이 되는 나무블럭에 기대어 공격적으로 날 끝부분을 사포로 날려줍니다.  손상된 부분이 모두 제거되었다면 통상적인 일차 경사각으로 날모양을 잡기 시작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글에서 사용한 호닝가이드의 경우 끌은 아랫쪽에 물리게 되어 있는데, 그 홈의 모양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끌과 잘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똑바르게 고정하기가 다소 까다롭습니다.   글쓴이는 줄로 호닝가이드를 약간 수정하면 된다고 설명합니다.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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