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6월 4일 수요일

[마감론] 밀크페인트의 재발견

이 글은 Fine Woodworking에 Nancy Hiller가 기고한 "Rediscover Milk Paint" 기사를 요약 번역하고 내용을 첨가한 것입니다.

밀크페인트는 적어도 2만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동굴 주거지에서 발견된 벽화들이 일종의 밀크페인트를 이용하여 그려진 것들입니다. 식민지 시대와 세이커 가구를 만들던 목수들은 이 밀크페인트를 애용 했습니다. 하지만 밀크페인트는 최신 스타일의 가구를 만드는 목수들에게도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밀크페인트는 독성 성분이 전혀 없으며, 오래가고 여러 분야에 사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색상을 제공하며 대부분의 코팅 마감제와 호환이 잘 됩니다. 불투명 채색, 희석하여 반투명하게 칠하는 워싱, 다른 색의 층을 쌓는 레이어링 그리고 장식 그림 등을 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목수들이 밀크페인트가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주저합니다. 하지만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밀크페인트는 조색하고 바르기 매우 쉬우며 실패할 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약간의 실수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까지 합니다.

밀크페인트란 무엇인가?

밀크페인트의 내구성은 그 성분에서 기인합니다. 우유에서 추출되는 단백질인 카세인(Casein)은 마르고 나면 아주 단단해지며, 원목, 합판, MDF 등 다양한 표면 위에 잘 접착됩니다. 보통 밀크페인트 제조사들은 카세인에 석회(Lime)를 섞습니다. 석회석과 카세인은 물과 섞이고 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굳어서 도막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재질은 마치 콘크리트와 같습니다. 그리고 색을 내기 위한 안료(Pigment)도 추가됩니다.


만일 이미 마감이 되어 있는 곳에 밀크페인트를 바르고자 한다면 밀크페인트 제조사가 제공하는 설명서를 먼저 잘 읽어봐야 합니다. 아마 이미 도막이 형성되어 있다면 사포 등을 이용해서 박박 긁어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나서 물이나 식초와 물을 섞은 용액으로 잘 닦아냅니다. 다음으로 밀크페인트 제조사에서 같이 파는 결합력 증대제(bonding agent)를 밀크페인트 분말과 물과 함께 석어서 첫번째 도장을 해주면 됩니다.

밀크페인트는 일단 물과 섞이고 나면 오래 보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보통 분말의 형태로 판매됩니다. 보통 하루에 사용할 양을 정해서 물에 섞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사용하고 남은 밀크페인트 분말은 잘 밀봉시켜 두면 아주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밀크페인트는 습기와 접촉하면 못 쓰게 되므로 밀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크페인트는 다양한 색상으로 판매됩니다. 페인트가 마르면 젖어 있을때에 비해서 약간 옅은 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투리 나무에 먼저 색상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파인, 포플라, 메이플 등의 기공이 작은 나무들은 밀크페인트를 바르면 매우 매끄럽게 잘 발립니다. 하지만 기공이 큰(open-pored) 오크나 애쉬에 밀크페인트를 바르면 나무결의 질감이 그대로 표현되게 됩니다.

밀크페인트를 바르는 것은 매우 쉽지만 다른 페인트와는 다르다

밀크페인트를 바르기 전에 P180 사포로 샌딩을 하고, 진공청소기나 송진포(tack cloth)로 먼지를 잘 닦아 냅니다. 밀크페인트는 라텍스 페인트(수성)나 유성 페인트처럼 나무의 표면 위에서 층을 바로 형성하지는 않습니다. 깨끗한 나무 위에 처음 밀크페인트를 바르면 부분적으로 나무에 흡수되어 매우 얇은 층만 생깁니다. 이 점이 바로 밀크페인트가 다른 페인트와 달라 보이는 이유입니다.

밀크페인트는 나무에 흡수되기 때문에 붓이 부드럽게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더 자주 덧칠하고 살짝 두드려 주면서 페인트가 나무에 잘 흡수되도록 하는 팁도 있습니다.

밀크페인트를 바르는 가장 일반적인 접근법은 나무결을 숨기는 불투명한 채색을 하는 것입니다. 강렬한 벨벳 색상을 구현하는 건 밀크페인트의 전형적인 도색법입니다. 따뜻한 물과 밀크페인트 분말을 1:1로 금속이 아닌 용기에 넣고 잘 저어주세요. 뭉치지 않게 하려면 먼저 소량의 물을 넣어 잘 개어준 다음에 나머지 물을 붓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물과 밀트페인트 분말을 밀폐된 용기에 넣고 마구 흔들어 주어도 됩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석회가 소화(slake)될 시간을 줍니다. (생석회가 물을 만나면 소석회가 되는데 이를 "소화"과정이라고 합니다. 소석회는 알카리성이라 카세인이 잘 용해되도록 돕고, 그 자체로 강력한 접착력을 가집니다)


불투명한 채색을 하려면 보통 두번에서 네번 정도의 도장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무에 물을 뿌려서 결을 일으킨 다음 샌딩을 하고 나서 밀크페인트를 바르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는 여러번 도장할 것이므로 첫번째 밀크페인트 도장이 마르고 난 뒤 오른 결을 샌딩합니다.


첫번째 도장은 저렴한 천연모 붓으로 결방향으로 넉넉히 발라줍니다. 빠진 붓털이나 녹지 않은 페인트 덩어리가 표면에 묻으면 즉시 제거하세요. 천번째 도장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두번째 도장을 해주면 보다 고르게 채색할 수 있습니다. 이 첫번째와 두번째 도장이 완전히 마르고 나면 P220 사포로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 줍니다. 그리고 도장을 계속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종이같은 질감이 느껴질 때 도장이 말랐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두시간이면 재도장할 수 있을 만큼 마릅니다.

원하는 불투명 채색이 될 때까지 도장을 계속 반복할 수 있습니다. 몇번 도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매우 매끄러운 표면을 원하면 각 도장이 마르고 나면 매번 샌딩을 해주세요. 하지만 저는 샌딩을 매번하지 않습니다. 밀크페인트의 매력은 약간은 거친 앤틱한 느낌에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밀크페인트 위에 상도 코팅을 할 경우에는 접착력을 좋게 하기 위해 마지막 도장 후 샌딩을 합니다. 상도 코팅을 하기 전의 밀크페인트 도장은 완전히 말려야 하며 보통 밤새 말려두면 충분합니다.

상도 코팅 : 다른 느낌과 보호 기능

밀크페인트 만으로 도장을 마치면 자연스럽고 약간의 거친 표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0000급 스틸울로 문질러주면 부드러운 광을 낼 수 있습니다. 밀크페인트 위에 상도 코팅(Topcoat)을 하게 되면 보호기능을 제공하지만 약간 색을 변하게 합니다. 밀크페인트는 대부분의 상도 코팅제와 호환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밀크페인트는 그 자체로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그냥 서있는 가구의 경우 굳이 상도 코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상도 코팅을 하지 않으면 이내 손 때나 기름때가 타기 쉽습니다. 부엌이나 침실 등과 같이 사람의 출입이 잦은 곳의 가구는 기념품 박스, 그림 액자, 책장과는 달리 더 강력한 보호기능이 필요합니다. 왁스, 셀락 그리고 오일을 바를 수도 있지만 폴리우레탄에 비해 보호 기능이 떨어집니다.

수성이든 셀락이든 유성이든 상도 코팅은 밀크페인트 도장면을 더 짙게 만듭니다. 어떤 상도 코팅을 하든 P220 사포를 이용하여 결방향으로 샌딩을 해 주어야 하며, 색깔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왁스, 셀락, 유성 상도 코팅

이들 상도 코딩들은 밀크페인트로 채색한 표면을 따뜻하고 짙게 변화시킵니다. 이들 세 코팅 방법은 거의 비슷한 색 변화를 만들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보호 기능이 좋은지를 고르면 됩니다.

왁스와 오일은 밀크페인트의 색을 짙게 만듭니다. 왁스와 오일이 전통적인 밀크페인트 상도 코팅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보호기능이 좋지는 않습니다. 셀락은 맑고 광택이 나는 코팅을 합니다. 하지만 물이나 기름에 취약한 면이 있습니다. 보일드 린시드오일과 대니쉬 오일 또한 전통적인 코팅법인데 원하는 광태이 날 때까지 여러번 발라주면 됩니다. 이들 오일들은 페인트의 색을 어둡게 하고 약간의 광택을 주며 비교적 괜찮은 보호기능을 제공합니다.


부엌이나 침실의 캐비넷처럼 좀 더 내구성있는 마감이 필요하다면 유성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세요. 오일과 비슷하게 페인트의 색을 어둡게 하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만일 푸른색 페인트로 칠한 표면에 오일을 바를 경우 호박색이 가미되면서 초록색 톤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런 색변화를 원치 않으면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무광으로 할지 유광으로 할지도 선택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수성 상도 코팅

오일 기반의 상도 코팅과 달리 수성 코팅은 좀 더 차갑고 인공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붉은색이나 갈색처럼 따뜻한 색으로 바른 표면에 수성 코팅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삭막한 느낌(Starker look)을 의도했다면 적절한 선택입니다.

밀크페인트가 일단 마르고 나면 더 이상 물에 용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밀크페인트 위에 수성 코팅을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예전의 수성 코팅제들은 유성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빵집에서 버터 묻은 손으로 접촉하게 될 경우 문제가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수성 코팅제들은 유성 코팅 만큼이나 물, 기름, 알콜에 대한 저항성과 내구성이 좋습니다. 심지어 어떤 수성 코팅제들은 오일의 따뜻한 호박색을 띄기도 합니다.

틀에서 벗어나자 : 특수한 효과들

불투명한 채색 외에도 밀크페인트로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레이어링 (Layering)

서로 다른 색으로 도장을 적층한 뒤에 부분적으로 샌딩하여 밑색을 드러나게 하는 방법은 작품을 앤틱하게 만들어 줍니다. 다른색으로 적층할 경우 베이스 색상은 최소 두번 이상 도장하여 충분한 두께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색을 변경할 때는 이전 색의 도장이 충분히 마른 다음에 도장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색이 섞이게 되어 낭패입니다.



와시코트 (Washcoat)

와시코트는 밀크페인트를 묽게 하여 바르는 것인데 나무의 결이 드러나 보이게 합니다. 보통 분말 1에 물 4 정도를 섞습니다. 페인트는 도장 횟수가 늘어날 수록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와시코트 효과를 보려면 한번만 발라야 합니다.

저는 주로 와시코트를 하는 나무로 낙엽송(Baldcypress)를 선택합니다. 기공이 크지 않고 결이 진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옐로우파인, 더글라스퍼, 메이플 등도 와시코트하기 좋은 나무입니다.


장식 그림 (Decorative Painting)

복잡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밀크페인트와 그림 물감을 섞어서 조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의 크기에 맞는 양을 한꺼번에 조색해야 색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밀크페인트의 첫번째 도장은 나무로 흡수되기 때문에 적어도 밑색으로 두번 도장을 한 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조색을 한 다음에는 항상 자투리에 원하는 색으로 채색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크페인트를 살 수 있는 곳

밀크페인트 쪽도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이 간혹 보입니다. 밀크페인트는 글에서 언급했듯이 일단 물과 섞이면 몇시간내에 굳어버리기 때문에 분말의 형태로만 살 수 있습니다. 만일 액상의 형태로 파는데 "밀크페인트"라는 설명이 있다면 그건 정확히 말하면 밀크페인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수성페인트입니다. 비슷한 효과라 함은 유백색을 베이스로 매트(matt, 무광)하고 거친 느낌을 주는 걸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던 에드워드" 본사에서는 밀크페인트를 취급하지 않는데, 국내 대리점에서는 "밀크페인트"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품 설명을 자세히 보면 조그만 글씨로 "Milk Effects"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액상으로 판매되는 것은 천연 재료로 만든 밀크페인트가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성 라텍스 혹은 아크릴 페인트가 보급되면서 밀크페인트는 수요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밀크페인트로만 구현할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몇몇 제조사에서 분말 형태의 밀크페인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곳을 소개드립니다.

미국 Old-Fashioned Milk Paint 사의 밀크페인트 분말 제품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고 있으며 페인트24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150g 분말에 \15,000 정도의 가격이니 꽤나 비쌉니다.

그 밖에 Real Milk Paint 사 제품이 있는데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댓글 2개:

  1. 좋은글 감사합니다
    번역과 조사까지 대단하십니다
    구독해야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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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러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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