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1월 5일 월요일

폴리우레탄 본드는 틈새에 취약하다

접착제 얘기를 하는 김에 계속 가 봅니다.  폴리우레탄 접착제는 경화되면서 부피가 증가하기 때문에 흔히 틈을 메꾸면서 접착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어 왔습니다.  이 소문이 맞는 것인지 완델씨가 테스트를 직접 해 보았습니다. 
http://woodgears.ca/joint_strength/gorilla_glue.html

종종 사람들이 고릴라 본드(Gorilla Glue, 폴리우레탄 접착제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마르면서 팽창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맞춰지지 않아 틈이 있는 결구에 적용하면 좋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번 접착제에 대한 테스트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소문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테스트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서 완델씨가 했다는 테스트는 일반 노란색 PVA, 타이트본드3, 에폭시, 고릴라 본드, 흰색 PVA, 핫글루 등 6가지 접착제 중 어떤 것이 접착 강도가 좋은지 테스트하는 거였습니다.  이 테스트의 결과는 타이트본드3가 가장 접착력이 좋고, 그보다 약간 못 미치지만 흰색PVA, 노란색PVA가 꽤나 좋은 접착력을 보여줬고,  고릴라 본드는 그보다 약간 더 약했습니다.  에폭시는 핫글루와 비슷한 정도의 약한 접착력을 보여 의외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충분한 접착력과 긴 유통기한 그리고 수성이라 세척이 쉬운 PVA 본드가 목공용으로 가장 좋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시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두개의 각재를 붙이는데 0.3mm 두께의 플라스틱 조각을 접착부 경계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폴리우레탄 본드의 사용법 대로 접착부에 약간의 물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양의 고릴라 본드를 발랐습니다.  경화되어 부풀기 전에도 클램핑하면 상당량이 삐져 나올 정도로요.


그리고 일주일 동안 마르게 두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건 아니고, 다른 급한 일이 있었습니다.  폴리우레탄 본드는 몇 시간이면 충분히 경화됩니다.  예측했던 대로 폴리우레탄 본드의 부피가 증가하면서 상당한 양의 본드가 삐져나왔습니다.


그런데 접착된 ㄱ자 모양을 두 손으로 잡고 아주 약간 힘을 주었더니 너무도 쉽게 분리되었습니다.


접착부위를 자세히 살펴 보았습니다.  접착부는 전체적으로 거품 모양이었습니다.  이러니 쉽게 분리되었던 겁니다.  거품은 매우 약한 구조입니다.


이 시점에서 더 이상의 테스트를 진행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이 간단한 테스트를 하기 전에 저는 이미 많은 수의 시료를 이미 준비해 두었더랬습니다.  그래서 전에 접착 강도를 재었던 측정 장비를 사용하여 면밀하게 테스트하기로 했습니다.

준비했던 테스트 시료는 고릴라 본드로 틈이 있게 그리고 틈이 없게,  그리고 일반적인 노란색 PVA인 Lepage 본드로 틈이 있게 그리고 틈이 없게,  이렇게 네가지 종류였습니다.


각 시료의 접착면은 4cm x 4cm 의 크기이고 접착 부위에서 20cm 떨어진 곳에서 보틀잭으로 힘을 가했습니다.  보틀잭은 저울 위에 놓여서 시료에 가한 힘을 측정합니다.  보틀잭은 원통형의 금속핀 위에 균형을 잡아 놓이는데, 이는 아래 저울에 왜곡된 힘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료의 길이가 20cm가 채 되지 않아,  길이를 늘이는 부목을 대었으며 이 부목과 시료는 클램프로 고정했습니다.  어차피 부정확한 실험이라 테스트에는 이 클램프의 무게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인 차이만 눈여겨 보면 됩니다.


카메라를 준비하여 동영상으로 저울의 움직임을 찍었습니다.  혹시나 최대 눈금을 제가 못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힘을 가하다 보면 갑자기 접착부위가 부러지면서 시료가 날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부목을 댄 클램프를 단단히 잡고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SampleGlueBreaking force
1Gorilla, gapped15
2Gorilla, no gap230
3 yellow, gapped 210
4yellow, no gap190
5Gorilla, no gap205
6yellow, no gap180
7yellow, gapped200
8Gorilla, gapped15
9Gorilla, no gap225

아래 사진에서 윗줄은 고릴라 본드로 빈틈없이 밀착시켜 붙인 시료이고, 아랫줄은 노란색 PVA (Lepage 목공 본드)의 틈이 있거나 밀착시켜 붙인 시료들입니다.

틈새가 있는 경우 고릴라 본드는 형편없는 접착력을 보여줍니다.  수치상으로는 다른 시료의 1/10도 안되는 접착력입니다.  하지만 고릴라 본드로 밀착시켜 접착한 경우에는 평균 220 파운드의 접착력을 보여줍니다.  반면 노란색 PVA의 경우 틈이 있는 경우 205파운드, 틈없이 밀착시킨 경우에는 185파운드가 나왔습니다.   앞서 해본 테스트 결과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PVA의 경우 약간 틈이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접착력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상의 실험 결과로 볼 때 고릴라 본드와 같은 폴리우레탄 본드는 거품이 형성되지 못하도록 두 접착면을 빈틈없이 압착시켜야 접착력이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위의 시료를 보더라도 오히려 틈이 없이 고릴라 본드를 사용한 경우 PVA보다 나무의 섬유질이 더 많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고릴라 본드를 얇게 바르고 빈틈없이 밀착시킬 경우 본드가 삐져나오기 어렵고, 경화되면서 발생하는 가스는 나무 속으로 흡수될 걸로 보입니다.  이런식으로 고릴라 본드가 밀착된 경우 강한 접착력을 보이는 걸 겁니다.

폴리우레탄 본드는 PVA가 붙이지 못하는 물질도 잘 접착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물질들을 잘 붙이고, 잘못 붙이는지는 정확히 알아보아야 하며,  분명한 건 틈이 있는 경우는 절대 접착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런 잘못된 소문이 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완델씨의 이 비디오를 보고 고릴라 본드 제조사의 관계자가 아래와 같이 코멘트를 남겼다고 합니다.

"만델씨! 이 테스트를 하기 전에 저희에게 먼저 물어보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고릴라 본드는 틈을 메우는 접착제가 아닙니다.  그건 저희가 의도한 기능이 아닙니다.  고릴라 본드는 폴리우레탄 본드이기 때문에 강한 접착력을 보이기 위해 경화되면서 3~4배 정도 부피가 늘어납니다.  비디오에서 언급했듯이 거품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틈이 있어 두 접착면에 거품만 있다면 접착력이 매우 약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실험 결과와 같이 두 면이 타이트하게 밀착되어 있다면 매우 강한 접착력을 보여줍니다.  사실 당신이 구할 수 있는 어떤 접착제보다 더 강할 겁니다.  

틈을 메우면서 접착할 필요가 있다면 저희 회사의 고릴라 에폭시 본드를 사용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고릴라 에폭시 본드는 평평하지 않거나 틈이 있어도 틈을 메우며 잘 붙입니다."

이 정보는 고릴라 본드 제조사의 코멘트라는 걸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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