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AWW에서 발간한 Guide to Finishing 책자 중에서 Waterborne Polyurethane Basics를 번역하고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이 요즘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은 유성 폴리우레탄 만큼이나 내구성이 있으며, 빨리 마르고, 냄새도 적고, 화재의 위험도 적으며, 비누와 물로 도장 도구를 세척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에 대한 FAQ를 통해 좀 더 이해해 보도록 합니다.
왜 수성 폴리우레탄은 하얀색인가요?
수성 폴리우레탄의 주요 구성요소인 우레탄은 물에 녹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발달된 화학 기술을 이용하여 물과 친하지 않은 우레탄 수지를 에멀젼(emulsion) 상태로 만들어 안정되게 섞이게 할 수 있습니다. 물과 우레탄 각각은 투명이지만 이 둘이 섞이게 되면 빛의 굴절을 일으켜 불투명한 우윳빛으로 보이게 됩니다.
폴리우레탄이 나무에 발라지고 나면 물은 증발하게 되고 우레탄만 남게 되는데 원래의 투명한 색으로 돌아가 강력한 보호기능을 제공하는 투명 도막을 생성하게 됩니다.
(좀 어려운 내용이라 제가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이지 않습니다. 물과 기름을 같이 병에 넣으면 물은 아래에 기름은 위로 올라가 서로 분리가 됩니다. 하지만 뚜껑을 닫고 마구 흔들면 물과 기름이 일시적으로 섞이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이는 안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가만히 두면 다시 기름과 물은 분리가 됩니다.
하지만 우유를 생각해 보세요. 우유는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유지방이라는 기름 성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유를 가만히 둔다고 유지방과 물이 층으로 분리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서로 섞일 수 없는 물질이 안정되게 섞여있는 걸 에멀젼(emulsion)이라고 합니다. 에멀젼을 가능하게 하는 마술의 정체는 계면활성제(surfacant)입니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친한 친수성 부분과 기름과 친한 소수성 부분을 가지고 있는 화합물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점과 파란 꼬리가 달려있는 하나의 분자구조가 계면활성제인데 파란 부분은 기름과 친한 부분이어서 우레탄 분자를 감쌉니다. 그리고 반대편은 물과 친한 부분이라 물에 자연스럽게 섞이게 됩니다. 즉 물과 섞일 수 없는 우레탄 을 계면활성제로 코팅을 해서 물에 안정되게 녹인 에멀젼 상태가 바로 수성 폴리우레탄입니다.
대표적인 계면활성제인 비누가 어떻게 기름때를 녹여 물에 섞이게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겁니다.
도료에서 계면활성제로 주로 사용되는 물질은 글리콜 에테르(Glycol Ethers) 이며 폴리우레탄을 액체 상태로 만드는 용제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물에 녹아 에멀젼 상태를 만들게 하는 핵심 구성요소입니다. 바로 이런 화학 기술의 발달로 수성 폴리우레탄이 제품으로 나오게 된 것이며 이것의 역사는 불과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유성 도료의 역사는 천년이 넘는 역사적 경험이 축척되어 있지만 지금은 거의 발전이 없습니다. 반면 수성 도료의 경우 불과 수십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그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어 요즘은 유성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뭘로 바르는게 좋은가요?
평탄한 면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이 페인트 패드를 선호합니다. 페인트 패드는 넓은 플라스틱 패드에 짧은 털이 촘촘히 박혀있는 붓입니다. 이건 원래 또다른 수성 도료인 라텍스 페인트를 위해 주로 사용되던 겁니다. 또는 핸들이 달리지 않고 부드러운 스펀지가 대어져 있는 페인트 패드는 곡면과 평면을 모두 바를 수 있어 편리합니다. 혹은 벨루어 천으로 된 패드도 털이 빠지지 않고 부드럽고 얇은 도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펀지붓(foam brush)를 씁니다. 스펀지붓은 붓자국이 나지 않고, 거품도 잘 나지 않으며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게다가 아주 저렴합니다. 한편 붓을 좋아하면 합성모로 된 것을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평면이나 다리, 모서리, 안쪽 외진 곳등을 바르는데 좋습니다. 반면 천연모 붓은 물을 흡수하면서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일 스테인 마감 위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를 수 있나요?
네 바를 수 있습니다. 접착력을 증대시키는 도막(tie coat)을 올려주면 가능합니다.
Zinsser사에서 나오는 SealCoat와 같은 디왁스드 셀락을 얇게 발라주세요. 셀락은 오일 스테인과 아주 잘 접착이 되며 폴리우레탄은 디왁스드 셀락과 잘 접착이 됩니다. 셀락 플레이크로부터 직접 만든다면 2온스(60g)의 셀락 플레이크를 1핀트(500ml)의 변성 알콜에 녹인 1파운드컷 농도의 셀락을 발라 줍니다. 그리고 두시간 정도 있다가 수성 폴리우레탄을 발라주면 됩니다.
주의할 사항은 반드시 왁스 성분이 없는 디왁스드 셀락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Bob Flexner는 유성 폴리우레탄 도막이 충분히 건조된 뒤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올릴 수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http://news.thefinishingstore.com/?p=1459 )
(비교적 충실한 기술문서를 제공하는 General Finish의 수성 폴리우레탄 제품 설명을 보면 오일스테인이 충분히 마른 뒤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코팅할 수 있다고 합니다. http://generalfinishes.com/sites/default/files/file_downloads/Tech-Data-Pre-Cat-Urethane-060310.pdf )
(그러면 왜 굳이 번거롭게 오일 위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경우가 생길까요? 잘 생각해보면 잇점이 있습니다. 첫째 오일의 깊이감과 결을 살리는 효과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 둘째로 수성 폴리우레탄은 유성에 비해서 건조시간이 빠르고 VOC 방출량이 적고 친환경적이어서 실내에서 작업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빠른 시간에 코팅하면서 오일의 시각적 효과를 내는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Jeff Jewitt는 오일 하도 위에 수성 상도를 올리는 것을 하이브리드 피니쉬라고 부르더군요)
왜 어두운 색의 나무에 수성 폴리우레탄을 바르면 안 예쁜가요?
수성 폴리우레탄은 짙은 색을 가진 월넛이나 로즈우드를 차갑고 창백하게 보이도록 합니다. 두가지 이유 때문인데...
첫째로 오일 마감제나, 셀락, 라커 등은 분자구조가 작아서 나무의 섬유질 안으로 침투를 할 수 있습니다. 이건 마치 갈색 종이 가방에 오일을 넣는 것과 유사합니다. 종이는 더 진해지고 반투명하게 변합니다. 반면에 폴리우레탄 분자는 고분자 구조여서 다른 마감 성분에 비해 분자가 엄청 큽니다. 그래서 섬유질에 침투한다기 보다는 그냥 표면에 살짝 얹힐 뿐입니다. 폴리우레탄은 침투하지 못하고 그냥 나무 표면에 남아 있기 때문에 나무의 깊이감 있는 투명한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디왁스드 셀락을 하도로 발라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디왁스드 셀락은 나무에 침투하여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로 오일 마감제의 경우 자체가 가진 약간의 호박색으로 인해 나무를 따뜻한 느낌으로 보이게 하는데 비해, 수성 폴리우레탄은 무색 혹은 약간의 푸르딩딩한 회색 톤을 가지고 있어 전혀 따뜻한 느낌을 주지 못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Transtint Honey Amber 염료와 같은 호박색의 염료를 수성 폴리우레탄에 섞어서 발라줄 수 있습니다. 1리터의 폴리우레탄에 한두 숫갈의 염료를 넣는 정도면 됩니다. 폴리우레탄이 갑자기 갈색으로 변했다고 놀라지는 마세요. 일단 나무에 발리고 나면 깊은 색감을 보여줄 겁니다.
수성 폴리우레탄도 결이 오르나요?
물을 포함한 모든 도료는 마르는 과정에서 나무의 결을 일으킵니다.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건 일부러 먼저 결을 일으키고 사포로 다듬은 다음에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방법입니다.
일부러 결을 일으키려면 마지막 샌딩이 끝난 뒤... 스펀지에 물을 묻혀서 나무 전체에 발라줍니다. 그리고 마른 수건으로 표면에 남아있는 물을 모두 닦아내고는 나무가 마르기를 기다립니다. 보통 밤새 두고 아침에 오른 결을 샌딩으로 날려주면 됩니다. P320 사포로 가볍게 오른 결들을 날려줍니다. 이때 전체적으로 샌딩한다기 보다는 손으로 촉감을 느끼면서 결이 오른 부분만 샌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멀쩡한 표면까지 샌딩하면 다음에 다른 부분에서 또 결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이건 면도에 비유할 수 있는데 면도는 손으로 만져지는 수염을 깨끗하게 잘라내는 데서 끝내야지 피부까지 면도날이 파고 들게 하면 안되는 것이죠.
수성 폴리우레탄은 해로운 용제를 포함하고 있나요?
수성 폴리우레탄은 유성에 비해 별로 냄새가 나지 않지만 여전히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성에 비해 월등히 적은 양입니다.
예를 들어 라커의 경우 75%의 용제와 25%의 고형분으로 구성됩니다. 도료를 바르면 용제는 모두 증발하고 고형분만 나무의 표면에 남아 도막을 형성합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의 경우 보통 10% 이하의 용제와 35% 정도의 고형분을 가지고 나머지는 물로 채워집니다. 이렇게 용제의 비율이 적기 때문에 라커를 바를 때처럼 환기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프레이로 뿌린다면 반드시 독립된 공간에서 해야 하며, 붓으로 바른다면 창문을 조금 열고 환풍기를 저속으로 돌리며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창문을 너무 많이 열면 먼지가 들이쳐서 마감 표면에 앉을 수 있습니다)
왜 거품이 생기나요?
수성 코팅에서 거품이 터지지 않고 굳어버리는 것은 참으로 성가신 일입니다. 거품은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요령에 의해서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먼저 붓을 너무 세게 누르면서 빠르게 이동하면 안됩니다. 빠르게 움직이면 거품이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붓질을 해야 하며 되도록이면 털이 달린 붓 보다는 페인트 패드나 스펀지붓을 쓰는게 거품을 줄이는 요령입니다.
혹은 커피에 넣어먹는 커피크림(half-and-half, 우유와 크림을 반반씩 섞은 것)을 약간 섞어주면 미세한 거품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략 1리터의 수성 폴리우레탄 용액에 30g 정도의 커피크림을 넣으면 됩니다. 커피크림은 마르면 투명하게 굳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음 솔직히 이 대목이 좀 믿기 어려웠습니다. 관련한 내용으로 다른 레퍼런스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찾기 어려웠습니다. 거품을 없애는 물질인 소포제(Defoamer)가 산업에서 많이 쓰인다는 걸 알아내고 위키피디아에서 Defoamer를 찾아보니 떡하니 다음 문구가 있습니다.
"Milk and cream were forbears for modern day emulsion type defoamers."
즉 밀크와 크림이 현대적인 에멀젼 타입의 소포제의 선조가 된다는 겁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이런 재료가 이런 기능이 있다는게 신기합니다. 그런데 우유나 크림이 소포제 역할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수성 폴리우레탄에 넣어도 되는가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 마감계의 또 한분의 권위자인 Jeff Jewitt은 자신의 저서 Taunton's Complete Illustrated Guide To Finishing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수성 마감제는 복잡한 화학물질이다. 여기에 이상한 걸 넣으면 화학적인 균형이 깨진다. 이 마감제에 안전하게 첨가할 수 있는 물질은 증류수 밖에 없다. 그것도 20%내에서의 얘기다. 간혹 잡지에서 수성 폴리우레탄의 단점인 빠른 건조속도와 거품을 해결하기 위해 라커신너를 넣어라, 미네랄 스피릿을 넣어라, 하프앤하프를 넣어라는 둥의 기사가 나오는데 Bad Idea다. 어떤 제조사도 이런 걸 권하는데는 없다.
자꾸 거품이 생긴다면 거품이 생기지 않는 붓과 기술을 익히는게 중요하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 )
넓은 면을 바를 때 붓자국을 없애는 방법은 없나요?
페인트패드나 스펀지붓을 쓰세요. 이들은 일반 붓보다 자국이 많이 남지 않습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은 아주 빨리 마르기 때문에 넓은 면을 도장할 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습니다. 이미 말라가는 도장 위에 덧칠을 자꾸 하는 것은 보기 흉한 질감을 남기므로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빨리 마르는 수성 폴리우레탄의 특성 때문에 사용자들은 되도록 두껍게 바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건조시간을 늦춰보기 위해서죠. 하지만 이것도 말끔한 도막을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폭이 넓은 스펀지붓이나 페인트패드를 사용해야 빠르게 도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지나간 곳은 다시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약간씩만 겹치게 발라줍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에 프로필렌 글리콜(propylene glycol)을 첨가하면 건조시간을 약간 늦출 수 있어 한결 도포하기가 수월합니다. 1리터의 폴리우레탄에 30g 정도의 프로필렌 글리콜을 첨가하면 됩니다.
(프로필렌 글리콜은 식품 첨가물로 빵과 쇼트닝에 쓰이기도 하고 보습제의 원료이기도 합니다.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동호인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지마켓에서 "프로필렌 글리콜"로 검색하면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찾아보니 프로필렌 글리콜이 폴리우레탄의 Chain Extender로 사용된다고 하니 전혀 뜬금없는 얘기는 아닌 듯 합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제조사에서 거품이 생기는 문제와 건조시간이 너무 빠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적인 첨가물을 팔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General Finish사의 경우 Enduro Flow Out 이라는 거품을 제거하는 소포제와 Enduro Extender라는 건조시간을 늘리는 지연제를 같이 팔고 있으며 General Finish에서 나오는 수성 제품 모두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중에서 건조시간을 늘리는 Enduro Extender의 구성요소가 공개되어 있는데 물이 대략 65%, 프로필렌 글리콜이 30%, 글리콜 에테르가 5%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글리콜 에테르만 제외하면 프로필렌 글리콜을 넣는 것으로 지연제의 성분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수성 폴리우레탄이 너무 빨리 말라서 곤혹스러운 경우가 꽤나 많았거든요. 테스트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