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식구 여름 휴가 중입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8월말 즈음 한적한 때 휴가를 내서 오붓하게 즐기곤 했는데, 유치원 다니는 아이가 있으니 아이 방학에 휴가를 맞추어야 하네요.
그래서 부득이 피크 중의 초절정 피크 7월말에 휴가를 왔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예약 포스팅입니다.
아마 작년 어버이날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 오니 냉장고 옆에 이런 종이가 붙어 있더군요.
아마 그 당시 아들은 뭔가를 잘못해서 엄마한테 혼이 났고, 늘 하던대로 제가 보듬어 줬죠. 우리부부는 배드캅, 굿캅 역할 분담을 합니다. 제가 굿캅이죠. 그래서 엄마 품보다 더 좋다라는... 왠만해서는 받아보기 힘든 찬사를 받았습니다. ^^
보통의 아이라면 엄마를 훨씬 더 좋아하지요.
그런데 마나님이 삐졌습니다. "정말로 아빠가 더 좋아?" 하고 토라지니 아들이 당황했나 봅니다. 다시 종이를 꺼내와서 이렇게 써서 엄마에게 줍니다.
"내년에도 사랑할게?" 마나님이 또 핀잔을 합니다.
"그럼 너의 사랑은 유효기간이 있는거니? 후내년에는 어떡할 건데?"
아들 계속 당황합니다.
다시 종이를 꺼내어 이렇게 러브레터를 진상합니다.
"20??년까지 사랑할게? 이건 기간이 늘어났을 뿐이잖아?"
아들, 수습이 안됩니다. ^^
이런 러브레터는 크면 못 받겠지요?
어디서 얻은 한자 받아쓰기 책을 몇번 따라 써 보더니... 요렇게 활용합니다.
부 사랑해 쪽의 하트가 더 많습니다. 역시 아빠를 더 사랑하는 거겠지요?
어릴 때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라는 질문이 제일 싫었는데... 우리가 그걸 하고 있네요. ^^
울 아들 유치원에서의 마지막 여름방학입니다. 내년이면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서글프네요.
세월은 무상하고 화살같이 빠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