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1월 30일 금요일

걸어서 살빼기 5개월째 - 겨울철 살빼기는 힘들어~


걸어서 살빼기 5개월차 보고입니다.

사실 누가 보지도 않을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서입니다.  날씨가 춥다고, 비온다고 걷기 빼먹고,  군것질하고 나태하게 굴다가도 월말이 되면 블로그에 체중을 재서 올려야 하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심하게 됩니다.

바짝 걷기 피치를 올리고, 군것질도 참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체중을 재면서 아쉬워하기도 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위한 이런 가벼운 부담은 살빼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 의식이 없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2015년 1월 말 기준, 걸어서 살빼기 5개월, 현재 체중은 82.8 Kg입니다.  살빼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가 94.2 Kg 였으니, 5개월에 11.4 Kg를 감량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비해서는 1 Kg을 감량했습니다.  이 수치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겨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비관할 정도는 아닙니다.


요즘에는 작년에 샀던 바지들의 허리를 수선집에 맡겨 줄이고 있습니다.  대략 50mm 정도 줄이면 맞더군요.  마나님이 아주 기특해 합니다.

개월수가 많아지다 보니 예전같이 일별 차트는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월별로 일별 평균 걸음수, 그리고 매월 말의 체중을 차트로 그려 보았습니다.   이 차트를 보니 걸음수와 체중의 변화에 대한 상관관계가 보입니다.

걷기에 딱 좋은 가을 날씨에는 14,000보 이상을 걸었습니다.  그에 따라 체중도 2~3kg씩 급격히 줄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니 걸음수가 12,000보 정도로 하락했고,  더불어 체중도 1kg 이내로 감소폭이 줄었습니다.   걸음수 감소도 원인이 되겠지만,  체중이 점점 빠지면서 약간의 군것질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나태함도 한몫 했을 겁니다.  어쨌든 계속 줄고 있다는데 위안을 삼습니다.


올해 겨울은 너무 따뜻해서 걱정입니다.  12월 초에 잠깐 영하 10도 정도로 내려간 뒤로 계속해서 영상의 기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으면서 걷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름 대책을 마련한 것이 "비어드 마스크"입니다.

비니 모자에 수염 모양의 마스크를 단 것으로 재미있고 다양한 모양의 수염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가장 무난한 (혹은 가장 덜 쪽팔린 ^^) 모양으로 골라서 사 봤습니다.  일반 마스크를 쓰고 걸어 봤는데,  안경에 김이 너무 서려서 불편하더군요.

그런데 비어드 마스크는 입 부분이 트여져 있어 안경에 김이 서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써보려고 하는데 일단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 의식되더군요.  아무것도 아닌데...  그래서 사람들이 별로 없는 안양천 뚝방에서 몇번 써 보았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안경에 김은 서립니다.  물론 그냥 마스크 보다는 적습니다만 완전히 김서림이 막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따뜻하긴 합니다.

문제는 요즘 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이 비어드 마스크를 쓸 일이 없다는 겁니다.  ㅡ,.ㅡ

아무리 날씨가 따뜻해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매서운 바람을 얼굴에 맞으면서 걷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풍향에 따라 바람을 등지면서 걸을 수 있도록 동서남북 방향의 걷기 코스를 모두 개발했습니다.

보통 겨울 바람은 북서쪽에서 불어오거나 남동쪽에서 불어옵니다.  제가 많이 걷는 안양천 뚝방길의 경우 거의 이 바람의 방향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안양천 뚝방에 올라서서 바람을 느낀 뒤에 북쪽에서 바람이 불면 남쪽으로 석수역까지 걸어가고,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 오면 신도림역까지 걸어갑니다.   그리고 왕복해서 걷지 않고,  거기서 버스나 전철을 타고 회사로 돌아옵니다.


이런식으로 바람을 등지고 걸으면 겨울철에도 걷기가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사실 겨울철 걷기의 더 큰 어려움은 바로 군것질입니다.  날도 춥고 속도 시리면 따뜻한 오뎅 국물이 아주 강하게 땡깁니다.  걷기 코스마다 만나게 되는 포장마차가 가장 큰 시련입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피할 이유는 없지만,  식사를 충분하게 했다면 포장마차를 우회하는 코스로 걷는게 유혹을 이기는 방법입니다.   물론 지치고 힘들고 허기지다면 오뎅으로 영양보충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눈이 내려 길에 쌓여 있다면 밤보다는 낮에 걷는게 안전합니다.  저도 밤길에 잘 안보여서 미끄러진 적이 몇번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밤에 걸어야 한다면 양지 바른 곳,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평지 위주로 걸으시길 바랍니다.

근래에는 목공을 좀 하느라 몇번 못 걸은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하는 목공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들고 힘도 많이 드는 작업이 대패질입니다.  대패질을 하고 나면 한겨울에도 땀이 비오듯 한데... 이렇게 땀흘리고 나면 걸으러 나가기가 참 피곤하더군요.

그런데 이런 노동은 살빼기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죠? ^^

어쨌든 살빼기 프로젝트 6개월째로 들어갑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결혼하기 전의 체중이었던 73 Kg입니다.  올해 안에 가능하겠지요?  10 Kg만 더 빼면 됩니다.

댓글 2개:

  1. 수많은 목공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영어가 짧으니 건성으로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친절히 풀번역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살빼시는 모습이 제 10년전 보는 것 같네요...
    175에 92kg에서 시작하였습니다...
    하루 점심시간에 번개같이 헬쓰클럽에 가서 하루 5km 뛰기...
    씻고 옷갈아 입고 하면 정말 점심시간이 없었지요...

    3년만에 20kg 감량 목표몸무게 72kg 달성 후 운동 그만두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몸무게 75kg입니다...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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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영어 공부할 겸, 목공 공부 할 겸해서 하는거라 짧긴 마찬가지입니다. ^^ 요즘 몸무게가 줄지 않아 실망하고 있는데, 이제 걷지 말고 뛰어야 할까봐요. 그래도 3년에 그만큼 하셨다니... 이제 1년도 안된 제가 너무 급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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