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넬슨 만델라를 보내며...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에 위치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곳은 우리나라와 너무 멀기 때문에 별로 상관없는 나라일 수 있습니다.

남아공은 예로부터 수에즈운하가 생기기 전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배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고 금과 다이아몬드 등의 천연자원이 많이 유럽인들이 눈독을 들이던 곳이었습니다. 흑인들의 땅인 이곳을 지배한 자들은 백인 즉 네덜란드인들 이었습니다.

10%도 안되는 이 백인들은 흑인들을 착취하고 무시하고 차별했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임금에 차별을 두었으며 흑인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했습니다. 1948년 이 백인들은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이름의 인종차별 정책을 법제화하기에 이릅니다.

이 정책에 의해 흑인들은 백인들이 사용하는 열차, 호텔, 식당을 이용하지 못했고, 국가의 기본적인 서비스인 수도와 전기도 공급받지 못했으며,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참정권과 투표권까지 빼앗기게 됩니다. 국민의 대다수는 흑인이지만 소수의 백인이 차별적이고 억압적으로 지배하는 나라가 된 것이죠.

자연스럽게 흑인들을 중심으로 저항운동이 조직이 되었으며 넬슨 만델라는 그 중 군사적 저항 운동의 수장을 맡게 됩니다. 그러다 1964년 남아공 정부에 붙잡혀 종신형을 선고받고 1990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됩니다.

남아공의 이런 인종차별정책은 국제적으로도 큰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심지어 남아공은 1990년 이전까지 올림픽에도 월드컵에도 참가가 제한될 정도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오랫동안 수감되어 있던 넬슨만델라에 대한 석방 탄원이 곳곳에서 있어 왔습니다. 남아공 정부는 그를 회유하여 적당한 선에서 풀어주려고 했지만 넬슨만델라에게 완전한 인종차별정책의 철폐 외에 다른 타협안이 소용이 없었습니다.

1990년 마지막 백인 대통령이었던 데 클레르크는 흑인들도 공평하게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를 약속하고 넬슨만델라를 석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선거에서 넬슨만델라는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백인들이 그동안 행해왔던 흑인들에 대한 차별을 생각하면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고 난 후 어떤 보복 조치가 있을지 많은 걱정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넬슨 만델라는 일시적인 회환을 풀고자 복수를 하기 보다는 "진실은 밝히되 용서하라"는 모토로 진실과 화해위원회(Truth and Reconcilation Commission)를 설립하여 어두웠던 남아공의 과거를 청산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실로 후회하고 뉘우치는 인종차별 범죄자들에 대해 사면을 해주고 국민으로 품었습니다.

흑인들 일부는 그의 이런 화해 정책에 불만을 가지기도 했지만 백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보장함으로서 사회적 안정을 꾀했다는 면에서는 인정할 만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죄상을 낱낱이 기록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습니다.

보통의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그렇듯 넬슨 만델라도 장기 집권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연임을 하지 않고 정해진 임기만 채우고 권좌에서 내려왔습니다. 이 또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생각하면 참으로 훌륭한 선례를 남긴 셈입니다.

인종차별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창피를 당해온 남아공 국민들은 얼마나 쪽 팔렸을까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남아공에서 탄압받아 온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 국민들의 큰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이제 전세계인들이 남아공을 떠올릴 때 과거의 어두운 기억이 아니라 넬슨 만델라의 인자한 미소를 생각할 것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두웠던 과거의 역사를 보면 우리와 흡사한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흑인 운동가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탄압하고, 흑인 운동가들에 대한 이간질, 보수언론들의 흑인 운동가들에 대한 왜곡보도, 국가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인권 따위는 헤아릴 이유가 없다는 국가주의 등이 그렇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넬슨 만델라의 건강체질과 낙관적인 성격으로 95세라는 천수를 누렸다는 점입니다. 살아 남아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또 멋지게 내려와 은퇴 후 활동을 하는 모습 등은 참으로 귀감이 될 만 합니다.


예전에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후 남아공 럭비팀이 우승하고 이를 인종간 화합의 매개로 삼았다는 감동적인 영화 인빅터스(invictus)를 감명깊게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께도 권해 드립니다.

넬슨 만델라의 명복을 빌며 그의 인자한 미소를 기억 속에 남깁니다.

"오로지 진실만이 과거를 잠재울 수 있다" (Only the truth can put the past to rest) 넬슨 만델라가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만들면서 한 명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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