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유로 저의 첫번째와 두번째 카메라는 하이엔드급이면서 10배 줌 이상 지원되는 Olympus C-740UZ와 Kodak P712였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인 삼성 WB550이었습니다. 당시 WB550은 컴팩트 카메라로서는 드물게 24mm 광각과 12배 줌을 지원하면서도 크기는 매우 작았던 독보적인 기종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광각과 망원을 넘나들며 막 사진을 찍기에 딱 좋았죠.
그런데 WB550도 한계가 많았습니다. 가장 골치가 아팠던 단점은 셔터랙이었습니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아이를 찍을 때 셔터랙 때문에 결정적인 장면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죠. 그리고 감도가 낮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촛점이 또렷이 잡히지 않았고 실내에서의 촬영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점점 더 커져만 갔죠. 그런데 아직 아이가 어릴 때라 새 카메라를 사면 망가뜨릴게 분명해서 계속 미루고 있었죠.
이제 아이도 철이 들고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서 본격적으로 새 카메라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라 그걸로 갈아탈까도 고민했지만... 작아진 크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담되는 크기와 무게에 렌즈를 따로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싼 가격 때문에 차마 지를 생각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제 WB550 카메라는 하나 둘 고장이 나기 시작하고, 새 카메라를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고장의 대부분은 아이가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려서 생긴 것입니다)
마침 삼성에서 2014년 신제품을 내놓았는데 그게 바로 WB350F 입니다. 이 카메라의 여러가지 사양을 살펴보고 별로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질렀습니다. 그리고 한달 정도 써보니 대만족입니다. 제가 카메라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사람의 관점에서 WB350F의 장단점과 써본 느낌에 대해서 정리해 볼까 합니다.
WB550과 WB350F의 스펙 비교
아래 사진의 검은색 카메라가 3년 동안 잘 써왔던 WB550이고 왼쪽의 흰색 카메라가 새로 산 WB350F 입니다. 얼핏 보기에 WB350F가 작아 보이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WB350F의 폭과 너비가 약간 더 큽니다. 무게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외형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두 기종간에는 큰 간극이 있습니다.
이 두 카메라의 카메라 스펙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항목 | WB550 | WB350F |
이미지 센서 | 1/2.33" CCD | 1/2.3" BSI CMOS |
화소 | 1,200만 | 1,600만 |
촛점거리 | 24mm ~ 240mm | 23mm ~ 483mm |
렌즈 밝기 | F3.3 ~ F5.8 | F2.8 ~ F5.9 |
접사 | 5 cm | 10 cm |
ISO | 80 ~ 3200 | 80 ~ 3200 |
일단 이미지 센서가 CCD에서 BSI CMOS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CCD는 빛을 인지하는 포토 다이오드가 배선층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반면에 BSI CMOS는 포토 다이오드가 배선층 위에 존재하여 입사광을 방해없이 더 잘 받아들이게 됩니다. 즉 이미지 센서의 감도가 높아져서 더 좋은 화질을 제공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CCD 보다는 BSI CMOS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소 수는 1,200만에서 1,600만으로 올랐습니다. 사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어 큰 사이즈로 인화할 것이 아니라면 1,000만 화소 이상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촛점거리는 둘 다 광각인 23~24mm를 지원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풍경을 찍을 때 광각으로 찍으면 시원한 느낌을 주어서 좋습니다.
줌 기능의 경우 12배 줌에서 21배 줌으로 대폭 개선 되었습니다. 10배 줌 이상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실제 21배 줌을 써보니 아주 맘에 들더군요. 접사 성능은 다소 떨어졌지만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렌즈가 아주 밝아졌습니다. WB550은 F3.3 이라는 다소 아쉬운 수치였는데 WB350F로 오면서 F2.8로 렌즈가 대폭 밝아졌습니다. 이 렌즈과 이미지센서의 변경이 아주 큰 만족도를 주더군요.
높아진 감도, 짧은 셔터랙, 순간 포착이 용이
아래 사진은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 도장의 사범님들이 격파 시범을 보이는 장면입니다. 어슴프레 해가 지는 저녁 즈음이고 실내에 형광등 조명입니다. 그리고 공중으로 날아 올라 발차기를 하는 매우 빠른 움직임이 있는 장면입니다. WB550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거의 사진이 찍히질 않습니다.
하지만 WB350F으로 찍으니 확실히 개선되었더군요. 밝은 렌즈와 BSI CMOS 이미지 센서가 빠른 셔터속도와 좋은 화질을 구현해 주었고 무엇보다 셔터랙이 거의 없어서 원하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면 바로 찍혀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비싼 카메라들은 당연히 이 정도는 되겠지만 컴팩트 디카에서 후레쉬도 터뜨리지 않고 이정도 사진이 나오는 것은 저로서는 감동이더군요.
막강한 광학 줌 능력과 좋은 화질
어느날 저녁 동대문 패션타운에 갔었는데 마침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관객석의 제일 끝에 자리잡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미 해는 지고 어두워졌고 주변의 조명들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최대 광각으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최대 망원인 21배 줌을 한 사진입니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비보이의 표정까지 보일 정도로 엄청난 주밍 능력입니다.
더 맘에 드는 것은 망원으로 가면 갈수록 렌즈가 어두워져서 흔들림에 취약하고 감도가 떨어져 화질이 저하됩니다. 하지만 저녁에 최대 망원으로 이정도 화질을 보여줄 정도면 컴팩트 디카의 망원 기능으로서는 기대 이상입니다.
망원렌즈가 없는 경우 원하는 화각을 찾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앞뒤로 뛰어 다녀야 하는데, 21배 줌에 괜찮은 망원 화질을 보여주는 WB350F라면 가만히 서서도 원하는 구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최대 망원시에는 아래 사진처럼 렌즈가 상당히 많이 튀어 나옵니다. 저 가는 몸체에 이 렌즈가 어떻게 들어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스마트오토의 자동 역광 보상
저는 왠만하면 수동 기능을 쓰지 않고 자동 모드로 사진을 찍습니다. 예전 WB550의 경우 자동 모드로 찍었을 때 화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아서 주로 P모드로 많이 찍었습니다. 그런데 WB350F의 스마트 오토 모드는 확실히 많이 개선되었더군요.
야외에서 햇빛이 강할 때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역광입니다. 인물이 해를 등지고 있을 경우 얼굴에 그림자가 져서 좋은 사진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런데 WB350F의 경우 역광의 상황을 자동으로 인지해서 자동으로 노출을 보정해 주더군요.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얼굴이 그늘져야 할 상황인데 뽀사시하고 밝게 나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노출이 많아져서 사진이 밝아진 점은 아쉽습니다만 어디에 촛점을 맞추느냐는 선택사항인 것 같습니다.
조절 가능한 돌출형 플래쉬
컴팩트 카메라에서 자동 모드를 쓰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실내의 경우 시도 때도 없이 플래쉬가 터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WB550의 경우 플래쉬 때문에라도 P모드를 주로 사용했었죠. 그런데 WB350F의 플래쉬는 좀 독특합니다.
보통 때는 숨겨져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아래 사진과 같이 앙증맞게 톡 튀어 나옵니다. 자동 모드라 하더라도 일부러 플래쉬를 노출시키지 않으면 플래쉬가 터지지 않기 때문에 실내 촬영시 플래쉬로 인한 불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 플래쉬의 각도를 손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 플래쉬를 피사체 정면으로 향할 경우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별로입니다. 그래서 보통 전문가들은 플래쉬를 천정을 향해 쏘아 자연스러운 조명을 구현합니다. WB350F 로도 비슷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플래쉬를 손으로 잡고 천정을 향하게 고정시켜야 하지만 플래쉬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일반적인 컴팩트 카메라의 플래쉬는 바디에 붙박이된 형태이지요.
사진을 PC로 전송하기
요즘은 대용량 SD카드의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제 경우도 WB350F에 32GB 메모리를 끼웠습니다. 그랬더니 저장할 수 있는 사진의 숫자가 5천장 정도더군요. 그런데 사진이 카메라 안에만 있으면 사진으로서의 생명이 없는 것입니다. 사진은 블로그에 올리든 가족 앨범에 올리든 인화를 해서 벽에 걸어놓든 같이 보고 싶은 사람과 공유를 해야 생명력이 불어 넣어지는 것이지요.
그를 위한 첫번째 단계는 사진을 PC로 전송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USB 케이블을 연결하여 PC로 복사합니다. 다행히 WB350F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 USB단자를 사용하여 PC와 연결할 수 있고, 같은 케이블로 충전도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에 연결하여 파일을 옮기는 것은 귀찮은 일임에 틀림 없습니다.
WB350F 매뉴얼을 보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PC나 웹 스토리지에 사진을 올릴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N드라이브, 피카사, 플리커 등으로 사진을 올리는 것은 한번에 12장까지 제한이 있어 좀 불편하더군요. 보통 한번 놀러 나가면 200~300장 정도를 찍어오는데 이건 아니지요.
여러가지 방법을 시험해본 결과 가장 편한것은 WiFi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PC에 전송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법에 대해 간략히 적어 보겠습니다.
특이하게 WB350F는 설치 CD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WB350F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WB350F의 내장 메모리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USB 케이블을 PC와 연결하면 사진이 담겨있는 공간을 볼 수 있는 이동식 디스크와 더불어 i-Launcher라는 이름의 이동식 디스크가 하나 더 생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디스크 안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iLinker.exe이 들어 있어 WB350F 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메뉴와 함께 PC Auto Backup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됩니다. 지금 해야할 일은 바로 이 PC Auto Backup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PC에서 백그라운드로 동작하면서 WB350F가 사진들을 보내면 받아서 정리하는 기능을 합니다.
정상적으로 설치를 완료하고 나면 WB350F의 모드 다이얼을 WiFi로 돌려서 PC Auto Backup을 선택합니다. 만일 WB350F의 WiFi 설정이 안되어 있다면 이 과정에서 전송하고자 하는 PC와 같은 공유기에 접속하도록 설정하면 됩니다. 어쨌든 백업 아이콘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사진을 PC로 보내게 됩니다.
속도는 직접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에 비해 약간 느린 편입니다만 케이블을 찾아서 연결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고, 더욱 더 편한 점은 PC에 이미 저장되어 있던 사진들은 건너띄고 새로운 사진들만 백업 받는데다가 촬영일자별로 분류하여 폴더까지 만들어 넣어주니 더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밖에서 사진을 찍고 들어오면 PC를 먼저 켜고 카메라의 오토 백업 기능을 실행시킨 다음, 씻고 옷을 갈아 입습니다. 중복되어 올릴까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잊어버리고 있으면 새로 추가된 사진이 PC에 차곡차곡 정리됩니다. 이게 바로 WB350F에서 가장 맘에 드는 기능입니다.
Tag & Go (NFC) 기능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 전송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능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활성화된 기술로서 두 디바이스간의 데이타 전송을 WiFi 혹은 블루투스 등으로 편리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료를 주고 받을 두 디바이스를 서로 살짝 갖다 대기만하면 관계가 맺어지고 전송을 위한 연결이 이루어지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입니다.
아이폰에서는 지원되지 않지만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대부분이 안드로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하겠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Samsung Smart Camera App을 설치해야 합니다. Google Play에서 찾아서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앱이 깔린 스마트폰에 사진을 전송하려면 WB350F에서 재생모드로 들어간 다음, 보내고자 하는 사진이 표시되게 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뒷면과 WB350F의 NFC라고 쓰여진 옆면을 갖다대면 됩니다. 그러면 수초 내에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를 연결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고 사진이 전송됨을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여러개의 파일을 전송하려면 재생모드에서 여러개의 사진을 선택한 다음 스마트폰에 갖다 대면 됩니다.
이 기능은 조카들을 만나서 같이 놀고 사진을 찍었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예전 같으면 헤어지고 난 뒤 집에서 사진을 메일로 보내거나 카카오톡으로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잘 찍힌 사진이 있다면 그냥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쭉쭉 전송이 됩니다.
물론 스마트폰에 관련 앱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고, WiFi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현재 연결된 WiFi를 잠시 끊고 Adhoc 모드로 전환된다는 단점은 있습니다만... 자주 접촉하는 지인의 경우 이런식으로 쉽고 재밌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사실 매우 신기해 하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총평
WB350F를 사용한지 한달 정도 되었고 약 1,000장 정도의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 꽤나 마음에 듭니다. 밝은 렌즈와 BSI CMOS 이미지센서로 보다 화사하고 선명한 사진이 찍히는 것이 마음에 들고 21배 줌은 사진의 구도에 큰 자유를 줍니다. 게다가 WiFi 를 통한 사진 백업과 NFC 기능을 이용한 스마트폰 사진 전송 등의 부가 기능은 재미와 편의를 동시에 주는 유용한 기능이네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컴팩트 디카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WB350F의 경우 스마트폰이 해결할 수 없는 렌즈에 대한 강점이 있어 충분히 차별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23mm 광각과 21배 줌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화질도 괜찮아서 블로깅 용으로 사진을 찍는 저로서는 미러리스나 DSLR이 부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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