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7월 2일 수요일

[마감론] 염료와 스테인은 같이 쓰면 좋다

이 글은 Finishing Wood에 Paul Snyder가 기고한 "Dye and Stains - Works Better Together"를 번역하고 첨언한 것입니다. 염료와 안료에 대해서는 여러번 언급한 바 있으나 큰 주제로 다루어 보면서 정리하고 몇몇 유명한 채색 마감법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염료(dye)나 스테인(이 글에서 언급하는 스테인은 안료 스테인 pigment-stain 입니다)을 사용하는 이유가 나무의 색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컬리 메이플(curly maple)의 컬을 더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 정목제재(Quatersawn)한 화이트오크의 방사조직(ray)를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방금 재단되어 창백한 체리를 18세기 골동품처럼 깊은 느낌을 주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염료와 스테인을 잘 조합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염료는 나무의 전체적인 색조(tint)를 변화시킵니다. 반면에 스테인은 고운 안료가 솔벤트에 섞여있는 형태인데 이 안료들은 나무의 기공(pore)에 잘 점착됩니다. 그래서 나뭇결을 도드라지게 하지요. 이런식으로 염료와 안료는 나무의 외관에 다른식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염료와 스테인의 다른 효과

어떤 도료 제조사들은 자신의 제품은 염료와 스테인이 섞여 있어서 한번에 나무를 채색할 수 있어 편하다고 광고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둘을 나누어 다른 스텝으로 바르는 것이 훨씬 더 결과가 좋습니다.

염료의 색상은 나무의 전체적인 색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줍니다. 황토색, 붉은색, 노란색, 호박색, 오렌지 색 등의 밝은 색 염료들은 투명하기 때문에 나무의 깊이감을 더해주고 아름다운 색감을 만듭니다. 염료를 바른 뒤에 스테인을 바르게 되면 나뭇결이나 기공의 구조에 따라 대비를 더 강하게 하거나 오히려 잘 어울리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월넛이나 마호가니에 노란색 염료를 바르고 나서 짙은 색의 스테인을 바르면 대비를 강하게 하고, 마호가니에 붉은색 염료를 사용하면 색조를 개선시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가장 왼쪽은 염료만을 적용한 경우인데 나무 표면의 전체적인 색조가 바뀌었습니다. 염료는 투명하기 때문에 컬과 같은 나무의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역할도 합니다. 중간 그림은 스테인만 발랐을 경우인데 안료가 나무의 기공에 점착이 되어 나뭇결 구조를 선명하게 대비시켜 줍니다. 안료는 밀도가 높은 곳(예를 들어 컬)에는 잘 점착되지 않기 때문에 나무 전체에 고르게 색을 올리지는 못합니다.

염료를 먼저 바르고 스테인을 바르면 오른쪽 그림처럼 염료에 의해 컬이 드러나고 안료에 의해 기공들의 무늬가 선명해 집니다. 짙은 안료의 색을 뚫고 보이는 밝은 색의 염료는 깊이감을 더해 줍니다.


나무는 시간이 감에 따라 색이 변하는데 오래된 나무의 색을 흉내내는 염료를 사용하여 채색을 하면 당신의 작품을 골동품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스테인을 더해 주면 나뭇결도 선명해 집니다.

이런 2단계 채색법은 다른 나무를 흑단(ebony)이나 어두운 마호가니 같이 보이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염료만 사용하거나 안료만 사용해서는 짙은 색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같은색의 염료와 안료를 같이 사용하면 훨씬 더 짙은색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염료와 안료의 차이점

염료는 나무의 형태를 드러냅니다. 염료는 분자급의 입자로 매우 작아서 나무의 섬유질에 잘 달라 붙습니다. 염료의 입자는 매우 작기 때문에 투명하고 나무를 가리지 않으면서 색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염료는 액체의 형태로 판매되기도 하고 가루의 형태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가루 형태의 염료는 물, 알콜, 오일 등의 솔벤트에 녹여서 사용합니다. 스테인에 사용되는 안료와 달리 염료의 입자는 솔벤트에 녹아있어서 바닥에 가라앉지 않습니다.

염료는 투명하기 때문에 나무의 형태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약간의 희미한 광택을 줍니다. 컬리 메이플과 같이 매우 아름다운 모양의 나무에 염료를 바르게 되면 입체적인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염료는 파인류나 체리류의 나무에서 얼룩(blotching) 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크 같이 기공이 큰 나무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안료는 결을 돋보이게 합니다. 스테인은 색깔을 가진 안료와 이를 나무에 붙들어 매는 바인더를 섞은 것입니다. 바인더는 오일, 바니쉬, 아크릴수지(수성) 등이 사용되고 액체이거나 젤의 형태입니다. 나무에 파고드는 염료와 달리 안료는 나뭇결과 기공의 구조에 끼어 점착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안료는 기공이 큰 애쉬나 오크에 적합 합니다. 메이플과 같이 치밀한 나무의 경우 안료는 끼어들 곳이 없어서 스테인을 바르고 잉여물을 헝겊으로 닦아내면 안료가 거의 남지 않게 되고 칠한 티가 나질 않습니다.

스테인이 나뭇결과 기공 구조를 강조해 주긴 하지만 염료처럼 컬과 같은 나무의 무늬를 돋보이게 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주의할 점은 표면을 준비하면서 생길 수 있는 스크래치, 뜯긴 곳, 눌러진 곳 등이 스테인을 바르면 더 도드라지게 보인다는 겁니다. 스테인을 여러번 바르게 되면 페인트와 비슷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테인은 그리 강한 바인더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여러번 두껍게 바르면 벗겨질 수도 있습니다.


미세한 색 변경은 스테인으로 글레이징하라

지금까지는 염료를 바른 나무 위에 바로 스테인을 바르는 걸 알아 보았습니다. 만일 스테인을 바니쉬와 같은 투명 코팅 위에 바른다면 그것을 "글레이즈"라고 합니다. 글레이징의 용도로 나온 전용 제품을 사도 되고 젤스테인과 같이 농도가 짙은 스테인을 사용해도 됩니다.

글레이즈를 바르기 전에 나무를 먼저 실링(코팅)합니다. 이는 스테인이 나무에 침투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얼룩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두껍게 코팅하여 기공을 다 메우지 않도록 합니다. (만일 나뭇결을 강조시킬 의도가 없다면 기공을 다 메우도록 코팅해도 됩니다) 이런 용도로 가장 적합한 것이 디왁스드 셀락(dewaxed shellac)입니다. 와시코트(washcoat)라고도 불리지요.


셀락은 매우 얇게 바를 수 있으면서도 빈틈없이 나무를 실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1/2 파운드 컷이나 1파운드 컷 정도로 농도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진저(Zinsser)사의 실코트(SealCoat) 제품을 사용한다면 변성알콜과 1:1로 섞으면 1파운드 컷이 되고, 2:1로 섞으면 1/2 파운드 컷이 됩니다. 만일 셀락 플레이크를 사용한다면 1파운드 컷은 부피로 따졌을 때 용액의 10%정도가 되도록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8온스(oz)의 1파운드 컷 셀락 용액을 만들고 싶다면 변성 알콜 7.2온스를 용기에 붓고 셀락 플레이크를 8온스 부피가 될 때까지 추가하면 됩니다.

기공이 작고 농도가 높은 오일 글레이즈를 사용할 경우에는 1/2 파운드컷의 셀락을 사용하여 실링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성 글레이즈나 농도가 낮은 오일 글레이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1파운드컷의 셀락을 사용해야 글레이즈가 도막을 뚫고 나무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공이 큰 나무인 경우에는 1파운드컷 셀락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글레이즈의 색을 더 제한하고 싶다면 한번 더 셀락을 발라주어도 됩니다.

앨더, 사시나무(aspen), 자작나무(birch), 체리, 파인류 등의 나무는 염료나 스테인을 사용할 때 얼룩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 현상은 짙은 색을 칠할 때 더 심해집니다. 얼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희석된 염료를 먼저 바르고, 셀락으로 실링을 한 다음, 짙은 색의 글레이즈를 발라주면 도움이 됩니다.

아름다운 나뭇결을 가진 나무에 와시코트(셀락)을 발라 실링해주면, 그 위에 글레이즈를 하더라도 과도하게 색이 먹지 않으며 나뭇결만 더 강조시켜 줍니다. 이는 마치 색이 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바라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줍니다.

염료의 농도를 테스트하기

염료를 작품에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염료의 농도를 테스트하는 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 2온스 정도의 조그만 병에 담아 파는 염료는 매우 짙은 농도입니다. 염료의 표준 농도는 1온스의 염료에 1쿼트의 솔벤트로 희석하는 겁니다. (대략 30g의 염료를 1리터의 솔벤트에 섞는 것입니다) 적은 양이라면 1/2 온스의 염료에 16온스의 솔벤트를 사용하면 됩니다. (14g의 염료에 450mL의 솔벤트)

표준 농도의 염료를 테스트보드에 칠한 뒤에 같은 양의 솔벤트를 더 섞어서 1:1로 희석합니다. 계속해서 2:1, 4:1, 8:1 과 같이 희석하여 테스트보드에 발라봅니다. 만일 표준 농도가 의도한 것보다 옅다면 염료를 더 추가하면 됩니다. 하지만 얼마의 염료를 구하쌔는지 정확히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큰 병으로 파는 염료는 그렇게 농도가 짙지 않습니다. 이 경우 염료의 원액을 표준으로 삼고 먼저 테스트보드에 발라보고 다음으로 같은 양의 솔벤트를 섞어, 1:1, 2:1 식으로 테스트보드에 발라보면 됩니다.

염료와 스테인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

염료는 목공 시장에서 그리 보편적이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염료는 주로 옷감의 염색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 용도로 가장 유명한 제품이 리트다이(Rit-Dye)로 국내에 수입되어 유통되고 있습니다. 리트다이는 수용성 염료라 사용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가루의 형태도 있고, 액체의 형태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쉽게 쇼핑몰을 찾을 수 있으며 알파문구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다일론(Dylon) 염료들도 국내에 유통되고 있고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동아스테인이라는 국내 회사에서는 알콜스테인을 제조 판매하는데 알콜성 염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페인트 가게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고 건조시간이 빨라 가구 공장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글레이즈로 사용할 만한 젤스테인은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으며 수성페인트나 유성페인트를 희석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련글의 "글레이즈와 토너"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글이 길어서 둘로 나눕니다. 다음주에 염료와 스테인으로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채색 레서피를 정리해 보도록 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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