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3월 22일 금요일

도웰마스터 사용법 - 간편하고 저렴한 도웰링 지그

도웰(Dowel)은 우리말로 장부촉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두 부재를 결합할 때 사용하는 길쭉한 나무못을 의미합니다. 나무못을 이용한 결합 방법을 도웰링이라고 하구요.

일반적으로 DIY에 입문할 때 배우는 부재의 결합 방법은 피스(나사못)와 목공 본드입니다. 하지만 피스는 의외로 결합 강도가 강하지 않는데다가 원목 가구에 나사못이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나사못을 숨기기 위해 이중기리(나사못의 접시머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3mm 드릴비트와 8mm 카운터싱크 비트가 결합된 드릴 비트)로 구멍을 판 다음 피스 결합 후 나사못 머리를 목심으로 가려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목심도 미관상 거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도웰링은 나사못 머리나 목심 자국없이 깨끗하고 강한 결합을 할 수 있는데다가 작업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아 초보 목공인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결합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웰링이 피스결합보다 강한 결합력을 보여줍니다.

도웰링 작업의 관건은 수직으로 정확한 위치에 드릴링을 하는 것입니다. 충전드릴 하나만으로 정확한 드릴링을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도웰링을 도와주는 여러 형태의 지그(Jig)들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게 적용할 수 있는 지그는 도웰포인트입니다.

도웰포인트는 한 부재에 드릴링을 한 다음 그 구멍에 크기에 맞는 도웰포인트를 끼우고 연결할 부재를 위치시킨 후 눌러 도웰포인트의 침에 의해 연결할 부재의 드릴링 위치를 마킹하는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수직으로 드릴링 할 수 있는 드릴프레스나 드릴스탠드가 있다면 충분히 이것만으로도 가능하고 충전드릴로도 수직으로 드릴링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면 가능한 방법입니다. 또한 다른 지그를 사용할 수 없는 아주 작은 부재의 경우도 이 도웰포인트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드릴프레스도 없고 수직타공에도 자신이 없다면 도웰링 지그를 사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시중에 많은 수의 도웰링 지그들이 나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인트지니, 슈퍼도웰지그 등인데 가격이 좀 비싼데다가 일반적인 도웰링 규격인 6mm, 8mm, 10mm를 모두 지원하지 않고 하나만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보 목공인들에게 합리적인 공구들을 제공하는 Wolfcraft사에서도 무려 세가지의 도웰링 지그를 선보이고 있는데, 도웰마스터, 유니버셜 도웰 세트, 도웰링 지그 입니다. 이 중에서 가격이 제일 저렴한 도웰마스터가 오늘 소개시켜 드릴 제품입니다. 가격은 4만원 정도이니 투자할 만 합니다.


위 사진과 같이 밥주걱처럼 생겼는데 사용 방법을 좀 공부하셔야 정확한 도웰링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같이 포함된 매뉴얼을 읽지도 않고 작업을 하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도웰마스터에서 제공되는 매뉴얼보다 더 상세한 매뉴얼입니다.

공통으로 해야 할 절차

두 부재를 도웰링으로 결합하는 형태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코너 조인트, 엔드-그레인(End-Grain) 조인트, T-조인트인데 어떤 형태든 간에 공통적으로 해야 할 절차는 다음과 같은 5개의 스텝입니다.

먼저 결합할 두개의 부재의 연결할 면에 X표를 하기 바랍니다. 작업하다 보면 어느 면으로 결합하는지 헷갈려서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특히 아래 그림1의 B부재의 경우 도웰마스터의 특성 상 헷갈릴 공산이 매우 큽니다. 저도 처음에는 예정된 면이 아닌 뒷면으로 타공을 한 적 이 있어 할 수 없이 안 예쁜 결로 조립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X자로 표시하는 이런 단순한 작업이 사실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다음으로 타공할 깊이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림 1의 경우 가장 흔한 코너 조인트인데 A부재의 경우 마구리에 구멍을 내는 거라 깊이 뚫어도 되지만 B부재의 경우 면에 구멍을 내는 거라 너무 깊이 뚫으면 관통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8mm 목심의 경우 보통 길이 40mm 짜리를 많이 쓰는데 두 부재에 똑같은 깊이로 타공하려면 20mm씩 타공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이 사용하는 19t 판재의 경우 20mm 깊이로 구멍을 뚫으면 관통이 되겠죠.

그래서 면(Face)에 구멍을 뚫는 B부재의 경우 5mm 정도의 여유를 남기고 구멍을 내야 합니다. 즉 19t 판재라면 14mm까지만 타공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마구리(End-grain)에 구멍을 내는 A부재의 경우 남은 도웰(목심)의 길이인 26mm (40 - 14)에다가 여유 1mm를 더 주어 27mm 깊이로 타공하면 됩니다.

공식을 굳이 대자면 마구리면을 타공하는 A부재의 경우 "도웰길이 + 6mm - B부재의 두께"가 되겠습니다. 40mm 도웰 길이에 19t 판재를 사용할 경우 40 + 6 - 19 = 27mm 가 나오죠. 넓은 면을 타공하는 B부재의 경우 "부재의 두께 - 5mm" 의 깊이로 타공하면 됩니다.

마구리면끼리 도웰링 결합(End-grain Joint)하는 경우에는 양쪽을 똑같은 깊이로 하되 1mm씩 여유를 주면 됩니다. 40mm 도웰을 쓸 경우 양쪽으로 21mm씩 타공을 하면 된다는 얘기죠.

이렇게 정확한 깊이로 타공하기 위해서는 드릴스토퍼라는 것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아래 그림2에서 손으로 잡고 있는 둥근 쇠가 드릴스토퍼인데 육각렌치로 드릴비트에 고정시켜 타공할 깊이를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역시 Wolfcraft에서 판매를 하니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공깊이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넓은면에 타공할 때 관통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멍이 좀 얕게 나졌는데 다시 드릴링하기 귀찮으면 그냥 도웰을 톱으로 잘라내 길이를 좀 줄여도 됩니다.


드릴링 깊이를 정했으면 마구리면의 두께 중앙에 타공을 할 차례입니다. 도웰마스터는 초록색 플라스틱이 달린 평평한 면과 다리가 달린 면이 있는데 이 다리가 달린 면이 두께의 중앙을 찾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 그림3처럼 10mm 도웰이냐, 8mm 도웰이냐, 6mm 도웰이냐에 따라 걸쳐야 할 지점이 다릅니다. 그림을 잘 보고 판재의 마구리에 대고 실습을 해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 겁니다. 걸칠 부분에 딱 밀착시켜야 두께의 중앙에 위치된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이렇게 두께의 중앙을 자동으로 찾아주기 때문에 별도의 마킹을 할 필요가 없어 매우 편리합니다. 실제 드릴링할 때는 그림4와 같은 자세로 걸치는 부분과 수직이 되도록 평면을 잘 밀착시킨 상태에서 드릴링해야 합니다. 도웰마스터는 6mm, 8mm, 10mm 크기의 부싱이 있어 수직 드릴링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다음으로 구멍에 목공용 본드를 바르고 도웰(목심)을 끼워 넣으면 됩니다. 도웰이 잘 들어가지 않으면 고무망치로 땅땅 두드려주면 됩니다. 목심은 주로 자작나무를 압착하여 만드는데 본드의 수분때문에 부풀어 올라 구멍에 압착이 됩니다. 그래서 일단 본드가 굳고 나면 빼는 건 거의 불가능입니다. 잘못 결합된 도웰일 경우 차라리 목심제거톱으로 잘라낸 후 새로 타공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만일 도웰포인트로 작업하실 거면 목심을 먼저 결합하면 안되고 도웰포인트를 결합하여 연결할 부재에 핀을 찍어 둔 후 목심을 결합해야 합니다.


위의 그림5까지가 코너 조인트, 엔드그레인 조인트, T 조인트 모두에 공통 부분인 마구리에 목심을 결합하는 방법이고 이후 각 케이스 별로 작업 방법을 안내 드리겠습니다.


코너 조인트 (Corner Joint)

코너 조인트는 판재의 마구리면과 판재의 넓은 면 끝부분을 직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의미하며 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 마구리 면에 도웰을 결합한 상태이므로 도웰의 위치에 맞게 반대편 부재에 구멍을 뚫어야 하고 이것을 도웰마스터가 도와줍니다.

먼저 그림6 처럼 도웰마스터의 초록색 핸들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려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이걸 풀어주면 아랫면(평평한 면)의 초록색 플라스틱 가이드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림6의 아래 그림처럼 목심을 도웰마스터의 구멍(부슁)에 끼워줍니다. 예를 들어 8mm 지름의 목심을 사용했다면 8mm 구멍에 끼워주면 됩니다. 그 상태에서 아래 초록색 가이드를 부재에 밀착시켜 줍니다. 그리고는 핸들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조여줍니다. 이렇게 고정된 초록색 가이드는 넓은 면 부재에서 모서리에서 얼마나 떨어져 타공할 것인지를 안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제 A부재와 B부재를 그림7과 같이 겹쳐서 놓습니다. 정확하게 겹쳐 놓아야 정확한 타공이 가능합니다. 이때 B부재에 X표된 면이 위로 올라오도록 해야 하고, A부재는 B부재의 끝에서 약 41~42mm 정도 간격을 띄웁니다. 그래야 초록색 플라스틱 가이드가 B부재에 밀착이 되어 정확한 위치에 타공할 수 있습니다. 셋팅이 되었으면 단단하게 클램핑하여 부재가 움직이지 않도록 합니다.

그림6의 상단 그림을 보면 6mm, 8mm, 10mm 크기의 U자가 뒤집힌 모양의 홈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A부재에 8mm 목심을 사용한 경우 8mm U자 홈에 쑤욱 밀어넣고 플라스틱 가이드를 B부재에 밀착시키면 드릴링할 정확한 위치가 잡힌 겁니다. 이 위치에 부슁을 이용하여 수직으로 드릴링하면 됩니다. 넓은 면 부재에 드릴링할 때는 타공 깊이에 항상 신경쓰시기 바랍니다.

타공이 되면 그림7의 아래처럼 딱 들어맞게 코너 조인트 결합이 됨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A부재 마구리면의 목심간의 간격이 도웰마스터의 폭보다는 커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림7처럼 U자홈에 목심을 넣을 때 서로 간섭이 생겨 작업에 곤란함을 겪습니다.



엔드-그레인 조인트 (Eng-grain Joint)

엔드-그레인 조인트는 마구리면 끼리 목심으로 결합하여 부재의 폭이나 길이를 연장할 용도입니다. 흔히 집성이라고 얘기하죠. 집성할 때 그냥 본드로 하는 것 보다는 이런 목심이나 비스킷(비스킷 모양의 얇은 압착 나무 조각으로, 도웰과 비슷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전용 공구인 비스킷 조이너가 필요합니다)을 활용하는 것이 결합 강도가 더 좋습니다.

엔드-그레인 조인트는 단순합니다. A부재에 목심이 결합된 상태에서 마구리면에 타공을 할 B부재를 나란히 겹치고 클램핑합니다. 그림6에서 처럼 플라스틱 가이드를 A부재의 두께 방향 목심 위치에 맞게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크기에 맞는 U자 홈에 목심을 밀어넣은 상태에서 플라스틱 가이드를 B부재에 밀착시키면 타공 위치가 잡힙니다.

타공한 뒤에 깔끔하게 본드를 바른 뒤 결합하면 됩니다.



T 조인트 (T-Joint)

T 조인트는 판재의 넓은 면 중간에 수직으로 목심 결합하는 방법입니다. 책장의 선반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마구리면에 목심을 박은 A부재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넓은면에 타공할 B부재에 목심이 들어갈 중앙선(Center-Line)을 그려줍니다. A부재의 두께 부분 중앙이 위치할 곳입니다. 그리고 그 중앙선에서 40mm 간격(1~2mm 더 커도 됩니다)으로 A부재를 나란히 겹친 뒤 단단하게 클램핑합니다.

그리고 도웰마스터에서 초록색 플라스틱 가이드를 분리해야 합니다. 핸들을 느슨하게 한 다음 플라스틱 가이드를 슬라이딩하여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목심의 크기에 맞는 U자 홈에 도웰마스터를 밀어 넣습니다. 이때 그림9의 빨간 화살표 부분의 뾰족한 센터가이드를 잘 봐야 합니다. 양쪽 센터가이드가 B부재에 그렸던 중앙선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단단히 잡고 정확한 깊이로 드릴링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림9 아래 그림처럼 깔끔하게 T자 결합이 됩니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합니다. 직접 해보시면 금방 터득할 수 있지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직 드릴링을 도와주는 것은 6mm, 8mm, 10mm 부슁입니다. 이때 도웰마스터 아랫면을 정확하게 밀착시켜야 수직 드릴링이 됩니다.
  2. 항상 마구리면에 목심을 박아야 하는 부재를 먼저 작업합니다. (A부재)
  3. 초록색 플라스틱 가이드는 끝 모서리에서 얼마나 들어와서 타공해야 하는지 안내해 줍니다. 먼저 가공된 A부재를 이용하여 초록색 가이드를 셋팅합니다.
  4. U자가 뒤집힌 모양의 홈은 목심의 길이 방향 위치를 잡는데 사용됩니다. U자 홈에 목심을 밀어넣어 끼우면 됩니다.
  5. 초록색 가이드와 U자 홈에 정확히 끼우고 밀착시키면 정확한 타공이 가능합니다.
  6. 넓은 면을 타공할 때는 드릴링 깊이에 항상 유의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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