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Green Woodworking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공을 하면서도 환경을 지키자는 것인데요. 그 첫번째 글로 수성 마감제가 환경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에 촛점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Andy Charron이 저술한 Water-Based Finishes의 서두 부분인 "Why Use Water-Based Finishes?"를 요약 정리하여 번역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잘 아는 인근의 공방장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의 공방은 주택가 인근에 있는데 그가 마감 작업을 할 때마다 냄새 때문에 이웃들이 불평을 하고 신고를 한다고 합니다. 그 때마다 환경담당 공무원이 찾아와서 작업을 중지해야만 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얘기했습니다. "아니 왜 수성 마감제를 쓰지 않으세요? 수성 마감제는 불연성이고 독성도 없고 냄새도 없는데요. 저는 수성 마감제를 6년째 써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불평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는 대답 했습니다. "수성 라커를 써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맘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는 왜 수성 마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추측으로 그는 수성 마감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수성 마감제를 제대로 쓰는 법에 대해서 배우기 위해 시간을 쓰는 대신, 그는 그냥 단순하게 한번 써보고 그 결과가 좋지 않으니 수성 마감제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그는 이웃들의 불평에 지쳐서 마감 작업을 할 가구들을 다른 곳에 보내서 마감을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전문적인 목공인들에게 흔히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가 오랫동안 써왔던 기술이나 물건들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새로 바꿀 것들이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더 안좋은 것이라면요. 다행히 저는 저의 목공 경력 초반부에서 부터 수성 마감제를 써왔기 때문에 마감제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성 마감이 기존에 써왔던 전통적인 유성 마감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지도 않고 마감 품질이 더 못하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이 둘은 그냥 다른 겁니다. 저는 수성 마감이 유성 마감에 비해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 수성 마감이 적절이 사용될 수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수성 마감의 장점
수성 마감을 사용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제가 언급하는 수성 마감의 장점 리스트를 보고 결심해 보세요.
도막을 빨리 만든다 (Fast Building)
어떤 마감제든 얇은 도막(film)을 형성할 수 있는 수지(resin) 혹은 고형분(solid)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형분을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더 두꺼운 도막이 형성됩니다. 일반적인 수성 마감제들은 35%정도 (많으면 50%)의 고형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전통적인 (니트로셀룰로스) 라커들은 20%~25% 정도이거나 더 낮습니다. 높은 고형분 함유량은 한번에 두꺼운 도막을 올릴 수 있어 전체적으로 도포 횟수를 적게할 수 있습니다. 고로 작업이 빨리 끝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스프레이 장비들은 마감제가 젖은 상태로 4 mils (1 mil = 0.001 인치) 정도의 두께로 코팅이 되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만일 고형분이 20%라면 솔벤트가 증발하고 마르고 나면 0.8 mils 두께의 도막이 생성됩니다. 반면 35%의 고형분이라면 마르고 나서 1.4 mils의 도막이 생성됩니다. 고로 수성 마감제로 세번 도막을 입히면 4.2 mils 두께의 생성이 되며, 같은 두께의 도막을 올리려면 전통적인 라커는 다섯번 이상을 뿌려야 합니다.
수성 마감제의 높은 고형분은 전통적인 라커에 비해 큰 장점입니다. 도장 작업의 횟수가 준다는 것은 도막이 마르고 난 뒤의 샌딩과 닦아내는 작업의 횟수도 같이 줄게 됨을 의미합니다. 수성 마감제는 라커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같은 양이라면 수성 마감제가 더 두꺼운 도막을 만드므로 결과적으로 수성 마감제가 비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불연성이다 (Nonflammable)
수성 마감제가 정말로 불연성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불을 붙인 깡통에 수성 마감제를 부어 보았더니 마치 물을 부은 것처럼 불이 꺼지더군요. 방폭 환기 팬(explosion-proof fan)이나 방진/방습 조명(vapor-tight light)이 없는 환경이라면 수성 마감제가 불연성이라는게 아주 고마울 겁니다.
(인화성 증기가 일정 농도 이상 높아지게 되면 고열, 정전기, 스파크 등에 의해 폭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방폭 팬은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는 모터가 밀폐된 형태이며, 방진/방습 조명은 조명 유리관 내에 증기가 들어갈 수 없도록 밀폐된 제품입니다. 라커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경우 이들 시설이 되어 있어야 안전합니다)
(린시드오일과 텅오일로 대표되는 건성유를 사용하는 오일 마감의 경우 사용하고 난 헝겊을 잘못 폐기하면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오일의 자연발화라고 하며 오일 마감을 하는 분들은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관련글을 꼭 참고하세요)
수성 마감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지 환기 잘되는 깨끗한 곳이면 됩니다. 난로나 온수기를 사용하는 차고나 지하실에서 마감을 할려면 반드시 수성 마감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건강에 좋고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Safe for You and the Environment)
수성 마감제도 약간의 독성 솔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전통적인 마감제들에 비하면 그 양이 매우 작습니다. 목공을 업으로 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솔벤트와 접촉하게 됩니다. 이럴수록 솔벤트가 적게 사용되는 수성 마감제를 사용해야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가끔씩 니트로셀룰로스 라커로 작업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업을 마치고 나면 불쾌한 느낌과 두통에 시달립니다. 스프레이 부스를 사용하며 방독면을 착용하고도 그렇습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수성 마감제를 사용할 때는 하루종일 스프레이를 뿌려대도 아무런 이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성 마감제는 세척을 위해 물을 사용하므로 독성 물질에 노출되는 양이 훨씬 적습니다.
사실 수성 마감제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마감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통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수성 마감제가 독성 물질을 적게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신의 건강에도 도움되지만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뜻합니다.
한가지 주의를 드리자면... 수성 마감제가 무독성이긴 하지만... 즉 수성 마감제를 마신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노출되는게 당신에게 좋을 리는 없습니다. 수성 마감제가 솔벤트나 독성 화학물질을 적게 가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지속적인 노출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성 마감제를 스프레이로 뿌린다면 반드시 좋은 방독면을 착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끔 붓으로 수성 마감제를 바르는 정도라면 특별한 주의 사항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건 환기를 잘 하는 것 뿐입니다.
비싼 장비가 필요없다 (No Need for Expensive Equipment)
수성 마감제는 불연성이기 때문에 솔벤트를 사용하는 마감을 할 때 필요한 여러 장비들이 없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솔벤트를 사용하는 마감을 실내에서 할 경우 "방폭 환기 팬"을 사용해야 하지만 수성 마감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가정용 환기 팬이나 열 수 있는 창문만 있으면 됩니다.
수성 마감을 사용할 경우 조명이나 전기 장치들도 방폭/방습/방진일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마감제 캔을 보관할 때도 솔벤트 기반의 마감제는 금속으로 된 방폭 캐비넷을 사용해야 하지만 수성 마감제는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라커를 스프레이 하기 위한 스프레이 부스를 만드는 것은 꽤나 돈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수성 마감을 하면 이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빨리 마른다 (Fast Drying)
수성 마감제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유성 바니쉬나 유성 폴리우레탄에 비해 마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수성 마감제 메이커들은 이상적인 조건 (상대 습도 35%에 온도 20도)일 때 지촉 건조시간이 15~30분이고 2시간이면 샌딩하거나 재도장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매우 보수적인 수치라고 생각됩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수성 마감제의 지촉 건조 시간은 5~10분 정도이고, 1시간이면 샌딩하고 재도장할 수 있더군요.
수성 마감제를 스프레이로 뿌릴 경우의 건조시간은 빨리 마르기로 유명한 니트로셀룰로스 라커나 셀락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하지만 붓으로 바를 경우에는 수성 마감제의 건조 시간을 앞서는 제품이 없습니다. 빨리 마른다고 광고하는 유성 폴리우레탄 제품의 경우도 지촉 건조시간이 1시간이고 샌딩하고 재도장하려면 몇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붓으로 발라도 빨리 바르는 수성 마감제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빨리 마르기 때문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알갱이가 도막에 들러 붙는 확률이 매우 작아집니다. 이는 도막의 품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비싼 돈을 들여 방진설비를 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합니다.
또한 빨리 마르기 때문에 여러번 도장을 하더라도 하루면 마감 작업을 끝낼 수 있습니다. 마감 작업을 하는 곳과 톱질하고 샌딩하는 공간이 같은 방에 있다면, 마감이 마를 동안 먼지나는 작업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투명하게 마르고 황변되지 않는다(Clear Drying and Non-Yellowing)
수성 마감이 만드는 도막은 투명도가 높아서 아름다운 나무의 색이 변하는 걸 원치 않을 때 최적의 선택입니다. 저는 탈색되었거나, 색을 입힌 가구를 수성 마감하여 성공한 경험이 많습니다. 절묘한 조합으로 원하는 색으로 스테인을 입히고 위에 도막을 입힐 때 투명 마감제에 의해 호박색 톤이나 갈색으로 짙어지는 걸 원하지 않을 때 수성 마감제가 적절한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파덕이나 퍼플하트의 아름다운 색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유성 바니쉬보다는 수성 마감제가 적합합니다)
또한 수성 마감제는 라커나 유성 바니쉬처럼 시간이 지나도 황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밝은 색을 가진 애쉬나 메이플을 마감할 때 수성 마감이 적합합니다.
내구성이 높고 스크래치에 강하다 (Durable and Scratch Resistant)
수성 마감제에서 사용하는 수지(resin)은 기존의 전통적인 마감제들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능이 우수해 졌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주로 사용하는 수성 라커로 만든 가구의 경우 KCMA(Kitchen Cabinet Manufactures Association)의 성능 기준을 만족합니다.
이들 수성 마감제들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고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고 열, 알콜, 음식이나 화학물질 등에 충분히 견디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세척하기 쉽다 (Easy to Clean)
저는 아직 하루종일 스프레이하고 페인트 작업을 한 뒤에 세척하는 일이 즐겁다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세척을 위해 사용하는 솔벤트의 냄새가 매우 독하기 때문입니다. 수성 마감제를 사용한 도구를 세척할 때는 따뜻한 비눗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훨씬 더 안전하고 번거롭지 않습니다.
(내용이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눕니다. 다음 글은 수성 마감제의 단점과 적절한 사용처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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