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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랍을 만들어야 할 때 철제 레일(Metal Drawer Slide)을 사지 않습니다. 대신 서랍 레일을 나무로 만들어서 가구의 일부분이 되도록 합니다. 철제 레일을 싫어해서라기 보다는 철제 레일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철제 레일은 그다지 튼튼하지도 않고 비싸며 서랍을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해봤던 여러가지 서랍 디자인과 그 경험들에 대해 정리합니다. 어떤 식으로 서랍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드우드 레일에 하드우드 서랍 슬롯
하드우드로 서랍 레일과 슬롯을 구성하면 가장 튼튼하게 서랍을 만들 수 있습니다. 조직이 치밀하고 기공이 적은 메이플 같은 하드우드가 좋습니다.
제 아버지는 위 사진과 같은 식으로 서랍을 만들곤 했습니다. (완델씨의 아버지는 목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식으로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하드우드를 자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랍을 만들기 위해서 하드우드를 사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하드우드 레일과 하드우드 채널
하드우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저는 서랍 옆쪽에 하드우드 레일을 붙이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 레일이 끼어 들어갈 하드우드 채널을 가구 옆판에 만듭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TV 테이블의 서랍을 만들었습니다. 서랍으로 TV 테이블 아래 빈공간을 채웠고, 서랍의 홈이 들어갈 채널은 뒷쪽 벽에서 앞쪽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런 접근법으로 서랍장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서랍을 만드니 공간도 효율적이고 만들기도 쉬웠습니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안쪽 채널은 하드우드 자투리를 이용하여 만들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에 있는 사진과 같이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서랍 레일이 들어갈 채널은 아래쪽 가이드와 윗쪽 가이드로 구성됩니다. 윗쪽 가이드는 서랍을 반 이상 뺐을때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꼼꼼한 팁을 하나 말씀드리면 윗쪽 가이드는 아랫쪽보다 약간 뒷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서랍을 거의 끝까지 빼게 되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서 서랍장 전체에 큰 힘을 가하게 됩니다. 만일 서랍 안에 무거운 내용물이 있다면 서랍장 전체가 앞으로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윗쪽 가이드를 뒤로 약간 물리면 이런 염려를 약간은 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서랍을 끼울 때도 쉽습니다. 단지 서랍의 레일을 아랫쪽 가이드에 걸친 후 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윗쪽 가이드도 같은 위치에 있다면 서랍을 정밀하게 맞추어 끼워야 합니다.
저는 원래 이 서랍장을 지하 작업실에 두고 썼었는데 서랍의 여닫는 느낌이 좋아서 $20를 들여서 1/4인치 두께의 오크 판재를 샀고 이를 서랍 앞판으로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꽤 보기도 좋아서 지금은 제 방 책상 아래에 두고 있습니다.
서랍 옆 하단 하드우드 레일
위 방법의 변형으로 서랍 옆면의 하단에 레일을 다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아래 사진의 다른 서랍장을 만들면서 이 방법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 경우에는 서랍 옆에 붙는 레일의 폭을 좀 높히고 두께를 좀 줄였습니다. 폭이 넓어 접착면이 넓어진 만큼 피스 없이 본드만으로도 튼튼하게 붙일 수 있더군요.
서랍 옆면의 레일은 아랫쪽에 맞추어 고정합니다. 그리고 두께를 줄임으로서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서랍을 빼면 좀 이상하게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실용적인 조합입니다.
프레임쪽의 가이드라인은 하드우드 자투리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모양들이 다 이상합니다.
이 서랍장은 원래 지하 작업실에 쓸려고 만든겁니다. 그래서 외장부의 합판도 재활용 합판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만 마음이 바뀌어서 오크 판재를 서랍 앞판에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지하 작업실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보기 좋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를 이용하여 테이블을 만들었습니다. 만일 테이블 상판이 재활용된게 아니었다면 멋진 식탁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리폼의 절정인 것 같군요.
소프트우드 슬롯과 하드우드 레일
가벼운 서랍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레일만 하드우드를 사용하곤 합니다. 하드우드 슬롯과 레일을 사용할 때 만큼 부드럽게 여닫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꽤나 괜찮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만들기도 쉽고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접근법을 저의 분해가능한 책상을 만들때 써보았습니다. 레일은 메이플로 만들었고 측면에서 서랍이 보이도록 오픈된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레일은 프레임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고, 역시 분해도 가능합니다. 구조적으로나 외관적으로나 꽤나 괜찮았습니다.
이 방법은 저의 서랍장을 만드는데도 다시 사용되었습니다. 레일이 프레임 지탱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구조가 간단하다는게 장점입니다.
소프트우드 홈에 하드우드 레일이 다소 내구성이 떨어지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 이에 더해서 만일 서랍을 거의 뺀 상태에서 아래로 힘을 가하게 되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큰 힘이 가해지게 되어 서랍이나 레일이 부서지거나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서랍은 홈을 팠기 때문에 가운데 부분이 얇아서 약합니다. 그래서 저는 서랖 옆판을 서랍 뒷쪽 판에 아주 단단하게 붙입니다. 그래서 서랍 뒷판이 서랍 옆판이 쪼개지는 걸 막아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기우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제가 만든 서랍들이 이렇게 상상했던 것처럼 부서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작은 서랍의 경우 지렛대의 힘이 작기 때문에 부서지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전자부품과 기계부품을 담기 위한 조그만 서랍장을 많이 만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단순한 디자인지만 문제없이 잘 사용했고 부서지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습니다.
프레임에 붙는 레일은 앞쪽 절반만 본드로 단단히 고정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프레임이 습도에 의해 수축/팽창하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렇게 많은 서랍장을 만들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고등학생때 만든 것의 일부일 뿐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에는 돈은 없었지만 시간은 많았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된 것을 사는 것 보다 나무로 만드는 것이 시간 보내기에 더 좋았었습니다.
소프트우드 위에 소프트우드 서랍
가장 안 좋은 서랍 만드는 방법이 소프트우드 위에 소프트우드 서랍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만일 가벼운 내용물만 담는다면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거운 내용물을 담거나 서랍을 자주 여닫는다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이 방법으로 만들면 서랍이 잘 열리지도 않을 뿐더러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손상이 오게 됩니다. 게다가 결과 직각방향으로 서랍을 여닫는다면 더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지하 작업실에서 이런 식으로 만든 서랍장이 하나 있는데 몇년 전 하숙생이 묵었던 하숙생이 두고 간 물건입니다. 약하긴 해도 꽤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사를 할때도 버리지 않고 가져갔습니다.
서랖 옆판은 합판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서랍을 자주 여닫는다면 합판의 거친 마구리면이 소프트우드 받침대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주 미끄러운 바니쉬(예를 들어 바라탄의 마루용 바니쉬)를 서랍의 접촉면에 발라준다면 좀 더 매끄럽게 서랍을 여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바니쉬가 잘 미끄러지는 건 아니니 주의를 요합니다.
중앙 가이드 레일
중앙 가이드레일 방식은 오래된 가구에서 종종 보입니다. 가이드레일 위를 C (모양의) 채널이 지나는 형식인데 이 C채널은 나무로도 쇠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쇠로 만드는 채널은 가정용 가구에 적합치는 않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비슷한 접근법으로 C채널을 나무로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 방법은 서랍장의 전면부에 가로 프레임이 있다면 매우 유용합니다. 전면부 프레임의 가운데를 걸치는 레일을 올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랍의 아래는 보통 얇은 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약한데, C채널을 서랍 아래에 달면 서랍의 아랫판을 자연스럽게 보강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수직 방향으로 프레임, 레일, C채널이 들어가서 불필요한 공간을 많이 사용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버지가 만든 가구의 사진입니다. 저는 서랍장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제가 중앙 레일을 써 본적은 없습니다.
가이드 레일을 사용하지 않기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슬롯이나 가이드레일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작업대 서랍에 써 본적이 있습니다.
이 접근법의 장점은 옆면의 레일이 없으므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서랍이 얹혀질 가이드레일 만큼의 수직 공간은 어차피 여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서랍 앞판에 사용된 판재는 계절에 따라 수축/팽창하므로 약간의 여유를 두어야 합니다. 특히 건조한 겨울에 만드는 경우에는 더 유의해야 합니다.
한가지 팁은 서랍의 아랫판 레일에 닿을 부분에 2mm 정도의 얇은 하드우드 쫄대를 붙이는 겁니다. 그러면 하드우드 레일 위에 하드우드가 얹히는 형국이어서 매끄럽게 여닫을 수 있습니다.
60~70년대에 만들어진 책상들의 서랍은 대부분 이런 형태였습니다. 그때는 서랍의 앞, 뒤, 옆면이 모두 하드우드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드우드 위에 하드우드 서랍이 올라가는 형태였습니다. 서랍의 바닥은 반턱모양으로 옆면과 결합되었으므로 레일과 닿는 서랍의 면은 밑면이 아니라 옆면이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수납함을 만들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서랍장이고 어떻게 보면 박스를 쌓아놓은 랙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 아이디어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랍을 잘 미끄러지게 하기
서랍을 잘 만드는 키 포인트 중 하나는 잘 미끄러지게 하는 겁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랍이 하드우드 위에서 미끄러지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서랍의 마찰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일
어떤 형태의 오일이든 서랍에 발라주면 잘 미끄러집니다. 하지만 항상 오일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서랍 옆면에 슬롯이나 레일이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양말이 든 서랍을 침대 위에 놓았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오일을 쓰지 않는 다른 이유는 오일은 결국 끈적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왁스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깨끗한 방법입니다. 그냥 양초만 문질러도 확연히 미끄러워 집니다. 좀 더 효과를 보려면 왁스를 바르기 전에 히트건으로 서랍과 레일을 좀 데워주세요. 자주 여닫더라도 효과는 제법 오래 가고, 오일과 달리 끈적이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바니쉬
어떤 바니쉬들은 서랍을 잘 미끄러지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바니쉬가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러므로 가지고 있는 바니쉬로 먼저 테스트를 해 보세요. 저는 바라탄의 마루용 바니쉬로 큰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서랍에 무거운 내용을 넣을 경우 마찰을 잘 견딜지는 의문입니다. 가벼운 서랍의 경우 그 효과가 좋습니다. 수성 바니쉬는 금방 마르는 것 같지만 적어도 하루 이상을 완전히 경화되도록 두세요. 그래야 바니쉬가 쉽게 벗겨지지 않습니다.
글라이딩 버튼
60~70년대 가구들의 서랍에는 레일의 앞부분에 쇠나 플라스틱 버튼을 매립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서랍이 미끄러질려면 이 버튼도 매끄러워야 합니다. 플라스틱 머리를 가진 압정을 사용해볼까 생각했지만 내구성에 문제가 있을 것 같고, 쇠 머리를 가진 압정은 너무 상처를 많이 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시험해보질 않았습니다.
UHMW 테이프
UHMW(Ultra-High-Molecular-Weight) 테이프는 미끄러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신의 솔루션입니다. 이 테이프는 다소 두껍고 단단하고 끈적한 테이프입니다. 그리고 미끄러워야 하는 표면에 쉽게 붙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테스트를 위해 한 롤을 구입했습니다.
소프트우드 위에 소프트우드 서랍이 올라간 형태처럼 잘 미끄러지지 않는 서랍에 이 테이프를 붙여봤더니 매우 잘 미끄러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하드우드 위에 하드우드 그리고 왁스를 바른 것에 비하면 좀 부족하더군요. 그러므로 이 테이프는 싸구려 서랍장이 잘 열리게 간단하고 실용적으로 수선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딱 좋습니다.
(UHMW 테이프는 잘 미끄러져야 하는 썰매나 지그 제작에도 쓰입니다. 국내에서는 Sobit 사이트에서 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수축/팽창에 대한 고려
서랍에 레일을 달 때는 결방향이 서로 일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프레임에 레일을 달때는 결방향이 서로 직각이어서 수축/팽창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은 폭 방향으로 수축/팽창하지만 레일은 거의 수축/팽창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앞부분만 타이트한 구멍으로 고정하고 뒷쪽 구멍은 약간 여유있게 슬롯 형태로 파서 나사못으로 고정하더라도 유격이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드를 바르더라도 앞쪽만 발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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