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1일 금요일

[마감론] 아주 쉬운 오일/바니쉬 혼합

Finishing Wood 책자의 Simple Wipe-On Finish를 번역하고 첨언한 것입니다. Hendrik Varju 님의 글입니다.

이 글은 흔히 대니쉬 오일이라고 하는 오일/바니쉬 혼합 마감제에 대한 내용입니다만... 내용이 너무 짧아 다른 소스로부터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와이프온(Wipe-On) 마감은 취목이든 프로목수든 모두 즐겨하는 마감법입니다. 왜냐하면 아주 바르기 쉽기 때문이죠. 

이것을 바르는 과정은 와이프온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필요한 도구라고는 깨끗한 천 하나면 됩니다. (니트릴 장갑도 있어야 손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보자든 전문가든 항상 좋은 선택이 됩니다.

오일/바니쉬 혼합물은 두 마감의 최고치를 뽑아낸다

바니쉬 자체는 바르기가 좀 까다롭습니다. 붓자국도 나고, 덜 발라지는 곳도 있고, 흘러내리기도 하고 마르는 과정에 먼지가 달라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력한 도막으로 보호기능을 제공합니다. 반면 순수한 오일 마감은 바르기 쉽습니다. 천으로 문질러 바르고 잔여 오일을 닦아내기 때문에 먼지 걱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보호기능이 취약합니다.

린시드오일이나 텅오일을 바니쉬와 섞은 혼합물은 이 둘의 훌륭한 장점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혼합물은 바르기 너무 쉽지만 순수 오일에 비해 더 강한 보호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혼합물은 기술적으로 도막성 마감도 아니고 침투성 마감도 아닙니다. 이건 일종의 하이브리드로서 반도막을 생성하는 (semi-film forming) 마감입니다. 따라서 물, 열, 화학약품에 대한 적절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찰이나 스크래치에 대한 보호 기능도 제공합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점은 보수하기가 무척 쉽고 광이 적어서 나무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한다는 점입니다. 아름다운 가구이면서 그리 손을 많이 타지 않는 가구이면 오일/바니쉬 혼합물 만한게 없습니다.


저광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쉬운 방법

오일/바니쉬 혼합물을 충분히 바르고 천이나 싼 붓 혹은 롤러로 문질러 줍니다. 특히 처음 바를 때는 나무에 바르고 나서 좀 흡수가 되고 나면 10분 있다가 다시 한번 더 발라주면 좋습니다. 오일/바니쉬 혼합물은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흘러내리거나 덜 발라진 곳을 수정하기 쉽습니다. 만일 한시간 쯤 뒤에 깜박 바르지 못한 부분을 발견했을 때도 추가로 바를 수 있으며 특별한 자국이 남지는 않습니다.


마감제가 충분히 흡수되었지만 아직 채 마르지 않았을 때 표면에 남아있는 잔여물을 천으로 닦아냅니다. 이때 반드시 결방향으로 닦아내야 합니다. 만일 이 닦아내는 과정을 생략하면 며칠 동안 마르지 않고 끈적이는 상태가 될 것이고 결국에는 주름진 모양으로 흉하게 마르게 됩니다. 각 도장마다 24시간의 건조시간을 두어야 하고 상황에 따라 표면에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재도장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도장 전에 600방 사포로 문질러 주면 한결 부드러운 표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도장을 하고 나면 매력적인 은은한 광택의 표면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광을 굳이 낼 필요는 없지만 부드러운 느낌을 위해 왁스를 발라주는 것도 좋습니다.

오일 마감을 할 때는 항상 불조심을 해야 합니다. 오일을 바르고 난 헝겊은 인화물질이 없는 곳에서 잘 펴서 잘 말려야 합니다.

직접 오일/바니쉬 혼합물 만들기

만일 이미 혼합되어서 파는 제품이 너무 묽다거나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직접 섞어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린시드오일이나 텅오일에 폴리우레탄 같이 붓으로 바르는 바니쉬를 3:1 정도로 섞으면 됩니다. 즉 오일 3에 바니쉬 1입니다.


보충 내용 : 대니쉬 오일이란?

오일/바니쉬 혼합 마감제는 시장에서 흔히 대니쉬 오일(Danish Oil)이라고 불립니다. 왜 이 이름이 붙었는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1900년대 후반에 스칸디나비안 3국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로부터 만들어진 가구들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가구들은 서양의 전통적인 장식이나 몰딩을 배제하고 단순함과 미니멀리즘 그리고 기능성(simplicity, minimalism and functionality)을 강조하는 디자인 흐름을 반영하였습니다.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의 가구들이죠.


현재도 우리나라에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가구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시 이 가구들의 마감법이 흥미로웠는데 광이 안나면서도 단단한 마감이라 실용성도 있고 디자인과도 잘 어울렸답니다. 이들이 사용한 마감이 바로 오일/바니쉬 혼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마감제를 스칸디나비안 오일(Scandinavian Oil)이라고 불렀는데 캔 포장에 쓸려다 보니 너무 길어서 그냥 짧은 대니쉬 오일(Danish Oil)이라고 표기하였고 그 이름이 널리 불리게 되었다네요. 노르웨이나 스웨덴은 참 섭섭하겠습니다.

세계적인 가구 회사인 이케아(IKEA)도 바로 스칸디아비아 3국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 시작된 회사이며 디자인도 이런 단순함과 기능성을 강조한 가구들입니다.

대니쉬 오일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광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 도막은 생기지 않거나 아주 얇습니다. 물론 여러번 두텁게 바르면 도막이 생깁니다.
  • 깊이 침투하며 목재 내부에서부터 단단하게 만듭니다.
  • 물, 열, 화학제품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집니다.
  • 독성이 없어 장난감이나 식기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원리상 하도 오일과 상도 바니쉬를 섞어놓은 것이라 대니쉬 오일 하나만으로 마감을 마칠 수 있어 간편합니다.

이름이 어떻든 간에 다음의 제품들이 오일/바니쉬 혼합 마감제입니다. (MSDS나 데이타시트에 용제로 미네랄스피릿이나 나프타 혹은 석유추출물이 언급되어 있는것 들입니다)
  • Watco Danish Oil
  • Watco Teak Oil
  • Liberon Finishing Oil
  • Liberon Superior Danish Oil with UV Filter
  • Liberon Teak Oil with UV Filter
  • Biofa Universal Hard Oil #2044 (비오파 천연마감오일)
  • Deft Danish Oil
  • Maloof Finish
  • Behr Scandinavian Tung Oil Finish
  • Minwax Tung Oil Finish
  • Minwax Antique Oil Finish
  • Velvit Oil
  • Behlen Salad Bowl Finish
  • Behlen Teak Oil
위 리스트 대부분은 Bob Flexner가 오일/바니쉬 혼합물이라고 언급한 것들이고 리베론 피니슁 오일과 비오파 하드 오일의 경우 제가 해당 제품의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를 찾아내어 살펴본 결과 두 제품 모두 나프타(Naphtha) 혹은 지방족 탄화수소(Aliphatic Hydrocarbons)를 포함하고 있어 오일/바니쉬 혼합물이라고 추측하는 겁니다. 나프타/지방족 탄화수소는 모두 바니쉬에 들어가는 용제(solvent)입니다.


http://www.liberon.co.uk/oils/gallery_files/site/2136/7731/7746/7750/19700.pdf


이렇게 보면 제조사들이 오일/바니쉬 혼합물의 경우 Finishing라는 단어와 Oil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제조사들도 순수 텅오일과 린시드오일을 파는데 이 경우 Pure Tung Oil, Boiled Linseed Oil 등과 같이 직관적인 이름을 씁니다. 그리고 이들 순수 오일들은 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따라서 MSDS에도 해당 주의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애매하고 이상한 이름의 오일이라면 오일/바니쉬의 혼합물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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