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7일 월요일
하남 유니온 타워 전망대
아이의 외할머니집이 하남에 있기 때문에 하남은 사실 우리 동네 만큼이나 익숙합니다. 마나님과 제가 연애를 할 때도 마나님의 처녀적 집이 하남이었기 때문에 20년 전의 하남에 대해서도 기억이 있습니다. 하남은 전형적인 농사짓는 시골 마을이었는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시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한동안 정체되었던 하남은 일대의 보금자리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인구증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늘어나면 쓰레기도 늘어나는 법, 인구 증가에 대비한 쓰레기 처리 시설이 필요합니다. 보금자리 아파트를 짓는 LH공사에서 투자하여 복합 환경기초시설을 팔당대교 인근에 지었는데 이 곳이 "유니온 파크"입니다.
유니온파크는 쓰레기 소각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재활용 처리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는데 겉으로 볼 때는 이런 시설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큰 굴뚝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쓰레기 처리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오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대단하겠죠. 그래서 요즘은 이런 혐오시설(?)들은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부는 공원으로 꾸미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 뜨립니다. 그리고 필수적인 굴뚝도 아예 높이 올리고 전망대로 만들어 버립니다. 강 건너에 있는 "구리타워"도 비슷한 개념이지요.
조카들이 모두 할머니집에 놀러온 2014년 봄에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은 유니온 타워에 놀러갔습니다. 한동안 공사하느라고 뚝딱거리더니 어느덧 페인트칠까지 하고 산뜻하게 단장한 모습이 보이길래 한번 가보고 싶었더랬습니다.
유니온 타워가 높기 때문에 이것만 바라보고 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별도의 주차비나 입장료 등을 받지는 않습니다. 유니온 파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놀이시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즈막한 건물과 높은 전망대가 보입니다. 주차장은 널찍하고 좋더군요.
아이들은 혼자 있을 때랑 여럿이 있을때랑 행동 방식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울 아들도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사촌형이랑 있으니 천방지축 뛰어 다닙니다. 동물적인 본능 같습니다.
전망대의 높이는 105미터 입니다. 일반 건물로 치면 40층에 해당됩니다. 전망대 부속 건물 1층에 이렇게 전망대를 오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층 버튼은 1층, 3층, 4층이 전부입니다. 단촐하네요. 그래도 4층까지 올라가는데 1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직접 내려다 보니 밑에서 보는 것보다는 훨씬 더 높아 보입니다. UV차단 코팅 필름을 사용했는지 유리가 전체적으로 푸릅니다.
여기에 망원경도 구비되어 있는데 일반적인 관광지의 망원경과 달리 무료더군요. 아이들이 실컷 구경할 수 있어 좋습니다. 다만 높이가 너무 높아서 아이들이 혼자서 보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망원경을 좀 낮게 배치하던지 올라설 수 있는 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른들 보다는 아이들이 더 좋아할텐데요.
같이 따라온 두살 조카도 신기한 듯이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전망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유리를 통해 찍은 것이라 사진에 푸른 빛이 감돕니다. 바로 앞의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한눈에 보이네요. 그리고 팔당으로 나가는 차들이 꽉 막혀있는 것도 보이구요. 주말마다 이 일대는 팔당쪽으로 나가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습니다.
팔당대교쪽 전망입니다. 시원한 한강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쪽에는 사진에서 보듯이 한강 중간에 모래섬이 있습니다. 그래서 큰 새들이 제법 많이 관찰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모래섬이 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이 곳이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보이는 한강변에는 갈대밭이 넓게 조성되어 있고 조그만 호수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이 호수를 들러볼 겁니다.
전망대 코스는 4층으로 먼저 가서 구경한 뒤에 3층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3층은 걸어서 내려가면 됩니다.
3층은 조금 낮지만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구멍이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동그랗게 구멍을 판 뒤에 유리를 덮어서 아래가 보이도록 한 것인데,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는 저로서는 올라서기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천방지축으로 유리를 밟고 뛰어 다닙니다.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리를 통해 내려다 보면 아래의 바닥이 보입니다.
전망대는 360도 모든 방향으로 창이 나 있는데, 사람들은 주로 북쪽 한강변 쪽을 구경합니다. 반대쪽 남쪽 전망있는 쪽으로 가면 한산합니다. 이곳도 아래로 뚫린 창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사실 뭐 전망대야 주변 경치만 둘러보는 정도라 그리 오래 머물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처에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있고, 강변을 따라 초계국수, 장어, 백숙 등의 맛집들이 많아서 외식 겸 드라이브 왔다가 잠시 구경해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유니온 타워는 공원으로 조정된 유니온 파크의 일부분인데 유니온 파크에는 이렇게 놀이시설들이 있습니다. 봄철인 이때는 바닥분수를 가동하던데요. 여름이면 이곳에 물을 채워서 물놀이장으로 사용된다고 하네요. 사실 작년부터 하남에는 풍산지구 이마트 뒷편에 있는 시각공원에 물놀이장을 무료 개방하여 많은 하남시민들이 즐거워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곳 유니온 파크 물놀이장도 개방을 해서 올해 여름 하남에만 두군데의 물놀이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둘 다 무료개방이고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의 왠만한 편의시설은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니온 파크 물놀이장에 오면 전망대도 즐기고 물놀이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일 것 같네요. 조만간 저희 식구도 유니온 파크 물놀이장에 갈 것인데 후기를 나중에 올리도록 하지요.
하남 시각공원 물놀이장은 금요일 휴무이고, 유니온 파크 물놀이장은 월요일 휴무이니 알아 두시고요. 비오는 날은 폐장한다고 합니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이고 매시각 10분의 물관리 시간이 있습니다.
한강변 호수에서 오리 구경
이곳의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습니다만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유니온 파크에서 덕풍천을 따라 걸어서 500미터 정도 가면 호수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유니온 파크에서 놀러왔다면 이곳 호수도 가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강변 너른 습지를 관통하는 산책로입니다. 이곳은 가끔 침수가 되는 곳이라 나무들이 있기는 한데 오래된 버드나무를 제외하고는 다 수령이 어립니다. 그런데 대부분 벚나무를 심었더군요. 습지에 적합한 수종인지는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산책로 자체는 이렇게 편안한 길입니다. 햇볕을 가릴 곳이 없으므로 더운 날인 경우는 양산을 꼭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 길 양쪽 습지에는 너른 갈대밭이 있습니다. 어느 초여름 잔뜩 흐리고 비가 조금씩 흩뿌리던 저녁에 이 길을 산책한 적이 있는데 맹꽁이 울음소리가 사방 여기저기서 들려서 몽환적인 분위기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녹음을 못한 것이 좀 한스러운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녹음을 해 볼 생각입니다. "맹~"하고 울면 "꽁~"하고 대답한다고 해서 맹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재밌는 얘기가 있습니다.
갈대밭을 지나면 이런 호수가 나옵니다. 호수 위를 지나는 데크도 있어서 즐길 만 합니다.
여기에는 터줏대감 격인 거위들도 꽤 있고, 오리들도 있습니다. 청둥오리 한 쌍이 우리를 보고 다가 옵니다. 이렇게 야생조류들이 사람에게 다가오는 건 사람들이 평소에 먹이를 자주 던져 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아이들이 재밌어 할 수는 있지만 그리 바람직 하지는 않습니다. 호수에는 잉어들도 제법 있어서 먹고 있던 새우깡을 던져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행동들은 호수의 수질을 나쁘게 하여 궁극적으로 이곳의 동물들에게 해를 끼치게 됩니다. 그냥 눈으로만 구경하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유니온 타워 전망대에서 전망을 구경하고 유니온 파크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이 곳 호수까지 오리 구경을 오는 코스가 꽤나 괜찮습니다. 근처 미사리에 놀러 오거나 초계국수를 드시러 왔다면 이 코스도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유니온 파크 주변은 지금 공사로 매우 분주한데 "유니온 스퀘어"라는 쇼핑몰이 대규모로 입점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요즘 현명한 주부들은 해외직구를 선호하는 편이라 장사가 잘 될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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