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여유롭게 즐기는 난지천 공원

이글은 2012년 10월 2일 식구들과 난지천 공원에 다녀온 후기입니다.

오래전 올림픽대로를 타고 강서에서 강남으로 가다보면 성산대교 인근 강 건너편에 두개의 큰 언덕이 보였었죠. 여기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었습니다.

 이 쓰레기 처리장이 조성될 때만 해도 서울의 외곽이었지만 도시가 팽창하다보니 이 악취나는 난지도 쓰레기장은 골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1993년 난지도는 쓰레기를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폐쇄되었고, 서울시는 이 지역을 생태공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쓰레기를 흙으로 덮어 묻고 안정화 작업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정도 지난후 2002년 월드컵을 치를 상앙 경기장을 난지도 인근에 짓고 주변을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공원들이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입니다.

이 중에서 평화의 공원은 월드컵 공원의 메인 공원으로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이고, 하늘공원도 억새밭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희 식구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노을공원과 난지천공원을 애용합니다. 조용하고 분위기가 좋아서 번잡하지 않게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난지천공원은 처음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노을공원을 갈려다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주차장이 꽉차서 어쩔 수 없이 바로 뒤에 있는 난지천 공원으로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괜찮더군요.

아들내미는 차에서 잠들어 있고, 날은 덥고 해서 저는 난지천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인근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아이를 눕혔습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니 아이가 이내 잠에서 깨어납니다. 미리 싸간 와플을 주니 잠이 덜깬 상태에서 잘 먹습니다.


잠이 덜깼는지 짜증을 내길래 늘 가지고 다니던 비눗방울 팩을 꺼내서 불어 주었습니다. 우리 아들내미도 좋아하지만 근처의 아이들까지 와서 뛰어와서 놀길래 그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미안한 맘이 들더군요.


난지천 공원은 난지천이라는 조그만 개울을 따라 조성된 생태공원입니다. 규모는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에 비해 적지만 주차도 여유있고 한적한 편입니다. 많은 나무와 꽃 그리고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기도 합니다.

가을의 대표적인 꽃 구절초입니다. 구절초는 개인적으로 조형미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국화의 일종입니다.


무슨 열매인지는 모르겠지만 붉은색이 정말 탐스럽습니다.


왕고들빼기입니다. 고들빼기는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비해 왕고들빼기는 연노랑의 아주 매혹적인 색입니다. 고들빼기는 김치도 담가먹는데 왕고들빼기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좀작살나무의 열매입니다. 이 좀작살나무의 열매는 보랏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제 블로그의 타이틀 배경이 바로 이 좀작살나무의 열매입니다.


모감주나무의 열매입니다. 모감주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데 이 난지천공원과 노을공원에 제법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사진의 저 주머니를 까면 안에 까만씨가 들었습니다. 혹시 이 나무를 보시면 아이에게 저 주머니를 까서 보여주세요. 좋아합니다.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염주로도 많이 만들어져서 염주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난지천공원은 길게 쭉 뻗어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면서 즐기면 됩니다. 중앙 부분에는 이렇게 잘 정돈된 공원이 있습니다.


아들내미가 신이 났는지 춤을 추네요.


난지천 공원 중앙부에 큰 놀이터가 있습니다. 여느 놀이터와 달리 재밌는 구성입니다. 저 동그란 뒷배경이 있는 의자는 빙빙 돌기도 합니다.


아들내미의 쉬크한 표정이 잘 나와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저 두 파이프에서 소리가 납니다. 재미있어 하네요.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가는 아들내미입니다.


한쪽에는 저런 데크가 있어 자리 펴놓고 쉴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놀이터 한켠에 자리를 펴 놓고 쉬고 있었는데 아들내미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스케치북을 펴고 또 ABC를 쓰고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ABC에 빠져 있을때죠.


개울이 있는 쪽으로 내려가면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때 많이 본건데 이름을 몰랐던 꽃입니다. 이름은 고마리입니다. 주로 냇가에서 자라고 이파리가 우주선 모양이라 어릴때 많이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크지는 않지만 디테일이 훌륭합니다. 도톰한 볼륨감에 빨간 액센트가 참 매력적인 꽃입니다.


개울에 있는 거미줄에 엄청나게 큰 무당거미가 있네요. 처음에는 깜짝 놀랐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놈도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화려한 패셔니스트입니다.


여기는 수세미와 호박 같은게 달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철에 오면 재밌겠네요.


난지천 공원은 동네 공원 같은 분위기이지만 나름 생태공원이라 아이들과 한적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노을공원이나 하늘공원에 너무 사람이 많고 차 댈곳이 없으면 대안으로 와서 즐길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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