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2월 25일 수요일

목공 카페 벼룩시장에서 나무 구하기

취미 목공인들이 목재를 구할 수 있는 경로는 여러가지 있습니다.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의 목재상을 이용하는 겁니다.  이들 목재상들은 규격화된 판재/각재와 집성판재 등을 다루기 때문에 재고도 비교적 충분하고 예산도 쉽게 파악이 됩니다.

하지만 쉽게 얻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목공을 하면서 늘상 만지게 되는 파인, 스프러스, 애쉬, 멀바우 말고 새로운 나무들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드리는 목공 동호회의 벼룩시장은 다소 노력과 운이 필요하지만 어떤 경로보다도 더 다양하고 저렴한 목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나무로 가는 세상 - 목요 벼룩시장

<나무로 가는 세상>은 "목요공방"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입니다.  줄여서 <나가세>라고 합니다.  URL은  http://cafe.naver.com/sun1374 입니다.


나가세는 제가 주로 활동하는 카페이기도 합니다.  목요공방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수종들 외에도 다양한 특수목과 국내산 목재들을 준비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 목재 판매가 주 사업은 아닙니다만 필요에 의해 수급한 목재들 중 여유가 되는 것들을 회원들에게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이 원하는 규격대로 가공하여 준다기 보다는, 목요공방에서 준비된 판재를 골라서 사는 형태라는 점이 일반적인 목재상과 다른 점입니다.  대부분의 목재상들은 규격화된 원장 단위로만 판매하며,  분할 판매를 하는 목재상의 경우는 단위 체적당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나무라는게 덩치가 크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그걸 반으로 쪼개면 절반 가격이 되는게 아니라 훨씬 더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목재상들은 왠만하면 쪼개어 판매하지 않으려 합니다.  쪼개어 판매하는 경우는 나무를 작게 쪼개어 잃은 기회비용을 가격에 포함하기 때문에 비싸집니다.

그러므로 목재상에서 파는 목재는 판매하는 크기로 구매하여야 하며, 만일 원하는 크기로 절단하고 대패까지 쳐야 한다면 가공비까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나가세의 목재 판매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목요공방은 "선"님과 "덕풍언니" 두 분이 운영하기 때문에 매우 바쁩니다.  주 사업은 대량으로 목재를 가공하여 판매, 가구 제작, 인테리어, 데크 시공 등입니다.  이런 사업을 하면서 생기는 부산물과 특별히 쓰임새 많은 크기로 재단한 것들을 회원들에게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원들이 원하는 규격대로는 판매하지 못하지만, 대신 다양한 수종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가세는 매주 목요일 저녁 9시에 정기적인 목요벼룩시장이 열립니다.  나가세의 회원이 얼마전 7천명을 돌파했는데,  목요벼룩에 나오는 목재들은 수십개에 그치다 보니 경쟁률이 엄청납니다.  선착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열도 많이 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현재는 벼룩물품을 미리 공개하는 묘안을 내어서 합리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즉 저녁 9시 벼룩시장이 열리기 10분 전 쯤에 미리 벼룩 게시물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 게시물을 미리 보며 원하는 물품 번호를 여유있게 메모해 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덕풍언니가 9시 정각에 덧글을 허용하면 잽싸게 원하는 물품을 댓글로 쓰면 됩니다.  1인당 3개의 물품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선착순이기 때문에 일단 댓글을 달고 난 뒤에 그 댓글을 수정하면 자격이 박탈됩니다.


인기있는 1만원~2만원대 상품들은 아마 순식간에 다 선점될 거니 서둘러야 합니다.  비교적 비싼 것들은 고민들을 하는지 약간 여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벼룩시장에 다품종 소량으로 풀리지만,  어떤 경우는 소품종 대량으로 풀릴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덕풍언니가 나무 창고를 정리하면서 묵은 판재나 각재 더미를 발견하는 경우,  화끈하게 대박 싼 가격으로 회원들에게 풉니다.  소품종 대량이 나올 경우는 비교적 여유있게 고를 수 있습니다.

꼭 목요일 저녁 9시가 아니라도 덕풍언니가 비정기적으로 깜놀~ 벼룩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는 경쟁률이 다소 낮아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접근이 가능한 상태라면 높은 확률로 좋은 목재를 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정기적인 벼룩을 캐치하기 위한 한가지 팁이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덕풍언니를 관심멤버로 지정하면,  덕풍언니가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실시간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심멤버 지정법은 간단합니다.  네이버 카페 앱에서 "나무로 가는 세상" 카페에 들어간 다음 덕풍언니가 작성한 글을 찾아 그 아이디를 터치합니다.  그러면 아래 화면이 나오는데, 상단의 덕풍언이 아이디 옆의 종모양을 터치하면 아래와 같이 멤버 새글 알림이 설정됩니다.  이후로 덕풍언니가 새로 글을 올리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벼룩글이 아닐 때도 있지만요.


벼룩시장에서 너무 맘에 드는 나무를 발견했지만 그걸 놓쳤다고 너무 아쉬워 하지 마세요.  덕풍언니에게 쪽지로 해당 번호의 나무가 더 있는지 물어보세요.  평소에 카페에서 열심히 활동하였다면 바쁜 시간 쪼개어서 준비해 줄 수도 있어요.  너무 바쁘거나 정말로 그런 나무가 없을 수도 있지만요.

나무로 가는 세상 카페는 단순히 나무를 사고 파는 곳은 아닙니다.  7천명의 회원 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성향과 직업의 사람들이 "목공"이라는 취미 하나로 모인 동호회입니다.  그래서 사는 이야기, 술 이야기, 맛집 이야기, 여행 이야기, 작품 자랑, 나무 자랑, 자식 자랑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곳입니다.

목공을 취미로 한다면 목공 카페를 하나 정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보도 얻고 저렴한 가격으로 나무도 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동호인들이 있으니까요.

나무 5일장 - 토요일에 한번 더 찬스!

"풍찬노숙"님이 운영하시는 <나무 5일장> 카페도 다양한 나무를 구할 수 있는 곳입니다.   URL은 http://cafe.naver.com/namuoiljang 입니다.  이곳은 아직 회원이 적어서 (현재 천명 좀 안됨) 아직은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곳은 토요일 아침 7시 경에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겁니다.  토요일 늦잠자는 분들은 좀 애로사항이 있겠죠.

나무 5일장에서 취급하는 나무들도 수종이 다양하고,  제법 사이즈가 큰 판재들도 종종 올라옵니다.  그리고 풍찬노숙님은 목봉을 만드는 기계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수종의 목봉을 벼룩 뿐 아니라 상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목봉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찾으면 거의 다 해결됩니다.


기본적인 매너는 지키자

기본적으로 소개드린 목공 카페의 벼룩 시장은 카페 주인장의 선의로 회원들에게 저렴하고 좋은 목재를 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열리는 겁니다.  이런 좋은 취지를 악용한다면 애써 노력한 사람은 기운 빠지고, 다른 이들은 피해를 보게 될 겁니다.


카페에서 벼룩 참여 규칙을 잘 숙지하시고,  자신의 운을 시험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벼룩 시장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반칙을 한다든지, 너무 심각하게 굴면 곤란합니다.   만일 벼룩에 실패하였고, 그것이 꼭 필요하다면 주인장에게 쪽지로 문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카페에 자주 방문하고, 다른 사람의 작품에 호응 하고, 때로는 자신의 작품도 올려서 품평을 받는 등의 활동을 해보세요. 더불어 정기적으로 있는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석해서 친목을 쌓아 놓으면,  본인이 나무가 필요할 때 덕풍언니가 나몰라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요즘 오로지 상품 홍보나 판매만을 위해 가입해서,  첫글 부터 판매글을 올리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이런 행동은 비난 받고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물건을 팔고 싶다면,  그것이 목공 카페에 어울리는 물건이면 더 좋고,  카페의 회원들과 인사도 나누고 나 이런 사람이고 이런 것을 판매하고자 하는데 어떠냐고 물어도 보고... 하는 성의를 보이는게 좋습니다.   이렇게 해야 보는 사람도 살 마음이 나겠지요.

이런 자명한 세상 이치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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